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49

何가 들어간 관용구

不曰如之何, 如之何者, 吾末如之何也已矣. -논어 위령공'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은 나도 어쩌지 못하지.-末: 부정사로 쓰이면 無, 莫과 통한다. ~할 수가 없다.-也已矣: 감탄이나 제한의 어기를 나타낸다. '~구나’, '~뿐이다'의 의미로 풀이한다. 何가 들어간 관용구 如~何, 若~何, 奈~何, 如何, 若何, 奈何 如之何는 글자 그대로 풀면, '만약 그것이라면 무엇해야 하나?' 또는 '그 같은 것을 어떻게 하나?'라는 뜻이 됩니다. 이 뜻이 간략해져서 서술어로 쓰일 때는 '어떻게 할까?'로, 부사어로 쓰일 때는 '어찌하여', '어떻게'로 풀이하지요. 이때 之가 지칭하는 대상은 문맥을 통해 파악합니다. 如之何 다음에 나열될 수도 있고, 문장에 드러나지 않은 막연한 사람이나 사물..

何계열 의문사와 시간 표현 부사

歸去來兮, 田園將蕪, 胡不歸, 既自以心為形役, 奚惆悵而獨悲. -도연명 귀거래사돌아가자! 전원이 황무지가 되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는가? 스스로 마음을 육체에 부역시켜 놓고서 어찌 가슴 아파하며 혼자 슬퍼하는가?-來: 권유의 어기를 나타내는 조사로 쓰였다.  何계열의 의문사: 胡, 奚, 曷 胡, 奚, 曷은 모두 何와 발음이 비슷한 한자입니다. 曷은 何와 음이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본디 '할‘로 표시했으므로 역시 何와 초성을 공유했던 글자였지요. 이들은 모두 何와 비슷하게 쓰이는 의문사들입니다. 의문 대명사로서 동사 앞에서 목적어로 쓰이면 '무엇', '어디' 등으로 풀이하고 명사 앞에서 관형어로 쓰이면 '무슨'으로 해석합니다. 의문부사로써 부사어로 쓰이면 '어찌(하여)', '어떻게' 등으로 해석합니다. ..

기본 의문사 何

國家棄我去, 我輩何持而生也. -유성룡 징비록국가가 우리를 버리고 가면 우리들은 무얼 믿고 살아야 합니까? 의문사의 기본 何  我輩何持而生也는 한문에서 의문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두 가지 표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는 의문사이고 다른 하나는 의문을 나타내는 어조사이지요.何가 의문사이고 也가 어조사입니다. 何는 한문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의문사입니다. 의문 대명사나 의문 부사로 쓰이지요. 동사 앞에서 목적어인 의문 대명사로 쓰이면 '무엇'을 기본으로 '누구', '어디', '언제'로 풀이하고, 명사 앞에서 관형어가 되면 '무슨', '어떤', '어느' 등으로 해석합니다. 부사어로 의문 부사로 쓰이면 '어찌하여', '어떻게', ‘얼마나’ 등으로 해석하지요.  사람, 사물, 장소, 시간을 가리지 않고 두루 질문하거나 ..

부정문에서 부사와 대명사의 위치

小故, 有之不必然, 無之必不然, 體也, 若有端.大故, 有之必然, 無之必不然, 若見之成見也. -묵자 경상작은 원인은 그것이 있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지만 없으면 반드시 그렇지 않게 된다. 구체적인 예로는 단초가 있는 것과 같다.큰 원인은 있으면 반드시 그렇게 되고 없으면 반드시 그렇지 않게 된다. 무언가를 보면 보게 되는 것과 같다.   부정문에서 부사와 대명사의 위치  우리말에서 부사의 위치는 탄력적입니다. "정말 널 좋아해"나 "널 정말 좋아해"나 “널 좋아해 정말”이나, '정말'이란 부사의 위치가 달라져도 큰 의미 차이가 없지요. 그렇지만 한문에서는 다릅니다. 특히 부정사가 쓰인 부정문에서 부사는 아무렇게나 놓이지 않습니다. 부사가 부정사 앞에 놓이느냐, 뒤에 놓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확 ..

이중 부정의 해석

所可知者, 常行于所當行, 常止于不可不止, 如是而已矣. -소식 문설알 수 있는 것은 항상 마땅히 갈 데로 가고, 항상 그치지 않으면 안 될 데에서 그친다는, 이 같은 사실뿐이다.   二重 不定  한문은 이중 부정의 방법으로 긍정의 뜻을 강조할 때가 많습니다. 『번역의 탄생』이란 책을 읽다 보면 19세기 후반기에 한영 문법서를 지은 언더우드의 말을 빌려 "한국어는 영어보다 이중 부정으로 긍정을 나타내는 표현이 많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런 진단은 한문에도 해당됩니다. 常止于不可不止도 그런 예이지요. 항상 그치지 않으면 안 될 곳에서 그친다는 말은 항상 그쳐야 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을 강조한 표현입니다. 이중 부정은 부정사를 연이어 써서 나타냅니다. 不可不止도 (不+동사) 구조가 연속되어 있지요.  그렇..

未와 그 외의 부정사

夕, 有人自天安來傳家書, 未開封, 骨肉先動, 心氣慌亂. -이순신, 난중일기 정유년(1597년) 10월 14일저녁때 어떤 이가 천안에서 와 집의 편지를 전했는데 봉투를 열기도 전에 온몸이 미리 떨리고 심기가 허둥거리며 어지러웠다.  未와 드물게 쓰이는 부정사들 未는 不처럼 동사나 형용사 앞에 주로 쓰이고, 보통 '아직 하지 않다'로 풀이하는 부정사입니다. 어떤 시점에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표시한다고 해서 未然의 부정사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우리말로 번역할 때는 문장이 어색해질 때가 많아서 '아직'을 생략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렇지만 未가 '~하기 전에'로 의역될 수 있는 것은 未에 내포된 미연의 含意 때문입니다. 未開封이 그런 예입니다. 未는 언뜻 보면 시제와 관련되므로 矣와 궁합이 잘 맞을 듯이..

금지를 나타내는 勿, 母, 無, 莫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日月逝矣歲不我延. 嗚呼, 老矣. 是誰之億. -명심보감 권학오늘 배우지 않고서 내일이 있다 말하지 말며, 올해 배우지 않고서 내년이 있다 말하지 말라. 날과 달은 가고 세월은 날 위해 미뤄 주지 않는다. 아, 늙었다! 이게 누구의 잘못인가?  금지를 나타내는 부정사 : 勿, 毋, 無, 莫 勿과 毋는 금지를 나타내는 부정사입니다. 금지하는 행위가 주로 말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식으로 표현되므로 명령의 의미를 함께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하지 말라', '~해서는 안 된다'로 해석하고, 毋가 勿보다 금지의 어기가 더 셉니다.  우리말에서 '마라'는 구어체와 직접 인용문에, '말라'는 문어체와 간접 인용문에 쓰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맞추어 번역합니다...

無와 莫

項羽召見諸侯將, 入轅門, 無不膝行而前, 莫敢仰視. -사기 항우본기항우가 제후의 장군들을 불러 접견하자 군영의 문에 들어서며 무릎으로 걸어 나오지 않는 이가 없었고, 아무도 감히 항우를 올려다보지 못하였다.   존재를 부정하는 無와 莫 不이 주로 동작이나 행위를 부정하고 非가 판단을 부정한다면 無와 莫은 존재를 부정하는 부정사입니다. 동작이나 행위, 상태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을 나타내지요. 그래서 둘 다 '없다'로 기본훈을 새기지만 용법에서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無는 有의 부정입니다. 앞에서 有는 존재와 출현을 나타낼 때 의미상 주어가 목적어 자리에 놓인다고 했습니다. 有의 부정인 無 역시 이 순서를 따릅니다. 그래서 의미상 주어가 분명치 않을 때 그것을 추정해서 '~한 것이 없다', '~한 사람이 없다..

不과 非

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맹자 양혜왕 상왕이 왕노릇하지 못함은 하지 않아서이지 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之: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쓰이는 조사   不과 非의 차이 不과 非는 한문에서 부정사를 대표하는 글자입니다. 부정사란 동사, 명사처럼 품사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고 부정을 나타내는 단어 또는 말이란 의미입니다. 품사로는 부사나 동사의 구실을 하는데 여기서는 주로 서술어 앞에 쓰인다는 점에 주목해 부정 부사로 처리하겠습니다. 不과 非는 둘 다 '아니다'로 기본 훈을 새기지만 쓰임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不은 주로 동사나 형용사 앞에서 동작이나 행위, 상태를 부정합니다. 非는 명사 앞에서 여러 판단을 부정하지요.  그러므로 不 다음에 오는 단어는 동사로 풀이하고, 非 다음에 오는 단어는 명사로..

명사의 동사화, 부사화

范增數目項王, 擧所佩玉以示之者三, 項王默然不應. -사기 항우본기범증이 항우에게 여러 번 눈짓하며 차고 있는 옥결을 들어 보인 적이 세 차례였으나 항우가 말없이 응하지 않았다.   명사의 동사화, 부사화  范增數目項王은 한문 초보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구절입니다. '數'와 '目'을 알고 있고, 범증과 항왕을 사람 이름으로 추측할 수 있어도 해석이 어렵지요. 사전의 대표 뜻을 기본 뜻으로 삼는다면 數가 부사어로, 팀이 서술어로 쓰이면서 그에 맞추어 기본뜻이 변형됐기 때문입니다. 數는 음도 '삭'으로 바뀌게 되지요. 한문은 품사가 가변적인 언어입니다. 일부 허사를 제외하면 단어의 품사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문장 내 위치에 따라 동사, 형용사, 명사를 넘나듭니다. 그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 때로 음도 바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