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之不王, 不爲也, 非不能也. -맹자 양혜왕 상
왕이 왕노릇하지 못함은 하지 않아서이지 할 수 없어서가 아니다.
-之: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쓰이는 조사
不과 非의 차이
不과 非는 한문에서 부정사를 대표하는 글자입니다.
부정사란 동사, 명사처럼 품사를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고 부정을 나타내는 단어 또는 말이란 의미입니다.
품사로는 부사나 동사의 구실을 하는데 여기서는 주로 서술어 앞에 쓰인다는 점에 주목해 부정 부사로 처리하겠습니다.
不과 非는 둘 다 '아니다'로 기본 훈을 새기지만 쓰임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不은 주로 동사나 형용사 앞에서 동작이나 행위, 상태를 부정합니다.
非는 명사 앞에서 여러 판단을 부정하지요.
그러므로 不 다음에 오는 단어는 동사로 풀이하고, 非 다음에 오는 단어는 명사로 풀이해서 이를 부정합니다.
不은 보통 ‘~하지 않다’로 非는 '~이 아니다'라고 해석합니다.
그런데 품사가 가변적인 한문의 특성상 이런 풀이가 예외 없는 원칙은 아닙니다.
문맥에 따라 우리말 어법에 어색하면 '않다'를 '아니다'로, '아니다'를 '않다'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또 '~할 수 없다' 등으로 풀이해야 할 때도 있지요. 일반적인 원칙으로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不과 음이 같은 弗은 不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부정사입니다. 형용사 앞에선 잘 쓰이지 않고, 부정의 어기가 不보다 셉니다.
또 『논어』, 『맹자』 이전 시기에는 匪가 非처럼 쓰이기도 했습니다. 음이 같아서 통용된 형태이지요.
'否'는 不 뒤에 동사가 생략되어 ‘不+(동사)'의 구조가 될 때 이를 대신해서 사용됩니다. 可否는 可不可를 뜻합니다.
知可否, 知也.-장자 거협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연습
▶書不盡言, 言不盡意. -주역 계사 상
글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말은 뜻을 다하지 못한다.
▶法不阿貴, 繩不撓曲. -한비자 유도
법은 귀하다고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데에 구부려 치지 않는다.
▶與之處不告其過, 非忠也. -근사록 정사
그와 함께하면서 그의 잘못을 알려 주지 않는 것은 충실함이 아니다.
-與: 전치사로 쓰이면 '~에서', '~와(과)', '~와 함께' 등의 뜻을 지닌다.
-之: 대명사
▶從道不從君, 從義不從父, 人之大行也.-순자 자도
도를 따르기에 임금을 따르지 않고 정의를 따르기에 아버지를 따르지 않음은 사람의 위대한 행위이다.
▶貧且賤非所羞也, 學道而不行之, 誠所羞也. -삼국사기 강수열전
가난하고 천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도를 배우고서 실행하지 않는 일이 진짜 부끄러운 것이다.
-非 다음에 '所+동사' 구조로 이루어진 명사구가 놓였다.
▶我心匪石, 不可轉也. 我心匪席 不可卷也. -시경 패풍 백주
내 마음 돌이 아니니 굴리지 못하고, 내 마음자리 아니니 말지 못한다.
▶仁人心也, 義人路也. 舍其路而弗由, 放其心而不知求. 哀哉. -맹자 고자 상
仁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려두고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놓치고 찾을 줄 모른다. 슬프다!
-舍: 捨와 같다.
-由: 말미암다 따르다.
-哉: 감탄이나 긍정, 의문 등의 어기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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