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49

가정의 표지 使, 苟

但使主人能醉客, 不知何處是他鄉. -이백 객중행주인이 길손을 취하게만 해 주면, 모르리라 어디가 타향인지를. -전문: 蘭陵美酒鬱金香  玉碗盛來琥珀光 但使主人能醉客 不知何處是他鄕 울금향 섞어 빚은 난릉의 맛 좋은 술 옥돌그릇에 담아내니 호박빛깔이로세 주인이 나로 하여 취하게 할 수 있다면 어느 곳이 타향인지 알 수 없게 되련만   使는 다시 다루겠지만 남으로 하여금 동작을 하게 하는, 사동의 의미를 갖는 동사입니다. '使AB' 구조라면 'A로 하여금 B하게 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키는 행위가 현재 벌어지는 행위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행위는 가정이 됩니다. '~하게 한다'가 '~하게~한다면'으로 의미가 달라지지요. 但使主人能醉客이라고 읊는 화자도 지금 술잔을 앞에 놓고 술을 주..

가정을 나타내는 관용 표현

好仁不好學, 其蔽也愚.好知不好學, 其蔽也蕩.好信不好學, 其蔽也賊.好直不好學, 其蔽也絞.好勇不好學, 其蔽也亂.好剛不好學, 其蔽也狂. - 논어 양화인을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음이다.지혜를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방탕함이다.믿음을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과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정직함을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숨 막히게 하는 것이다.용기를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이다.강한 것을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사나워지는 것이다.  가정을 나타내는 관용표현 : 不AB/非(微)A B 있는 것을 없다고 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면 가정이 됩니다. 한 일을 하지 않았..

문장 속 의미로 나타내는 假定

兵法云, 必死則生, 必生則死. 又曰, 一夫當逕, 足懼千夫, 今我之謂矣. -난중일기병법에서 이르기를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고 했다. 또 한 사람이 길목에서 맞서면 천 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했으니 지금 우리를 두고 한 말이다.-必死則生, 幸生則死 -오자병법 治兵-一人投命, 足懼千夫 -오자병법 勵師  一夫當逕 足懼千夫에는 如, 若, 而나 則처럼 가정의 의미를 분명히 해 주는 표지가 없습니다. 겉으로만 봐서는 서술이나 묘사 대상이 주어가 되고 그 뒤에 서술어가 오는 평서문과 구분되지 않지요. 문장이 갖는 의미만으로 가정의 의미를 나타낸 사례입니다. 한문에는 우리말 같은 연결어미가 없습니다. 한국어는 ‘~고, ~지마는, ~면, ~니까, ~려고, ~어야' 등의 풍성한 어미를 지닌 언어입니다. 이..

가정을 나타내는 如, 若, 而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 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 進, 吾往也. -논어 자한산을 쌓는 일에 비유하면 흙 한 삼태기만큼을 끝맺지 못하고 그만두었더라도 나는 그만둔 것이다. 땅을 고르는 일에 비유하면 비록 흙 한 삼태기만을 부었어도 진척이 있었다면 나는 나아간 것이다.  如는 則처럼 가정을 나타내는 표지로 자주 쓰이는 한자입니다. 則과 더불어 가정 표현을 대표하는 접속사이자 부사라 할 수 있지요. 우리말로는 흔히 '만약 ~한다면' 정도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설문해자』에 나오는 如의 초기 뜻은 '따르다'였습니다. 여기에서 확장돼 나온 '~와 같다'가 如의 기본 뜻을 이룹니다. 물론 서술어로 쓰일 때 얘기입니다.  為政以德譬如北辰. -논어 위정도덕으로 정치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 같다.-如의 기본 ..

가정을 나타내는 則(卽)

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주역 계사하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영구하다.  가정을 나타내는 則(卽)  무언가를 가정하려면 사실이 아니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마치 사실이거나 일어난 일처럼 전제해야 합니다. 우리말에서는 가정하는 대상에 '~(으)면, ~라면, ~거든' 같은 어미를 붙여서 나타내지요. 則(卽)은 한문에서 이런 가정 표현을 대표하는 부사이자 접속사입니다. 주로 단어나 어구, 절 사이에 쓰여서 앞에 오는 단어나 어구절에 가정의 의미를 더해 줍니다. '~면', '~라면', '그렇다면' 등으로 풀이하지요. '~면 (곧)~하다'라는 형태에서 '곧'이라는 부사적 의미가 약화된 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則이 절과 절 사이가 아니라 병렬되는 절 속에 쓰일 때는 병렬되는 절과 절의 대비 관계를..

乎와 호응하는 관용 표현

居敬而行簡, 以臨其民, 不亦可乎. 居簡而行簡, 無乃大簡乎. -논어 옹야평소에는 경건하고 일을 행할 때는 간소하게 백성들을 대하면 좋지 않겠습니까? 평소에도 간소하고 일을 행할 때도 간소하다면 너무 간소하지 않나요?-無乃~ (아마도)~지 않은가.  乎와 호응하는 관용표현 : 不亦~乎, 得無~乎, 無乃~乎, 豈~乎  '不亦~乎'와 '無乃~乎'는 반문을 통해 긍정의 뜻을 표현하는 고정된 형식입니다. '不亦~乎'가 반문으로 긍정을 강하게 나타낸다면 ‘無乃~乎’는 반문에 추측의 어기가 더해져서 완곡하게 긍정을 표현하지요.둘 다 '~지 않은가'로 풀이할 수 있지만 '無乃~乎'의 경우 '아마도 ~인가'로 해석해서 추측의 어기를 드러내 주기도 합니다. '不亦~乎’도 亦의 ‘또한’ 이란 의미를 보통 생략하고 풀이하지만 ..

의문의 관용 표현

不知周之夢為胡蝶與, 胡蝶之夢為周與.-장자 제물론장자의 꿈이 나비였는지, 나비의 꿈이 장자였는지 알지 못했다.-與 더불/줄여 의문과 선택의 어기를 나타낸다.  의문의 관용표현 : A與(邪, 乎) B與(邪, 乎), 긍정+不(否,未)  의문을 나타내는 조사는 연이어 쓰면 둘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할지 묻는 관용표현이 됩니다. A與 B與 형식은 'A인가, B인가?'라는 뜻이지요. 이때 與가 나타내는 어기가 감탄이나 명령이 아니라 의문인 사실도 분명해집니다.  여기에서 周之夢이나 胡蝶之夢은 소유격인 '~의'가 아니라 주격인 '가'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풀이하면 의미의 모호성이 줄어들지요.  한문의 명사적 표현을 동사로 바꾸어서 "장자가 나비 꿈을 꾸었을까, 나비가 내 꿈을 꾸었을까"라고 의역하면 우리말 어..

의문의 조사 乎, 諸, 與, 耶, 邪, 也, 為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소식 전적벽부그대도 저 물과 달을 아는가? 지나가는 것은 이 강물 같아서 아주 흘러가 버린 적이 없고, 차고 이지러지는 것은 저 달 같아서 끝내 사라지거나 커진 적이 없다. 의문을 표시하는 조사 乎, 諸(=之乎), 與(歟), 耶, 邪, 也, 爲  한문에서 의문을 나타내는 방법은 관용 표현을 제외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何, 誰, 安 같은 의문사를 쓰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어조사를 쓰는 방법이지요.  客亦知夫水與月乎가 乎를 어조사로 쓴 예입니다. 乎는 문장의 끝에 놓여서 의문(질문, 반문, 추측)의 어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인가', '~한가', '~니까' 등으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乎는 의문의 어기뿐..

장소를 묻는 의문사 安, 焉, 惡(烏)

釃酒臨江, 橫塑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소식 전적벽부술을 걸러 강을 내려다보며 창을 누이고 시를 읊었으니 정말로 한 세상의 영웅이었건만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장소를 묻는 의문사 安, 焉, 惡(烏) 安은 '편안하다' 또는 '편안'이란 뜻으로 자주 쓰이는 한자입니다. 그런데 이 安은 장소를 묻는 대표적인 의문사이기도 합니다. 보통 '어디'라고 해석하지요. 그렇다고 사람과 사물에 대해 물을 수 없는 것은 아니어서 '무엇', '누구'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목적어나 부사어 자리에서 의문 대명사로 쓰이면 '어디에', '무엇', '누구에게'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부사어 자리에서 의문 부사로 쓰이면 '어찌', '어떻게'라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어느 경우나 문맥에 따라 반문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

사람과 사물을 묻는 의문사 誰, 孰

事孰爲大, 事親爲大, 守孰爲大, 守身爲大. -맹자 이루 상섬기는 일에는 무엇이 큰가? 부모 섬기는 일이 크다. 지키는 일에는 무엇이 큰가? 자신을 지키는 일이 크다. 사람과 사물을 묻는 의문사 誰, 孰 孰은 誰와 더불어 사람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의문사입니다. 의문 대명사로서 '누구'라는 뜻으로 쓰일 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사람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何처럼 사물을 가리켜 쓰이기도 하지요. 이때는 '무엇', '어느 것'이란 뜻으로 풀이합니다.  事孰爲大, 守孰爲大에서는 '무엇', '어느 것'이란 뜻으로 쓰였습니다. 孰과 誰는 '누구', '무엇'이라는 뜻으로 비슷하게 쓰이는 의문사이지만 세부 용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孰이 대명사로서 주로 주어나 목적어로 쓰인다면 誰는 주어, 목적어, 관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