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주(將進酒)-이백(李白)
▶ 將進酒 : 題名은 ‘술을 드리려 한다.’라는 뜻. 漢代 악부 短篇鐃歌 22곡 중의 하나. 따라서 짧고 시름 많은 인생, 술이라도 마시며 즐기자는 내용이다.
《李白詩集》 권3에도 실려 있다.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廻.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황하 물이 하늘에서 내려 여울져 흘러 바다에 이르면 되돌아오지 못함을.
又不見
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如雪.
또 보지 못하는가?
高堂에서 明鏡을 대하고 백발을 슬퍼하여, 아침에는 靑絲 같다가 저녁엔 흰눈과 같음을.
▶ 高堂 : 높고 넓은 堂.
▶ 靑絲 : 푸른 실. 여기서는 검푸른 윤기있는 머리카락에 비유한 말.
人生得意須盡歡, 莫把金樽空對月.
사람이 태어나 뜻을 얻었을 적엔 반드시 기쁨을 다해야 하니, 금술잔 들고서 공연히 달만 바라보고 있지 말아라.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하늘이 나란 인재를 내심에 틀림없이 쓰임이 있을 터, 많은 돈을 다 써버려도 또다시 돌아올 터.
▶ 材 : 인재. 재질.
烹羔宰牛且為樂, 會須一飲三百杯.
염소 삶고 소를 잡으며 즐기려 하나니, 한번 마신다면 3백 잔은 들어야지.
▶ 烹羔 : 염소를 삶다. 염소고기로 요리를 만드는 것.
▶ 宰 : 잡다.
▶ 會須 : 반드시. 會는 必의 뜻이다.
岑夫子, 丹丘生,
岑선생, 그리고 丹丘군!
▶ 岑夫子 : 本書의 註에는 岑勛이라 하였으나, 杜甫와 많이 창화한 같은 시대의 시인 岑參일 가능성이 더 많다.
▶ 丹丘生 : 元丹丘, 이백과 會飮한 사람.
與君歌一曲, 請君為我側耳聽.
그대들을 위하여 한 곡조 뽑을 테니, 청컨대 그대들은 귀를 기울이고 들어주오.
鍾鼎玉帛不足貴, 但願長醉不願醒.
훌륭한 음악 좋은 음식에 옥이나 비단도 귀할 것 없고, 다만 언제나 취하여 깨지 않기 바랄 뿐.
▶ 鍾 : 여기서는 훌륭한 음악을 뜻함.
▶ 鼎 : 솥. 여기서는 좋은 음식을 뜻함.
古來賢達皆寂寞, 惟有飮者留其名.
옛날부터 현명하고 출세한 이들은 자취도 없지만, 오직 술마신 사람만이 그의 이름을 남기고 있네.
▶ 達 : 출세한 사람, 만물에 통달한 달인, 또는 聖人으로 보아도 좋다.
▶ 寂寞 : 본뜻은 쓸쓸함. 여기서는 이름도 전해지지 않고 흔적도 없음을 가리킴.
陳王昔日宴平樂, 斗酒十千恣歡謔.
陳王이 옛날 平樂觀에서 잔치할 적엔, 한 말에 만 금가는 좋은 술을 멋대로 즐겼다네.
▶ 陳王 : 陳思王. 曹操의 셋째 아들 曹植. 뒤에 진왕에 봉해졌고, 諡를 思王이라 하였다.
▶ 平樂 : 觀이름. 지금의 河南省 낙양현 서쪽에 있었다.
▶ 斗酒十千 : 十千은 萬으로, 두주십천은 한 말에 萬錢이 나가는 좋은 술.
▶ 恣歡謔 : 멋대로 즐기며 놀았다는 뜻.
主人何為言少錢? 且須沽酒對君酌.
주인은 어째서 돈이 적다고 말하오? 어떻든 술을 받아다 그대와 마셔야겠네.
▶ 且須 : 또한, 반드시의 뜻.
五花馬, 千金裘
내 五色馬와 천금나가는 갖옷을,
▶ 五花馬 : 오색의 毛를 지닌 좋은 말.
▶ 千金裘 : 천금의 값이 나가는 좋은 갖옷.
呼兒將出換美酒, 與爾同銷萬古愁.
아이 불러 내어주고 좋은 술 바꿔오게 하여, 그대와 함께 인생의 영원한 시름을 없애리라.
▶ 銷 : 녹이다.
▶ 萬古愁 : 만고로부터 인생이 지니고 있었던 시름․ 病·死 등 사람들의 숙명적인 불행에 대한 시름.
해설
이 시의 내용은 인생은 짧으니 언제건 술이나 마시며 즐겨야 한다는 간단한 것이다.
그러나 飛動하는 표현과 웅대한 황하 물이 여울져 흘러내리는 듯한 기세는 이백의 시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특징이다. 인생의 숙명과 생명의 애석에 대한 정은 사람들이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러한 시름을 奔放縱橫하게 표현하여 읽는 이의 마음을 후련하게 하는 시는 드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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