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시의 그림(李伯時畵圖)-형거실(邢居實)
▶ 李伯時畵圖 : 이백시의 그림.
題註에 일렀다
‘黃山谷의 아우 黃知命은 白衫을 입고 나귀 타고 길가에서 머리를 흔들면서 노래를 하였는데, 陳履常이 지팡이 짚고 자루를 끼고 그 뒤를 따랐다. 온 장안이 매우 놀랐는데, 李伯時는 그 그림을 그리고 邢敦夫( 1100 전후)는 또 長歌를 지었다.’
이백시는 이름이 公麟(字가 伯時)이며, 舒州人으로 박학하고 시문도 잘했으나 특히 그림으로 이름을 떨쳤다. 만년에 龍眠山莊에 居하며 龍眠山人이라 號하고 용면산장도를 그렸다.
長安城頭烏欲棲, 長安道上行人稀.
장안 성마루에 까마귀가 깃들려 하니, 장안 길에 행인이 드물다.
浮雲卷盡暮天碧, 但有明月流淸輝.
뜬 구름이 다 걷히어 저녁 하늘이 푸르른데, 밝은 달만 맑은 빛을 뿌리고 있다.
君獨騎驢向何處? 頭上倒著白接䍦.
그대는 홀로 나귀 타고 어디로 가는가? 머리 위에 거꾸로 흰 頭巾을 쓰고서.
▶ 君 : 黃知命을 가리킴.
▶ 白接䍦 : 䍦는 (曰+離)로도 쓰며 두건의 일종.
《晉書》 山簡傳에 일렀다.
‘簡은 언제나 나가서 놀 때엔 대개 못가로 갔고 술을 마시고 취하였다. 아이들이 노래하기를, “山公은 어디로 가나? 高陽池로 가는 거지. 밤낮으로 수레를 거꾸로 타고도 술 취하여 알지 못하지. 때때로 말도 타는데 백접리를 거꾸로 쓰고 있네.
巾은 白鷺의 깃으로 장식한 것이라 한다.
長吟搔首望明月, 不學山翁醉似泥.
길게 읊조리고 머리 긁으며 밝은 달을 바라보니, 山翁을 배우지 않아도 뻘처럼 취했네.
▶ 山翁 : 山簡을 가리킨다.
▶ 醉似泥 : 몸을 가누지 못하게 취함.
到得城中燈火鬧, 小兒拍手攔街笑.
성안에 이르자 등불이 요란하니, 아이들은 손뼉치며 거리를 막고 웃는다.
▶ 鬧 : 시끄럽다.
▶ 攔 : 막다.
道傍觀者那得知? 相逢疑是商山皓.
길가에서 보는 사람들이야 어찌 알겠는가? 만나면 옛날 商山4皓가 아닌가 한다.
▶ 商山皓 : 商山四皓. 秦末에 난을 피하여 상산에 숨었던 東園公·甪里先生·綺里季·夏黃公의 네 사람. 모두 80여 세로 머리와 수염이 희어 四皓라 하였다.
龍眠居士畵無比, 搖毫弄筆長風起.
용면거사의 그림은 견줄 데 없으니, 붓을 들고 움직이어 바람을 일으키듯 그려간다.
▶龍眠居士 : 이백시의 號.
酒酣閉目望窮途, 紙上軒昂無乃似?
술 취하여 눈 감고 막다른 길을 바라보니, 종이 위의 의기 높은 모양과 비슷하지 아니한가?
▶ 軒昂 : 의기가 높은 모양.
君不學
長安遊俠誇年少? 臂鷹挾彈章臺道.
그대는 배우지 않는가?
장안의 游俠이 젊음을 뽐내며, 팔에는 매 얹고 彈弓을 끼고 큰 거리를 다님을.
▶ 臂 : 팔.
▶ 鷹 : 매.
▶ 挾 : 끼다. 양편에 끼는 것.
▶ 彈 : 새를 잡는 데 쓰던 弓과 탄환
▶ 章臺道 : 章臺는 戰國시대 秦나라 궁전 안의 대 이름. 지금의 陝西省 長安縣 故城의 서남쪽 모퉁이에 있었다. 이 대 앞길이 장대도인데 가장 화려했던 곳이다.
君不能
提携長劒取靈武? 指揮猛士驅貔虎.
그대는 잘하지 못하는가?
長劒을 차고 무공을 세우며, 勇士를 지휘하고 날랜 군사들을 부림을.
▶ 提 : 들다. 올리다.
▶ 携 : 들어주다.
▶ 靈武 : 武功의 뜻.
▶ 貔虎 : 사나운 짐승의 이름. 비휴라 하여 용맹스런 군사에 흔히 비유되었다.
胡為脚踏梁宋塵, 終日飄飄無定所?
어찌하여 梁 땅의 먼지만 밟고 다니며, 종일토록 바람에 날리듯 정처가 없는가?
▶ 梁宋 : 梁은 섬서성, 宋은 河南省에 있던 나라 이름. 따라서 섬서·하남 지방을 가리킨다.
▶ 飄飄 : 바람에 날리는 모양.
武陵桃源春欲幕, 白水靑山起烟霧.
武陵桃源의 봄도 저물어 가니, 맑은 물 푸른 산에 안개만 서린다.
▶ 武陵桃源 : 仙境처럼 아름다운 고장을 말한다.
竹杖芒鞋歸去來, 頭巾好掛三花樹.
대지팡이에 짚신 신고 전원으로 돌아가니, 두건을 세 꽃나무에 걸기가 딱 좋다.
▶ 芒鞋 : 짚신.
해설
李伯時가 그린 黃知命의 超俗不羈한 모양의 그림을 보고 읊은 것이 이 시이다.
세상에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행동하며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은연중에 仙風을 느끼게 한다. 무지한 아이들이나 길가는 사람들은 기이한 행색을 보고 웃지만, 그에게는 남 못지않은 才貌가 갖추어져 있다. 남들처럼 뽐내며 놀거나 功名을 추구하지 않고 세상을 豪遊하는 뜻을 속인이 알 까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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