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5七言古風長篇-6書王定國所藏煙江疊嶂圖王晉卿畫(서왕정국소장의연간첩장도왕진경화)

耽古樓主 2024. 2. 15. 04:35

古文眞寶(고문진보)

왕정국이 소장한 왕진경의 연강첩장도에 적다(書王定國所藏煙江疊嶂圖王晉卿畫)-소식(蘇軾)

▶ 書王定國所藏煙江疊圖王晉卿 이 가지고 있는 王晉卿이 그린 煙江疊에 쓰다.
왕정국은 이름이 定國은 이며 蘇軾을 따라 놀았다소식이 죄에 얽히자 도 賓州로 몇 년 귀양갔던 일이 있다宋史.
연강첩장도는 안개 낀 강과 여러 겹의 산봉우리 그림’.
왕진경은 王詵역시 東坡를 따라 놀았으며 그림을 잘 그리어 소동파에게는 그의 그림에 題書한 시가 많다이 시는 分類東坡先生詩》 12에도 실려 있다.

 

江上愁心千疊山浮空積翠如雲煙.
강가엔 愁心을 띤 천 겹의 산이하늘로 푸르게 솟아 구름이나 연기 같네.
▶ 千疊 여러 겹고문진보에는 三疊으로 되어 있으나 그의 시집을 따라 을 으로 고쳤다.
▶ 積翠 푸른빛을 쌓아올린 듯한 산을 말함.

山耶雲耶遠莫知煙空雲散山依然.
산인지 구름인지 멀어서 알 수 없고안개 걷히고 구름 흩어져도 산은 그대로이네.

但見兩崖蒼蒼暗絶谷中有百道飛來泉.
다만 양편의 절벽은 짙푸르러 어둡고깎아내린 골짜기엔 무수한 갈래로 날아내리는 샘물이 있네.
▶ 蒼蒼 초목이 무성하여 검푸른 모양.
▶ 百道 여러 갈래여러 가닥.

縈林絡石隱復見下赴谷口為奔川.
숲을 감돌고 바위를 감싸며 숨었다 다시 보이며아래 谷口로 가선 여울물을 이루네.
▶ 縈 얽히다.
▶ 絡 감기다얽히다.

川平山開林麓斷小橋野店依山前.
냇물은 평평하고 산은 열리어 숲도 끊인 곳에 조그만 다리와 시골 주막이 산에 붙어 있네.
▶ 林麓 산기슭의 숲.

行人稍度橋木外漁舟一葉江呑天.
행인이 몇 사람 다리 저쪽으로 건너가고 나뭇잎 같은 고깃배 떠있는 강물엔 하늘빛이 잠겨 있네.
▶ 稍 적은 것.
▶ 江呑天 강물이 하늘을 삼킨 듯물속에 하늘빛이 잠겨 있는 것.

使君何從得此本點檢毫末分淸姸.
使君은 어디서 이 그림을 얻었을까붓끝을 잘 다스려 맑고 아름다움이 분명하네.
▶ 使君 刺史나 태수에 대한 경칭왕정국을 가리킨다.
▶ 點檢 하나하나 자세히 따지는 것.
▶ 毫末 붓끝.
▶ 分淸姸 맑고 곱게 가리어 그려놓은 것.

不知人間何處有此境徑欲往置二頃田.
세상 어느 곳에 이런 경치가 있는지이런 곳이라면 바로 가서 二頃의 밭을 마련하고 살리라.
▶ 二頃田 : 2의 밭은 넓이의 단위로 百畝가 1경이다.

君不見
武昌樊口幽絶處 東坡先生留五年.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
武昌 樊口의 깊숙하고 조용한 곳에서 東坡 선생이 5년간 머물렀음을.
▶ 武昌 소식이 귀양가 있던 黃州에 가까운 지명지금의 湖北省 무창부.
▶ 樊口 지금의 湖南省 鄂城縣 서북쪽 樊水가 長江으로 들어가는 어귀의 지명소식에게 樊山記가 있다.
▶ 幽絶處 조용하고 깊숙한 곳
▶ 東坡先生留五年 元豊 4(1081)에 소식은 황주로 귀양가서 동파라는 곳에 거처를 정하고 東坡居士라 自號하고 그곳에 5년 머물러 있었다무창과 번구는 황주 근처에 있다.

春風搖江天漠漠暮雲捲雨山娟娟.
春風이 강물결 일으키어 하늘은 자욱하고여름 저녁 구름이 비를 거둬 산빛이 곱네.
▶ 天漠漠 하늘이 얇은 안개로 흐려서 자욱함.
▶ 暮雲捲雨 저녁 구름이 비를 걷는다여름의 하늘 경치를 말함,
▶ 娟娟 아름다운 모양

丹楓翻鴉伴水宿長松落雪驚醉眠.
단풍 속에 날던 까마귀가 물가에서 잠자고長松에서 눈 떨어지는 소리가 술 취한 잠을 깨우네.
▶ 丹楓翻鴉 단풍나무 사이에 날아다니는 까마귀가을 경치를 말함.
▶ 長松落雪 긴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눈.

桃花流水在人世武陵豈必皆神仙?
복숭아꽃 피고 물 흐르는 仙境이 세상에 있으니武陵에만 어찌 반드시 신선이 살까?
▶ 桃花流水 도연명의桃花源記에 나오는 桃源의 경치李白의 山中答俗人에서도 桃花流水窅然去別有天地非人間이라 하였다.
▶ 武陵 호남성 常德縣의 지명도원의 전설이 있는 고장흔히 무릉도원이라 한다.

江山清空我塵土雖有去路尋無緣.
강물과 산은 맑고 조용한데 나는 먼지와 티끌에 더럽혀져 있으니비록 가고자 하는 길 있다 해도 찾을 수가 없구나.
▶ 淸空 맑고 깨끗한 것.
無緣 방법이 없는 것.

還君此畫三嘆息山中故人應有招我歸來篇.
그대에게 그림을 돌려보내며 여러번 탄식했으니산속의 친구는 나를 전원으로 돌아오라고 부르는 시를 짓겠지.
▶ 招我歸來篇 나를 돌아와 은거하라 부르는 詩篇도연명의 歸去來辭左思의 招隱詩에서 표현을 빌었다.

 

 

 

 해설


이 시는 王晉卿의 아름다운 산수화를 보면서, 仙境 같은 그 경치를 눈앞에 보는 듯 잘 묘사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경치를 현실의 자기 처지에 연결하여 청정한 은거에의 동경을 나타낸 데 더욱 아취를 느끼게 된다. 黃州에서의 괴로운 귀양살이는 자연히 속세를 초월한 깨끗한 생활을 그리게 하였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