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도(桃源圖)-한유(韓愈)
▶ 桃源圖 : 桃源의 그림. 도원이란 도연명의 〈桃花源記〉에 나오는 理想鄕. 연명에게는 桃源詩도 있는데, 武陵 땅의 어부가 우연한 기회에 산중에서 그 고장에 가 보았다 한다. 韓愈 이외에도 王安石·蘇軾 등 문인들이 이 이상향을 시로 많이 읊었다. 《韓昌黎集》 권3에 실려 있다.
神仙有無何渺茫? 桃源之說誠荒唐.
신선의 유무를 어찌 알겠는가? 桃源 얘기는 정말로 터무니없다.
▶ 渺茫 : 眇芒으로도 쓰며, 아득해서 잘 알 수 없음.
▶ 荒唐 : 터무니없이 큰말. 근거 없음.
流水盤廻山百轉, 生綃數幅垂中堂.
흐르는 물이 굽이치며 산들을 지나가며, 비단 화폭 몇 개를 大廳에 걸어놓네.
▶ 盤廻 : 물이 굽이돎.
▶ 山百轉 : 산의 모양이 여러 가지로 변전하는 것.
▶ 生綃(생초) : 비단의 일종.
武陵太守好事者, 題封遠寄南宮下.
武陵太守는 好事家여서, 이 그림의 제목을 써서 封하고 멀리 尙書省으로 부쳐왔다.
▶ 武陵 : 湖南省 常德府에 있던 郡 이름. 《韓集點勘》엔 武陵太守는 바로 竇常이라 하였다.
▶ 題封 : 그림에 題를 써고 봉함.
▶ 南宮 : 《漢書》에 ‘漢尙書百宮의 府를 세우고 南宮이라 불렀다.’라고 했으니 尙書省을 가리킨다.
南宮先生忻得之, 波濤入筆驅文辭.
상서성의 郎中은 이를 받고 기뻐서, 파도가 붓에 오른 듯 시를 지었다.
▶ 南宮先生 : 《韓集點勘》에 의하면 尙書省의 虞部郎中 盧汀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忻 : 기뻐하다.
▶ 波濤 : 그림 속의 물결.
▶ 驅文辭 : 붓으로 글[詩]을 기세좋게 써냄.
文工畫妙各臻極, 異境恍惚移於斯.
글도 좋고 그림도 묘하여 각기 극치에 이르렀으니, 딴 세상이 황홀하게 이곳으로 옮겨온 듯하다.
▶ 臻極 : 극치에 이름.
▶ 異境 :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
架巖鑿谷開宮室, 接屋連墻千萬日.
바위에 나무를 걸치고 골짜기를 파내고 집을 지었으니, 지붕을 맞대고 담을 맞이어 수만 일을 지내왔다.
▶ 架巖 : 바위에 나무를 걸치고 지붕을 만듦.
▶ 鑿 : 깎음.
▶ 接屋 : 지붕이 잇대어 있음.
▶ 連墻 : 담이 쭉 연이어 있음.
嬴顚劉蹶了不聞, 地坼天分非所恤.
영씨인 秦나라가 망하고 劉씨네 漢나라도 망했음을 전혀 모르고, 땅이 쪼개지고 하늘이 갈라지는 三國의 다툼도 걱정거리가 아니다.
▶ 嬴 : 秦나라 황실의 姓.
▶ 顚 : 엎어지다. 멸망의 뜻.
▶ 劉 : 漢나라 황실의 姓.
▶ 厥 : 쓰러지다. 멸망의 뜻.
▶ 了不聞 : 전혀 그런 일을 듣지 못함.
▶ 地坼天分 : 땅이 갈라지고 하늘이 쪼개지는 듯한 漢末 三國(:위·촉·오)의 亂의 다툼을 가리킨다.
▶ 坼 : 터지다. 갈라지다.
種桃處處惟開花, 川原遠近蒸紅霞.
복숭아를 곳곳에 심어 꽃이 한창이니, 냇물과 들이 멀리서부터 가까이까지 붉은 노을에 싸인 듯하다.
▶ 蒸紅霞 : 붉은 노을이 서리어 있음.
初來猶自念鄉邑, 歲久此地還成家.
처음에 온 사람들은 그래도 고향을 생각했으나, 세월이 오래되자 이곳이 도리어 집이 되었다.
漁舟之子來何所? 物色相猜更問語.
고깃배의 그대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아래위를 훑어보며 의심스러워 또 말 물어본다.
▶ 物色 :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
▶ 猜 : 의심하다. 시기하다.
大蛇中斷喪前王, 群馬南渡開新主.
큰 뱀을 두 동강 내어 前朝를 멸망시켰고, 여러 司馬씨가 남으로 건너가서 새 임금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 大蛇中斷 : 漢나라가 일어난 瑞兆를 말한다. 《한서》 高帝紀에 일렀다.
‘高祖는 亭長으로서 고을의 죄수들을 驪山으로 호송하였다. (……) 고조는 술에 취하여 밤에 못 가를 지나가며 사람을 앞서가게 하였다. 앞서가던 자가 되돌아와 앞에 큰 뱀이 길을 막고 있으니 되돌아가자고 아뢰었다. 고조는 취하여 壯士가 가는데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하며 앞으로 나아가 칼을 뽑아 뱀을 쳐 잘랐다. 뱀은 마침내 두 동강이가 나서 길을 내고 몇 리 가다가 취하여 누웠다.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오다 뱀이 있던 곳에 이르니 한 할멈이 밤에 哭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왜 곡하느냐고 물었다. 할멈은 “어느 사람이 내 아들을 죽였으므로 곡하고 있소.”라고 대답했다. “할멈의 아드님은 어쩌다가 죽임을 당했는가?” “내 아들은 白帝의 아들인데 뱀으로 화하여 길을 막고 있었소. 지금 赤帝의 아들이 그를 베었으므로 곡하는 거요.” 사람들은 할멈이 허황되다고 매를 치려 하였는데 갑자기 할멈이 보이지 않았다. 뒤에 오던 사람들이 오자 고조는 깨어났다. 뒤에 오던 사람들이 고조에게 이 얘기를 하니 고조는 이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자부하였다.’
▶ 喪 : 망함. 前王은 秦나라 임금을 가리킨다.
▶ 群馬南渡 : 많은 司馬氏의 아들들. 곧 晉나라의 五王이 함께 長江을 건너 남쪽으로 갔다. 五馬란 瑯琊王·西陽王·汝南王·南頓王·彭城王으로 모두가 사마씨의 왕이었다. 그중 낭야왕 司馬睿가 천자가 되었다.
▶ 新主 : 새로운 왕조인 東晉의 천자.
聽終辭絕共悽然, 自說經今六百年.
말을 다 듣고 말도 끊이자 모두가 슬픈 빛을 띠우며, 자신들은 지금까지 6백 년을 여기서 지냈다고 말한다.
▶ 懐然 : 슬퍼하는 모양.
當時萬事皆眼見, 不知幾許猶流傳.
옛날의 모든 일은 모두 눈으로 보았지만, 얼마나 그것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지 모르겠단다.
爭持牛酒來相饋, 禮數不同樽俎異.
서로 다투어 쇠고기와 술을 가져다 대접하는데, 예법도 술상 차리는 법도 지금과는 다른 秦나라 식일세.
▶ 饋(궤) : 음식을 대접하는 것.
▶ 禮數 : 예의. 법도
▶ 樽俎(준조) : 술상에 차려놓은 술그릇과 안주그릇. 예법과 술상 차린 법이 다르다고 함은 옛날 秦나라의 법식을 따랐음을 뜻한다.
月明伴宿玉堂空, 骨冷魂淸無夢寐.
달밝은 밤 그들을 따라 숙소에 드니 玉堂은 허전하여, 뼈도 오싹해지고 정신도 맑아져 꿈도 잠도 못 이룬다.
▶ 件宿 : 데리고 가 묵게 하는 것.
夜半金鷄晭哳鳴, 火輪飛出客心驚.
밤중에 금빛 수탉이 우니, 불바퀴 같은 햇살이 솟아나와 나그네의 마음 놀래인다.
▶ 晭哳(조찰) : 새 우는 소리. 곧 닭 우는 소리.
▶ 金鷄 : 금빛나는 닭
▶ 火輪 : 불바퀴 같은 둥근 해
神仙有無何渺茫? 桃源之說誠荒唐.
신선의 유무를 어찌 알겠는가? 桃源 얘기는 정말로 터무니없다.
▶ 渺茫 : 眇芒으로도 쓰며, 아득해서 잘 알 수 없음.
▶ 荒唐 : 터무니없이 큰말. 근거 없음.
流水盤廻山百轉, 生綃數幅垂中堂.
흐르는 물이 굽이치며 산들을 지나가며, 비단 화폭 몇 개를 大廳에 걸어놓네.
▶ 盤廻 : 물이 굽이돎.
▶ 山百轉 : 산의 모양이 여러 가지로 변전하는 것.
▶ 生綃(생초) : 비단의 일종.
武陵太守好事者, 題封遠寄南宮下.
武陵太守는 好事家여서, 이 그림의 제목을 써서 封하고 멀리 尙書省으로 부쳐왔다.
▶ 武陵 : 湖南省 常德府에 있던 郡 이름. 《韓集點勘》엔 武陵太守는 바로 竇常이라 하였다.
▶ 題封 : 그림에 題를 써고 봉함.
▶ 南宮 : 《漢書》에 ‘漢尙書百宮의 府를 세우고 南宮이라 불렀다.’라고 했으니 尙書省을 가리킨다.
南宮先生忻得之, 波濤入筆驅文辭.
상서성의 郎中은 이를 받고 기뻐서, 파도가 붓에 오른 듯 시를 지었다.
▶ 南宮先生 : 《韓集點勘》에 의하면 尙書省의 虞部郎中 盧汀을 가리킨다고 하였다. 忻 : 기뻐하다.
▶ 波濤 : 그림 속의 물결.
▶ 驅文辭 : 붓으로 글[詩]을 기세좋게 써냄.
文工畫妙各臻極, 異境恍惚移於斯.
글도 좋고 그림도 묘하여 각기 극치에 이르렀으니, 딴 세상이 황홀하게 이곳으로 옮겨온 듯하다.
▶ 臻極 : 극치에 이름.
▶ 異境 :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
架巖鑿谷開宮室, 接屋連墻千萬日.
바위에 나무를 걸치고 골짜기를 파내고 집을 지었으니, 지붕을 맞대고 담을 맞이어 수만 일을 지내왔다.
▶ 架巖 : 바위에 나무를 걸치고 지붕을 만듦.
▶ 鑿 : 깎음.
▶ 接屋 : 지붕이 잇대어 있음.
▶ 連墻 : 담이 쭉 연이어 있음.
嬴顚劉蹶了不聞, 地坼天分非所恤.
영씨인 秦나라가 망하고 劉씨네 漢나라도 망했음을 전혀 모르고, 땅이 쪼개지고 하늘이 갈라지는 三國의 다툼도 걱정거리가 아니다.
▶ 嬴 : 秦나라 황실의 姓.
▶ 顚 : 엎어지다. 멸망의 뜻.
▶ 劉 : 漢나라 황실의 姓.
▶ 厥 : 쓰러지다. 멸망의 뜻.
▶ 了不聞 : 전혀 그런 일을 듣지 못함.
▶ 地坼天分 : 땅이 갈라지고 하늘이 쪼개지는 듯한 漢末 三國(:위·촉·오)의 亂의 다툼을 가리킨다.
▶ 坼 : 터지다. 갈라지다.
種桃處處惟開花, 川原遠近蒸紅霞.
복숭아를 곳곳에 심어 꽃이 한창이니, 냇물과 들이 멀리서부터 가까이까지 붉은 노을에 싸인 듯하다.
▶ 蒸紅霞 : 붉은 노을이 서리어 있음.
初來猶自念鄉邑, 歲久此地還成家.
처음에 온 사람들은 그래도 고향을 생각했으나, 세월이 오래되자 이곳이 도리어 집이 되었다.
漁舟之子來何所? 物色相猜更問語.
고깃배의 그대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아래위를 훑어보며 의심스러워 또 말 물어본다.
▶ 物色 :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
▶ 猜 : 의심하다. 시기하다.
大蛇中斷喪前王, 群馬南渡開新主.
큰 뱀을 두 동강 내어 前朝를 멸망시켰고, 여러 司馬씨가 남으로 건너가서 새 임금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 大蛇中斷 : 漢나라가 일어난 瑞兆를 말한다. 《한서》 高帝紀에 일렀다.
‘高祖는 亭長으로서 고을의 죄수들을 驪山으로 호송하였다. (……) 고조는 술에 취하여 밤에 못 가를 지나가며 사람을 앞서가게 하였다. 앞서가던 자가 되돌아와 앞에 큰 뱀이 길을 막고 있으니 되돌아가자고 아뢰었다. 고조는 취하여 壯士가 가는데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하며 앞으로 나아가 칼을 뽑아 뱀을 쳐 잘랐다. 뱀은 마침내 두 동강이가 나서 길을 내고 몇 리 가다가 취하여 누웠다.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오다 뱀이 있던 곳에 이르니 한 할멈이 밤에 哭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왜 곡하느냐고 물었다. 할멈은 “어느 사람이 내 아들을 죽였으므로 곡하고 있소.”라고 대답했다. “할멈의 아드님은 어쩌다가 죽임을 당했는가?” “내 아들은 白帝의 아들인데 뱀으로 화하여 길을 막고 있었소. 지금 赤帝의 아들이 그를 베었으므로 곡하는 거요.” 사람들은 할멈이 허황되다고 매를 치려 하였는데 갑자기 할멈이 보이지 않았다. 뒤에 오던 사람들이 오자 고조는 깨어났다. 뒤에 오던 사람들이 고조에게 이 얘기를 하니 고조는 이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자부하였다.’
▶ 喪 : 망함. 前王은 秦나라 임금을 가리킨다.
▶ 群馬南渡 : 많은 司馬氏의 아들들. 곧 晉나라의 五王이 함께 長江을 건너 남쪽으로 갔다. 五馬란 瑯琊王·西陽王·汝南王·南頓王·彭城王으로 모두가 사마씨의 왕이었다. 그중 낭야왕 司馬睿가 천자가 되었다.
▶ 新主 : 새로운 왕조인 東晉의 천자.
聽終辭絕共悽然, 自說經今六百年.
말을 다 듣고 말도 끊이자 모두가 슬픈 빛을 띠우며, 자신들은 지금까지 6백 년을 여기서 지냈다고 말한다.
▶ 懐然 : 슬퍼하는 모양.
當時萬事皆眼見, 不知幾許猶流傳.
옛날의 모든 일은 모두 눈으로 보았지만, 얼마나 그것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지 모르겠단다.
爭持牛酒來相饋, 禮數不同樽俎異.
서로 다투어 쇠고기와 술을 가져다 대접하는데, 예법도 술상 차리는 법도 지금과는 다른 秦나라 식일세.
▶ 饋(궤) : 음식을 대접하는 것.
▶ 禮數 : 예의. 법도
▶ 樽俎(준조) : 술상에 차려놓은 술그릇과 안주그릇. 예법과 술상 차린 법이 다르다고 함은 옛날 秦나라의 법식을 따랐음을 뜻한다.
月明伴宿玉堂空, 骨冷魂淸無夢寐.
달밝은 밤 그들을 따라 숙소에 드니 玉堂은 허전하여, 뼈도 오싹해지고 정신도 맑아져 꿈도 잠도 못 이룬다.
▶ 件宿 : 데리고 가 묵게 하는 것.
夜半金鷄晭哳鳴, 火輪飛出客心驚.
밤중에 금빛 수탉이 우니, 불바퀴 같은 햇살이 솟아나와 나그네의 마음 놀래인다.
▶ 晭哳(조찰) : 새 우는 소리. 곧 닭 우는 소리.
▶ 金鷄 : 금빛나는 닭
▶ 火輪 : 불바퀴 같은 둥근 해
人間有累不可住, 依然離別難為情.
세상에 걸리는 일이 있어 머무르지 못하고, 의연히 이곳을 이별하려니 마음 서글퍼진다.
▶ 人間有累 : 사람들이 사는 사회의 가족·친지 따위로 매여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어부는 仙境에 와있지만 여러 가지 인간관계 때문에 집생각이 나서 그곳에 머물지 못하고 다시 속세로 돌아간다.
▶ 依然 : 미련이 끊이지 않는 모양.
船開棹進一回願, 萬里蒼茫煙水暮.
배를 내고 노를 저으며 뒤돌아보니, 만 리 저쪽은 아득히 안개 속에 감감해졌다.
▶ 蒼 : 검푸르게 아득한 것. 煙 : 안개 같은 것.
世俗寧知僞與真? 至今傳者武陵人.
세상에서야 어찌 그것이 거짓인지 정말인지 알 수 있으랴? 지금껏 이 얘기를 전한 이는 무릉의 어부뿐인데.
해설
도연명의 〈桃花源記〉는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晉나라 太元(:孝武帝의 年號, 376~396) 연간에 武陵 땅에 고기잡이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냇물을 따라가다가 길을 얼마나 갔는지 모를 적에 갑자기 복숭아 꽃나무 숲에 다다랐다. 냇물을 끼고 양편 기슭 수백 보 되는 땅에 다른 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芳草만 鮮美하고 떨어지는 꽃잎이 어지러웠다. 어부가 매우 이상히 여기고 다시 안으로 가며 그 숲을 조사하려 했다. 숲이 다하자 물의 근원을 이루는 하나의 산이 있었다. 그 산에 조그만 굴이 있었는데 흡사 빛이 있는 듯하여 곧 배를 버리고 굴로 들어갔다.
처음엔 매우 좁아서 겨우 사람이 지나갈 만하였으나, 다시 수십 보를 가자 훤히 틔었다. 땅이 넓고 집들이 또렷한데 田과 桑竹들이 자라있고 길들이 사방으로 통하고 닭과 개소리가 들렸다. 그곳에서 왕래하며 농사짓는 사람들의 입은 옷은 모두가 딴 세상 사람 같았고, 노인들과 아이들은 모두 편히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그들은 어부를 보자 곧 매우 놀라며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사실대로 대답하자 곧 집으로 청해다가 닭을 잡고 음식을 장만하여 술상을 내었다.
마을에선 이 사람 얘기를 듣고 모두 와서 물었다. 그들 자신은 先世에 秦나라 때의 난을 피하여 妻子와 고을 사람들을 거느리고 이 絶境으로 와서는 다시는 나가지 않아 마침내 外人들과 멀어졌다 말하였다. 지금은 어떤 세상이냐고 물었는데 漢나라가 있었음도 모르니 魏晉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 사람이 자세히 얘기하자 듣던 사람들은 모두 탄식하며 슬퍼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그를 자기 집으로 청해다가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 며칠을 머물다가 떠나왔는데, 그곳 사람들은 外人들에게 얘기할 게 못된다고 하였다.
나와서는 그의 배를 찾아 곧 온 길로 돌아오며 곳곳에 표를 해놓았다. 郡에 이르러 태수를 뵙고 이런 사실을 얘기했다. 태수는 곧 사람을 내어 그를 앞세워 전에 표해놓은 것을 따라갔으나 마침내는 길을 잃고 말았다. 南陽의 유자기는 고상한 선비이다. 이 얘기를 듣고 흔연히 가려 했으나 이루지 못하고 곧 병으로 죽으니 뒤로는 마침내 그곳을 찾는 사람도 없게 되었다.’
이 〈도화원기〉를 읽고 그린 상상도를 보고 韓愈가 읊은 것이 이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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