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5七言古風長篇-3定惠院海棠(정혜원해당)

耽古樓主 2024. 2. 14. 04:49

古文眞寶(고문진보)

정혜원의 해당화(定惠院海棠)-소식(蘇軾)

▶ 定惠院海棠 정혜원의 해당화를 읊은 시.
分類東坡先生詩에 自序하였다.
寓居인 정혜원의 동쪽 산에 잡화가 가득한데 해당화 한 그루가 있으나 그 고장 사람들은 귀함을 모른다.’
정혜원은 湖北省 黃州에 있는 절 이름蘇軾은 元豊 3(1080) 2월초 死一等을 감하여 그것으로 유배되었었다.

 

江城地瘴蕃草木只有名花苦幽獨.
江城 땅에는 습기가 많아 초목이 무성한데오직 한 그루 명화가 그윽히 외로움을 견디며 있다.
▶ 江城 호북성 황주를 가리킴長江 연안에 있으므로 江城이라 하였다.
▶ () : 熱濕으로 병에 잘 걸리게 하는 기운보통 瘴氣라 부른다.
▶ () : 번성함.

嫣然一笑竹籬間桃李漫山總麁俗.
대나무 울 사이에서 방긋 웃으니산 가득히 핀 桃李는 粗雜하고 속되게 보인다.
▶ 媽然 방긋 웃는 모습.
▶ 漫山 산에 가득히 퍼져 있는 것.
▶ () : 와 통하는 글자성글다조잡하다.

也知造物有深意故遣佳人在空谷.
조물주께 깊은 뜻이 있어미인을 조용한 골짜기로 보내셨음을 알겠다.
▶ 造物 만물을 창조한 분조물주.
▶ 佳人 해당화를 가리킨 말임.

自然富貴出天姿不待金盤薦華屋.
자연스러운 부귀한 모습은 하늘이 낸 姿態이니금쟁반에 담아 화려한 집에 바칠 필요가 없다.
▶ 薦華屋 화려한 집에 바치다.

朱脣得酒暈生臉翠袖卷紗紅映肉.
붉은 입술을 술에 대어 볼이 달아오른 듯푸른 소매깃 말리어 붉은 빛이 살에 비추이듯.
▶ 朱辱 붉은 입술해당화의 꽃잎을 비유한 것이다.
▶ 暈 해나 달의 무리볼이 붉게 상기됨.
▶ 翠袖 비취빛 옷소매.
▶ 春睡足 실컷 자고 난 미인의 모습에 해당화를 비유하였다.
唐書》 楊妃傳의 記事이다.
明皇이 일찍이 太眞妃를 불렀다. (……는 술에 곯아떨어졌다가 방금 일어났다명황은 이건 바로 해당화인데 잠이 족하지 못하구나고 말씀하셨다.’
양귀비의 이 典典를 인용한 것이다.

林深霧暗曉光遲日暖風輕春睡足.
숲이 깊고 안개는 짙어 새벽빛 더디니햇볕 따뜻하고 바람 가벼워 봄잠이 넉넉하다.

雨中有淚亦悽慘月下無人更淸淑.
빗속에 눈물 있어 처참하게 보이다가달빛 아래 아무도 없으니 더욱 맑고 깨끗하다.
▶ 淸淑 여인이 밝고 깨끗함.

先生食飽無一事散步逍遙自捫腹.
선생은 배부르게 먹고 아무 일도 없어서문을 나서 거닐며 자기 배를 문지른다.
▶ 先生 소식 자신을 가리킨다.
▶ 腹 배를 문지름.

不問人家與僧舍拄杖敲門看脩竹.
여염집이나 절을 가리지 않고짚었던 지팡이로 문 두드리고 들어가서 긴 대를 구경한다.
▶ 拄 버티다짚다拄杖은 지팡이를 짚음.
▶ 敲 두드리다.

忽逢絕艶照衰朽歎息無言揩病目.
갑자기 絕艶과 衰朽를 견주어 보고말없이 탄식하며 병든 눈을 닦는다.
▶ 絶艶 굉장히 아름다운 것해당화를 가리킨다.
▶ 衰朽 쇠하고 썩어진 것늙은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
▶ () : 문지르다훔쳐 닦다.

陋邦何處得此花無乃好事移西蜀?
시골 어느 곳에서 이 꽃을 얻었을까好事家가 西蜀에서 옮겨온 게 아닐까?
▶ 陋邦 더러운 고장해당화처럼 귀한 꽃이 자라기에 적합치 못한 시골.
▶ 西蜀 서쪽 蜀 지금의 四川省그곳엔 해당화가 많다고 한다.

寸根千里不易到銜子飛來定鴻鵠.
한 치 나무뿌리를 천 리 밖으로 옮기기 쉽지 않으니씨를 물고 날아온 것은 틀림없이 기러기나 고니일 터이다.
▶ 衛子飛來 씨를 물고 날아오다.
▶ 定鴻鵠 틀림없이 큰 기러기[]나 고니[]일 터이다.

天涯流落俱可念為飲一樽歌此曲.
하늘가로 떠나와 함께 동정할 처지여서한 통 술을 마시며 이 노래를 부르네.

明朝酒醒還獨來雪落紛紛那忍觸?
내일 아침 술이 깨어 또 혼자 올 적엔눈처럼 꽃잎이 어지러이 지리니 어찌 차마 손이나 대보랴?
▶ 天涯 하늘가먼 타향.
▶ 流落 유랑하다 떨어져 삶.
▶ 俱 해당화와 작자 자신 모두.
▶ 雪落紛紛 꽃잎이 떨어지기를 눈이 날리듯 하다.

 

 

 해설


海棠은 장미과의 落葉亞喬木으로 꽃은 봉오리 적엔 朱赤色, 피면 외면은 半紅, 내면은 분홍색이다.
蘇東坡는 이 꽃을 미인에 비유하면서 그것이 俗花와 다른 청절한 풍모를 노래하되, 한편 늙은 몸으로 이 江城에 유배된 자신의 처참한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해당은 자기의 고향 蜀에나 나는 것이지 이런 陋邦에 나는 것이 아니다. 그처럼 자기도 잘못되어 이 黃州 땅에 와있다는 말이다. 構成·含義·描寫가 모두 뛰어난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