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爲

耽古樓主 2022. 12. 26. 08:55
한문의 허사(虛詞)
之爲 구조조사
爲乎 의문어기
爲也 금지어기
爲哉 의문어기

필자는 이 글자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만 한문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행할 위자와 도울 위자는 전혀 별개의 글자이다. 전자는 2(wéi)으로 읽고, 후자는 4(wèi)으로 읽는다.
고대 중국어에서는 문장 안에서 實詞接續詞, 語氣詞로 쓰이는 경우에는 2성으로 읽고, 前置詞로 쓰이는 경우에는 4성으로 읽는다.
자는 假借字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4성으로 읽는다.

 

 

1. 實詞로서의 

이 글자가 實詞로 쓰이는 경우에도 여러 가지 용법과 뜻이 있는데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連繫性 動詞로 쓰인다. “이다

爾爲爾, 我爲我. 孟子 公孫丑上

너는 너고, 나는 나다.

 

(2)  이 되다” “을 담당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子游爲武城宰. 論語 雍也

子游武城县县長이 되었다.

 

(3)  돕다” “편들다라는 뜻의 타동사로 쓰인다. 4성으로 읽는다.

太尉入軍門, 行令軍中曰: “爲呂氏者右袒! 爲劉氏者左袒!” 史記 呂太后本記

태위 주발은 즉시 군문으로 들어가 장병들에게 영을 내렸다. “여씨를 편드는 자는 오른쪽 어깨를 벗고, 유씨를 편드는 자는 왼쪽 어깨를 벗어라

 

(4)  나오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인다.

夫滕 壤地褊小 將爲君子焉 將爲野人焉 孟子 滕文公上

대저 등나라가 땅은 협소하나, 장차 군자도 나올 터이며, 또한 장차 농민도 나올 터이다.

 

(5)  비교하여 말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인다.

管仲, 曾西之所不為他, 而子為我願之乎? 《孟子 公孫丑上

관중은 증서도 하찮게 여겼는데, 자네는 도리어 내가 그런 하찮은 일로 그와 견주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가?

 

한편 爲間이란 말이 있는데, 이것은 成語로서 有間과 뜻이 같다.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뜻이 있다.

 

서로 간에 정도와 수준상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가 근소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孔子之不逮舜爲間矣。《晏子春秋 外篇

공자는 순임금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차이는 극히 미미하다.

 

멀지 않은 시간을 말한다. “잠시 지나다” “잠깐 사이를 두다의 의미이다.

夷子憮然爲間曰。《孟子 滕文公上

夷子가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말하기를.

 

행할 위()”자에 관한 이상과 같은 實詞的 용법은 여기에서 논할 일이 아니다.

여기에서 논하고자 하는 것은 이 글자의 허사적 용법, 副詞, 介詞, 助詞, 語氣詞적 용법이다. 4성으로 쓰이는 에 관한 논의는 다음으로 미루고, 여기에서는 우선 2성으로 쓰이는 에 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2. 虛詞로서의 

 

(1)  ()[ 에 대하여]”의 뜻으로 쓰인다.

此其爲親戚兄弟若此, 而又況于仇讎之敵國也。《戰國策 魏策

이것 보라구, 그는 부모형제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데, 황차 원수 국가에 대해서야 말할 것도 없지.

 

魏為逢澤之遇, 朝爲天子。《戰國策 秦策

위나라가 [조나라 한단을 정벌하고] 봉택이란 곳에서 제후들과 회맹했다. [이때 위나라 왕은 夏王이라 칭하며] 천자에게 朝謁하러 가게 되었다.

 

爲其來也, 臣請縛一人過王而行。《晏子春秋 雜篇

그가 왔을 때, 내가 한 사람을 포박하여 대왕의 앞으로 지나가기를 청합니다.

 

(2)  等立連詞로서 [ ,  ]” “[  ,  ]”에 상당한다.

이러한 용법은 흔치 않다. 맹자 시대 이후에는 아무도 이와 같은 용법으로 를 쓴 일이 없다.

 

不得, 不可以為悅; 無財, 不可以為悅得之有財, 古之人皆用之, 吾何為獨不然? 孟子 公孫丑下

이렇게 하지 못하면, 마음이 흡족할 수 없었고; 또 이렇게 할 만한 재물이 없으면, 또한 흡족할 수가 없었다. 법제상으로 그런 관곽을 쓸 자격이 있고, 또 그런 관곽을 쓸 만한 재산이 있으면, 옛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장만해서 썼는데 내 어찌 홀로 그렇게 하지 않았겠는가?

 

屠耆單于使日逐王先賢撣 兄右奧鞬王爲烏藉都尉 各二萬騎屯東方 以備呼韓邪單于。《漢書 匈奴傳

屠耆 선우는 日逐王 先賢撣의 형인 右奧鞬王烏藉都尉를 각각 2만 기로 동방에 주둔시켜 呼韩邪 선우를 방비했다.

 

(3)  假設連詞 만약” “가령의 뜻으로 쓰인다.

孫叔敖戒其子曰:

爲我死, 王則封女, 女必無受利地.” 列子 說符篇

손숙오가 그의 아들에게 훈계하여 말했다.

만약 내가 죽으면, 왕은 너에게 봉토를 하사할 것이다. 그때 너는 반드시 좋은 땅을 취해서는 안 된다.”

 

秦宣太后愛魏醜夫將死, 出令曰:

爲我葬, 必以魏子為殉!”戰國策 秦策二

진나라의 宣太后는 위추부와 사통하고 있었다. 태후가 병이 들어 죽음이 임박하자, 이런 명령을 내렸다.

만약 내가 죽어 장례를 지낼 때 위추부를 반드시 함께 순장시켜다오!”

 

(4) 之爲 構造助詞로서 기능한다.

목적어를 동사 앞에 위치시키고 만을 한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惟奕秋之爲聽. 孟子 告子上

오직 奕秋의 말만을 듣고.

 

故人苟生之爲見, 若者必死;

苟利之爲見, 若者必害。《荀子 禮論

그러므로 사람이 가령 살아가는 일면만을 보게 되면, 그런 자는 반드시 죽음에 이를 것이요;

가령 이익이 되는 일면만을 보게 되면, 그런 자는 반드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관형어와 중심어 사이의 구조관계를 나타낸다.

醫之爲書, 至是始備; 醫之爲道, 至是始明.

의서는 이 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비되었으며; 의도는 이때 이르러서야 비로소 번영하게 되었다.

 

(5)  語氣詞가 되어 명령, 감탄, 금지의 어기를 나타낸다. 또한 의문의 어기도 나타내는데 이때에는 爲乎, 爲哉로 연용된다.

誦詩三百, 授之以政, 不達; 使於四方, 不能專對; 雖多, 亦奚以爲? 論語 子路

시 삼백 편을 외우고도, 정사를 맡아서 통달하지 못하고, 사방에 사신을 보내어 능히 홀로 응대하지 못하면, 비록 시를 많이 읽었으나 또한 무엇에 쓰겠느냐

 

卒有病疽者, 起爲吮之. 卒母聞而哭之. 人曰: ", 卒也, 而將軍自吮其疽, 何哭爲?" 史記 孫吳列傳

병졸 가운데 종기를 앓는 자가 생기자 오기(吳起)는 그를 위해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었다. 병졸의 어머니는 그 소문을 듣고 소리 내어 우니, 어떤 사람이 이르기를 당신 아들은 병졸에 지나지 않는데 장군께서 친히 종기를 빨아 주기까지 하였오. 어찌하여 우는 것입니까?”

 

今我何以子之千金劍爲乎? 呂氏春秋 異寶篇

지금 내가 당신의 천금 같은 검을 가지고 무엇에 쓸까?

 

日出而作, 日入而息, 逍遙於天地之間, 而心意自得, 吾何以天下爲哉? 莊子 讓王篇

해가 뜨면 나가 일하고, 해가 지면 집에 돌아와 쉬면서, 천지간을 유유히 소요하며, 마음은 한가롭게 자득하고 있습니다. 어찌 천하 따위를 일삼겠습니까?

 

위에서 살펴본 예문들은 모두 의문문이다.

이 경우 자가 단독으로 쓰이든, 爲乎爲哉처럼 연용으로 쓰이든 간에 모두 와 같은 별도의 의문사를 꼭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하에서는 금지의 어기를 표시하는 의 용법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子路入, 及門, 公孫敢闔門曰: “毋入爲也!” 史記 衛世家

자로가 들어가 입구에 이르렀을 때, 公孫이 대담하게 문을 닫으며 말했다. “들어오지 마라!”

 

위 예문은 금지어기를 표시하는 의 용례이다. 이 문장에서 금지의 뜻은 이미 毋入으로 충분히 전달되지만, 다시 爲也를 추가하여 가중적으로 금지어기를 나타내고 있다.

予無所用天下爲! 莊子 逍遙游篇

나에게는 천하 같은 것은 필요도 없다!

 

今故告之, 反怒爲! 漢書 趙后傳

지금 각별히 말해 두겠는데, 너는 도리어 화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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