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爰

耽古樓主 2022. 12. 25. 05:42
한문의 허사(虛詞)
爰及 그리고 ~와 함께


은 고서 가운데,
詩經중에 50번 나오고,
書經에서는 일상적으로 쓰였으며,
楚辭 天問에서도 많이 쓰였다.
左傳》《論語》《孟子에서는 쓰인 일이 전혀 없다.
다만, 孟子 梁惠王下에서는 爰及姜女[그리고 강씨 성의 여성과 함께]”라고 나오는데, 이것은 詩經을 인용한 것이다.
이후에는 문장 중에 쓰였다 하더라도 옛 문장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고,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이 자의 진의를 모르는 상태에서 난용된 사례가 많이 보이는데, 여기에서는 이러한 난용 사례에 대하여는 논외로 한다.
다만, 六朝人들은 詩經 大雅 綿小雅 鴻雁에 나오는 爰及 그리고 ~와 함께以及으로 잘못 해석하여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에 관하여는 부득이 설명을 가했다.

 

(1)  에 대하여 미친다()”라는 뜻이다.  자의 뜻으로 쓰이는  介詞 용법과 連詞 용법이 있다.

전치사적 용례 : “에 대하여” “에 이르러

盤庚旣遷, 奠厥攸居, 乃正厥位, 綏爰有衆. 尙書 盤庚下

반경이 도읍을 이미 옮기어, 그 사는 곳을 한정시키고, 이에 그들의 벼슬을 바로잡아, 백성들에게 안락한 생활을 마련해 주었다.

 

爰周郅隆 史記 司馬相如傳 封禪文

주왕조에 이르러 가장 융성했다.

 

連詞적 용례 : 병렬관계[“, ”], 연관관계[“이리하여”]

太保命仲桓南宮毛, 俾爰齊侯呂伋, 以二干戈虎賁百人, 逆子釗於南門之外. 尙書 顧命

태보는 중환과 남궁모에게 명하여, 그들과 제나라 제후인 여급으로 하여금 두 사람이 방패와 창을 들고 호위병 백명을 거느리고, 태자 쇠를 남문 밖에서 맞아들였다.

 

 

(2) 은 후대에 자와 같은 뜻으로 쓰이게 되었지만, 자의 용법은 이후 자와 다르게 발전했다. , 자 모두 의문대명사로서 어디라는 뜻이 있다.

爰有寒泉? 在浚之下. 詩經 邶風 凱風

차거운 샘물은 어디에 있는가? 준읍 아래에 있다.

 

爰采唐矣? 沫之鄕矣! 詩經 鄘風 桑中

새삼 덩굴 뜯으러 어디까지 갔었나? 沫邑 마을까지 갔었지!

 

(3) 자와 자 모두 兼詞로서 이리하여(于是)” “여기에” “저기에의 뜻이 있다.

樂土樂土, 爰得我所. 詩經 魏風 碩鼠

낙토여, 낙토여, 그곳에 내가 살 곳을 얻었도다.

 

爰有大物, 非絲非帛. 荀子 賦篇

여기에 大物이 있는데, 실도 아니고 비단도 아니다.

 

(4)   모두 連詞가 될 수 있으며, “이에” “바로의 의미가 있다.

古公亶父, 來朝走馬, 率西水滸, 至于岐下. 爰及姜女, 聿來胥宇. 詩經 大雅 綿

古公亶父가 아침 일찍이 말을 달려, 서쪽 물가를 따라서 기산의 언저리에 이르렀다. 이리하여 강씨 성의 여성과 함께 와서, 궁궐 자리를 보았다.

 

周原膴膴, 蓳茶如飴. 爰始爰謀, 爰契我龜. 詩經 大雅 綿

주나라 넓은 들판이 기름져, 쓴나물 씀바귀도 엿처럼 달콤했다. 바로 여기에서 시작하시고, 바로 여기에서 계획하셨으며, 그리고 거북으로 점을 쳐보셨다.

 

爰居爰處, 爰喪其馬.詩經 邶風 擊鼓

이에 거하고 이에 처하여, 이에 말을 잃고.

 

父死不葬, 爰及干戈. 史記 伯夷傳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례도 치루지 못했는데, 바로 전쟁에 이르게 되었다.

 

夫天下稱誦周公, 言其能論歌文武之德, 宣周邵之風, 達太王王季之思慮, 爰及公劉, 以尊后稷也. 史記 太史公自序

무릇 천하사람들이 주공을 칭송하고 있는 것은, 그가 능히 문왕과 무왕의 덕을 시가(詩歌)로서 논했으며,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의 노래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결국은 태왕(太王)과 왕계(王季)의 사려 깊은 지혜에 통하게 되고, 마침내는 공유의 공적에 미치고, ‘후직까지 높인 까닭이다.

 

之子于征, 劬勞于野. 爰及矜人 哀此鰥寡. 詩經 小雅 鴻雁

그분 길 떠나시니, 들판에서 고생하신다. 이에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시니, 이 홀아비와 과부를 불쌍히 여기신다.

 

상기 예문에서 인용한 爰及

그리하여(于是)”라는 뜻을 가진 접속사로서의 자와

에 까지 미치다(及于)” 또는 동반하다(偕同)”라는 뜻을 가진 동사로서의 자가 합쳐진 말이다. 尙書 無逸에 보면, 爰暨라고 보이는데, 이것은 바로 爰及과 같은 용법이다. 여기에서의 미칠 기자로서 과 같다.

尙書 無逸의 원문을 인용해 보면, “其在高宗, 時舊勞于外, 爰暨小人.”이라고 보이는데, 풀이해보면, “고종 때에는, 실로 오랫동안 밖에서 일을 하여, 이에 낮은 백성들과 함께 했다.”와 같다.

그러나 六朝人들은 이 爰及 그리고 ~와 함께以及으로 잘못 해석하여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례는顔氏家訓 한 책에서만도 적지 않게 보이는데, 몇 가지 예문을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後母之弟與前婦之兄, 衣服飮食爰及婚宦, 至于上庶貴賤之隔, 俗以爲常. 顔氏家訓 後娶篇

계모가 낳은 아우와 아버지 전처의 형에게 있어서, 의복과 음식 그리고 결혼과 벼슬에 있어서도, 사서(士庶)와 귀천의 간격이 심하지만, 이들의 풍속은 이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生民之本, 要當稼穡而食, 桑麻而衣. 蔬果之蓄, 園場之所産; 鷄豚之善, 埘圈之所生; 爰及棟宇器械, 樵蘇脂燭, 莫非種殖之物也. 顔氏家訓 治家篇

사람을 살게 하는 근본은, 마땅히 농사를 지어 먹어야 하고, 상마로써 옷을 해 입어야 하는 데 있다. 채소와 과일의 비축은, 숲과 농장에서 생산되는 것이며, 닭과 돼지의 먹을 거리는, 닭장과 우리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살고 있는 집과 기물이며 도구나, 땔감이나 불을 밝히는 기름도, 어느 것 하나 심고 가꾸는 물건에서 나오지 않는 것이 없다.

 

但知抱令守律, 早刑晩舍, 便云我能平獄, 爰及農商工賈, 廝役奴隸, 釣魚屠肉, 飯牛牧羊,皆有先達可爲師表, 博學求之, 無不利于事也.顔氏家訓 勉學篇

단지 명령과 법률로써, 아침에는 죄인에게 형벌을 내리고 저녁에는 이를 풀어주는 것을 보고, 곧 나도 재판관이 될 수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농민이나 상인이나 공인이나, 마구간에서 일하는 노예나, 물고기를 잡는 어부나, 도살을 하는 백정이나, 소몰이나 양치기와 같이 천한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모두 다 먼저 통달하는 자가 있으면, 가히 사표로 삼아서, 널리 배우게 하여 이를 찾는다면, 사리에 이롭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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