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피동을 나타내는 관용 형식

耽古樓主 2024. 7. 21. 01:04

此吾死所也, 彎弓射賊數人, 爲賊所害. -유성룡 징비록

“여기가 내 죽을 자리로구나.”

활을 당겨 왜적 몇을 쏘고 적에게 살해당했다.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평양에서 임진강을 방어선으로 적과 대치하던 때였습니다. 배가 없어서 임진강을 건너지 못하던 일본군이 퇴각하는 척하며 조선군을 유인했지요. 전쟁 경험이 많았던 유극량과 몇몇 장수가 유인책일 수도 있음을 경고했지만 유극량보다 직급이 높았던 신할, 임진강 방어의 책임자였던 한응인이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적을 무서워하여 사기를 떨어뜨린다며 유량을 베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유량은 화를 내며 자신의 군사들을 이끌고 선두에 서서 임진강을 건넜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비겁함 때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였지요. 그리고 적을 추격하다 예상했던 매복에 걸려 전사합니다. 위 구절은 죽기 직전의 그의 모습을 유성룡이 묘사한 대목입니다.

이로써 임진강 방어선이 무너지고 적들은 조선군이 타고 왔던 배로 임진강을 건넜습니다. 유량을 베려 했던 신할은 싸우다 죽었지만 후방에 있었던 한웅인은 살아남았고, 조정에서는 그의 패전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피동을 나타내는 관용 형식爲A所B, AB, 爲A見B

 

爲賊所害에 사용된 '爲A所B' 형식은 피동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관용 형식입니다. 'A가 B하게 되다' 또는 'A가 B당하다'는 뜻으로 해석하지요. 이때 A에는 명사가 오고, B에는 동사가 옵니다.

 

爲는 앞에서도 나왔듯이 용법이 매우 다양한 글자입니다. 그래서 見처럼 ‘爲AB’구조, 즉 '爲+명사+동사' 구조만으로도 피동의 의미를 나타낼 수 있지요. 그렇지만 이럴 경우 爲의 뜻 자체가 다양하므로 해석이 모호해질 때가 많습니다. 爲A所B는 그런 모호함을 없애는 형식입니다.

 

明者唯爲之使. -장자 열어구

눈 밝은 사람은 오직 그것들(외부 사물들)에게 부려진다.

 

연습

 

▶多多益善, 何爲爲我禽.-사기 회음후열전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고 하면서 어째서 나에게 잡혔나?

-: '사로잡을 '과 통한다.

-황제가 된 유방과 개국 공신임에도 연금 상태에 처해진 한신이 나눈 대화의 한 구절이다. 한신이 유방은 십만 명 정도의 병사를 거느릴 수 있으나 자신은 병사가 많을수록 더 좋다고 말하자 유방이 웃으며 던졌던 질문이다. 한신은 유방이 장수를 잘 거느리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유방에게 잡혔다고 대답한다.

 

 

列傳권92-淮陰侯列傳(회음후열전)

韓信( ? ~ 기원전 196년)은 前漢의 장군이자 제후이다. 회음현 출신으로 유방의 부하로 있을 때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해, 유방의 패권을 결정지었다. 漢初三傑 중 하나로 꼽히며, 蕭何가 國士無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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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飢者易爲食, 渴者易爲飮.-맹자 공손추상

굶주린 이에게는 밥을 먹이기가 쉽고 목마른 이에게는 물을 마시게 하기가 쉽다.

-가 피동이 아니라 사동의 의미를 더해 준 예이다. 그렇지만 爲食爲飲'밥 되기와 음료 되기', '밥 만들어 주기와 마실 것을 만들어 주기' 등으로 풀기도 한다.

는 내포된 의미가 넓은 단어라 문맥에서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 이상 주동과 사동, 능동과 피동을 확정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한나라 때부터 피동을 나타낼 때 AB 형식이 선호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맹자집주 공손추장구 상 제1장

孟子集註大全卷之三 公孫丑章句上 凡九章 모두 9장이다 公孫丑問曰: 「夫子當路於齊, 管仲·晏子之功, 可復許乎?」 公孫丑가 물었다. “夫子께서 齊나라에서 要路를 담당하신다면, 管仲과 晏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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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吾聞先卽制人, 後卽爲人所制. -사기 항우본기

나는 앞서면 남을 제압하고 뒤서면 남에게 제압당한다고 들었습니다.

 

 

본기7. 項羽本紀1(항우본기1)

項羽本紀는 秦나라 말기에 楚覇王이라 불리던 項羽의 일생을 기록한 것이다. 항우는 陳勝과 吳廣이 난을 일으키자 숙부 項梁과 吳中郡에서 군사를 일으키고, 진나라 군대를 격파하고 스스로 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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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有美堯舜湯武禹之道於當今之世者, 必為新聖笑矣. -한비자 오두

지금 시대에 만약 요나 순, 탕이나 무, 우 임금이 간 길을 아름답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새 성인들에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

-요나 순, 우 같은 이들은 중국의 전설적인 성인들이나 그 당대에는 그들 역시 새로운 성인들이었다. 그러므로 현재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새로운 성인을 칭송하고 따라야 한다. 한비자의 현실주의적 관점이 배어 있는 구절이다.

 

▶聖人之道, 入乎耳存乎心, 蘊之爲德行, 行之爲事業, 彼以文辭而已者, 陋矣.-주렴계 소학 가언

성인의 길은 귀로 들어와 마음에 머물러, 쌓으면 덕행이 되고 행하면 사업이 된다. 저 글만 쓰고 마는 이들은 비루하다.

-오늘날 '사업'은 주로 기업 경영과 관련된 개념으로 쓰인다.

-爲 뒤에 동사가 아닌 명사(명사)가 와서 목적어 또는 보어로 쓰인 예이다. '되다', '이루다'로 번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