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後集28-與孟簡尙書書(여맹간상서서)-韓愈(한유)

耽古樓主 2024. 3. 13. 05:49

古文眞寶(고문진보)

與孟簡尙書書(여맹간상서서)-韓愈(한유)

 


蒙惠書云, 有人傳愈近少奉釋氏者妄也.
제게 주신 서신에 이르기를, 누군가 전하기를 제가 근래에 불교를 약간 받든다고 하였다는데 헛소리입니다.
惠書 : 상대방의 편지를 높이어 부르는 말.
: 이 글의 작자 한유의 이름, 자신을 지칭함.
釋氏 : 부처. 석가모니. 불교의 창시자를 가리킴.

潮州時有一老僧號太顚, 頗聰明識道理, 遠地無所可與語者.
潮州에 있을 적에 한 老僧의 호가 太顚로, 제법 총명하고 도리를 알고 있었고, 객지의 저에게는 더불어 얘기할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潮州 : 지금의 廣東省 海陽縣 근처 고을 이름. 나라 憲宗 元和 14(819) 鳳翔으로부터 佛骨을 궁중으로 모셔들이자, 한유는 그 부처의 뼈를 물이나 불에 던져 버려야 한다는 내용의 佛骨表를 올렸다가 죄를 얻어 조주로 귀양갔다. 뒤에 다시 袁州로 옮겨졌다.
太顚 : 조주의 중 이름. 한유는 조주에서 그와 친히 지냈다.

故自山召至州郭, 留十數日.
그래서 산으로부터 조주 外城으로 오도록 초청하여 수십 일을 머물게 하였습니다.
: 外城, 밖의 성.

實能外形骸, 以理自勝, 不爲事物侵亂, 與之語, 雖不盡解, 要自胸中, 無滯礙, 以爲難得, 因與往來.
그는 실로 육체는 도외시할 수 있었고 이치로써 자신을 억눌러 사물에 侵亂당하지 않으매, 그와 더불어 대화할 적에 비록 다 이해하지는 못하였으나, 요컨대 자연히 가슴속에 걸리고 막힘이 없었으니 얻기 어려운 상대라 여겼으므로, 서로 왕래하게 되었습니다.
外形骸 : 육체와 관계되는 일들은 도외시하다.
事物侵亂 : 사물이 마음을 침범하고 어지럽히다. 세상 속사가 마음에 침범하고 어지럽히다.
無滯礙 : 두 사람의 가슴속에 걸리거나 막히는 일이 없었다. 서로 욕심없이 깨끗이 잘 뜻이 통하였음을 뜻함.

及祭神至海上, 遂造其廬, 及來袁州, 留衣服爲別, 乃人之情, 非崇信其法, 求福田利益也.
바닷가로 가서 海神에 제사지낼 적에 그의 움막을 방문하였고, 袁州로 오게 되자 의복을 남겨놓고 작별하였는데 그것은 곧 人之常情이지, 불법을 崇信하여 행복과 이익을 추구함은 아니었습니다.
造其廬 : 그의 움막을 방문하다.
袁州 : 지금의 江西省 宜春縣 근처의 고을. 한유는 처음에 조주로 쫓겨났다가 같은 해에 곧 원주로 옮겨졌다.
福田 : 불가어로 사람이 공양을 잘하여 뒤에 받게 되는 福報를 뜻한다. 밭에 씨뿌리고 농사를 잘 지어 가을에 많은 추수를 한다는 데서 뜻을 취하였다. 無量壽經淨影疏.

孔子云:
“丘之禱久矣.”
공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기도해 온 지 오래되었다."
 孔子 : 논어 述而편에 보이는 공자의 말.

 

 

論語集註 述而 第七(논어집주 술이 제칠) 第三十四章

▣ 第三十四章 子疾病,子路請禱。 孔子께서 病患이 위중하시자, 子路가 神에게 祈禱하기를 청하였다. 子曰: 「有諸?」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이치가 있는가?” 子路對曰: 「有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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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자의 이름.


凡君子行己立身, 自有法度, 聖賢事業, 具在方冊, 可效可師.
무릇 군자의 행동과 몸가짐에는 자연히 법도가 있게 마련이고 聖賢의 事業이 모두 책에 적혀 있어서 본받을 수도 있고 배울 수도 있습니다.
方冊 : . 典籍을 가리킴.

仰不愧天, 俯不愧人, 內不愧心, 積善積惡, 殃慶自各以其類至, 何有去聖人之道, 捨先王之法, 而從夷狄之敎, 以求福利也?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고, 人間에 굽혀서 부끄러움이 없으며, 속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으니, 善을 쌓거나 악을 쌓으면 재앙이나 경사가 자연히 각각 그 종류를 따라 이를 터인데, 어찌 성인의 도리를 없애고 선왕의 법도를 버리고, 오랑캐의 가르침을 좇아 행복과 이익을 추구할 리가 있겠습니까?


『詩』不云乎.
“愷悌君子, 求福不回.”
《詩經》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의젓하신 군자께서는 복을 추구하심에 그릇됨이 없네!"
: 시경大雅 旱麓에 보이는 구절.
愷悌 : 愷弟로도 쓰며 '樂易'의 뜻毛傳. 곧 의젓한 것.
: 의 뜻으로 그릇된 것, 비뚤어진 것.

傳又曰:
“不爲威惕, 不爲利疚.”
〈傳〉에도 말하였습니다.
“위협 때문에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이익 때문에 마음고생 하지 않는다.”
: 左傳哀公 16년에 보이는 글과 비슷함.
威惕(위척) : 위협을 두려워함.
利疚(이구) : 이익 때문에 마음고생함. 는 오랜 병의 뜻.

假與釋氏能與人爲禍福, 非守道君子之所懼也, 況萬萬無此理.
설사 석가모니가 사람에게 禍福됨을 줄 수 있다손 치더라도 道를 지키는 군자로서는 두려워할 바가 아닌데, 하물며 전혀 그러할 리도 없으니 어떻겠습니까?

且彼彿者, 果何人哉?
더욱이 저 부처란 과연 어떤 사람입니까?

其行事類君子邪? 小人邪?
그의 행사가 군자와 비슷합니까? 소인과 비슷합니까?

若君子也, 必不妄加禍於守道之人, 如小人也, 其身已死, 其鬼不靈. 天地神祇, 昭布森列, 非可誣也.
만약 군자의 부류이면 반드시 도를 지키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재난을 내리지 않을 터이고, 만약 소인의 부류라면 그의 몸은 이미 죽었고 그 귀신은 靈通하지 않을 터이며, 天神과 地祇가 밝게 살펴 빈틈이 없으니 속일 수도 없을 터입니다.
神祇 : 天神地祇. 하늘의 신과 땅의 신.
昭布森列 : 널리 밝히고 살펴 빈틈이 없음.

又肯令其鬼行胸臆, 作威福於其間哉.
또 어찌 그 귀신이 생각대로 행동하며 세상에 불행과 행복을 짓도록 수긍하겠습니까?

進退無所據, 而信奉之, 亦且惑矣.
進退에 의지할 곳이 없으매, 그를 신봉함은 더욱 미혹되는 것입니다.

且愈不助釋氏而排之者, 其亦有說.
더욱이 저는 불교를 돕지 않고 배척한 사람으로, 거기에도 제 나름의 이론이 있습니다.

孟子云:
“今天下不之楊則之墨.”
《孟子》에 일렀습니다
"지금 천하의 의논이 楊子에게로 가지 않으면 墨子에게로 간다.”
孟子云 : 맹자滕文公 하편에서 맹자가 의 이론이 천하에 가득 차서, 천하의 이론이 양주에게로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한 말을 줄인 것이다.

 

 

맹자집주 등문공장구 하 제9장

公都子曰: 「外人皆稱夫子好辯, 敢問何也?」 公都子가 말하였다. “외인이 모두 부자께서 변론을 좋아한다고 칭합니다. 감히 묻습니다, 어째서입니까?” 孟子曰: 맹자가 말하였다. 「予豈好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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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楊朱. 전국시대 나라 사람. 자기의 머리털 하나를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 해도 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주장했던 학자.
: 墨翟. 전국시대 나라 사람으로, 모든 사람을 똑같이 사랑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爲他主義兼愛를 주장했던 사람. 墨家의 창시자로 그에게는 墨子15권의 저술이 있다.

楊墨交亂而聖賢之道不明, 聖賢之道不明, 則三網淪而九法斁, 禮樂崩而夷狄橫, 幾何其不爲禽獸也.
양자와 묵자가 함께 어지럽히면 성현의 도가 분명치 않게 되고, 성현의 도가 분명치 않으면 곧 三網이 타락하고 법도가 무너지고, 예악이 무너지면 오랑캐가 횡행할 터이니, 어떻게 새나 짐승이 되지 않겠습니까?
三綱 : 君爲臣綱·父爲子綱·夫爲婦綱의 세 가지 유교의 기본 윤리.
: 물에 빠지다. 멸실되다.
九法 : 서경洪範편에 나오는 九疇, 천하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아홉 가지 원리, 五行·敬用五事·農用八政·協用五紀·建用皇極·乂用三德·明用稽疑·念用庶徵·嚮用五福·威用六極의 아홉 가지임.
() : 무너지다, 패하다.
: 횡행하다.

故曰: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그러므로 말합니다.
“양자와 묵자를 막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는 聖人의 門徒이다.”
故曰 : 이 구절도맹자滕文公 하편에 보이는 맹자의 말임.

揚子雲曰:
“古者楊墨塞路, 孟子辭而闢之廓如也.”
揚子雲이 말하였습니다.
“옛날에 양자와 묵자가 길을 막았는데, 맹자께서 물리치고 길을 열어 훤하게 하셨다.”
揚子雲 : 대의 작가 揚雄. 子雲은 그의 자이며, 만년에는 賦作을 걷어치우고 논어를 본떠서 法言을 지었다. 이곳의 말은 법언吾子편에 보이는 말.
塞路 : 올바른 길을 막음.
廓如(확여) : 텅 빈 모양, 훤한 모양.

夫楊墨行, 王道廢, 且將數百年, 以至於秦, 卒滅先王之法, 燒除經書, 坑殺學士, 天下遂大亂.
저 양자와 묵자의 이론이 성행하며 王道를 무너뜨리더니, 수백 년을 거쳐 秦나라에 이르러는 마침내 선왕의 법도를 망치고 경서를 태워 없애고 學士를 묻어 죽이니, 천하가 마침내 크게 어지러워졌습니다.
燒除經書, 坑殺學士 : 경서들을 태워 없애고 선비들을 땅에 묻어 죽이다. 진시황이 학문을 통일하고 자기에 대한 비판을 막기 위해 시황 34(기원전 213) 焚書를 하고 다음해 坑儒를 했던 일.

及秦滅漢興, 且百年尙未知修明先王之道, 其後始除挾書之律, 稍求亡書, 招學士, 經雖少得, 尙皆殘缺, 十亡二三.
진나라가 망하고 漢나라가 일어나서 백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선왕의 도를 닦고 밝힐 줄 모르다가, 그 뒤에야 비로소 책을 끼고 다님을 금하던 법률을 해제하고, 없어진 책을 조금씩 구하고 학자들을 불러들임으로써, 경서들을 약간 구하기는 하였으나 모두가 없어지고 빠진 것이어서, 열 가운데 두셋은 없어졌습니다.
挾書之律 : 진시황이 李斯의 제의로 모든 文學·詩書·百家에 관한 책들을 30일 안에 없애버리라고 내렸던 禁令. ‘敢有挾書者族(감히 서책을 끼고 다니면 멸족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是指秦始皇在統一中國以後213年實施焚書時頒布的一條法令。「敢有挾書者族」,即對私自收藏持有違禁書籍的人滅族
이 법률은 漢 惠帝 때에 이르러 정식으로 없어졌다.
殘缺 : 없어지고 빠진 것.

故學士多老死, 新者不見全經, 不能盡知先王之事, 各以所見爲守, 分離乖隔, 不合不公, 二帝三王群聖人之道, 於是大壞.
옛 학자에 늙어 죽은 자가 많고, 신참 학자는 온전한 경서들을 보지 못하여 선왕들의 일을 완전히 알 수가 없으매, 제각기 자기가 본 것만을 지키어 학문이 乖離되어 합당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으니, 二帝와 三王 같은 성인들의 도가 이에 크게 毁壞되었습니다.
分離乖隔 : 학문 방법과 내용이 서로 떨어져 멀어지고 서로 어긋나고 달라진 것.
二帝三王 : 二帝·, 三王夏禹·商湯·周文王武王.

後之學者, 無所尋逐, 以至于今泯泯也, 其禍出於楊墨肆行而莫之禁故也.
후세의 학자로서는 찾아서 쫓을 바가 없으매, 지금까지 알아볼 수가 없었으니, 그러한 화는 양자와 묵자의 이론이 멋대로 행하여져도 금하지 않았던 까닭으로 생겨났습니다.
混混: 없어진 모양, 어두운 모양, 잘 알아볼 수 없는 모양.
肆行 : 멋대로 행해짐.

孟子雖聖賢, 不得位, 空言無施, 雖切何補.
맹자가 비록 성현이나 합당한 지위를 얻지 못하여, 空言일 뿐 시행되지 않았으니 비록 말이 절실하더라도 무슨 보탬이 되었겠습니까?
不得位 : 법령으로 邪學을 금할 위치를 얻지 못하다. 왕위에 오르지 못하다.

然賴其言, 而今學者尙知宗孔氏, 崇仁義, 貴王賤覇而已.
그렇지만 그분의 말씀 덕분에 지금의 학자가 그나마 孔子를 종주로 삼아 인의를 숭상하며 王道를 귀히 여기고 覇를 천히 여길 줄 알게 되었을 따름입니다.
貴王賤覇 : 王道를 귀히 여기고 覇道를 천히 여기다, 덕으로 다스림을 귀히 여기고 힘으로 다스림을 천히 여기다.

其大經大法, 皆亡滅而不救, 壞爛而不收, 所謂存十一於千百, 安在其能廓如也?
그 위대한 강령과 법도는 모두 없어져서 되살릴 수 없고, 부서지고 썩어서 거둬들일 수 없으니, 이른바 ‘남은 것이 千百에 대하여 十一’ 정도이니, 어디에서 훤하게 밝힐 수 있겠습니까?
大經大法 : 세상을 올바로 이끄는 위대한 강령과 위대한 법도

然向無孟氏, 則皆服左衽而言侏離矣.
그렇지만 옛적에 맹자가 없었다면 우리는 모두 左衽의 복식을 하고 侏離를 말하게 되었을 터입니다.
左衽(좌임 : 옷섶을 왼편으로 여미는 복식. 곧 오랑캐 풍습임.
侏離(주리) : 오랑캐들의 말 後漢書南蠻傳.

故愈常推尊孟氏, 以爲功不在禹下者, 爲此也.
그래서 제가 늘 맹자를 推尊하며 그분의 공로가 禹임금 아래에 있지 않다고 여김도 이 때문입니다.

漢氏以來, 群儒區區修補, 百孔千瘡, 隨亂隨失, 其危如一髮引千鈞, 緜緜延延, 寖以微滅.
漢나라 이래 유학자들이 조금씩 수정하고 보충하여 百孔千瘡이던 것이 난리마다 망실되어, 그 위태로움은 一髮引千鈞과 같으니, 면면히 이어지며 점점 소멸하는 형편입니다.
區區 : 또는 적은 모양.
百孔千瘡 : 백개의 구멍과 천개의 종기. 결함과 부족이 무수한 모양.
一髮引千鈞 : 한 가닥 머리카락으로 천균의 무게를 끌다. 1균은 30.
緜緜延延 :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양.
() : 점점.

於是時也, 而唱釋老於其間, 鼓天下之衆而從之, 嗚呼, 其亦不仁甚矣.
이러한 시국에 거기에다 불교와 도교를 제창하면서 천하의 대중을 충동하여 이를 따르게 한다면, 아아, 그건 또한 너무나 어질지 않은 짓입니다.


釋老之害, 過於楊墨, 韓愈之賢, 不及孟子.
불교와 도교의 弊害는 양자와 묵자보다도 더하나 韓愈의 현명함은 맹자에 미치지 못합니다.
釋老 : 석가모니와 老子, 불교와 도교,

孟子不能救之於未亡之前, 而韓愈乃欲全之於已壞之後, 嗚呼, 其亦不量其力.
맹자도 아직 완전히 망하기 전에 구원하지 못하였거늘, 이 한유가 이미 무너진 뒤에 온전히 돌려놓고자 한다면, 아아, 그것은 또 그 자신의 능력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且見其身之危, 莫之救以死也.
더욱이 자신의 위험만 당하매 죽음으로써도 구원하지 못합니다.

雖然使其道由愈而粗傳, 雖滅死, 萬萬無恨.
비록 그러하나, 그 道가 저로 말미암아 얼마간이라도 전하여지게 된다면 비록 죽어 없어져도 절대로 회한이 없을 터입니다.

天地鬼神, 臨之在上, 質之在傍, 又安得因一摧折, 自毁其道而從於邪也.
天地의 귀신이 위에 계시며 곁에서 확인하고 계시거늘, 또 어찌 한 번의 좌절로 말미암아 스스로 그 도를 무너뜨리고 사악함을 따를 수가 있겠습니까?
: 質正하다, 확인하다.

籍ㆍ湜輩, 雖屢指敎, 不知果能不叛去否.
張籍·皇甫湜 등이 비록 여러 번 가르침을 주었으나, 과연 배반하지 않을 수 있을지 어떨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籍湜 : 張籍皇甫湜. 장적은 한유의 문인이며 시인으로, 앞의 重答張籍書를 보면 그가 한유에게 불교와 도교 배척에 관한 의견을 얘기했음을 알 수 있다. 황보식은 장적과 함께 文名을 날린 시인으로 送孫生序에 그의 排佛論이 보인다皇甫持正集.
이들은 한유를 만나 여러번 이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을 터이다.

辱吾兄眷厚, 而不獲承命, 唯增慚懼.
욕되도록 仁兄께서 두터이 돌보아주고 계시나 말씀대로 따르지 못하매,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더할 따름입니다.
眷厚 : 두터이 잘 돌보아 줌.

死罪死罪.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해설


孟尙書는 孟簡이며, 그의 자가 幾道이고 시인이다. 尙書省 戶部侍郞 벼슬을 지내 상서라 불렀다. 孟郊의 從叔이 되기도 한다. 그는 불교를 무척 좋아했는데 한유가 潮州에서 太顚이란 중과 친했다며 오해하고 있으므로, 한유가 이 편지로 자신의 불교·도교 등 이단을 배척하고 유학의 정통을 지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한유의 도학적인 성격은 뒤 송대 성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또 그로 말미암아 한유는 宋儒들로부터 각별한 존경을 받게 된다.

 

唐憲宗, 自鳳翔, 迎佛骨入宮, 韓公上表, 乞以此骨投之水火, 因此得罪, 貶守潮州.
당헌종이 봉상으로부터 부타의 뼈를 맞이하고 궁궐로 들이려 하매, 한공이 표문을 올려 이 뼈를 물과 불에 던지라고 청하였다가, 이 때문에 죄를 얻어 좌천되어 조주를 맡게 됐다.

州有僧, 號太顚, 公召與之遊, 及自潮移袁州, 又留衣贈別.
조주엔 스님이 있으니 호가 태전으로 공이 그를 불러 교유했고, 조주로부터 원주로 전직할 때에 또한 옷을 남겨 주고서 작별했다.

故人傳:

‘公因攻佛遭貶, 信奉釋氏.’
그러므로 사람들은 

‘공은 불교를 공격하여 좌천되자 불교를 신봉하게 됐다.’라고 전하였다.

孟簡者, 孟郊之從叔也. 以書問此事, 故公答書, 力辨之.
맹간이란 사람은 맹교의 종숙인데, 편지로 이 일을 물었기 때문에 공이 답장으로 힘써 그걸 변명했다.

朱文公考異中, 有一段議論, 甚妙, 今載于後.
주문공의 「고이(考異)」 중에 일단의 의론이 있는데, 매우 오묘하기에 이제 뒤에 「送浮屠文暢師序」를 게재한다.


樓迂齋曰:
“出脫孟子, 是自出脫, 推尊孟子, 亦是自推尊, 文字抑揚, 此篇須看大開闔.”
迂齋 루방(樓昉)이 말했다.
“맹자를 벗어난 것도 스스로가 벗어난 것이고, 맹자를 추대하여 높임도 또한 스스로 추대하여 높인 것이니, 문자로 억양하며 크게 열고 닫음을 이글에서 반드시 보아야 한다.”

愚謂攘斥佛老, 乃公平生大節, 公文字及此者, 「答張籍書」最先, 「原道」次之, 「佛骨表」又次之, 此書最後作者也.
내가 생각하기로 불교와 노자를 물리치고 배척한 것은 곧 한유공 평생의 큰 절개이니, 공이 문자로 이것을 언급한 것으로 「답장적서」가 가장 먼저이고, 「원도」가 그 다음이고, 「불골표」가 또 그 다음이매, 이것이 가장 뒤에 지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