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列傳

列傳권75.孟嘗君列傳(맹상군열전)

耽古樓主 2023. 7. 31. 19:16

 

孟嘗君(? ~기원전279년)은 戰國時代의 정치가로 전국시대의 戰國四君(全國4公子)의 한 사람이다성은 는 는 文이며맹상군은 그의 諡號이다전국4공자는 의 孟嘗君 田文의 平原君 趙勝의 信陵君 魏無忌의 春申君 黃歇을 말하며전국 칠웅 간에 외교활동으로 강국 秦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활약을 했었다맹상군은 齊 왕족으로 평소 3천명의 식객을 두었으며 鷄鳴狗盜와 狡兎三窟의 고사로 유명하다.

 

列傳권75.孟嘗君列傳(맹상군열전)

 

孟嘗君名文,姓田氏。
孟嘗君은 이름이 이고성은 田氏이다.

文之父曰靖郭君田嬰。
전문의 아버지는 靖郭君 田嬰이다.

田嬰者,齊威王少子而齊宣王庶弟也。
전영은 齊威王의 막내아들로 齊宣王의 이복동생이다.

田嬰自威王時任職用事,與成侯鄒忌及田忌將而救韓伐魏。
전영은 제위왕 때부터 관직을 얻어 권력을 장악하였으며成侯 鄒忌田忌와 함께장수가 되어 을 구원하고 를 정벌하였다.

成侯與田忌爭寵,成侯賣田忌。
성후 추기와 전기가 군주의 총애를 다투다가 성후가 전기를 배신하였다.

田忌懼,襲齊之邊邑,不勝,亡走。
전기가 두려워서 의 변방 마을을 습격했으나 이기지 못하자 달아났다.

會威王卒,宣王立,知成侯賣田忌,乃復召田忌以為將。
마침 위왕이 죽고 선왕이 즉위해 成侯가 전기를 배신하였음을 알고전기를 다시 불러서 장군으로 삼았다.

▶ 齊威王: ? ~기원전320년. 전국시대 齊의 제4대 왕(재위: 기원전356년~기원전320년)이다. 성은 嬀, 씨는 田, 휘는 因齊, 또는 嬰齊이다. 이때부터 齊의 군주는 후작이나 공작이 아닌 왕을 칭하였다. 齊威王16년 魏軍을 桂陵에서 대패시켰다. 이어 馬陵전투에서 魏를 격파하고 魏의 태자 申을 포로로 잡았으며, 龐涓을 살해하였다.
▶ 齊宣王: ? ~기원전301년. 전국시대의 齊의 제5대 왕(재위: 기원전319년~기원전301년)이다. 성은 嬀, 씨는 田, 휘는 辟彊이다.
▶ 庶弟: 庶母에게서 태어난 동생. 이복동생.
▶ 用事: 권력을 장악함.
▶ 將: 軍을 인솔함.
▶ 賣: 팔아먹다. 배반하다.
▶ 亡走: 도망가다. 달아나다.

 

宣王二年,田忌與孫臏、田嬰俱伐魏,敗之馬陵,虜魏太子申而殺魏將龐涓。
齊宣王2(기원전341田忌는 孫臏田嬰과 함께 를 쳐서 馬陵에서 격퇴하고魏太子 魏申을 포로로 잡고 魏將 龐涓을 죽였다.

宣王七年,田嬰使於韓、魏,韓、魏服於齊。
齊宣王7田嬰이 과 에 사신으로 가니과 가 에 항복하였다.

嬰與韓昭侯、魏惠王會齊宣王東阿南,盟而去。
田嬰은 韓昭侯와 魏惠王이 齊宣王과 東阿 남쪽에서 회맹하고 돌아가게 하였다.

明年,復與梁惠王會甄。
이듬해전영이 다시 양혜왕과 에서 만났다.

是歲,梁惠王卒。
이 해에 양혜왕이 죽었다.

▶ 使: 使臣으로 가다. 使는 보낼‘시’.
▶ 服: 귀순하여 항복함.
▶ 東阿: 宣王7년, 平阿의 남쪽에서 회맹했고, 이듬해 甄에서 다시 만났다. 위혜왕이 죽었다. (七年, 與魏王会平阿南. 明年, 复会甄. 魏恵王卒. (史記 卷四十六, 田敬仲完世家)

 

宣王九年,田嬰相齊。
齊宣王9(기원전334), 전영이 의 재상이 되었다.

齊宣王與魏襄王會徐州而相王也。
齊宣王과 위양왕이 徐州에서 만나 각자 왕을 칭하기로 하였다.

楚威王聞之,怒田嬰。
楚威王이 알고 전영에게 화를 내었다.

明年,楚伐敗齊師於徐州,而使人逐田嬰。
이듬해 가 서주에서 齊軍과 싸워 물리치고 사자를 보내 전영을 쫓아내라고 하였다.

田嬰使張丑說楚威王,威王乃止。
전영이 張丑를 보내 楚威王을 설득하니 威王이 생각을 거두었다.

田嬰相齊十一年,宣王卒,湣王即位。
전영이 의 재상이 된 지 11년 만에 宣王이 죽고 湣王이 즉위하였다.

即位三年,而封田嬰於薛。
즉위한 지 3전영을 에 봉하였다.

▶ 相王: 서로 왕이란 칭호를 쓰기로 함. 이때부터 齊의 군주는 후작이나 공작이 아닌 왕을 칭하였다.
▶ 齊湣王: ? ~기원전284년. 전국시대의 齊의 제6대 왕(재위: 기원전300년~기원전284년)이다. 성은 嬀, 씨는 田, 휘는 地이다. 齊宣王의 아들이다
▶ 薛: 지금의 山東省滕州. 이 지역에 封地를 두고 있었기에 전영을 薛公이라고도 부른다.

 

初,田嬰有子四十餘人。
당초 전영에게 아들 40여 명이 있었다.

其賤妾有子名文,文以五月五日生。
그중 천한 첩에게 아들이 있어 이름이 이었는데전문은 55일에 태어났다.

嬰告其母曰:
「勿舉也。」
전영이 그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키우지 말아라.”

其母竊舉生之。
그 어머니는 남몰래 그를 키웠다.

及長,其母因兄弟而見其子文於田嬰。
이윽고 장성하자 전문의 생모는 형제들을 통해 그 아들 전문에게 전영을 뵙도록 하였다.

田嬰怒其母曰:
「吾令若去此子,而敢生之,何也?」
전영이 노하여 전문의 생모에게 말하였다.
내가 너에게 이놈을 버리라고 했는데 감히 키웠으니 무엇 때문이냐?”

文頓首,因曰:
「君所以不舉五月子者,何故?」
전문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아버님께서 5월에 태어난 자식이라고 키우지 못하게 하심은 무슨 까닭입니까?”

嬰曰:
「五月子者,長與戶齊,將不利其父母。」
전영이 말하였다.
“5월에 태어난 자식이 키가 문설주 높이와 같아지면 그 부모에게 이롭지 않다.”

文曰:
「人生受命於天乎?
將受命於戶邪?」
전문이 말하였다.
사람이 태어나면 운명을 하늘에서 받습니까?
아니면 문설주에서 받습니까?”

嬰默然。文曰:
「必受命於天,君何憂焉。
必受命於戶,則可高其戶耳,誰能至者!」
전영이 대답하지 못하자 전문이 말하였다.
하늘에서 운명을 받음이 틀림없다면 아버님께서 무엇을 근심하십니까?
문설주에서 운명을 받음이 틀림없다면 문설주를 높이면 될 뿐이니누가 닿을 수 있겠습니까!”

嬰曰:
「子休矣。」
전영이 말하였다.
그만하거라.”

▶ 勿舉也: 키우지 말아라. 舉는 養育하다.
▶ 竊: 몰래.
▶ 不利其父母: 고대에 5월5일에 태어난 아이는 남아는 아버지를 해치고 여아는 어머니를 해친다는 미신이 있었다.
▶ 將: 접속사. 아니면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將

한문의 허사(虛詞) 將 將의 용법은 대단히 많다. 일반적으로 부사로 쓰이며 뜻이 여러 가지가 있다. 접속사로도 쓰인다. (1) 將은 부사로서 “곧” “불원간”의 뜻으로 쓰인다. ¶ 女奚不曰, 其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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久之,文承閒問其父嬰曰:
「子之子為何?」
오랜 후에전문이 한가한 틈을 타서 아버지 전영에게 물었다.
아들의 아들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曰:
「為孫。」
전영이 말하였다.
손자라고 한다.”

「孫之孫為何?」
손자의 손자를 무엇이라고 합니까?”

曰:
「為玄孫。」
전영이 말하였다.
현손이라고 한다.”

「玄孫之孫為何?」
현손의 손자를 무엇이라고 합니까?”

曰:
「不能知也。」
전영이 말하였다.
모르겠다.”

文曰:
전문이 말하였다.

「君用事相齊,至今三王矣,齊不加廣而君私家富累萬金,門下不見一賢者。
아버님께서는 권력을 잡은 의 재상으로 지금까지 세 분의 왕을 모셨으나의 영토를 더 넓히지 못하였으나아버님은 집안의 부가 累萬金이지만문하에는 현명한 사람을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文聞將門必有將,相門必有相。
제가 듣기에장수의 가문에 반드시 장수가 나고재상의 가문에 반드시 재상이 난다고 합니다.

今君後宮蹈綺縠而士不得短[裋]褐,仆妾餘粱肉而士不厭糟糠。
지금 아버님의 후궁은 비단을 밟고 다니지만선비들은 베옷도 얻지 못하며하인과 하녀들은 쌀밥과 고기를 남기지만선비들은 지게미와 쌀겨도 배불리 먹지 못합니다.

今君又尚厚積餘藏,欲以遺所不知何人,而忘公家之事日損,文竊怪之。」
그런데 아버님께서 아직도 재물을 쌓아두고 알지 못하는 자손에게 남겨주려 하시되公室의 國事는 날로 衰微함을 잊고 계시니저는 삼가 괴이하게 여깁니다.”

▶ 承閒: ~틈타서, 한가한 틈을 이용해서.
▶ 三王: 齊의 威王, 宣王, 湣王의 3대 군주를 말한다.
▶ 蹈綺縠: 비단 옷을 밟고 다님. 호사스러운 옷을 입고 있다는 의미. 綺는 비단, 縠은 주름 비단.
▶ 短褐: 裋褐은 서민들이 입는 거친 베옷. 短은 裋(해진 옷 ‘수’로 보아 음은 豎)가 되어야 한다는 주석임.
▶ 仆妾(부첩): 남자 종과 여자 종.
▶ 粱肉: 쌀밥과 고기 반찬. 粱은 좋은 곡식.
▶ 不厭: 실컷 먹지 못함. 厭은 饜과 같으며 포식하다는 뜻.
▶ 公家: 齊 公室을 말한다.
▶ 日損: 날이 갈수록 세력을 잃다.
▶ 竊: 삼가

 

於是嬰乃禮文,使主家待賓客。
이에 전영은 전문을 우대하여집안일을 주관하고 빈객을 대접하게 하였다.

賓客日進,名聲聞於諸侯。
빈객이 날로 늘자전문의 명성이 제후들에 알려졌다.

諸侯皆使人請薛公田嬰以文為太子,嬰許之。
제후들이 모두 사람을 보내 薛公 전영에게 전문을 태자로 삼으라고 청하자전영이 허락하였다.

嬰卒,謚為靖郭君。
전영이 죽자 諡號를 靖郭君이라고 하였다.

而文果代立於薛,是為孟嘗君。
전문이 과연 대를 이어 의 영주가 되니孟嘗君이다.

▶ 謚: 諡號. 帝王, 卿相, 儒賢들이 죽은 뒤에 그들의 功德을 稱頌하여 追贈하는 稱號.

 

孟嘗君在薛,招致諸侯賓客及亡人有罪者,皆歸孟嘗君。
맹상군이 에서 제후의 빈객과 망명인을 招致하니 모두 맹상군에게 歸附하였다.

孟嘗君舍業厚遇之,以故傾天下之士。
맹상군이 가업을 포기하고 그들을 후대하자천하 선비의 마음을 기울게 하였다.

食客數千人,無貴賤一與文等。
식객이 수천 명에 달했으나 귀천의 구분 없이 자신과 똑같이 대우하였다.

孟嘗君待客坐語,而屏風後常有侍史,主記君所與客語,問親戚居處。
맹상군이 손님과 앉아서 대화할 때는 병풍 뒤에 언제나 侍史를 두어서자신과 손님이 나눈 대화를 기록하게 하고친척과 거처도 물어보았다.

客去,孟嘗君已使使存問,獻遺其親戚。
빈객이 떠나면 맹상군은 사람을 보내 안부를 묻고 나서그의 친척에게 선물을 바쳤다.

▶ 舍業: 家業을 포기하다. 捨棄家業。另一解,建造房舍而立家業。
▶ 厚遇: 후한 대우. 후대.
▶ 傾: 傾慕. 마음을 기울여 사모함.
▶ 食客: 세력 있는 大家에 들러붙어 얻어먹으면서 門客 노릇을 하던 사람.
▶ 侍史: 귀족의 곁에서 손님과의 대화를 기록하고 문서를 맡아보며 비서 역할을 하던 사람.
▶ 使使存問: 사람을 보내 위문하다. 앞의 使는 보낼 ‘시’, 뒤의 使는 使者.
▶ 獻遺: 바치다.

 

孟嘗君曾待客夜食,有一人蔽火光。
맹상군이 빈객을 맞아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어떤 사람이 불빛을 가렸다.

客怒,以飯不等,輟食辭去。
빈객은 음식이 같지 않다며 화를 내고식사하지 않고 떠나려고 하였다.

孟嘗君起,自持其飯比之。
맹상군이 일어나서친히 자신의 음식을 가지고 비교해 보였다.

客慚,自剄。
손님은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의 목을 찔러 죽었다.

士以此多歸孟嘗君。
이 일로 더 많은 선비가 맹상군에게 귀부하였다.

孟嘗君客無所擇,皆善遇之。
맹상군은 손님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잘 대우하였다.

人人各自以為孟嘗君親己。
사람마다 각자 맹상군이 자신을 친애한다고 생각하였다

▶ 蔽: 가리다.
▶ 輟: 그치다. 중지하다.
▶ 剄: 칼로 목을 베다.
▶ 秦昭王: 秦昭襄王. 기원전325년~기원전251년, 재위:기원전306년~기원전251년. 전국시대 秦의 제28대 군주이자 제3대 왕이다. 혜문왕의 서자이며, 성은 嬴, 휘는 稷이다. 효문왕의 아버지이다.
▶ 涇陽君: 秦公子의 封號.
▶ 質: 인질.
▶ 諫: 권고하다. 충고하다.
▶ 蘇代: 동주 낙양 사람이다. 일찍이 6국의 공동 재상을 상징하는 도장을 차고 화려한 외교활동을 벌였던 유세가의 대명사 蘇秦의 동생으로 그 또한 전국시대에 '종횡가'로 이름을 날렸다.
▶ 木禺人 : 목제로 만든 偶像. 맹상군을 비유한 것이다. 禺는 偶와 통한다.
▶ 土禺人: 흙으로 만들어진 우상. 경양군을 비유한 것이다.
▶ 敗: 부서지다. 무너지다.
▶ 笑: 嘲笑. 비웃음.

齊湣王二十五年,復卒使孟嘗君入秦,昭王即以孟嘗君為秦相。
齊湣王2(기원전299), 마침내 다시 맹상군을 으로 보내니秦昭王이 즉각 맹상군을 의 재상으로 삼으려 했다.

人或說秦昭王曰:
「孟嘗君賢,而又齊族也,今相秦,必先齊而後秦,秦其危矣。」
어떤 사람이 秦昭王에게 유세하였다.
맹상군은 현명한 데다 의 公族으로 지금 의 재상이 되었으니필시 를 우선하고 을 후에 둘 터이니이 아마 위태로울 터입니다.”

於是秦昭王乃止。
이에 秦昭王이 중지하였다.

囚孟嘗君,謀欲殺之。
맹상군을 가두고 죽이려고 모의하였다.

孟嘗君使人抵昭王幸姬求解。
맹상군은 사람을 보내 昭王의 애첩을 만나서 解免을 청하였다.

幸姬曰:
「妾願得君狐白裘。」
애첩이 말하였다.
첩은 맹상군의 狐白裘를 갖고 싶습니다.”

此時孟嘗君有一狐白裘,直千金,天下無雙,入秦獻之昭王,更無他裘。
이 당시 맹상군은 호백구를 한 벌 가지고 있었는데값은 천금이라 천하에 둘도 없는 것으로에 들어오면서 소왕에게 바쳤기에 다른 갖옷은 다시 없었다.

孟嘗君患之,遍問客,莫能對。
맹상군이 근심하여 빈객에게 두루 물었으나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 결국. 마침내.

▶ 抵: 만나다.
▶ 幸姬: 총애를 받는 첩. 愛妾. 寵姬.
▶ 解: 구출하다. 구하다.
▶ 狐白裘: 여우 겨드랑이의 흰 털이 있는 부분의 가죽으로 만든 갖옷.
▶ 直: 值와 같다. 값.

最下坐有能為狗盜者,曰:
「臣能得狐白裘。」
末席에 개 흉내를 잘 내는 도둑이 있다가말하였다.
신이 狐白裘를 가져오겠습니다.”

乃夜為狗,以入秦宮臧中,取所獻狐白裘至,以獻秦王幸姬。
밤에 개 흉내를 내서 의 궁궐 창고에 들어가서바쳤던 호백구를 훔쳐 와서그것을 秦王의 애첩에게 바쳤다.

幸姬為言昭王,昭王釋孟嘗君。
애첩이 昭王에게 말하니昭王이 맹상군을 풀어주었다.

孟嘗君得出,即馳去,更封傳,變名姓以出關。
맹상군은 풀려나자마자 곧바로 말을 달려 달아나며통행증을 위조하여 성명을 바꾸고 관문을 나가려 하였다.

夜半至函谷關。
밤중에 函谷關에 이르렀다.

秦昭王後悔出孟嘗君,求之已去,即使人馳傳逐之。
秦昭王이 맹상군을 보낸 일을 후회하고그를 찾았으나 이미 가버렸기에 곧 사람을 시켜 마차를 급히 몰아 뒤쫓았다.

孟嘗君至關,關法雞鳴而出客,孟嘗君恐追至,客之居下坐者有能為雞鳴,而雞齊鳴,遂發傳出。
맹상군이 함곡관에 이르렀으나 관문의 법에 닭이 울어야 객을 내보내므로맹상군이 추격이 올까 두려워하였다빈객 중 아랫자리에 있던 닭 흉내를 잘 내는 자가 닭의 울음소리를 내니다른 닭들도 일제히 울어서마침내 통행증을 보이고 나갔다.

出如食頃,秦追果至關,已後孟嘗君出,乃還。
나가고 밥 먹을 시간이 지나서의 추격이 과연 함곡관에 이르렀으나이미 맹상군이 나간 뒤였기에 되돌아갔다.

始孟嘗君列此二人於賓客,賓客盡羞之,及孟嘗君有秦難,卒此二人拔之。
처음에 맹상군이 이 두 사람을 빈객의 반열에 둠에빈객들이 모두 부끄러워하였는데맹상군에게 의 어려움이 생기자마침내 이 두 사람이 구출하였던 것이다.

自是之後,客皆服。
그 후로 빈객들이 모두 敬服하였다.

▶ 鷄鳴狗盜: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 狗盜者: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
▶ 封傳: 고대 驛站을 거칠 때의 증빙. 통행증.
▶ 馳傳: 역참 마차를 급히 몰다.
▶ 下坐: 末席. 지위가 낮음을 비유함. 坐는座와 같다.
▶ 食頃: 한 끼 밥을 먹을 만한 시간. 짧은 시간.
▶ 拔: 구출하다.

鷄鳴狗盜

 

孟嘗君過趙,趙平原君客之。
맹상군이 에 들르니趙 平原君이 빈객으로 모셨다.

趙人聞孟嘗君賢,出觀之,皆笑曰:
「始以薛公為魁然也,今視之,乃眇小丈夫耳。」
趙 사람들은 맹상군이 어질다는 소문을 듣고 나와서 보더니 모두 웃으며 말하였다.
처음에 薛公은 훤칠한 대장부라고 여겼는데지금 보니 보잘것없는 사내일 뿐이구나.”

孟嘗君聞之,怒。
맹상군이 알고 노하였다.

客與俱者下,斫擊殺數百人,遂滅一縣以去。
빈객과 함께 간 사람들이 수레에서 내려수백 명을 쳐서 죽이고마침내 현 하나를 전멸시키고 떠나갔다.

齊湣王不自得,以其遣孟嘗君。
齊湣王은 자신이 이 없다고 생각했는데맹상군을 에 보냈기 때문이었다.

孟嘗君至,則以為齊相,任政。
맹상군이 돌아오자 그를 의 재상으로 삼고 정치를 맡겼다.

▶ 魁然: 뛰어나고 장대한 모양.
▶ 眇: 보잘것없다. 미미하다.
▶ 斫: 베다. 자르다.
▶ 不自得: 스스로 덕이 없다 생각함. 得은 德과 통하여 道德.

 

孟嘗君怨秦,將以齊為韓、魏攻楚,因與韓、魏攻秦,而借兵食於西周。
맹상군은 에 원한을 품고 있었는데가 ·를 위하여 를 공격하였으므로·와 함께 을 공격하고자 西周에서 무기와 식량을 빌리려고 하였다.

蘇代為西周謂曰:
蘇代가 (자신의 나라西周를 위해 말하였다.

「君以齊為韓、魏攻楚九年,取宛、葉以北以彊韓、魏,今復攻秦以益之。
군께서 로 ·를 도우려고 를 공격한 지 9년이나 되었고,
·의 以北을 빼앗아 ·를 강하게 만들었는데지금 다시 을 공격하여 더욱 강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韓、魏南無楚憂,西無秦患,則齊危矣。
·가 남쪽에 의 걱정이 없고서쪽에 의 근심이 없어지면 가 위태로울 터입니다.

韓、魏必輕齊畏秦,臣為君危之。
·는 틀림없이 를 가볍게 보고 을 두려워할 테니신은 군이 위태롭겠다고 여깁니다.

君不如令敝邑深合於秦,而君無攻,又無借兵食。
군께서는 우리나라 西周를 과 깊게 화합시켜서공격하지 말고 무기와 식량을 빌리지 않는 것이 낫겠습니다.

▶ 西周: 일반적으로 기원전11세기에 세워져 기원전771년 수도를 西安에서 洛阳으로 옮기기 전의 周나라를 말한다. 여기서는 이미 전국시대의 말기이므로 낙양으로 천도 후 東周(蘇代의 出身國)가 2개의 周로 분리되었을 때의 서주를 말한다.
▶ 兵食:무기와 식량.
▶ 敝邑: 저의 나라. 남에게 자기 나라를 낮추어 이르는 말로 西周를 말한다.

 

君臨函谷而無攻,令敝邑以君之情謂秦昭王曰
『薛公必不破秦以彊韓、魏.
其攻秦也,欲王之令楚王割東國以與齊,而秦出楚懷王以為和』。
군께서는 함곡관에 가더라도 을 공격하지 말고西周로 하여금 군의 마음을 秦昭王에게 말하십시오.
설공은 절대로 을 무찔러 ·를 강하게 하지 않을 터입니다.
그가 을 공격함은 왕께서 楚懷王을 시켜 동쪽의 땅을 에 나누어 주고이 楚懷王을 풀어주어 화목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君令敝邑以此惠秦,秦得無破而以東國自免也,秦必欲之。
군께서 서주를 시켜 이렇게 에 은혜를 베풀고은 피해없이 동쪽 땅의 공격을 면하게 되니은 틀림없이 그것을 원할 터입니다.

楚王得出,必德齊。
초왕이 풀려나오면 틀림없이 의 은덕이라 여길 터입니다.

齊得東國益彊,而薛世世無患矣。
가 동쪽 땅을 얻어서 더욱 강성해지고 땅도 대대로 근심거리가 없을 터입니다.

秦不大弱,而處三晉之西,三晉必重齊。」
이 크게 약해지지 않으면서 三晉의 서쪽에 있으면삼진은 틀림없이 를 중히 여길 터입니다.”

▶ 楚懷王: ? ~기원전296년. 楚의 제37대 왕(재위: 기원전329년~기원전299년)이다. 이름은 槐이다.
▶ 德: 감격하다. 고맙게 생각하다.
▶ 三晉 : 春秋時代 晉이 쇠약해지자, 晉이 분리되어 일어난 韓・魏・趙의 세 나라를 말하며, 이때를 戰國時代의 시작으로 본다.

 

薛公曰:
「善。」
설공이 말하였다.
좋소.”

因令韓、魏賀秦,使三國無攻,而不借兵食於西周矣。
·로 하여금 에게 하례하게 하고세 나라가 을 공격하지 않게 하고또 서주에서 무기와 식량을 빌리지 않았다.

是時,楚懷王入秦,秦留之,故欲必出之。
당시 楚懷王은 으로 들어갔다가 이 억류하였으므로 꼭 탈출하고 싶었다.

秦不果出楚懷王。
은 과연 楚懷王을 내보내지 않았다.

孟嘗君相齊,其舍人魏子為孟嘗君收邑入,三反而不致一入。
맹상군이 의 재상이 되자그의 舍人 魏子가 맹상군을 대신해 封邑의 세금을 거둠에세 번 왕복하고도 한 번도 納入하지 않았다.

孟嘗君問之,對曰:
「有賢者,竊假與之,以故不致入。」
맹상군이 물으니 대답하였다.
賢者가 있어서 사적으로 그에게 빌려주었으므로 納入하지 못했습니다.”

孟嘗君怒而退魏子。
맹상군이 화를 내며 위자를 退出시켰다.

▶ 不果: 실현되지 않다. 초회왕은 秦의 계략과 趙의 배신에 휩쓸려 기원전299년 楚에서 폐위된 후 그의 아들이 楚의 군왕을 이어받았으며, 폐위된 지 3년 후 기원전296년 쓸쓸히 죽었다.
▶ 舍人: 시종.
▶ 邑入: 封邑의 조세 수입.
▶ 不致: 가져오지 못하다. 致는 가져오다.
▶ 竊假與之: 사적으로 차용해 남에게 빌려주다. 假는 借. 與는 주다.
▶ 退: 직무에서 물러나게 하다.

居數年,人或毀孟嘗君於齊湣王曰:
「孟嘗君將為亂。」
몇 년 뒤에 어떤 사람이 齊湣王에게 맹상군을 비방하며 말하였다.
맹상군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합니다.”

及田甲劫湣王,湣王意疑孟嘗君,孟嘗君乃奔。
田甲이 湣王을 위협함에민왕이 속으로 맹상군을 의심하자맹상군은 달아났다.

魏子所與粟賢者聞之,乃上書言孟嘗君不作亂,請以身為盟,遂自剄宮門以明孟嘗君。
魏子에게 곡식을 받았던 현자가 알고上書하여 맹상군이 반란을 꾀하지 않았고 자신의 몸을 바쳐 맹세하겠다고 청하고는마침내 宮門 앞에서 목을 찔러 맹상군의 결백을 밝혔다.

湣王乃驚,而蹤跡驗問,孟嘗君果無反謀,乃復召孟嘗君。
湣王이 놀라 행적을 신문하자 맹상군은 과연 반란을 꾀하지 않아서 다시 맹상군을 불렀다.

孟嘗君因謝病,歸老於薛。
맹상군은 병을 구실삼아 사직하고 땅으로 돌아가 노년을 보내겠다고 하였다.

湣王許之。
齊湣王이 허락하였다.

▶ 人或: =或人. 어떤 사람.
▶ 毀: 毀謗. 남을 헐뜯어 비방함.
▶ 驗問: 신문하다. 취조하다.
▶ 謝病: 병을 구실삼아 사직하다.

其後,秦亡將呂禮相齊,欲困蘇代。
그 후의 亡命 장수 呂禮가 의 재상이 되어 蘇代를 곤궁에 빠뜨리려고 하였다.

代乃謂孟嘗君曰:
소대가 맹상군에게 말하였다.

「周最於齊,至厚也,而齊王逐之,而聽親弗相呂禮者,欲取秦也。
주나라 공자 周最는 에서 후한 대접을 받았는데제왕이 그를 내쫓고親弗의 말을 듣고 여례를 재상으로 삼음은 의 환심을 사려 함입니다.

齊、秦合,則親弗與呂禮重矣。
와 이 연합하면 친불과 여례는 중용될 터입니다.

有用,齊、秦必輕君。
그들이 중용되면 와 은 틀림없이 상공을 경시할 터입니다.

君不如急北兵,趨趙以和秦、魏,收周最以厚行,且反齊王之信,又禁天下之變。
상공께서 서둘러서 북방으로 을 보내고를 재촉해 과 가 화친하게 하고주최를 불러서 후하게 대우하면서 왕의 신임을 되찾게 하여 또 천하의 정세가 변함을 막는 것이 낫겠습니다.

齊無秦,則天下集齊,親弗必走,則齊王孰與為其國也!」
에 의 도움이 없으면 천하는 로 모여들고친불은 필시 달아날 터이니齊王은 누구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겠습니까!”

於是孟嘗君從其計,而呂禮嫉害於孟嘗君。
이에 맹상군은 그 계략을 따랐고여례는 맹상군을 미워하게 되었다.

※이 내용은 戰國策東周策 016. 謂薛公의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다.
▶ 周最: 원래 周나라의 公子인데, 齊에서 쫓겨나 魏로 도망간 인물이다.
▶ 親弗: 祝弗. 齊의 遊說客. 戰國策에는 祝弗로 실려 있다.
▶ 趨趙: 趙를 재촉하다. 趨는 재촉할 촉.
▶ 天下之變: 齊와 秦이 연합하여 각국의 정세가 변함.
▶ 齊無秦: 齊가 秦의 도움을 받지 못함. 齊國沒有秦國的依傍。


孟嘗君懼,乃遺秦相穰侯魏冉書曰:
맹상군이 두려워 의 재상 穰侯 魏冉에게 편지를 보내 말하였다.

「吾聞秦欲以呂禮收齊,齊,天下之彊國也,子必輕矣。
제가 듣자니이 여례를 통해 와 수교하려고 한다는데는 천하의 강국으로그대를 틀림없이 가볍게 여길 터입니다.

齊秦相取以臨三晉,呂禮必并相矣,是子通齊以重呂禮也。
와 이 서로 도우며 三晋을 공격하면 여례는 틀림없이 와 의 재상을 겸직할 터인데이것은 그대가 를 통해 여례를 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若齊免於天下之兵,其讎子必深矣。
만약 가 천하의 軍隊에게서 화를 면하면그대와 원한이 깊어질 것입니다.

子不如勸秦王伐齊。
그대는 秦王에게 를 정벌하라고 권함이 낫습니다.

▶ 穰侯: 穰侯는 魏冉으로, 전국시대 秦의 大臣이며 秦昭襄王의 외숙이다. 惠王 때에 관직을 맡아 집정하였다. 昭襄王이 즉위하자, 그는 장군이 되었으며, 食邑을 穰에 두었기 때문에 ‘穰侯’라 불렸다.
▶ 收: 수교를 함. 연합함.
▶ 三晋: 春秋時代 晉이 쇠약해지자 秦이 분리되어 세워진 韓・魏・趙의 세 나라를 말한다.
▶ 並相: 동시에 齊와 秦 양국의 재상이 되다.

 

齊破,吾請以所得封子。
를 격파하면 저는 에서 빼앗은 땅을 그대에게 봉하도록 청하겠습니다.

齊破,秦畏晉之彊,秦必重子以取晉。
를 격파하면 은 三晉이 강해질까 두려워 틀림없이 그대를 중용하여 삼진의 환심을 얻으려고 할 터입니다.

晉國敝於齊而畏秦,晉必重子以取秦。
삼진도 와 싸워 패하면 을 두려워하여 틀림없이 그대를 중용하여 의 환심을 얻으려고 할 터입니다.

是子破齊以為功,挾晉以為重;
是子破齊定封,秦、晉交重子。
이것은 그대가 를 무찔러서 공을 세우고 삼진을 압박해 중용되는 것이며,
이것은 그대가 를 무찔러서 봉지를 안정시키고 와 삼진 모두 그대를 중시하게 하는 것입니다.

若齊不破,呂禮復用,子必大窮。」
만약 를 무찌르지 못하면 여례가 다시 등용되고 그대는 틀림없이 큰 곤궁해질 터입니다.”

於是穰侯言於秦昭王伐齊,而呂禮亡。
이에 양후는 秦昭王에게 말하여 를 치게 하니여례는 달아났다.

▶ 秦畏晉之彊: 秦이 三晋이 강해질까 두려워하다. 여기서는 魏를 말한다.
▶ 敝: 패하다.
▶ 挾: 억누르다. 압박하다.

 

後齊湣王滅宋,益驕,欲去孟嘗君。
후에 齊湣王이 을 멸망시키고 더욱 교만해져서 맹상군을 내쫓으려고 하였다.

孟嘗君恐,乃如魏。
맹상군은 두려워 로 갔다.

魏昭王以為相,西合於秦、趙,與燕共伐破齊。
의 昭王이 재상으로 삼고 서쪽으로 ·와 연합하고 과 함께 를 정벌해 무찔렀다.

齊湣王亡在莒,遂死焉。
齊湣王은 도망쳐서 땅에 머물다가 마침내 죽었다.

齊襄王立,而孟嘗君中立於諸侯,無所屬。
齊襄王이 즉위하자 맹상군은 제후들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며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齊襄王新立,畏孟嘗君,與連和,復親薛公。
齊襄王이 갓 즉위하여 맹상군을 두려워하여 제후들과 연합하고 다시 설공을 친애하였다.

文卒,謚為孟嘗君。
田文이 세상을 뜨니 諡號를 孟嘗君이라고 하였다.

諸子爭立,而齊魏共滅薛。
아들들이 자리를 다투자 가 함께 을 멸망시켰다.

孟嘗絕嗣無後也。
맹상군의 후사는 끊어지고 말았다.

▶ 如魏: 魏로 가다. 如는 가다.
▶ 連和: 연합.
▶ 嗣: 후계자. 자손.

 

 

初,馮驩聞孟嘗君好客,躡蹻而見之。
당초 馮驩은 맹상군이 빈객을 좋아함을 듣고 짚신을 신은 채 맹상군을 만났다.

孟嘗君曰;
「先生遠辱,何以教文也?」
맹상군이 말하였다.
선생께서 먼 길에 고생하셨는데내게 무엇을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馮驩曰:
「聞君好士,以貧身歸於君。」
풍환이 말하였다.
군께서 선비를 좋아한다고 들었기에 가난한 이 몸을 당신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孟嘗君置傳舍十日,孟嘗君問傳舍長曰:
「客何所為?」
맹상군은 하급 숙소인 傳舍에 열흘 동안 머물게 한 후傳舍長에게 물었다.
손님은 무엇을 하고 있나?”

答曰:
「馮先生甚貧,猶有一劍耳,又蒯緱。
彈其劍而歌曰
​『長鋏歸來乎,食無魚』。」
전사장이 대답하였다.
풍선생은 매우 가난해서 칼 한 자루를 가졌을 뿐인데그것도 칼자루를 노끈으로 감고 있습니다.
그 칼을 두들기면서 노래합니다.
장검아돌아가자식사에 생선이 없구나.’

孟嘗君遷之幸舍,食有魚矣。
맹상군은 그를 중급 숙소인 幸舍로 옮기고 식사 때 생선을 주었다.

▶ 馮驩: 전국시대의 齊의 사람. 孟嘗君의 문객으로 있을 때 자신을 알아주지 않자 노래를 불러 이를 한탄하였고 이를 들은 맹상군이 그의 요구를 들어주게 되었다. 풍환의 고사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는 주군이나 상관에게 자신을 알아달라는 비유로 자주 사용되었다. 戰國策齊策篇에는‘馮諼’으로 적고 있다.
풍환과 관련된 고사는 車魚之歎, 長鋏歸來乎, 狡兎三窟이 있다. 車魚之歎은 욕심은 한이 없음을 이르는 말로 孟嘗君의 食客 馮驩이 칼을 어루만지며 ‘밥상에 생선이 없다.’라고 투덜거렸고, 생선이 나온 다음에는 ‘드나들 때 수레가 없다.’라고 탄식하였다는 옛일에서 온 말이다.
▶ 躡蹻: 짚신을 신다. 躡은 짚신으로 고대에 먼길을 갈 때 신었다.
▶ 傳舍: 하등급의 식객이 머무는 숙소.
▶ 傳舍長: 傳舍를 관리하는 관리.
▶ 蒯緱: 칼자루를 새끼줄로 감다. 蒯는 새끼줄. 緱는 칼자루를 감다.
▶ 鋏: 칼. 칼자루
▶ 幸舍: 중급의 식객이 머무는 숙소.

 

五日,又問傳舍長。答曰:
「客復彈劍而歌曰
『長鋏歸來乎,出無輿』。」
5일이 지나 또 전사장에게 물으니 대답하였다.
손님이 다시 칼을 두들기면서 노래합니다.
장검아돌아가자외출하려 해도 수레가 없구나.’”

孟嘗君遷之代舍,出入乘輿車矣。
맹상군은 상급 숙소인 代舍로 옮겨주고 출입할 때 수레를 타게 하였다.

五日,孟嘗君復問傳舍長。
舍長答曰:
「先生又嘗彈劍而歌曰
『長鋏歸來乎,無以為家』。」
5일이 지나 맹상군이 다시 전사장에게 물으니 대답하였다.
선생께서 또 칼을 두들기면서 노래합니다.
장검아돌아가자집이 없구나.’

孟嘗君不悅。
맹상군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 代舍: 상등급의 숙소.

 

居朞年,馮驩無所言。
1년이 지나도록 풍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孟嘗君時相齊,封萬戶於薛。
맹상군이 그때 의 재상이 되어 의 1만 호에 봉해졌다.

其食客三千人。
그 식객은 3천 명에 달하였다.

邑入不足以奉客,使人出錢於薛。
봉읍의 수입만으로는 손님을 대접하기에 부족하여사람을 시켜 에서 돈놀이를 하였다.

歲餘不入,貸錢者多不能與其息,客奉將不給。
1년이 되어도 수입이 없고 돈을 빌린 사람 대부분이 이자를 갚지 못하니빈객을 모심에 공급하지 못하였다.

孟嘗君憂之,問左右:
「何人可使收債於薛者?」
맹상군이 근심하며 측근에게 물었다.
누가 설에 보내어 빚을 받아올 만한 자인가?”

傳舍長曰:
「代舍客馮公形容狀貌甚辯,長者,無他伎能,宜可令收債。」
전사장이 말하였다.
代舍의 손님 馮公께서 생김새가 훌륭하고 말재주도 뛰어나며나이는 많으나별다른 재능이 없으니 마땅히 빚을 걷어오게 해야 합니다.”

孟嘗君乃進馮驩而請之曰:
「賓客不知文不肖,幸臨文者三千餘人,邑入不足以奉賓客,故出息錢於薛。
薛歲不入,民頗不與其息。
今客食恐不給,願先生責之。」
맹상군이 이에 풍환을 들게 하여 청하였다.
빈객들이 내가 어리석음을 모르고 나를 찾아준 사람이 3천 명인데봉읍의 수입만으로는 빈객을 대접하기에 부족하여 설 땅에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습니다.
설에 해가 바뀌어도 수입이 없으며백성 중에 이자를 주지 않는 자가 허다합니다.
지금 빈객의 음식마저 공급하지 못할까 걱정되니 선생께서 돈을 받아오십시오.”

馮驩曰;
「諾。」
풍환이 말하였다.
알겠습니다.”

▶ 朞年: =期年. 1주년.
▶ 出錢: 돈놀이를 하다.
▶ 收債: 빚을 받다.
▶ 幸臨: 내방해 주다. 왕림하다.
▶ 責: 債의 옛 글자로 빚 ‘채’. 빚을 받다.

辭行,至薛,召取孟嘗君錢者皆會,得息錢十萬。
작별하고 출발하여 설에 이르러맹상군에게 돈을 빌린 사람을 모두 모아그 이자로 10만 전을 얻었다.

乃多釀酒,買肥牛,召諸取錢者,能與息者皆來,不能與息者亦來,皆持取錢之券書合之。
그리고 많은 술을 빚고 살찐 소를 사서 돈을 빌린 사람들을 부르니이자를 낸 사람들이 모두 오고이자를 내지 못한 사람까지 오도록 하여모두 돈을 빌린 증서를 가져오게 해서 맞추어 보게 하였다.

齊為會,日殺牛置酒。
일제히 모이기로 하고그날이 되자 소를 잡고 술자리를 마련하였다.

酒酣,乃持券如前合之,能與息者,與為期;
貧不能與息者,取其券而燒之。
술자리가 무르익자가져온 증서를 지난번처럼 맞추어 보고이자를 낼 수 있는 자는 갚을 날을 정하고,
가난하여 이자를 낼 수 없는 자는 그 증서를 받아 불태워버렸다.

曰:
「孟嘗君所以貸錢者,為民之無者以為本業也;
所以求息者,為無以奉客也。
今富給者以要期,貧窮者燔券書以捐之。
諸君彊飲食。
有君如此,豈可負哉!」
풍환이 말하였다.
맹상군께서 돈을 빌려준 것은돈이 없는 백성도 본업에 힘쓰게 함이며,
이자를 요구한 것은 손님을 대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부유한 사람은 갚을 날을 정하고가난한 사람은 그 증서를 불태워 없앴습니다.
여러분은 마음껏 드십시오.
이런 분이 계시는데 어찌 그 뜻을 저버리겠습니까!”

坐者皆起,再拜。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재배하였다.

▶ 辭行: 작별 인사를 하다.
▶ 券書: 증서. 고대에는 차용증서를 둘로 나누어 각각 그 반쪽을 갖고 있었다.
▶ 要期: 기일을 정하다.
▶ 彊: 마음껏 하다.


孟嘗君聞馮驩燒券書,怒而使使召驩。
맹상군은 풍환이 증서를 불태웠음을 듣고 노하여 사신을 보내 풍환을 불렀다.

驩至,孟嘗君曰:
「文食客三千人,故貸錢於薛。
文奉邑少,而民尚多不以時與其息,客食恐不足,故請先生收責之。
聞先生得錢,即以多具牛酒而燒券書,何?」
풍환이 도착하자 맹상군이 말하였다.
나의 식객이 3천 명이나 되어서 설 땅에 돈을 빌려줬습니다.
나의 奉邑이 작아 백성들은 때가 되어도 이자를 내지 않는 자가 많으니빈객의 식사에 부족할까 염려하여선생에게 그 빚을 받아오라고 청했습니다.
내가 들으니 선생이 돈을 받아 곧 많은 소고기와 술을 마련하고 증서를 태워버렸다는데무엇 때문입니까?”

▶ 奉邑: 卿大夫의 封地. 즉 食邑.

 

馮驩曰:
「然。
不多具牛酒即不能畢會,無以知其有餘不足。
풍환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소와 술을 마련함이 많지 않으면모두 모이게 할 수 없고그들이 여유 있음과 부족함을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有餘者,為要期。
여유가 있는 자에게는 갚을 날짜를 정하게 했습니다.

不足者,雖守而責之十年,息愈多,急,即以逃亡自捐之。
부족한 자는 비록 10년을 빚지고 있어도 이자만 더욱 쌓일 뿐이고재촉하면 곧바로 도망가며 증서를 버릴 터입니다.

若急,終無以償,上則為君好利不愛士民,下則有離上抵負之名,非所以厲士民彰君聲也。
다급하게 재촉하면 영원히 상환하지 못하여위로는 군께서 이익만 좋아하고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겨질 터이며아래로는 윗사람을 떠나 배반한다는 汚名을 얻을 터이니이는 백성을 격려하고 임금의 명성을 드높이는 도리가 아닙니다.

焚無用虛債之券,捐不可得之虛計,令薛民親君而彰君之善聲也,君有何疑焉!」
쓸데없는 빈 채권을 불태워서얻을 것 없는 헛된 계략을 버리고설의 백성을 군과 친하게 하고 군의 좋은 명성을 드러내려 함인데군께 무슨 의혹이 있습니까!”

孟嘗君乃拊手而謝之。
맹상군은 이에 손뼉을 치며 고마워하였다.

▶ 抵負: 배반하다. 무례한 짓을 하다.
▶ 拊手: 손뼉을 치다.

 

齊王惑於秦、楚之毀,以為孟嘗君名高其主而擅齊國之權,遂廢孟嘗君。
齊湣王이 와 의 비방에 현혹되어맹상군의 명성이 그 군주보다 높아 의 권력을 제멋대로 한다고 여기고 맹상군을 해직하였다.

諸客見孟嘗君廢,皆去。
빈객들은 맹상군이 해직됨을 보고 모두 떠나버렸다.

馮驩曰:
「借臣車一乘,可以入秦者,必令君重於國而奉邑益廣,可乎?」
풍환이 말하였다.
신에게 수레 한 대를 빌려주셔서 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틀림없이 상공을 나라에 중용되게 하고 봉읍을 더욱 넓혀드릴 텐데가능하겠습니까?”

孟嘗君乃約車幣而遣之。
맹상군이 수레와 재물을 준비하여 보냈다.

▶ 惑: 미혹. :迷惑,蠱惑。
▶ 擅: 제멋대로 하다. 독단적으로 하다.
▶ 廢: 해직하다.
▶ 乘: 고대에 4필의 말이 끄는 전차를 세는 단위.
▶ 約: 갖추다.
▶ 幣: 비단. 재물.

 

馮驩乃西說秦王曰:
「天下之游士馮軾結靷西入秦者,無不欲彊秦而弱齊;
馮軾結靷東入齊者,無不欲彊齊而弱秦。
此雄雌之國也,勢不兩立為雄,雄者得天下矣。」
풍환이 서쪽으로 가서 秦昭王에게 유세하였다.
천하의 유세가들이 수레를 몰아 서쪽으로 에 들어오는 자로서을 강화하고 를 약화하지 않으려는 자가 없고,
수레를 몰아 동쪽으로 에 들어가는 자로서를 강화하고 을 약화하지 않으려는 자가 없습니다.
이렇게 와 을 겨루는 나라이므로형세상 양립하여 이 될 수 없고이 천하를 얻을 터입니다.”

秦王跽而問之曰:
「何以使秦無為雌而可?」
秦昭王이 꿇어앉으며 풍환에게 물었다.
무엇으로 이 가 되지 않게 함이 가능하겠소?”

馮驩曰:
「王亦知齊之廢孟嘗君乎?」
풍환이 말하였다.
왕께서도 가 맹상군을 해직하였음을 아십니까?”

秦王曰:
「聞之。」
秦昭王이 말하였다.
들었소.”

▶ 馮驩乃西說秦王曰: 全國策齊策篇에서는 풍환이 梁惠王, 즉 魏의 惠王을 만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때는 이미 梁惠王이 죽은 지 30여 년 후이다. 史記에는 秦王으로 되어 있는데, 昭王일 가능성이 높다.
▶ 游士: 고대의 유세에 종사하는 사람.
▶ 馮軾結靷: 수레를 몰다. 馮은 憑과 같으며 기대다. 사람의 姓인 경우에는 ‘풍’으로 읽는다. 軾은 수레의 앞부분에 기댈 수 있게 만든 橫木. 結은 連結, 靷은 말이나 소에 매어서 수레를 끌게 하는 가죽 끈.
▶ 雄雌: 수컷과 암컷. 강약, 승부를 비유한다. 雄은 승리함 雌는 패배함.
▶ 跽(기): 꿇어앉다.

 

馮驩曰:
「使齊重於天下者,孟嘗君也。
풍환이 말하였다.
천하의 제후가 를 존중하게 만드는 자는 맹상군입니다.

今齊王以毀廢之,其心怨,必背齊;
背齊入秦,則齊國之情,人事之誠,盡委之秦,齊地可得也,豈直為雄也!
그런데 제왕이 헐뜯는 말을 듣고 그를 내쳤으므로그는 마음속으로 원망을 품고 틀림없이 를 배신할 터이고,
를 배신하고 으로 오면의 정세와 人事의 자세함을 모조리 에 맡길 터이고齊 땅을 얻을 수 있으니어찌 이 될 뿐이겠습니까!

君急使使載幣陰迎孟嘗君,不可失時也。
군주께서는 급히 사신을 보내 재물을 싣고 은밀히 맹상군을 맞으셔야지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如有齊覺悟,復用孟嘗君,則雌雄之所在未可知也。」
만약 가 잘못을 깨닫고 다시 맹상군을 등용한다면雌雄의 소재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秦王大悅,乃遣車十乘黃金百鎰以迎孟嘗君。
진왕이 크게 기뻐하고 수레 10승과 황금 100을 보내 맹상군을 맞이하였다.

▶ 重: 존경하다. 존중하다.
▶ 直: 단지. 뿐.
▶ 陰: 몰래. 은밀히.
▶ 鎰: 고대 중량의 단위로 1일은 20량 또는 24량이다.

 

馮驩辭以先行,至齊,說齊王曰:
풍환은 작별하고 사자보다 먼저 출발하여 에 이르러 齊湣王을 설득하였다.

「天下之游士馮軾結靷東入齊者,無不欲彊齊而弱秦者;
馮軾結靷西入秦者,無不欲彊秦而弱齊者。
천하의 유세가들이 수레를 몰아 동쪽으로 에 오는 자로를 강화하고 을 약화하지 않으려는 자는 없고,
수레를 몰아 서쪽으로 에 가는 자로 을 강화하고 를 약화하지 않으려는 자는 없습니다.

夫秦齊雄雌之國,秦彊則齊弱矣,此勢不兩雄。
무릇 와 는 雌雄을 겨루는 나라이므로이 강해지면 는 약해질 터이니이런 형세 상 둘이 모두 이 될 수 없습니다.

今臣竊聞秦遣使車十乘載黃金百鎰以迎孟嘗君。
그런데 신이 삼가 들으니이 사신을 보내 수레 10승에 황금 백 을 싣고 맹상군을 맞는다고 합니다.

孟嘗君不西則已,西入相秦則天下歸之,秦為雄而齊為雌,雌則臨淄、即墨危矣。
맹상군이 서쪽으로 가지 않으면 그만이지만서쪽으로 가서 의 재상이 되면 천하가 에 歸附하여은 이 되고 는 가 되니가 된다면 臨淄와 即墨이 위태로워집니다.

王何不先秦使之未到,復孟嘗君,而益與之邑以謝之?
왕께서는 어찌 의 사자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맹상군을 다시 등용하고 봉읍을 더하여 사과하지 않으십니까?

孟嘗君必喜而受之。
맹상군은 틀림없이 기뻐하며 받을 터입니다.

秦雖彊國,豈可以請人相而迎之哉!
이 비록 강성한 나라지만어찌 남의 재상을 청하여 맞이할 수 있겠습니까!

折秦之謀,而絕其霸彊之略。」
이것이 의 음모를 좌절시켜 그들이 강성한 패자가 되려는 길을 끊는 것입니다.”

▶ 謝: 사과하다. 미안함을 표시하다.
▶ 折秦之謀: 秦의 음모를 꺾다.

 

齊王曰:
「善。」
齊湣王이 말하였다.
좋소.”

乃使人至境候秦使。
그리고 사람을 시켜 국경에 보내어 의 사신을 살폈다.

秦使車適入齊境,使還馳告之,王召孟嘗君而復其相位,而與其故邑之地,又益以千戶。
의 사신의 수레가 마침 의 국경에 들어오자의 사자는 말을 달려서 돌아가 왕에게 알리니왕은 맹상군을 복위시키고 그의 옛 封邑을 주고또 1천 호를 더하였다.

秦之使者聞孟嘗君復相齊,還車而去矣。
의 사자는 맹상군이 다시 의 재상이 되었음을 듣고 수레를 돌려 돌아갔다.

 

 

自齊王毀廢孟嘗君,諸客皆去。
齊湣王이 비방을 듣고 맹상군을 해직했을 때부터 빈객들은 모두 떠났다.

後召而復之,馮驩迎之。
뒤에 맹상군을 불러서 복위시키자 풍환이 빈객을 맞으려 하였다.

未到,孟嘗君太息嘆曰:
「文常好客,遇客無所敢失,食客三千有餘人,先生所知也。
客見文一日廢,皆背文而去,莫顧文者。
今賴先生得復其位,客亦有何面目復見文乎?
如復見文者,必唾其面而大辱之。」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맹상군이 크게 탄식하였다.
나는 항상 빈객을 좋아해서빈객을 대우함에 감히 실수가 없도록 하였으므로식객이 3천여 명이나 되었음을 선생도 아실 터입니다.
빈객은 내가 하루아침에 해직됨을 보고모두 나를 등지고 떠나니나를 돌봐주는 자가 없었습니다.
지금 선생의 덕으로 다시 복위하였는데빈객들은 무슨 낯짝으로 나를 다시 보려 합니까?
나를 다시 만나려는 자는 기필코 그 얼굴에 침을 뱉고 크게 욕보일 터입니다.”

馮驩結轡下拜。
풍환이 말고삐를 매어놓고 수레에서 내려와 절을 올렸다.

孟嘗君下車接之,曰:
「先生為客謝乎?」
맹상군이 수레에서 내려와 마주 절하며 물었다.
선생께서 빈객을 위해 사과하는 것입니까?”

馮驩曰:
「非為客謝也,為君之言失。
夫物有必至,事有固然,君知之乎?」
풍환이 말하였다.
빈객을 위해 사죄함이 아니고 주군의 말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무릇 만물은 필연적인 결과가 있고일에는 당연한 이치가 있는데주군께서 알고 계십니까?”

▶ 太息: 한숨 쉬다. 탄식하다.
▶ 一日廢: 하루아침에 쫓겨나다. 一日은 一旦.
▶ 顧: 보살펴 줌. 염려하다.
▶ 結轡: 말고삐를 묶고 멈추다. 轡는 고삐.
▶ 物有必至: 만물은 모두 필연적인 결과가 있다.
▶ 事有固然: 일은 본래부터 그러함. 固然은 당연한 이치.

孟嘗君曰:
「愚不知所謂也。」
맹상군이 말하였다.
어리석어 말씀하시는 바를 알지 못합니다.”

曰:
「生者必有死,物之必至也;
富貴多士,貧賤寡友,事之固然也。
풍환이 말하였다.
살아있는 것에 반드시 죽음이 있음은 만물의 필연적인 결과이며,
부귀에 선비가 많음과빈천에 친구가 적음은 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君獨不見夫朝趣市朝者乎?
군께서는 어찌 아침에 시장으로 서둘러 가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습니까?

明旦,側肩爭門而入;
日暮之後,過市朝者掉臂而不顧。
날이 밝으면 어깨를 부딪치며 문을 다투어 들어가지만,
날이 저문 후에는 시장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깨를 늘어뜨린 채 돌아보지 않습니다.

非好朝而惡暮,所期物忘其中。
이른 아침을 좋아하고 저녁을 싫어해서가 아니고 바라는 물건이 시장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今君失位,賓客皆去,不足以怨士而徒絕賓客之路。
그러니 군께서 지위를 잃자 빈객이 모두 떠났다고 해서빈객을 원망하여 빈객이 오는 길을 막을 필요는 없습니다.

願君遇客如故。」
부디 군께서는 예전처럼 빈객을 대우하십시오.”

孟嘗君再拜曰:
「敬從命矣。
聞先生之言,敢不奉教焉。」
맹상군이 재배하며 말하였다.
삼가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선생의 말씀을 듣고 어찌 감히 가르침을 받들지 않겠습니까.”

▶ 朝趣市朝者: 아침에 시장으로 몰려드는 사람들. 趣는 서둘러 감. 市朝는 시장.
▶ 明旦: 날이 밝다.
▶ 掉臂: 어깨를 내려뜨리다.

 

太史公曰:
吾嘗過薛,其俗閭里率多暴桀子弟,與鄒、魯殊。
問其故,曰:
「孟嘗君招致天下任俠,姦人入薛中蓋六萬餘家矣。」
世之傳孟嘗君好客自喜,名不虛矣。
태사공은 말한다.
내가 일찍이 薛 땅을 지날 때그 마을 풍속에 흉폭한 젊은이가 상당히 많아와는 달랐다.
그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말하였다.
맹상군이 천하의 협객을 불러 모으니범법자들이 설 땅에 들어온 게 대략 6만여 가구는 될 터이오.’
세상에 전해오기를 맹상군이 빈객을 좋아함을 스스로 즐겼다는데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로다.”

▶ 閭里: 마을.
▶ 率多: 대부분. 거의 다.
▶ 暴桀: 흉포함. 난폭한 사람.
▶ 任俠: 사내답게 용감함. 의협심이 강함.
▶ 姦人: 범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