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以의 기원은 동사로서 '쓰다'이다

耽古樓主 2024. 7. 14. 07:57

 

人主以二目視一國, 一國以萬目視人主. -한비자 외저설우 상
임금은 두 눈으로 한 나라를 보고, 한 나라는 만인의 눈으로 임금을 본다.

 

'以'의 기원은 '쓰다'라는 동사이다

 

'以'는 '之'만큼이나 한문에 자주 등장하는 한자입니다.

『고금횡단 한자여행』에 소개된 통계에 따르면 사마천의 사기에 나온 모든 한자 중에 빈도수 순위로 10위 안에 들어갑니다.

앞서 나온 '之'도 그 안에 포함되지요.

 

以는 주로 전치사(개사) 또는 접속사로 쓰입니다.

 

  • 전치사로 쓸 때는 수단이나 방법, 이유, 시점, 대상 등을 표시하고 ‘~로(~로써)’, ‘~ 때문에(~로 인해)’, ‘~에서(~에)’, ‘~을(~와 함께)’ 등으로 풀이한다.
    • 以敬孝易, 以愛孝難. -장자 외편 천운
      공경으로 효도하기는 쉽지만 사랑으로 효도하기는 어렵다.
    • 不以物喜, 不以己悲. -범중엄 악양루기
      재물 때문에 기뻐하지 않고 자기 때문에 슬퍼하지 않는다.
  • 접속사로 쓸 때는 발음이 같은 而와 통용되고 '~와', '~하여(서). '~하지만', '~때문에' 등으로 풀이한다. 해석을 안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도 있다.
    • 殺身以成仁. - 논어 위령공
    • 자신을 죽여 인을 이룬다.

 

전치사는 우리말에는 없는 품사입니다. 그래서 영문법에서 차용해 방편 삼아 부르는 용어입니다. 중국학자들은 대개 介詞라고 합니다.

'전치사+목적어' 구를 이루어 서술어 앞이나 뒤에서 행위의 시간, 장소, 방향, 대상, 원인 등을 표시해 줍니다.

 

한문에서 전치사는 상당수가 동사에서 기원합니다. 동사(동사구)를 연이어 써서 동작과 행위의 서술을 보충하다가 의미가 확대된 품사로 봅니다.

 

以도 ‘쓰다(써서 하다)'라는 동사에서 기원한 전치사입니다. 이런 사실을 기억해 두면 종종 以의 뜻이 떠오르지 않을 때 의미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人主以二目視一國

임금은 두 눈을 써서, 한 나라를 본다.

=임금은 두 눈으로, 한 나라를 본다.

 

以는 전치사이므로 말 그대로 목적어(명사, 대명사) 앞에 옵니다. 하지만 때로 뒤의 목적어를 앞으로 도치해 강조할 때가 있습니다.

 

또 목적어로 대명사를 취하는 경우 뒤의 대명사를 생략할 때가 많습니다. 이때는 以의 목적어가 무엇인지 문장 앞뒤를 잘 살펴서 해석해야 합니다.

 

한편 접속시는 단어와 단어, 구나 절,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품사입니다.

以가 이런 접속사로 쓰일 때는 대개 동사나 동사구를 연결합니다.

 

또 以가 갖는 의미의 특성상 뒤에 오는 구절이 以 앞 구절의 목적이나 결과, 원인을 가리킬 때가 많습니다.

 

연습

 

▶以直報怨, 以德報德 -논어 헌문

 

강직함으로 원한을 갚고 덕으로 덕을 갚는다.

 

 

論語集註 憲問 第十四(논어집주 헌문 제십사) 第三十六章

▣ 第三十六章 或曰: 「以德報怨,何如?」 혹자가 말하였다. “德[恩德]으로써 원한을 갚는 것이 어떻습니까?” 或人所稱,今見老子書。 혹인이 말한 것은 지금 《老子》 책에 보인다. 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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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木以不材得, 終其天年. -장자 산목

이 나무는 제목으로 거두어 쓰지 못하므로 자신의 천수를 다한다.

-以가 이유(~ 때문에)의 의미로 쓰인 예이다.

 

▶是以一人投命, 足懼千夫. -오자 여사

이 때문에 한 사람이 목숨을 바치면 천 명을 두렵게 할 수 있다.

 

▶ 忠信以得之, 驕泰以失之. -대학 전 10장

충실함과 믿음으로 얻고 교만과 방자함으로 잃는다.

-之는 생략된 이 문장의 앞에 나오는 大道를 가리킨다.

 

▶舟搖搖以輕颺, 風飄飄以吹衣. -도연명 귀거래사

배는 흔들흔들 가벼이 떠다니고 바람은 살랑살랑 옷자락에 불어대네.

-搖搖나 飄飄처럼 동사가 중첩되면 모양이나 소리를 묘사하는 의성어 의태어가 된다.

-以가 而처럼 쓰인 예이다. 而는 부사어와 서술어 사이를 연결할 수 있다.

 

▶ 故破國亡主, 以聽言談者之浮說. - 한비자 오두

그러므로 나라가 깨지고 군주가 망하는 것은 말로 떠드는 이들의 뜬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故: 접속사로 쓰여서 그러므로, 곧 등의 뜻을 나타낸다.

 

▶ 以道觀之, 物無貴賤, 以物觀之, 自貴而相賤. -장자 추수

도에 근거해서 보면 사물에 귀하고 천함이 없다. 사물에 근거해서 보면 자신은 귀하고 상대는 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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