於의 용례

仰以觀於天文, 俯以察於地理, 是故知幽明之故. -주역 개사상

우러러 천문을 보고 구부려 지리를 살펴 이에 따라 어둡고 밝아지는 까닭을 안다.

 

어조사 於

 

於는 以처럼 전치사로 쓰이는 대표적인 한자입니다.

'於+목적어(명사, 대명사)' 구를 이루어 동사의 앞이나 뒤에 놓이지요.

이때 동작이나 행위의 시간이나 장소, 범위, 유래(근거), 대상 등을 두루 나타내고 '~에', '~에서', '~에게' 등으로 해석합니다. 때에 따라 '~로(부터)', '~에 대해', '~에 의해' 등으로도 풀이하지요.

간혹 於가 동작의 직접적 대상을 나타낼 때 해석을 생략하기도 합니다.

 

於는 또 비교 대상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때는 '~보다'라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於가 비교 대상을 나타낼 때에는 於 앞의 서술어가 형용사일 경우가 많으므로 이 점을 문법적 표지로 여길 수 있습니다.

 

防民之口, 甚於防川.-십팔사략 주

백성의 입을 막는 일이 강을 막는 일보다 심대하다.

 

於도 以와 같이 동사 기원의 전치사입니다.

대개 ‘~에 있다’는 뜻에서 확장된 것으로 보지만 以처럼 동사의 흔적이 크게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於와 비슷한 음인 于도 於처럼 사용되고, 乎 역시 문장 중간에 쓰일 때는 於와 비슷한 용법으로 쓰입니다. 이때는 '에(서)'란 뜻뿐 아니라 '보다'라는 뜻에도 적용됩니다.

 

연습

 

▶博學於文, 約之以禮. -논어 옹야

폭넓게 글을 배우고 배운 것을 예의로 단속한다.

- 배운 것을 일상생활에서 따라야 할 행위나 일의 순서, 갖추어야 할 태도 등으로 간추려서 간직한다는 의미이다.

 

▶出乎爾者, 反乎爾者也. -맹자 양혜왕하

너에게서 나온 것이 너에게로 되돌아간 것이다.

-乎: 於와 같다.

-추나라 임금이 전쟁 때 윗사람을 돕지 않은 이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묻자 맹자가 대답했던 말의 일부이다. 증자의 말을 인용했다.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노자 63장

천하에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일어나고 천하에 큰일은 반드시 작은 데서 일어난다.

 

▶靑取之於藍, 而靑於藍. 氷水爲之, 而寒於水.-순자 권학

푸른색은 쪽풀에서 취하지만 쪽보다 푸르고, 얼음은 물이 된 것이지만 물보다 차다.

-靑取之於藍: 주제어가 取의 목적어가 됨.

-동작의 원인(~에서, ~때문에)을 나타내는 於와 비교(~보다)를 나타내는 於가 한꺼번에 쓰인 구문이다.

-학문을 해야만 더 나아질 수 있음을 염색과 얼음이 어는 과정에 비유했다. 이 구절에서 靑出於藍이란 고사성어가 나왔다. 靑出於藍은 원 문맥과 달리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의미로 쓰인다.

 

▶生乎吾後, 其聞道也, 亦先乎吾, 吾從而師之. -한유 사설

내 뒤에 났어도 그가 도를 들음이 역시 나보다 앞선다면 나는 그를 따르고 선생으로 삼는다.

-동작의 시간(~에)을 나타내는 乎와 비교(~보다)를 나타내는 乎가 한꺼번에 쓰인 구문이다.

 

▶始吾於人也, 聽其言而信其行.

今吾於人也, 聽其言而觀其行. -논어 공야장

처음에 나는 사람에 대해 그의 말을 듣고 나서 그의 행동을 믿었다.

지금 나는 사람에 대해 그의 말을 들어도 그의 행동을 관찰한다.

-동작의 대상(~에 대하여)을 나타내는 於의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