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日月逝矣歲不我延. 嗚呼, 老矣. 是誰之億. -명심보감 권학
오늘 배우지 않고서 내일이 있다 말하지 말며, 올해 배우지 않고서 내년이 있다 말하지 말라. 날과 달은 가고 세월은 날 위해 미뤄 주지 않는다. 아, 늙었다! 이게 누구의 잘못인가?
금지를 나타내는 부정사 : 勿, 毋, 無, 莫
勿과 毋는 금지를 나타내는 부정사입니다. 금지하는 행위가 주로 말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식으로 표현되므로 명령의 의미를 함께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 다 '~하지 말라', '~해서는 안 된다'로 해석하고, 毋가 勿보다 금지의 어기가 더 셉니다.
우리말에서 '마라'는 구어체와 직접 인용문에, '말라'는 문어체와 간접 인용문에 쓰므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맞추어 번역합니다.
한문에서 금지는 無나 莫을 轉用해서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당연히 '없다'는 뜻이 아니라 '~하지 말라', '~해서는 안 된다'로 해석하지요.
無의 경우 이런 전용은 毋와 음이 같아서 의미가 혼용되거나 통용된 것으로 봅니다.
無나 莫으로 금지를 나타내면 금지의 어조가 勿이나 毋에 비해 다소 완화됩니다.
연습
▶長毋相忘.-김정희 세한도 인장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
-세한도에 찍힌 인장에 쓰인 글귀이다.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 시절 자신을 도와준 제자 이상적에게 보낸 선물이었다.
▶不及黃泉, 無相見也.-좌전 은공원년
저승에 이르지 않는 한 서로 보지 말자.
▶己所不欲, 勿施於人.-논어 위령공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
▶戰方急, 愼勿言我死.-유성룡 징비록
싸움이 한창 급하다. 내가 죽었다고 말하지 마라.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라고 널리 알려진 대사의 원본이다.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적의 총탄에 맞아 죽으면서 남긴 말이다.
▶疑人莫用, 用人勿疑. -명심보감 성심
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
-莫이 勿과 통용되어 쓰인 사례이다.
▶無爲名尸, 無爲謀府, 無爲事任, 無爲知主.-장자 응제왕
명예의 허깨비가 되지 말고 모략의 창고가 되지 말라. 일을 맡는 자가 되지 말고 지식의 주인이 되지 말라.
-尸童은 과거에 제사지낼 때 신주를 대리했던 어린아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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