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漢詩와 漢文 (1490)
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위팔 처사에게 드림(贈衛八處士)-두보(杜甫) ▶ 贈衛八處士 : 衛八處士에게 주는 시. 衛는 姓이며, 8은 형제의 排行이다. 곧 위씨 형제 중에서 여덟 번째란 뜻이며, 중국에선 흔히 이름 대신 이 배항의 숫자를 많이 썼다. 처사는 隱者를 말하며 出仕하지 않고 집에 조용히 들어앉아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 시는 《杜少陵集》 권6에 들어있는데 衛가 누구인지는 확실치 않다. 어떤 이는 衛賓, 어떤 이는 衛大經의 일족일 것이라고 한다. 이 시는 乾元 2년(759년) 杜甫가 華州에 있을 무렵 그의 집에 놀러 가서 지은 듯하다. 人生不相見, 動如參與商. 사람이 서로 만나지 못하니, 걸핏하면 參星과 商星처럼 되네. ▶ 動 : 걸핏하면. 자칫하면 ▶ 參與商 : 參星과 商星. 삼성은 동쪽, 상성은 서쪽에 있는데 삼성이 ..

여름날 이공이 방문함(夏日李公見訪)-두보(杜甫) ▶ 李公 : 李炎. 唐나라 肅宗이 태자였을 때 家令이어서 一本엔 李家令見訪이라 題하고 있다 한다. 이 시는 《杜少陵集》 권3에 들어 있으며 天寶 14년(755)의 作이다. 遠林暑氣薄, 公子過我遊. 멀리 떨어진 숲속은 더위가 엷어, 이공께서 놀러 오셨네. ▶ 遠林 : 멀리 떨어진 숲. 市街에서 떨어져 있는 숲. ▶ 過我遊 : 내게로 놀러왔다. 過: 방문하다. 貧居類村塢, 僻近城南樓. 가난한 내 집은 마을가의 담이나 비슷하니, 외지게도 성 남쪽 망루(望樓) 가까이에 있다네. ▶ 村塢 : 마을에 있는 도둑을 막기 위하여 흙으로 쌓아놓은 담. 塢 : 언덕. ▶ 僻(벽) : 외지다. 傍舍頗淳朴, 所願亦易求. 이웃들은 매우 순박해서, 아쉬운 것을 얻기도 쉽다네. ▶ ..

전원으로 돌아와 살며(歸田園居)-도연명(陶淵明) ▶ 歸田園居 : 《靖節先生集》 권2에 실려 있는데, 歸園田居라 題한 5수 중 제1편이다. 淵明의 대표적인 전원시의 하나이다. 少無適俗韻, 性本愛丘山. 젊어서부터 세상의 속기에 알맞지 않았고, 천성이 본디 산림을 좋아하였다. ▶ 俗韻(속운) : 속된 기. 세상의 풍속. 誤落塵網中, 一去三十年. 티끌 세상에 잘못 떨어져, 어느덧 30년이 지났구나. ▶ 塵網(진망) : 티끌처럼 지저분하고 그물 같은 속박이 있는 세상. ▶ 一去三十年 : 閻里에 나와 산 지 어느덧 30년이 되었다. 塵網을 名利를 위한 관리생활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단정하고, 30년은 13년 또는 已十年의 잘못이라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으나, 그렇게 된 판본이 없는 이상 근거없는 臆斷이라 하겠다. 앞의..

음주(飮酒)-도연명(陶淵明) ▶ 飮酒 : 《靖節先生集》 권3에 실려 있는 〈飮酒〉 20수의 최종편이다. 앞에 나왔던 두 수도 모두 이 종류의 시들이어서 다 같이 음주라 題함이 옳다. 羲農去我久, 擧世少復眞. 伏羲와 神農은 나에게서 오래되매, 온 세상엔 참됨으로 돌아가려는 이가 적네. ▶ 羲農(희농) : 三皇 중의 伏羲와 神農으로 태고시대를 가리킨다. ▶ 少復眞(소복진) : 하늘로부터 타고난 참된 모습으로 돌아감이 적다. 곧 진실한 인간의 본연의 性으로부터 멀어졌다. 汲汲魯中叟, 彌縫使其淳. 노나라의 노인이 애쓰시어, 손질하여 순박하게 만드셨다. ▶ 汲汲(급급) : 쉬지 않고 애쓰는 모양, 《漢書》 揚雄傳에도 '부귀에 급급하지 않았다.'라는 용례가 있다. ▶ 魯中叟(노중수) : 노나라의 노인, 곧 孔子를 ..

칠월 밤에 강릉으로 가는 도중에 지음(七月夜行江陵途中作)-도연명(陶淵明) ▶ 七月夜行江陵途中作 : 《陶靖節先生集》 권3에 실려 있는데 〈辛丑歲七月赴假還江陵夜行塗口〉라 題하고 있다. 塗口는 途中이라 된 판본이 많으나 《문선》 李善 注에 의하면 도구는 沙陽縣 하류 110리에 赤圻가 있고, 적기에서 20리 더 가면 도구가 있다 했으니 塗口가 옳다. 江陵은 지금의 湖北省 강릉현, 곧 長江 가에 있던 府의 이름. 閑居三十載, 遂與塵事冥. 한가히 살기 30년에, 마침내 세상일에 어둡게 되었네. ▶ 閑居三十載 : 이때 淵明은 37세여서, 몇년의 在官 기간을 제하면 거의 30년 동안 家居한 셈이다. ▶ 塵事(진사) : 세상의 속된 일. ▶ 冥(명) : 어둡다. 詩書敦宿好, 林園無俗情. 詩書는 예부터의 기호를 두터이하고..

악부(樂府上)-작자 미상 ▶ 樂府上 : 권27 樂府 上의 첫머리에 악부 4수가 있다. 그 古辭의 제1편 〈飮馬長城窟行〉이 이 시이다. 악부란 漢나라 武帝가 세운 음악을 관장하던 곳인데, 그곳에선 당시 각 지방에 유행하던 가요를 모아 이를 수정하고 또 새로운 가요를 지었다. 이들 악부에서 불리던 가요들을 악부체 또는 악부라 불렀고, 그중의 작자를 모르는 古歌를 古辭라 한다. 여기에서 악부상이라 題한 것은 《문선》 권27에 악부상이라 하여 14수, 권28에 악부하라 하여 27수가 수록되어 있는데, 《문선》 권27대로 ‘악부상’이라 한 것이다. 그러나 上字가 붙어서 題名으로서는 부적합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靑靑河畔草, 綿綿思遠道. 파릇파릇한 강가의 풀은, 끊임없이 임 가신 먼 길을 생각케 하네. ▶ 綿綿(면..

농가(田家)-유종원(柳宗元) ▶ 田家(전가) : 《唐柳先生集》 권43에 실려 있는 같은 제목의 시 3수 가운데 제2수. 그 제3수는 앞의 五言短篇 말미에 실려 있으니 함께 참조하며 읽으면 좋을 터이다. 籬落隔煙火, 農談四鄰夕.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연기와 불이 피어오르니, 사방의 이웃이 농사 얘기하는 저녁이구나. ▶ 籬(리) : 울타리. ▶ 落(락) : 마을. 부락. 籬落은 마을의 울타리가 둘려있는 집. ▶ 隔煙火(격연화) : 연기와 불이 울타리 사이로 저쪽에 보이는 것. ▶ 四鄰夕(사린석) : 사방의 이웃이 저녁이 되었다는 뜻. 庭際秋蛩鳴, 疎麻方寂歷. 마당가에선 가을 귀뚜라미 울고, 삼대는 성기어서 쓸쓸해 보이네. ▶ 蛩(공) : 귀뚜라미. ▶ 疎麻(소마) : 밭에 성기게 남은 삼대들을 가리킨다. ▶..

효성스런 까마귀가 밤에 울다(慈烏夜啼)-백거이(白居易) ▶ 慈烏(자오) : 《禽經》 張華의 注에 일렀다. ‘자오(慈烏)란 효성스런 새를 말한다. 자라면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인다. 큰부리까마귀는 그렇지 않다.’ 《孔叢子》의 小爾雅에 일렀다. ‘純黑色이고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는 것을 오(烏: 까마귀)라 말하고, 작고 배 밑이 희며 자라도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이지 않는 것을 아오(鴉烏: 갈까마귀)라 한다.’ 보통 까마귀가 모두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먹임으로써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慈烏란 효성스런 까마귀이다. ▶ 夜啼 : 밤에 울다. 《樂府詩集》 권47엔 烏夜啼란 악부시가 실려 있는데 이 고악부의 이름에서 慈烏夜啼란 題名을 땄을 터이다. 《白氏長慶集》 권..

동파에게 드림(贈東坡) 둘째 시-황정견(黃庭堅) 靑松出澗壑, 十里聞風聲. 靑松이 시냇물 흐르는 골짜기에 자라나니, 10리에서도 소나무에 부는 바람소리가 들리네. ▶ 靑松(청송) : 蘇東坡에 비긴 것이다. ▶ 澗(간) : 산간수. 계곡의 물. ▶ 壑(학) : 골짜기. 澗壑은 시냇물이 흐르는 산골짜기. 上有百尺絲, 下有千歲苓. 소나무에는 백 자의 새삼이 감겨 있고, 소나무 아래엔 천년 묵은 풍냉이가 자라 있네. ▶ 絲(사) : 兎絲 또는 菟絲라고도 하며, 나무에 감기어 寄生하는 '새삼'. 이는 黃庭堅이 자신을 견준 것이다. ▶ 苓(령) : 茯苓. 소나무 뿌리에 생기는 일종의 菌. 《淮南子》 說山訓에 일렀다. '천년 묵은 소나무 아래에는 茯苓이 있고 위에는 菟絲가 있다.' 소나무 진이 천년 묵어 이루어지는 것..

동파에게 드림(贈東坡) 첫째 시-황정견(黃庭堅) ▶ 贈東坡(증동파) : 작자 황정견(黃庭堅, 호는 山谷)이 그의 스승 蘇軾에게 보낸 시. 《山谷集》 권1에 실려 있다. 江梅有佳實, 託根桃李場.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여는데,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 밭에 뿌리를 뻗고 있네. ▶ 江梅(강매) : 냇가에 자란 야생의 매화나무, 스승 東坡를 이 江梅에 비겨 읊었다. ▶ 桃李場(도리장) : 복숭아와 오얏이 심어진 밭. 場은 場圃의 뜻. 桃李는 일반 대신들, 桃李場은 그들이 활약하는 정계에 비긴 것이다. 桃李終不言, 朝露借恩光. 복숭아와 오얏은 끝내 말하지 않고, 아침 이슬은 은총의 빛을 주네. ▶ 桃李終不言 : 桃李가 끝내 말하지 않는다고 함은 대신들이 그를 질투함을 말한다. ▶ 朝露(조로) : 아침 이슬.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