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8. 명심보감 계성편(戒性篇)

耽古樓主 2023. 1. 20. 10:40

8. 명심보감 계성편(戒性篇)

 

계성편은 篇名 그대로 성품을 경계하도록 하는 경구들이 실려 있다.

<1>

景行錄云
경행록에 일렀다.

人性如水,
水一傾則不可復,
性一縱則不可反.
사람의 성품은 물과 같아서,
물이 한 번 기울면 돌이킬 수 듯이,
사람의 성품도 한 번 방종해지면 되돌릴 수 없느니라.

制水者必以堤防,
制性者必以禮法.
물을 통제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堤防을 사용해야 하고,
성품을 제어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禮法을 사용해야 할 터이다.

:기울 경. ]傾向, 傾斜.
:앞의 문구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하면(if), ~할지라도(even if) 여기서는 문맥에 따라 의 뜻이다.
不可+술어: ~할 수 없다, ~하는 것은 불가(不可)하다, ~해서는 안된다.
:회복할 복.
:놓을 종, 방종할 종.
:잡을 제. 누를 제. 여기서 뜻이 파생되어 統制하다. 制御하다. 抑制하다의 뜻이 있다. 위의 문구에서도 그 파생된 뜻으로 여기면 된다.
:둑 제. ]堤防.
: 여기서 는 모두 사물이므로 ‘~하는 것의 의미인데, ‘~하려면의 조건절을 만드는 로 보아도 좋다.
: 부사이나, 한문의 부사가 그러하듯 조동사처럼 해석하여, ‘반드시 ~하여야 한다라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景行錄: 나라 때 만들어진 책이라 하나 현재 전하지 않는다
나라 李邦獻이 지은 省心雜言 <正文>에 같은 문장이 실려 있다.
(人性如水水一傾則不可復性一縱則不可反制水者必以隄防制性者必以禮法)

<2>

忍一時之氣,
免百日之憂.
한 때의 기분을 참으면 백일의 근심을 면하느니라.

忍一時之氣: 忍一時之忿로 된 도 있다.
[출전]
增廣賢文에는 忍得一時之氣 免得百日之憂로 되어 있다.

<3>

得忍且忍, 得戒且戒,
不忍不戒, 小事成大.
참을 수 있으면 우선 참고, 경계할 수 있으면 우선 경계하라.
참지 않고 경계하지 않으면 작은 일도 크게 된다.

▶①+명사()~을 얻다. +술어:~할 수 있다. 이때 '가능'의 뜻으로 조동사가 된다.
[출전]
增廣賢文에는 得忍且忍 得耐且耐 不忍不耐小事變大

<4>

愚濁生嗔怒 皆因理不通.
어리석고 똑똑하지 못한 자가 성을 내는 것은 다 이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休添心上火 只作耳邊風.
마음 위에 불을 더하지 말라, 단지 귓가에 이는 바람쯤으로 여겨라.

長短家家有 炎凉處處同.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어디서나 같다.

是非無相實, 究竟摠成空.
시비는 모두 실질이 없는지라, 구경에는 모두 헛 것이 되느니라.

: 흐릴 탁.
:'~을 낳다. 생기게 하다.'
: 성낼 진.
: 인할 인. +명사()~에서 기인하다. ~에 때문에, ~로 인하여.
+술어: 금지사로 쓰인다. , , , 와 같은 구실을 한다.
: 더할 첨.
炎凉: ‘더위와 추위로 해석되지만, ‘세력 간의 성쇠를 말한다. 이른바 炎涼世態로 권세의 有無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매우 속된 경향을 두고 표현하는 말이다. ‘과 같다.
: 실할 실. 열매를 맺다. 가득차다, 실하다. 여기서는 의 뜻이다.
究竟: 한 단어로 '결국, 畢竟, 마침내'와 같은 뜻이다.
는 현대에는 '궁구할 구'의 뜻으로만 쓰인다. 究竟이란 단어는 畢竟이란 단어와 같은 뜻이고, 현대 중국어에서도 여전히 쓰인다. 은 마칠 경.
: '모두 총'으로 과 같은 글자이다.
: 이룰 성. '~이 되다'의 뜻으로도 자주 쓰인다. ]成空, 成佛.
[참고]
佛經 達摩指玄寶錄에 유사한 문장이 실려 있다.
24 門生問道錄
古德云
愚濁生嗔怒皆因理不通
休添心上火只作耳邊風
長短家家有災涼處處同
是非無實相究竟總成空。」

<5>

子張欲行 辭於夫子.
願賜一言, 爲修身之美.
자장이 벼슬하러 떠남에 선생님을 하직하며 말하였다.
한 말씀 주시면 修身 美德으로 삼고자 하옵니다.”

子曰,
百行之本 忍之爲上.
부자께서 말씀하셨다.
“백행의 근본은 참는 것이 으뜸이니라.”

子張曰,
何爲忍之?
자장이 여쭈었다.
“왜 참아야 하는 것입니까?”

子曰,
天子忍之國無害
諸侯忍之成其大
官吏忍之進其位
兄弟忍之家富貴
夫妻忍之終其世
朋友忍之名不廢
自身忍之無禍害.
부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으면 나라에 害가 없으며,
제후가 참으면 그 위대함을 이루고,
관리가 참으면 벼슬자리에 나아가게 되며,
형제가 참으면 집안이 부귀해지고,
부부가 참으면 그들의 세대를 잘 마칠 터이고,
친구들끼리 참으면 그 우정이라는 명분이 없어지지 않으며,
자신이 참으면 화와 해가 없기 때문이니라.”

子張: 공자의 제자이다. 춘추시대 나라 사람으로, 顓孫이고, 이름은 이다. 자장은 그의 인데, 공자의 제자로 용모가 俊秀하고 성품이 너그러워서 남과 잘 사귀었다.
논어 爲政篇에 자장이 공자에게 벼슬을 구하는 방법에 대하여 묻는 대목이 보인다.
: 말할 사 사양할 사, 사퇴할 사. 하직할 사. 위 문장에서는 하직하다는 뜻이다.
夫子: 존칭. ] 孔夫子(=Confucius)
: 원할 원. '+명사절'로 윗 문장에서 '賜一~~之美'까지 받는다.
: 줄 사.
: 될 위, 할 위, 위할 위('이유'의 뜻도 포함), ~으로 삼다, 여기다, 생각하다.
'爲修身之美'에서 의 뜻이다.
'忍之爲上'에서 語助詞이고, 의 뜻이다.
'何爲忍之'에서 의 뜻이고 는 어조사이다.
何爲: 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서, 직역하면 '무엇 때문에?'이고 이유를 나타내는 의문문이다. , '무엇 때문에?, ?'의 뜻이다.

<6>

子張曰,
不忍何如?
자장이 여쭈었다.
“참지 않으면 어떠합니까?”

夫子曰,
天子不忍國空虛,
諸侯不忍喪其軀,
官吏不忍刑法誅,
兄弟不忍各分居,
夫妻不忍令子孤,
朋友不忍情意疎
自身不忍患不除.
부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자가 참지 않으면 나라가 공허해지고,
제후가 참지 않으면 그 몸을 잃게 되고,
관리가 참지 않으면 형법으로 베이게 되고,
형제가 참지 않으면 각자 분거하게 되고,
부부가 참지 않으면 자식들이 고아가 되게 하며,
친구끼리 참지 않으면 情意가 소원해지고,
자신이 참지 않으면 근심이 떠나지 않느니라.”

子長曰,
善哉善哉. 難忍難忍.
非人不忍, 不忍非人.
자장이 선생님의 말씀을 다 듣고 나와 말하였다.
“좋고도 좋구나. 참기가 어렵고도 어렵구나.
사람이 아니면 참지 못할 것이요, 참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로다.”

: 잃을 상.
: 몸 구.
: 형벌 형.
: 벨 주. 꾸짖을 주.
: 사역동사로 使와 쓰임새가 같다. , +A+술어A로 하여금 ~하게 하다.
: 성길 소. '성기다'에서 뜻이 파생되어 '(친분이나, 정감이) 疎遠하다'의 뜻으로도 잘 쓰인다.
: 제할 제. '除去하다'는 뜻이다.
: 감탄형 종결 어조사로 쓰인다. ]快哉를 부르다.
+술어“ ~하기 어렵다.

<7>

景行錄云
屈己者能處重,
好勝者必遇敵.
경행록에 일렀다.
“자기를 굽히는 사람은 중요한 지위에 머물 수 있고,
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적수를 만나느니라.”

[출전]
1) ‘好勝者必遇敵공자가어에 보인다.
强梁者不得其死, 好勝者必遇其敵.
힘만 믿고 날뛰는 자는 제 명대로 살지 못하며,
남에게 이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자기를 대적할 사람을 만나게 된다.
2) 나라 李邦獻이 지은 省心雜言 <正文>에 같은 문장이 실려있다.
<屈己者能處衆好勝者必遇敵.>
能處衆으로 되어 있는바, “자기를 굽히는 사람은 사람들과 처할 수 있고가 되어 後句와 오히려 어울린다.

<8>

惡人罵善人 善人摠不對.
악한 사람이 착한 사람을 꾸짖거든 착한 사람은 전연 대꾸하지 마라.

不對心淸閑 罵者口熱沸
대꾸하지 않으면 마음이 맑고 한가하나, 꾸짖는 자는 입에 불이 붙는 것처럼 뜨겁고 끓느니라.

正如人唾天 還從己身墜.
마치 사람이 하늘에다 침을 뱉은 것 같아서 도로 자기 몸에 떨어지느니라.

2.3 2.3으로 끊어 읽으며 리듬감을 느껴 보기 바란다.
: 꾸짖을 매. ]罵倒.
: 과 같은 글자로 '모두 총.'
淸閑: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마음이 맑고 한가롭다는 뜻이다.
: 뜨거울 열.
: 끓을 비 예]여론이 沸騰하다.
: 이 문장에서처럼 부사로도 많이 쓰인다. '바로'의 뜻이다. '正如~''바로() ~과 같다'의 뜻이다. 이 문장에서 는 문장의 끝까지 다 걸린다.
: 침 타.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 이 문장에서 술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부사로 쓰였다. 은 부사로 자주 쓰인다. '도로, 도리어, 다시'의 뜻이다.
: 떨어질 추. ]墜落.

<9>

我若被人罵 佯聾不分說.
내가 만약 남에게 욕설을 듣더라도 거짓 귀먹은 체하고 시비를 가려서 말하지 말라.

譬如火燒空 不救自然滅.
비유하건대 불이 없는 허공에서 타다가 끄지 않아도 저절로 꺼지는 것이다.

我心等虛空 摠爾飜脣舌
내 마음은 허공과 같거늘, 모두 너의 입술과 혀를 뒤집었다 폈다 하는 것이다.

이 글귀 역시 2.3 2.3의 운율을 따라 끊어 읽는다.
: ‘가리고 따진다는 의미이다.
, , 은 각각 운을 맞춘 글자들이다.
: 만약 ~한다면(if~), 만약 할지라도(even if~), ~와 같다. 와 쓰임새가 같다.
: 입을 피.
: 거짓 양. +술어; 거짓으로 ~인 체하다. ]佯狂.
: 귀머거리 롱.
: 비유할 비. '譬如~'는 관용구로 '비유컨대 ~와 같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 탈 소.
救火: 불을 구제한다. ,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 같을 등.
: 뒤집을 번. ]飜復, 飜譯. 飜譯이란 말에서도 연상되듯이 은 제쳤다 엎었다 한다는 뜻이다.
: 입술 순.

<10>

凡事留人情,
後來好相見.
모든 일에 인정을 남겨두면
뒷날 만났을 때 좋은 낯으로 서로 보게 되느니라.

: 무릇 범, 모든 범, 범상할 범.
: 머무를 류. 타동사로 쓰이면 '~을 머물리다, ~留保하다, ~을 남겨두다'의 뜻이다. ]留保, 留置.
後來: 여기서 語氣詞로서 중에 쓰여 음절을 완전하게 채우거나, 어기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