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5. 명심보감 정기편(正己篇)

耽古樓主 2023. 1. 19. 04:58

5. 명심보감 정기편(正己篇)



정기편은 修身에 도움이 되는 글귀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는 儒家에서 강조하는 절제를 통한 인격수양과 더불어 亂世를 사는 道家 특유의 처세훈까지 곁들어 있다. 절제할 줄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1>

性理書云
見人之善而尋其之善,
見人之惡而尋其之惡,
如此方是有益.
<성리서>에 일렀다.
남의 착한 것을 보고 나의 착한 것을 찾고,
남의 악한 것을 보고 나의 악한 것을 찾을 것이니,
이와 같게 하면 바야흐로 유익함이 있을 것이다.

性理書: 나라 학자들이 주창한 性命理氣의 학설을 담은 책이다.
하늘이 부여한 이치를 이라 하고, 이 이치가 우리 인간에게 들어와 있는 것을 이라 한다. 는 모든 만물이 갖추고 있는 원리(principle) 곧 우주만물의 존재의 形相(Form)이고, 와 떨어지지 않고 만물 존재를 형성하는 質料(Matter)와도 같은 것이다. 稟受한 것이므로 성인이나 범인이 다를 것이 없고, 를 품수한 것이므로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가 같지 않다고 보는 학설이 性理學의 주된 골자이다. 이 성리학을 理學이라 말하기도 한다.
性理學: 12세기에 남송의 朱熹가 집대성한 유교의 주류 학파이다. 성리학의 어원은 주희가 주창한 性卽理를 축약한 명칭이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주희)의 이름을 따서 朱子學이라고도 하고, 송나라 시대의 유학이라는 뜻에서 宋學이라고도 하며, 송나라 시대 이전의 유학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새로운 기풍의 유학이라는 뜻에서 新儒學이라고도 한다. 程顥程頥에서 朱熹로 이어지는 학통이라는 뜻에서 程朱學, 程朱性理學, 또는 程朱理學으로도 불린다. 理學 또는 道學이라고도 한다.
: 말이을 이. 는 두 문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두 구절을 순접(and), 역접(but), 인과(and so)관계 등으로 문맥에 따라 적절히 해석한다.
如此: 자주 쓰이는 관용구.
: 바야흐로 방. 時方, 方今, 今方.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바로 그 시점을 말하기 때문에 바야흐로’, ‘비로소로 해석하면 된다.
의 쓰임새


옳을 시.
(지시대명사 또는 지시형용사) 이 시.
(술어) “~이다”(be동사). 등 주로 3가지의 뜻이 있다.

가 지시대명사로 쓰일 경우에 문장의 주어로는 거의 쓰지 않고, 주로 목적어로서 지시대명사로 사용된다. 주어로 쓰이는 지시대명사는 주로 가 쓰이고 는 쓰이지 않는다.

또한 는 지시대명사·지시형용사로 뿐만 아니라, 술어로서 의 뜻으로도 많이 쓰인다.
현대 중국어에서 의 뜻으로는 전혀 쓰이지 않고 의 뜻으로만 쓴다. 예를 들면 我是韓國人하면 나는 한국인이다의 뜻이다. 이때 韓國人은 명사구로서 의 보어이다. 가 받는 보어는 韓國人처럼 명사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뒤에 서술절을 받기도 한다. 또 중요한 것은 의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면 그 주어를 굳이 써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의 문장에서도 是有益의 주어는 앞 문장 見人之善而尋己之善, 見人之惡而尋己之惡이며 이는 문맥상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의 주어를 생략한 것이다. 문맥상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가 생략된다는 것을 모르고 흔히 이 술어로 쓰인 자를 마치 지시대명사로서의 주어인 이것은, 이는등으로 해석하는데 이는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의 지시대명사인 이것이란 말을 붙여준 것뿐이고, 가 지시대명사로 쓰여서 그렇게 번역하는 것이 아니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論語, 學而篇)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
여기서도 는 술어로서 “~이다의 뜻이며, 지시대명사로서 주어인 이것이의 뜻이 아니다.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므로 굳이 써주지 않은 것이다. 다만,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이것이란 주어를 붙여준 것뿐이며, 만약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을 한다면,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가 될 것이다.

過而不改 是謂過矣 (論語, 衛靈公篇)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일러 잘못이라고 한다
여기서도 는 술어로 “~이다의 뜻이며, 주어는 문맥상 분명하므로 굳이 와 같은 주어를 붙여 此是謂過矣라 하지 않고 생략된 것이며, 이때 의 보어는 명사구가 아닌, 서술절로서 謂過인 것이다. , 위의 번역에서 이것을이라고 하여 마치 를 지시대명사처럼 번역한 것으로 오해될 수도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옮기는 과정에서 붙여준 것일 뿐이지, 가 지시대명사이기 때문에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다. 위의 문장을 역시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을 한다면, “허물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을 허물이라 말함이다.”가 되지만, 우리말로 어색하므로 일반적으로 위와 같이 번역할 따름이다.


<2>

景行錄云
大丈夫 當容人 無爲人所容.
<경행록>에 일렀다.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의 용서를 받는 사람이 되지 말것이니라.

大丈夫: 맹자》〈滕文公章句 下 7의 대장부에 대한 正義를 참고해보자.
<孟子曰>
居天下之廣居立天下之正位行天下之大道
得志與民由之不得志獨行其道
富貴不能淫貧賤不能移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천하의 넓은 거처에 살며 천하의 바른 자리에 서며,
천하의 대도를 행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그 도를 백성과 더불어 따르고,
뜻을 얻지 못하였을 때는 혼자 그 도를 행하여
부귀도 그의 마음을 음란케 하지 못하고,
빈천도 그의 마음을 변하게 하지 못하고
威武도 그의 마음을 굴복시킬 수 없다.
이것을 일컬어 대장부라 한다.
: 부사로 마땅히 당.
: 품을 용, 용납할 용. 包容, 容恕.
: 와 마찬가지로 금지사로도 자주 쓰인다.(=, )
: 될 위.
無爲人所容: 이 글은 피동구문이다. AB’ 구조의 문장으로, ‘A에게 B하는 것이 되다’, ‘A에게 B를 당하다로 해석하면 된다. B에는 서술어가 온다

<3>

太公曰
勿以貴己而賤人,
勿以自大而蔑小,
勿以恃勇而輕敵.
태공이 말하였다.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기가 크다고 해서 남의 작은 것을 업신여기지 말며
용맹을 믿고서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이니라.

: 없신여길 멸
: 믿을 시
: 가벼울 경
: 대적 적.

[출전]
위와 유사한 내용이 六韜 龍韜篇에 실려있다.
六韜 - 龍韜 - 立將 第二十一
見其虛則進 見其實則止
勿以三軍爲衆而輕敵
勿以受命爲重而必死
勿以身貴而賤人
勿以獨見而違衆
勿以辯說爲必然
적의 허약함을 보면 전진하고 적의 견실함을 보면 중지하며,
三軍이 많다 하여 적을 깔보지 말고,
군주의 명령을 받은 것을 중하게 여겨서 반드시 죽으려 하지 말고,
자신의 신분이 귀하다 하여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고,
자신의 독단적인 의견으로 사람들의 의견을 어기지 말고,
辯士들의 말을 반드시 옳다고 여기지 말라.
六韜三略
육도삼략은 병법서 육도와 삼략을 통칭하여 말하는 것이며
육도는 태공망 姜尙이 주 문왕, 무왕에게 병법 및 군주의 정치자세를 전수하는 내용이며,
삼략은 전쟁에 있어서 전략과 병사 및 병기의 활용 등에 대한 병법을 주로 서술한 것이다.
六韜文韜, 武韜, 龍韜, 虎韜, 豹韜, 犬韜를 말하며,
三略上略, 中略, 下略을 말한다.

<4>

馬援曰
聞人之過失 如聞父母之名,
耳可得聞 口不可言也.
마원이 말하였다.
남의 허물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말라.

馬援(기원전 14~ 49)은 후한의 정치가로 자는 文淵이다. 태중태부와 농서 태수를 역임하였으며 후한 말, 서량태수 馬騰과 표기장군 馬超의 조상이다. 후한 光武帝 을 공격, 함락하여 伏波將軍이 되고, 交趾를 쳐서 新息侯에 봉해졌다. 시호는 忠成. 馬伏波라고 칭한다. 또한 그는 나이가 70이 넘어 전쟁에 老軀를 이끌고 참가하여 연승을 거두면서 노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후에 그의 딸은 명제의 황후가 되었고, 장제의 생모 가귀인과 사촌자매처럼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 ‘마치 ~처럼 하다라는 조동사로 쓰였다. 부사성 조동사이다.
접속사로서 대체로 ~()’의 형태로 쓰이는데, ‘만일 ~한다면으로 해석한다.
접속사로서 과 통하고 선택이나 병렬을 나타내는데, ‘혹은’, ‘또는’,‘()’로 해석한다.
상태 형용사 뒤에 놓여 과 같은 역할을 한다.
가다의 의미로 쓰인다.
[출전]
後漢書》 〈馬援列傳에 보이는데, 小學》〈嘉言에도 소개되어 있다.
馬援兄子嚴敦 並喜譏議而通輕俠客 援在交趾 還書誡之曰
吾欲汝曹聞人過失 如聞父母之名
耳可得聞 口不可得言也.
마원의 형의 아들 엄과 돈이 모두 다 헐뜯고 평론하기를 즐기고 경박하게 호걸 흉내를 내는 객들과 사귀고 있어 마원이 교지에 주둔하고 있을 때, 회답서에 훈계하여 이르기를
나는 너희들이 남의 과실을 듣거든 부모의 이름을 듣는 것과 같이 하여
귀로 들을지언정 입으로는 말하지 않도록 하기 바란다.”라고 하였다.

<5>

康節邵先生曰
聞人之謗未嘗怒,
聞人之譽未嘗喜,
聞人之惡未嘗和,
聞人之善則就而和之, 又從而喜之.
康節 邵先生이 말하였다.
“남의 비방을 들어도 성내지 말며
남이 기리는 말을 들어도 기뻐하지 말라.
남의 악한 것을 들으면 이에 동조하지 말며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곧 나아가 정답게 하고 또 따라서 기뻐할 것이니라.”

其詩曰
樂見善人,
樂聞善事,
樂道善言,
樂行善意,
聞人之惡如負芒,
聞人之善如佩蘭蕙.
그의 시에 말하였다.
"착한 사람 보기를 즐겨하며,
착한 일을 듣기를 즐겨하며,
착한 말 이르기를 즐겨하며,
착한 뜻 행하기를 즐겨하며,
남의 악한 것을 듣거든 까끄라기를 몸에 진 것 같이 하고,
남의 착한 것을 듣거든 난초를 몸에 지닌 것 같이하라."

: 사람 인. 또는 문맥에 따라 , 다른 사람으로도 해석한다.
: 헐뜯을 방. 여기서는 명사로 쓰였다.
: 일찍이 상.
未嘗 : ‘曾經’(진작 ~한 적이 있다)의 부정이다.
동사 앞에 쓰이고 없다’, ‘일찍이 ~한 적이 없다로 해석한다.
晉平公之於亥唐也入云則入하고
坐云則坐하고 食云則食하고
雖疏食菜羹이라도 未嘗不飽하니라 :
晉平公亥唐(나라 賢人)에 대하여 들어오라고 하면 들어가고 앉으라고 하면 앉고 먹으라고 하면 먹어서,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일찍이 먹지 않은 적이 없었다.” 孟子》〈萬章章句 下 三
: 기릴 예.
: 명사로는 말씀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뒤에 을 받아서 “~을 말하다.”(say that~)의 뜻이다.
: 화할 화.
: 앞문장을 가정(if)으로 해석한다. “~하면...”의 뜻이다.
: 술어로는 “~을 말하다의 뜻이다. (=say that...=)
其詩: 康節邵先生이 아니라, 그가 쓴 無名公傳無名公이다.
: 등에 지다.
: 가끄라기 망.
: 가시 자.
: 허리에 차다.
: 혜초 혜. 향초로 쓰인다.
就而和之, 又從而喜之에서도 역시 는 지시대명사·목적어라는 명칭으로는 의 쓰임새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여기서 는 무엇을 꼭 지칭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술어 뒤에 가 붙음으로써 그 술어를 술어답게 만들어주는 어감을 얻고, 어세를 고르게 하기 위해 쓰인 글자이다.
邵雍(1011~1077)은 중국 송나라의 사상가이다.
자는 堯夫, 康節. 范陽 출신이다. 소옹의 집은 대대로 隱德을 본지로 삼아 벼슬하지 않았다. 그도 몇 번인가는 소명을 받았지만 끝내 官途에 나아가지 않았다.
학계를 보면 陳搏 충방 穆脩 李之才 소옹으로 되어 있다. 學祖인 진박이 송 초의 도가였기 때문에 그의 학문은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觀物篇을 위시하여 그 저서를 세밀히 보면 도가적 논리보다도 오히려 역경의 논리에 기초를 둔 특색있는 先天心學이라고 하겠다. 그에 의하면 現象界의 구조는 결국 陰陽對待, 그와 같이 되어 있는 궁극의 자기 원인은 一氣이며, 천지의 이며 一動一靜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간이나 중은 바로 사람의 마음의 작용 그것이기 때문에 天地人 3자가 이 세계구조의 전체를 나타내는 相應體系이다. 현상에 相卽하는 현상 그 자체의 자기 원인이나 속에 있다. 나의 마음의 작용 그 자체는 즉 세계 구조의 궁극적인 유일자인 이 세계를 존재하게 하는 작용이라는 것이다.
소강절은 자연의 이치로서의 太極擬人化無名公’(其詩曰’)이라는 사람을 빌어 인간의 선행을 韻文的으로 촉구한다.
[출전]
性理大全》 〈皇極經世書 觀物外篇 無名公傳에 그대로 보이고, 伊川擊壤集》 〈卷之十四 安樂吟에 부분적으로 보인다.

<6>

道吾善者是吾賊
道吾惡者是吾師.
나를 착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내게 해로운 사람이요,
나를 나쁘다고 말하여 주는 사람은 나의 스승이다.

: 말할 도. (=say that~~)
: 술어로 “~이다”(=is)의 뜻이다. , 의 주어는 道吾惡者이고, 보어는 吾師이다.
지시대명사가 허사화된 것이다. ‘於是’()에 해당하고 두 가지 일이 앞뒤로 서로 이어지는 것을 前後句 後句의 첫 머리나 주어 뒤에 쓰이고 그래서 ~이다또는 ~이다로 해석한다.
) “非玆是無以理人 非玆是無以理財
이것[]이 아니면 사람을 다스릴 수 없고, 이것이 아니면 곧 재물을 관리할 방법이 없다.管子》〈君臣 上
또는 지시대명사나 지시형용사로서 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 “是吾劍之所從墜也
여기는 내 칼이 떨어진 곳이다.呂氏春秋》〈察今
: 도둑 적.
[출전]
1) 陳確別集》〈聞過에는
訟吾過者是吾師 諛吾善者是吾賊 : 나의 허물을 따지는 자는 나의 스승이요 나에게 아첨하는 자는 나를 해치는 자이다.”로 되어 있다.
2) 중국의 蒙學叢書의 하나인 增廣賢文에도 보인다.

<7>

太公曰
勤爲無價之寶
愼是護身之符.
태공이 말하였다.
"부지런함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요
삼가는 것은 몸을 보호하는 부적이니라."

: 부지런할 근. 勤務, 勤勉, 勤勞.
: “~이 되다”(is, become)의 뜻이다.
無價: ‘무한한 가치의’, ‘값이 없는’, ‘값을 매길 수 없는으로 새기면 좋다.
: 삼갈 신. 謹愼.
: “~이다”(is)의 뜻.
: 부호 ’. 發兵符 또는 兵符라고 하는 信標이다.
군대를 동원하는 標識로 쓰이는 나무패인데, 한 면에는 發兵또 다른 한 면에는 觀察使, 節度使, 陣營의 이름을 기재하여 가운데를 쪼개어 오른쪽은 책임자, 왼쪽은 임금이 가진다.
군대를 동원할 때 임금이 敎書와 함께 내리면 맞추어 보고 군대를 동원하였던 것이다.
符節 : 돌이나 대나무·옥 따위로 만들어 신표로 삼던 물건

<8>

景行錄曰
保生者寡慾 保身者避名.
無慾易 無名難.
<경행록>에 일렀다.
삶을 보전하려는 자는 욕심을 적게 하고, 몸을 보전하려는 자는 명예를 피한다.
욕심을 없게 하기는 쉬우나, 명예를 없게 하기는 어렵다.

: 그 앞귀절과 붙어서 명사구가 된다.
~: ~이 적다.
“~~, ~~의 댓구문은 자주 쓰인다.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은 어렵다의 뜻이다.
無名: 여기서 없이하다’, ‘없게 하다(없애다)’의 동사로 새기는 것이 좋다. 無名無慾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9>

子曰
君子有三戒,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及其長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공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하여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에 있고,
몸이 장성함에 이르면 혈기가 바야흐로 강성한지라 경계할 것이 싸움하는 데 있으며,
몸이 늙음에 이르면 혈기가 이미 쇠한지라 경계할 것이 탐하여 얻으려는데 있다."

A(명사)++B= AB가 있다.
A++B= AB에 있다.
: 경계 계. “三戒할 때 는 명사이고, “戒之在色할 때 는 술어이다.
小之時에서의 는 관형격 조사(~)로 쓰였고, “戒之在色에서의 語助詞로 쓰였다.
술어+는 이같이 명사구로도 흔히 쓰인다. 여기서도 는 무엇을 지칭하기 위한 지시대명사가 아님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는 다만, 앞의 술어를 술어답게 만들어주는 어감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는 어조사인 것이다. , “戒在色이라고 쓰면, 는 술어가 아닌 명사가 되어버리고 따라서 그 의미는 경계가 여색에 있다가 되어 어색해진다. 따라서 다음에 를 붙여 戒之는 술어가 되도록 하는 어감을 갖게 되며 따라서 그 의미는 경계할 것은 여색에 있다가 되어 자연스럽게 된다.
及其長也: 는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君子를 받는 주격 대명사로 쓰였다.
: 굳셀 강.
: 쇠할 쇠.
[출전]
論語<季氏 七>에 보이는 데 子曰孔子曰로 되어 있다.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는 사람의 나이 29세 이하를 이른다. 혈기가 아직 약하여 筋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女色을 탐하면 자신을 해친다. 그러므로 여색을 경계해야 한다.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은 기력이 한창 剛强하여 爭鬪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爭鬪를 경계해야 한다.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50세 이상을 이른다. 은 이익을 탐함을 이른다. 血氣가 이미 쇠하여 財物 모으기를 많이 좋아한다. 그러므로 탐득을 경계해야 한다.

<10>

孫眞人養生銘云
怒甚偏傷氣, 思多太損神.
神疲心易役, 氣弱病相因.
勿使悲歡極, 當令飮食均.
再三防夜醉,
第一戒晨嗔.
손진인의 <양생명>에 일렀다.
"성내기를 심히 하면 기운을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크게 정신을 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이 수고로워지기 쉽고, 기운이 약하면 병이 따라서 일어난다.
슬퍼하고 기뻐하는 것을 심하게 하지 말 것이며, 음식은 마땅히 고르게 하라.
재삼 밤에 술에 취하지 말며, 첫째로 새벽녘에 성냄을 경계하라."

孫眞人: 孫思邈(581~682)은 중국 唐代의 의학자이다
千金要方·千金翼方30권을 저술하여 각종 질병 수백 종에 대하여 논술하고, 질병의 예방·치료에 관한 처방을 거의 1만여 이나 수집하여 중국 최초의 임상백과전서를 만들었다.
養生銘: 곧 삶의 건강에 유의하여 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할 조목을 기록한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은 문체의 이름으로, 湯之盤銘, 墓誌銘, 座右銘 등이 그것이다.
이 문장은 2.3 2.3으로 끊어 읽고, , , , 을 맞춘 글자들이므로, 읽으면서 운율을 느껴 보기 바란다.
眞人: 를 터득한 사람을 道家에서 일컫는 존칭이다.
: 심할 심.
: 치우칠 편. 여기서처럼 술어 앞에 붙어 부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말로 해석할 때는 +술어+목적어= “오로지 ~~한다는 식으로 의역하면 자연스럽다.
치우쳐’, ‘특히의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 부사로 자주 쓰인다. 크게, 너무, 과다하게
: 고달플 피. 疲困(피곤), 疲勞(피로).
心役: 한문에서 자주 접하는 관용 표현이다. 우리말로는 마음이 고달프다. 속썩이다.”쯤으로 번역하면 좋을 듯싶다.
+술어: ~하기 쉽다. 쉽게 ~하다.
: 인할 인.
: 금지사로 “~하지 마라의 뜻이다.
使+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은 모두 사역동사로 쓰인다.
: 새벽 신.
: 성낼 진.
[참고]
<東醫寶鑑內景篇券之一> [先賢格言]
孫眞人養生銘曰
怒甚偏傷氣 思多太損神 神疲心易役 氣弱病相因 勿使悲歡極 常令飮食勻 再三防夜醉 第一戒晨嗔 亥寢鳴天鼓 寅興材玉津 妖邪難犯已 精氣自全身 若要無諸病 常須節五辛 安神宜悅樂 惜氣保和純 壽夭休論命 修行本在人 若能遵此理 平地可朝眞
손진인의 <養生銘>
"너무 성내면 기를 상하고 생각이 많으면 정신이 몹시 상한다.
정신이 피로하면 마음도 지치기 쉬우며 기가 약하면 병이 따라온다.
슬퍼하고 기뻐하기를 지나치게 하지 말며 음식을 늘 적당히 먹고 밤에 취하지 않게 해야 한다.
첫새벽부터 성내는 것을 삼가해야 하며 오후 10-11시가 되면 잘 때에 天鼓를 울리고 새벽 4-5시에 일어나서 입안의 침을 양치해서 삼키면 사기가 침범하지 못할 것이며, 정기가 자연히 충족해질 것이다.
만약 여러 가지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늘 5가지 매운 채소를 조절해 먹어야 한다. 그리고 정신을 편안히 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며 기를 아끼고 고르게 하며 보전해야 한다.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을 운명에 맡기지 말아야 한다.
오래 사는 것을 좌우하는 것은 사람의 수양에 달려 있다.
만약 이 도리를 잘 지킨다면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쓰여있다.

<11>

景行錄曰
食淡精神爽,
心淸夢寐安.
<경행록>에 일렀다.
"음식이 깨끗하면 마음이 상쾌하고
마음이 맑으면 잠을 편히 잘 수 있느니라."

: 맑을 담. 淡泊하다. 淡淡하다. 묽다. 싱겁다
: 깨끗할 청. 맑을 청.
: 잠잘 매.
: 시원할 상, 상쾌할 상

<12>

定心應物,
雖不讀書 可以爲有德君子.
마음가짐을 침착하게 정하여 사물에 응한다면,
비록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덕이 있는 군자라 할 수 있다.

: 응할 응. 應接, 應試.
: “~하는 것이 옳다. ~하는 것이 하다의 뜻이다.
以爲는 한 단어로 “~으로 삼다, ~으로 여기다, ~으로 생각하다의 뜻이다.
따라서 위의 문장을 직역하자면, “有德君子로 여기는 것은 하다. 옳다의 뜻이다. 이런 번역은 고어투이지만, 그 문구의 쓰임새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에는 오히려 더 편리하므로 이와 같이 직역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흔히 를 영어의 “can”(가능의 조동사)쯤으로 동일시하는데 이는 다소 적확하지 못하다. “can”의 뜻으로는 可以가 더 가까우며, ““~하는 것이 옳다, ~하는 것이 하다의 뜻으로 보는 그 어감을 제대로 아는 것이다. 이는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3>

近思錄云
懲忿如故人,
窒慾如防水.
<근사록>에 일렀다.
"忿氣를 징계하기를 옛 성인같이 하고,
욕심을 막기를 물을 막듯이 하라."

2.3 2.3으로 끊어서 읽는다.
: 징계할 징 懲戒(징계), 懲罰(징벌).
忿: 분할 분.
懲忿: 분함을 억누르다. 참다의 뜻으로 종종 쓰이는 관용구이다.
救火: “불을 끈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近思錄: 중국 송나라의 朱熹(1130~1200)呂祖謙(1032~1085)이 함께 편찬한 책으로, 14권이다. 여기서 책명인 근사록近思논어》 〈子張 六章子夏曰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 : 자하가 말하기를, 배우기를 널리 하고 뜻을 독실히 하며,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에서 생각하면 은 그 가운데 있다.”고 한 것에서 따 온 말이다. ‘가까이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구체적 현실에서 도리를 생각해낸다는 의미이다.
근사록濂溪 周敦頤(1017~1073), 橫渠 張載(1020~1077), 明道 程顥(1032~1085), 伊川 程頤(1033~1107) 네 사람의 말 가운데 修身·齊家·治國과 일상생활에 긴요한 622 조목을 골라, 道體·爲學·致知·存養·克己·家道·出處·治體·治法·政事·敎學·警戒·辨異端·觀聖賢14항목으로 나누어 편찬하여 성리학적 가르침, 道學의 지침으로 삼은 것이다.
[참고]
청나라 金纓이 편찬한 격언집인 格言聯璧에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
格言聯璧 2存養類 024
懲忿如摧山窒慾如填壑
懲忿如救火窒慾如防水
분노를 억제하는 것은 산을 꺾는 것처럼 어렵고,
욕심을 막는 것은 골짜기를 메우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분노를 억제하는 것은 불을 끄듯이 해야 하고,
욕심을 막는 것은 홍수를 막는 것처럼 해야 할 일이다.

<14>

夷堅志云
避色如避讐, 避風如避箭.
莫喫空心茶, 小食中夜飯.
<이견지>에 말하였다.
"여색 피하기를 원수를 피하듯 하고, 바람 피하기를 화살을 피하듯 하라.
빈 속에 차를 마시지 말고 밤중에 밥을 많이 먹지 말라."

2.3 2.3으로 끊어 읽고, 은 운()을 맞춘 것임.
: 화살 전.
空心茶中夜飯은 굳이 글자를 풀어서 해석하지 말고, 한 단어(명사)처럼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夷堅志: ‘는 한문 문체 중의 하나로, 사물의 변천이나 연혁을 적은 것을 말한다. 夷堅志나라 때 洪邁가 지은 책이다. 신선·귀신 등 괴이한 일들을 모은 것인데, 420권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夷堅이란 옛날 博物君子의 이름이라고 한다.

<15>

筍子曰
無用之辯 不急之察 棄而勿治.
순자가 말하였다.
"쓸데없는 말과 급하지 아니한 일에 대한 관찰은 버려두고 다스리지 말라."

: 말잘할 변, 논쟁할 변. 辯護士, 論辯.
: 급할 급.
: 버릴 기. 棄却, 쓰레기投棄.
는 다스릴 치. 의미가 파생되어 ~을 다루다. 조작하다의 뜻도 있다. 難治病.
[출전]
1) 이 글은 荀子》 〈天論 十章에 보인다.
傳曰:「萬物之怪書不說。」
無用之辯不急之察棄而不治
若夫君臣之義父子之親夫婦之別則日切瑳而不舍也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에, ‘만물의 기괴한 일에 대하여는 사서에 쓰지 않았다고 하였다.
쓸데없는 변론이나 현실과 거리가 먼 급하지 아니한 일에 대한 관찰은 그만두고 다스리지 말라.
그러나 君臣之義父子之親夫婦之別과 같은 것은 날마다 갈고 닦아서 버리지 못할 것이다.
荀子: 중국 戰國時代 趙나라의 사상가(B.C.313~B.C.238), 성은 이름은 .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여 荀卿 또는 孫卿이라 하였다. 저서에 荀子20권이 있다.
그는 공자의 학문을 표준으로 하여, 인간의 타고난 성품은 악한데, 그것을 를 통해 바로 잡아야 선하게 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性惡說을 주장하였다.
그에 의하면 자연적으로 생긴이 악한 生得的인 감각기관이나 대상이 접촉하면 자연스레 발생하는 욕망[]이 포함된다.
, 好惡喜怒哀樂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天賦과 사람의 행위[: +]가 문제된다.
人之性惡 其善者僞也: 사람의 하니 한 것은 人爲的인 것이다.”荀子》 〈性惡
人性論에서 말하는 이란 예의에 준거해야 하며, 人的 노력이 보태진 의 부분을 말하는 것이고, 천부의 이나 性情의 교정을 거치지 않은 방임은 악의 상태였다. 그리하여 맹자의 性善說과 대립하였는데, 맹자는 종족제의 신분질서를 자기의 가치기준으로 삼아 그것을 본성으로 보았기 때문에 도덕적 판단은 所與天性을 되살려 자기 수양에 들어가지만, 순자는 자기측의 규정을 保持하지 않고 대상 속에서 판단기준을 保持하며, 객관적 인식에 의해 그러한 결론을 도출하기 때문에 도덕적 의의를 결여하고 있다. 그러나 대상인식에 관한 교설이 강하다. 맹자는 心性 내부에서 선악을 나누지만, 순자는 대상으로서의 사물·사람과 그것을 인식하는 心知를 갖춘 聖人을 대립적 위치에 놓기 때문에 선악은 정치적 사회적 개념이 된다.
순자는 를 중시하여, 악한 본성을 로써 다스려야 한다고 보았던 것인데, 인간사회의 규범인 순자의 에는 혈연 본위가 배격되고 賢人정치가 지향된다. 그것은 봉건영주제의 구질서와 다른, 당시 강화되어가고 있던 君權정치에 부응하여 새로운 관료제에 근접하는 것이다

<16>

子曰
衆好之必察焉,
衆惡之必察焉.
공자가 말하였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며,
모든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느니라."

: 미워할 오.
: 무엇을 특별히 지칭하기 위한 대명사라기보다는, 다만 문장의 균형감을 주기 위해 술어 뒤에 붙여준 글자이다. , ‘衆惡이라고만 하면, 문장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 어세를 고르게 하기 위해 를 붙인 것이다.
: 술어에 붙어서(술어+) 그 술어의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흔히 於之와 같다고 설명하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는 술어 뒤에 붙는 어조사일 뿐, 指示性이 명확한 지시대명사로서의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치사 의 목적어가 될 수 없다.
, 지시성이 명확한 와 같은 지시대명사는 於是, 於此라는 문구가 가능하며 또한 한문에서 종종 쓰이기도 하지만, 지시성이 희박한 於之라는 문구가 성립될 수 없으며, 또한 한문에서 절대로 쓰이지도 않는 가공의 문구인 것이다.
흔히 於之와 같다고 하여 를 마치 목적어인 양 설명하는 것은 를 그 指示性에만 초점을 두었을 뿐, 의 쓰임새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류인 것이다. 따라서 있지도 않은 문구를 가지고 을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출전]

論語》〈衛靈公 二十七章장에 보인다.

 

<17>

酒中不語眞君子
財上分明大丈夫.
술이 취한 가운데에도 말이 없으니 참다운 군자요,
재물에 대하여 분명하니 대장부이로다.

財上: 여기서 은 명사 뒤에 붙는 접미사로, 사물의 분야나 범위를 나타낸다. 예컨대 身分上의 불이익’, ‘身上明細書등이 이것이다.
[출전]
1) 나라 王有光吳下諺聊》 〈卷四增廣賢文에도 소개되어 있다.
增廣賢文: 중국의 蒙學叢書(어린이 교과서)

<18>

萬事從寬 其福自厚.
모든 일에 너그러움을 좇으면, 그 복이 스스로 두터워진다.

: 너그러울 관. 寬大.
: 두터울 후 重厚.

<19>

太公曰
慾量他人 先須自量.
傷人之語 還是自傷,
含血噴人 先汚其口.
태공이 말하였다.
"다른 사람을 먼저 알려고 하거든 먼저 스스로를 헤아려 보아라.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어 남에게 뿜으면 먼저 자기의 입이 더러워진다."

: 헤아릴 양.
+술어의 용법은 지금 우리말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따라서 읽을 때는 +술어를 한 단어처럼 보는 것이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自殺, 自嘲, 自退, 自祝.
: 부사로 다시, 도리어, 도로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 “~이다”(is)의 뜻. 이때 주어는 傷人之語로서 문맥상 알 수 있으므로, 앞에 지시대명사 같은 것을 굳이 써주지 않는다.
還是~~: 도리어 ~이다. 이와 같이 부사(또는 대명사)+는 한문에서 자주 쓰이는 용법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다. 還是~: 도로 ~이다. 只是~ : 단지 ~이다. 總是~ : 모두 ~이다. 都是~: 모두 ~이다. 亦是~: 또한 ~이다. 등등.
: 품을 함. 包含.
: 뿜을 분. 噴水.
: 더러울 오. 汚染. 여기서는 타동사로 쓰였다. “~을 더럽히다의 뜻.

<20>

凡戱無益,
惟勤有功.
무릇 놀이는 이익됨이 없고,
오직 부지런한 것만이 공이 있느니라.

: 무릇 범. 모든 범. 범상할 범.
의 뜻은 별 차이가 없다. , 위의 문장에서 凡喜모든 희롱이라고 해도 된다. 다만 문장의 댓구상 와 댓구를 맞춰서 의 뜻으로 풀었다.
發語詞 : 특별한 의미나 쓰임은 없고 다만 말을 시작하기에 앞서 듣는 이로 하여금 들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운을 떼는 말.
: 결과적 측면으로 노동이나 노력의 효과, 결과, 보람 등을 가리킨다.
[출전]
나라 때 王應麟이 쓴 三子經勤有功戱無益 : 부지런하면 공이 있게 되고 유희는 무익하다.”라고 보인다. 따라서 宋代 이전부터 유행한 금언인 듯하다.
三字經세 글자로 된 글이라는 뜻의 책으로 어린이에게 한자를 가르칠 때 교재로 사용하였다. <삼자경>은 저자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3인으로 알려져 있는바, 나라의 王應麟(1223-1296), 宋末區適子, 元末明初黎貞이다

<21>

太公曰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태공이 말하였다.
"남의 외 밭에는 신을 고쳐 신지 말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

2.3 2.3으로 끊어 읽는다.
: (오이) .
: 신 신을 납
: 신 리. 술어로는 밟을 리의 뜻도 있다.
은 정돈할 정.
: 역시 처럼 금지사로 쓰인다.
[출전]
1) 古樂府<相和歌辭 君子行>
君子防未然 不處嫌疑間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
군자는 未然防止하여 嫌疑살 일을 하지 말아야 하니,
외밭에선 신을 갈아 신지 않고 남의 오얏나무 아래에선 갓을 고쳐 쓰지 않는다.”
古樂府左克明이 쓴 10으로 된 책이다. 고대로부터 까지의 樂府를 수록한 것이다. 四庫提要集 總集類
2) 劉向(B.C.77~B.C.6)列女傳에 이런 글이 있다.
齊威王姬謂王曰
經瓜田不納履 李下不正冠 妾不避之 罪一也:
제나라 위왕의 姬妾이 왕에게 일러 말하기를,
외밭을 지날 때 짚신을 갈아 신지 않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을 바로 고쳐 쓰지 않는 법이건만 은 그것을 피하지 못하였으니, 죄가 하나입니다.’라고 하였다.”

<22>

景行錄曰
心可逸 形不可不勞
道可樂 心不可不憂.
形不勞則怠惰易弊
心不憂則荒淫不定.
故逸生於勞而常休
樂生於憂而無厭.
逸樂者憂勞其可忘乎
<경행록>에 일렀다.
"마음은 편할지언정 육신은 수고롭지 않을 수 없고,
도는 즐거워도 마음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육신은 수고롭게 하지 않으면 게을러서 허물어지기 쉽고
마음은 걱정하지 않으면 주색에 빠져 행동이 일정하지 않다.
그러므로 편안함은 수고로움에서 생기어 항상 기쁠 수 있고,
즐거움은 근심하는 데서 생기어 싫음이 없다.
편안하고 즐거운 자가 근심과 수고로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이 문장 역시 댓구절을 파악하며 읽으면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心可逸: 은 주어가 아니라 의 목적어이다.
이와 같이 목적어를 도치해서 목적어++타동사의 어순으로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 편안할 일.
: 형체 형.
不可不: ~하지 않을 수 없다.
: 앞 문장을 가정으로 만든다.
: 게으를 태.
: 게으를 타.
: 폐단 폐. 여기서는 술어로 쓰였다.
: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을 생기게 하다는 뜻이고, 자동사로는 생기다의 뜻이다.
生於~: ~에서 생기다.
: 일반적으로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憂勞와 동격을 이루며 목적격 대명사로 쓰였다.
이처럼 가 동격을 이루며 쓰이는 예는 많으며 특히 동격일 경우는 주로 주격이지만, 여기서처럼 목적격이 될 때도 있다.
동격의 는 반드시 바로 그 앞 문구와 동격을 이룬다.
: 일반적으로 의문문에서 의문형 어조사로 쓰인다.

<23>

耳不聞人之非,
目不視人之短,
口不言人之過,
庶幾君子.
귀로 남의 그릇됨을 듣지 말고,
눈으로 남의 모자람을 보지 말고,
입으로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군자에 가깝다 할 것이다.

: 거의 서. : 거의 기.
庶幾~: 관용구로 “~에 거의 가깝다. 거의 ~이다의 의미로 자주쓰이는 한 단어이다.
) “回也其庶幾乎 : 는 도에 가깝다.”論語》〈先進 十八章
때로는 바라다’, ‘희망하다의 의미로도 쓰인다.
) “王庶幾改之: 왕께서 고치실 것을 바랐다.”孟子》〈公孫丑章句 下
[출전]
省心錄: 北宋의 시인 林逋 所作

<24>

蔡伯皆曰
喜怒在心 言出於口 不可不愼.
채백개가 말하였다.
"희로는 마음 속에 있고, 말은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이니 삼가하지 아니할 수 없다."

出於~: ~에서 나오다.
不可: ~하는 것은 不可하다. ~해서는 안된다.
不可不+술어: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
蔡伯喈: 중국 後漢 사람(132~192)이다. 이름은 , 백개는 그의 자다. 효자로 이름이 있었고, 천문학을 좋아했으며, 거문고를 잘 탔다고 한다. 채백개에 대해서는 後漢書》 〈蔡邕列傳에 소개되어 있다. 저서에 獨斷, 蔡中郞集등이 있다.
[참고]
管子內業篇에는 유사한 내용이 실려 있다.
<管子 內業 第四十九篇>
君子使物不為物使
得一之理治心在於中治言出於口治事加於人然則天下治矣
一言得而天下服一言定而天下聽公之謂也
군자가 만물을 부리기는 하지만, 만물에 부림을 당하지 않는다.
오로지 하나를 굳게 지니고 있는 원칙이 있으니, 가지런한 생각이 가슴속에 지니고 있으며, 가지런한 말이 입에서 나오며, 가지런한 조치가 사람에게 베풀어지면, 천하가 가지런하게 될 것이다.
한번 말하여 마땅함을 얻어 천하가 복종하고, 한번 말하여 올바르게 결정하여 천하가 듣고 이를 따르니 이를 일러 공정한 것이라고 말한다.
管子管仲, 이름은 夷吾이며, 公子 糾에게 벼슬하여 후에 桓公과 적대관계였으나 환공의 신하 鮑叔의 추천에 의하여 환공의 신하로서 재상이 된 후 제를 춘추시대의 5대 강국 중 제일가는 강국으로 만든 공적을 세웠다. 관중은 제에 있어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며, 또 제의 稷下는 전국시대의 학술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거기에 모인 학자들이 관중에 청탁하여 관자를 만든 듯하다.

<25>

宰予晝寢, 子曰
朽木 不可雕也
糞土之墻 不可圬也.
재여가 낮잠을 자거늘 공자가 말하였다.
"썩은 나무는 가히 새기지 못할 것이고, 썩은 흙으로 만든 담은 흙손질을 못할 것이니라."

: 썩을 후. 不朽의 명작.
: 와 통하는 글자로 새길 조.”
: 똥 분.
糞土: 한 단어로 썩은 흙을 뜻한다. , 똥같은 흙이란 뜻이다.
: 담 장.
(): 흙손질할 오.
宰予: 子我, 宰我라고도 한다. 孔門十哲의 한 사람으로 언변에 능했다. 윗글은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고 언변에만 능한 재여에게 일침을 가하는 공자의 말씀이다.
孔門十哲은 다음 글에 보인다.
德行顔淵閔子騫冉伯牛仲弓, 言語宰我子貢, 政事冉有季路, 文學子游子夏: 論語》〈先進 二章

[출전]
論語<公冶長>에 보인다.
<公冶長 第五>
宰予晝寢
子曰:「朽木不可雕也糞土之牆不可杇也於予與何誅。」
子曰:「始吾於人也聽其言而信其行今吾於人也聽其言而觀其行於予與改是。」
宰予가 낮잠을 자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고, 거름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 재여에 대해서 무엇을 꾸짖겠는가!”
공자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처음에 나는 사람을 볼 때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는데, 이제는 사람을 볼 때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살펴보게 되었으니, 나는 재여의 일로 인하여 이러한 잘못을 고치게 되었노라.”

<26>

紫虛元君誠諭心文曰
자허원군의 <성유심문>에서 말하였다.
 자허원군은 道家의 사람이다.

福生於淸儉 德生於卑退,
道生於安靜 命生於和暢.
복은 검소하고 맑은 데서 생기고, 덕은 겸손하고 사양하는 데서 생기며,
도는 편안하고 고요한 데서 생기고, 생명은 온화하고 상쾌한 데서 생긴다.
 生於~: ~에서(~로부터) 생기다.
 : 맑을 청, 깨끗할 청.
 : 검소할 검.
 : 화창할 창, 통할 창.

憂生於多慾 禍生於多貪,
過生於輕慢 罪生於不仁.
근심은 욕심이 많은 데서 생기고, 재앙은 탐욕이 많은 데서 생기며,
잘못은 경솔하고 교만한 데서 생기고, 죄악은 어질지 못한 데서 생긴다.
 : 게으를 만. 怠慢.

戒眼莫看他非 戒口莫談他短,
戒心莫自貪嗔 戒身莫隨惡伴.
눈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그릇된 것을 보지 말고,
입을 경계하여 다른 사람의 결점을 말하지 말고,
마음을 경계하여 탐내고 성내지 말며,
몸을 경계하여 나쁜 벗을 따르지 말라.
 : 경계할 계.
 : 성낼 진.
 : 짝 반.

無益之言莫妄說 不干己事莫妄爲.
유익하지 않은 말은 함부로 말하지 말고 내게 관계없는 일은 함부로 하지 말라.
 : 망령될 망. 여기서는 부사로 쓰였다. 妄動, 妄發.
 : 간섭할 간. 干涉, 干與.

尊君王孝父母 敬尊長奉有德 別賢憂恕無識.
임금을 높이어 공경하고 부모에게 효도하여, 웃어른을 삼가 존경하고 덕이 있는 이를 받들며, 어질고 어리석은 것을 분별하고 무식한 자를 용서하라.
 尊君王 敬尊長: 높을 존. 첫번째 은 술어로 쓰인 것이고, 尊長 은 명사로 쓰인 것이다. 특히 尊長은 지금까지도 쓰이는 단어이다.

物順來而勿拒 物旣去而勿追,
身未遇而勿望 事已過而勿思.
물건이 순리로 오거든 물리치지 말고, 이미 지나갔거든 좇지 말며,
몸이 때를 만나지 못해도 바라지 말고, 일이 이미 지나갔거든 생각하지 말라.
 : 좇을 순. 순응할 순.
 : 막을 거. 拒絶.
 : 이미 이.
 : 명사로는 과오, 과실, 허물이란 뜻이고, 술어로는 지날 과.

聰明多暗昧 算計失便宜.
총명한 사람도 어두운 때가 많고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 놓았어도 편의를 잃는 수가 있다.
 : 어두울 매. 愚昧.
 便宜: 지금도 쓰이는 말이다.

損人終自失 依勢禍相隨
남을 손상케 하면 마침내 자기도 손실을 입을 것이요, 세력에 의존하면 재앙이 따른다.
 : 덜 손. “~에게 손해를 끼치다. ~을 손상시키다의 뜻이다.
 : 의지할 의.

戒之在心 守之在氣.
경계하는 것은 마음에 있고 지키는 것은 기운에 있다.
 A++B: A B에 있다.
 戒之在心: “술어+가 명사구로 쓰인 것이다.

爲不節而亡家 因不廉而失位.
절약하지 않기 때문에 집을 망치고 청렴하지 않음으로써 지위를 잃는다.
  할 위 위할 위 될 위 ~으로 삼다. 등의 4가지 뜻이 있다. 이때 의 뜻이 파생되어 이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 “~때문이다로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한다. 위에서도 는 그 뒷문장 과 댓구를 이루며 이유를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다.
 : 술어로 절약(절제)할 절 여기서는  다음에 쓰였으므로 술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勸君自警於平生 可歎可警而可思.
그대에게 평생을 두고 스스로 경계할 것을 권고하나니, 가히 놀랍게 여겨 생각할지니라.
 : 권할 권.
 : 경계할 경.
 可歎可驚而可畏: “+술어는 모두 형용사적으로 쓰인 것이다.

上臨之以天鑑 下察之以地祇.
위에는 하늘의 거울이 임하여 있고 아래에는 땅의 신령이 살피고 있다.
 臨之, 察之: 는 모두 무엇을 특별히 지칭하는 대명사가 아니며 다만, 문장의 균형감과 안정감을 줌으로써 어세, 어기 등을 고르기 위해 써준 虛辭에 불과하다. 마지막의 戒之도 마찬가지이다.
 : 地神 .

明有三法相繼 暗有鬼神相隨
밝은 곳에는 삼법이 이어 있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따르고 있다.

惟正可守 心不可欺.
오직 바른 것을 지킴이 가하고, 마음을 속임은 불가하다.
 : 속일 기.
 惟正可守, 心不可欺: 일부 책에서는 오로지 올바라야 지킬 수 있으며, 마음을 속일 수는 없다라고 번역을 하였는데, 이는 엄밀히 따지자면 적확한 번역이 아니다. 이는  不可의 미묘한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단순히 가능의 뜻으로만  不可를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은 술어가 아니라, 의 목적어이며, 는 단순히 가능을 나타내는 글자가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가치판단이 개재되어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직역을 할 수 있다. “오로지 올바름을 지키는 것이 하고, 마음을 속이는 것은 不可하다의 뜻으로 4.4의 댓구를 이루는 문장인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이 직역을 하는 것이 誤譯을 막을 수 있고, 또한 그 글자의 미묘한 어감을 제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戒之戒之.
경계하고 경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