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6. 명심보감 안분편(安分篇)

耽古樓主 2023. 1. 19. 22:23

6. 안분편(安分篇)

 

안분편은 자신의 분수를 지켜 편안한 마음을 갖자는 내용들이 실려 있다. 헛된 名利를 좇아 자신의 本分마저 잊어버리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安分之足의 處世는 세상을 소극적으로 살라는 뜻이 아니라, 절제되지 않은 무한한 욕망을 맹목적으로 좇다가 자신을 망쳐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1>

景行錄云
知足可樂,
務貪則憂.
<경행록>에 일렀다.
넉넉함을 알면 가히 즐겁고,
욕심이 많으면 곧 근심스럽다.

▶足: 족할 족.
▶可樂: 형용사적으로 쓰인 것이다. 可恐할 만하다.
▶務: 힘쓸 무. “~하기를 힘쓰다”의 뜻.
[출전]
당초 道家哲學의 창시자 노자는 ‘만족할 줄 아는 인생의 태도’를 우리에게 권장하였다. 다음 노자의 《도덕경》 44장 안의 내용과 그 흐름이 이어진다.
《老子》 《道德經》 44
名與身孰親?

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

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知足不辱,知止不殆,可以長久。
명예와 생명 중 어느 것이 절실한가?
생명과 재산 중 어느 것이 소중한가?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괴로운가?
지나치게 바깥 것에 집착을 하면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너무 많이 재물을 쌓아 두면 결국은 그 만큼 잃게 된다.
만족할 줄 알면 욕됨이 없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위험한 꼴을 당하지 않아, 오래도록 편안히 있을 수 있다.

<2>

知足者貧賤亦樂,
不知足者富貴亦憂.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하여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하여도 역시 근심하느니라.

▶賤: 천할 천. 卑賤, 賤民.
▶憂: 근심할 우. 憂患.

<3>

濫想徒傷身,
妄動反致禍.
쓸데 없는 생각은 한갓 몸을 상할 뿐이요,
허망한 행동은 도리어 재앙을 불러일으킨다.

▶濫: 넘칠 람. 부사로 쓰일 때는 “함부로 ~하다. 도에 넘치게 ~하다.”로 의역한다. 濫用, 濫發. 猥濫하다(하는 행동이나 생각이 분수에 지나치다)
▶徒: 부사로 “다만 도, 한갓 도.”
▶致: 이를 치. 致는 “~에 이르다”가 본 뜻이지만 의미가 확장되어 “~을 이루다. ~이 되다”는 뜻도 된다. 위에서도 “致禍”는 1차적인 의미는 “화에 이른다”는 뜻이지만, 결국 “화를 이룬다. 화가 된다”는 뜻이다. 雲登致雨 (千字文에 나오는 글귀인데 의역해 보길 바란다; 구름이 올라 비에 이른다?)
‘招致하다’의 의미이고 이 외에 ‘다하다’(致知, 致中和), ‘마치다’, ‘맡기다’(見危致命)의미를 지닌다.

<4>

知足常足 終身不辱,
知止常止 終身無恥.
넉넉함을 알아 늘 넉넉하면 몸이 마치도록 욕되지 아니하고,
그칠 줄 알아서 늘 그치면 종신토록 부끄러움이 없느니라.

▶辱: 욕될 욕.
▶恥: 부끄러울 치. 수줍어한다는 뜻이 아니고, “치욕스럽다”는 뜻이다.
[출전]
《老子》 《道德經》 44
名與身孰親?身與貨孰多?
得與亡孰病?是故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知足不辱,知止不殆,可以長久。

<5>

書曰
滿招損 謙受益.
<서경>에 말하였다.
가득차면 덜어지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느니라.

▶招: 부를 초 招待, 招魂.
▶謙: 겸손할 겸. 謙遜(겸손).
[출전]
《書經》 〈大禹謨 二十一章〉에 보인다.
《書經》: 삼경 또는 오경의 하나로, 중국의 堯舜 때부터 周나라에 이르기까지 正史에 관한 내용을 기록한 것인데, 공자가 수집하였다고 전해진다. 宋나라 때 蔡沈이 해설한 것을 《書傳》이라고 하는데, 모두 20권 58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의 5편은 중국의 전설적인 태평시대에 나라를 다스렸다는 유명한 堯·舜의 말과 업적을 기록한 것이다. 6~9편은 夏(BC 2205경~1766경)나라에 대한 기록이지만 역사적으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 다음 17편은 殷나라의 건국과 몰락(BC 1122)에 대한 기록인데, 은나라의 멸망을 마지막 왕인 紂王이 타락한 탓으로 돌리고 있다. 주왕은 포악하고 잔인하며 사치스럽고 음탕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 32편은 BC 771년까지 중국을 다스렸던 西周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書經》〈大禹謨 二十一章〉
尚書 -> 虞書 - 大禹謨 21
三旬,苗民逆命。益贊于禹曰:
「惟德動天,無遠弗屆。
滿招損,謙受益,時乃天道。
30일을 苗의 백성이 命을 거스르거늘, 益이 禹를 도와 말했다.
‘德은 하늘을 움직이는지라 멀리까지 이르지 아니함이 없나니
자만은 손해를 부르고 겸손은 이익을 받으니 이것이 곧 하늘의 도리이다’
※ 三旬: 三十日. 贊 : 돕다. 届 : 屆의 俗字로 ‘이르다’의 뜻. 時: ‘是’의 뜻이다.

<6>

安分吟曰
安分身無辱 知機心自閑.
雖居人世上 却是出人間.
<안분음>에 말하였다.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다.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

▶이 문장은 詩이므로 2.3 2.3으로 끊어 읽고, 閑과 間은 韻字이다. 5언절구가 되겠다.
▶機: “베틀”이란 뜻도 있지만, “기미 기”의 뜻도 있다. 機會, 投機.
▶却: 현대에는 주로 “버릴 각”의 뜻으로만 쓰이지만, 한문에서는 이와 같이 부사로 “도리어 각”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是: “~이다”의 뜻. 여기서 是는 지시대명사, “이 시”가 아니라 술어인 “~이다”의 뜻이다. 주어는 앞 문장의 글귀 전부이며, 이처럼 문맥상 是의 주어가 분명하면 주어를 쓰지 않는다. 위의 해석에서 “이것은”이라고 하여 지시대명사를 써 준 것은 是를 지시대명사로 보아 그렇게 번역한 것이 아니라, 다만 의역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말의 어감에 맞게 주어를 넣어준 것뿐이다.
▶“却是~”: 관용구로 “도리어 ~이다”의 뜻이다.
▶吟: 吟은 詩體의 이름이다.
▶幾: 미처 드러나지 않은 기미나 조짐을 가리킨다.
▶人世上: 인간 세상이다
▶却: 물리칠 각. 도리어. 반대로.

<7>

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공자가 말하였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그 政事를 도모하지 않는 것이다.”

[출전]

《論語》〈泰伯 十四章〉 전체이다.
正義曰:此章戒人侵官也. 言不在此位, 則不得謀此位之政, 欲使各專一守於其本職也.
○ 正義曰:이 章은 사람들에게 다른 官員의 職權을 侵犯하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