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8行類-6洗兵馬行(세병거행)

耽古樓主 2024. 2. 24. 08:11

古文眞寶(고문진보)

  병마를 씻는 노래(洗兵馬行)-두보(杜甫)

▶ 洗兵馬行 병마를 씻는 노래.
杜少陵集》 6엔 洗兵行(: 무기를 씻는 노래)으로 되어 있는데더욱 내용과 부합된다安祿山의 난이 다 평정되어가고 나라 중흥의 기운이 보임을 기뻐하면서 앞으로는 무기와 갑옷을 깨끗이 씻어 버리고 다시는 쓰지 않게 되기를 바라는 뜻을 노래하였다.



中興諸將收山東,捷書日報清晝同。
나라 중흥시킨 장수들이 山東을 수복하여, 승전 보고가 밤에도 통보되니 밝은 낮과 같았네.
中興諸將 :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여 당나라를 중흥한 장수들. 郭子儀 등 이 시에 보이는 장수들을 가리킴.
山東 : 太行山 동쪽 지방. 乾元 원년(758) 10월 곽자의가 杏園에서 河東으로 건너가 獲嘉에 이르러 安太淸을 격파하니 그는 衛州로 도망했다. 곽자의는 위주를 포위하고 魯炅·李先琛·崔光遠·李嗣業 등과 힘을 합쳐 安慶緖(: 안녹산의 아들)의 원군 7만을 쳐부수고 그의 아우 安慶和를 잡아 죽인 뒤에 위주까지 회복하였다通鑑.
捷書 : 승전 보고서.
淸書同 : 밝은 낮과 같다. 승전 보고는 밤중에 오더라도 낮이나 마찬가지로 즉시 임금에게 아룀.

河廣傳聞一葦過,胡危命在破竹中。
황하 넓은데도 듣기에 간단히 건너 진격했다니, 오랑캐의 위태로운 목숨은 파죽지세일세.
河廣 : 황하가 넓다.
시경衛風 河廣누가 황하를 넓다고 했나? 한 개의 갈대로도 건널 수 있다네 [誰謂河廣? 一葦杭之]’라는 표현을 빌은 것. 황하를 쉽게 건너 옛 나라 땅인 위주로 진격하여 수복하였음을 뜻함.
胡危命 : 오랑캐의 위태로운 목숨. 안녹산 殘徒의 위태로운 목숨.
破竹中 : 쪼개지는 대나무 속에 있다. 대나무는 한번 쪼개지기 시작하면 계속 쪼개지므로, 이제는 멈출 수 없는 형편에 있음.

祗殘鄴城不日得,獨任朔方無限功。
오직 鄴城이 남았다지만 며칠 안으로 수복할 터이니, 오로지 朔方節度使 郭子儀의 한없이 큰 공로이네.
() : 다만, 오직.
鄴城 : 魏郡이름, 하남성 臨潭縣 서쪽임.
朔方 : 朔方節度使 郭子儀.

京師皆騎汗血馬,回紇餧肉葡萄宮。
장안 사람들 모두 汗血馬를 타고 있고, 위구르 사람들 葡萄宮에서 고기를 먹네.
汗血馬 : 피 같은 땀을 흘리는 말. 漢 武帝 大宛國에서 천리마를 구해왔는데 피 같은 땀을 흘렸다 한다.
回紇(회흘) : 위구르의 한자 音譯. 匈奴의 자손으로 突厥에 소속되었으나 대에 돌궐에서 떨어져나와 위구르라 하였다. 곽자의를 도와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여 回鶻이라 賜號內外蒙古 땅을 차지했다. 이때 回紇에서 3천의 騎兵을 보내와 安慶緖를 치는 일을 도왔음을 가리킨다.
() : 먹이다.
葡萄宮 : 본시 上林苑에 있던 궁 이름으로 元帝때 흉노의 單于(: 흉노왕)來朝하여 묵었던 곳[漢書匈奴傳]. 이 고사를 이용하여 회흘 군대에게 잔치를 열어준 곳을 포도궁이라 불렀다.

已喜皇威清海岱,常思仙仗過崆峒。
이미 황제의 위세가 東海와 泰山 지방을 깨끗이 함이 기쁘기는 하나, 임금의 행차가 崆峒山 지나 蜀으로 피란하였던 일 생각나네.
海岱 : 東海泰山이 있는 지방, 山東·河北 지방을 가리킴.
仙仗 : 신선의 儀仗. 천자의 행렬을 가리키며, 안녹산의 난이 일어나자 현종이 피란하였음을 가리킴.
崆峒山 : 甘肅省 平凉府 固原州 서쪽에 있는 산 이름,.장안에서 으로 가자면 이 산 곁을 지나야 한다.

三年笛裏關山月,萬國兵前草木風。
지난 3년 피리 소리 속에는 關山月이 있었고, 萬國軍의 앞에는 초목 흔드는 바람이 일었네.
三年 : 肅宗 至德 757에서 乾元 2(759)에 이르는 3.
關山月 : 본시 이름. 關門이 있는 산에 걸린 달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陣中 望鄕의 뜻이 담긴 가사가 많다.
草木風 : 초목을 흔드는 바람을 맞았었다. 곧 전쟁 기운이 실린 거친 바람을 맞았었다.

成王功大心轉小,郭相謀深古來少。
成王은 공로 큰데도 마음은 신중해지고, 郭相은 계략이 깊기가 옛사람 중에도 드물었네.
成王 : 肅宗의 아들 廣平王 淑, 건원 원년(758) 2월에 成王에 봉해졌고 4월엔 태자가 되었다. 장안·낙양을 수복하는 데 특히 큰 공을 세웠다.
心轉小 : 마음은 작게 되었다. 마음이 더욱 겸허하고 세심하게 되었음을 뜻함.
郭相 : 中書令 郭子儀.

司徒清鑒懸明鏡,尚書氣與秋天杳。
司徒의 맑은 감식력은 밝은 거울 달아놓은 듯하고, 尙書의 기개는 가을하늘처럼 高遠하네.
司徒淸鑑 : 司徒는 교육을 관장하는 벼슬로 李光弼을 가리키며, 淸鑑은 맑은 감식력, 분명히 인물을 알아보는 능력을 뜻함.
尙書 : 兵部尙書 王思禮를 뜻함. 이광필과 함께 안경서 토벌에 참가했다.
() : 아득함. 高遠.

二三豪俊為時出,整頓乾坤濟時了。
이들 두세 분의 호걸들이 시국을 위해 나왔으니, 천지를 정돈하여 시국을 잘 구제하였네.
二三豪俊 : 두세 명의 호걸들. 곽자의. 이광필·왕사례 등 뛰어난 인물들.
濟時了 : 시국을 완전히 구제하다. 반란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완전히 바로잡다.

東走無復憶鱸魚,南飛各有安巢鳥。
동쪽으로 가며 다시는 농어를 생각하지 않았고, 남쪽으로 날아가면 제각기 편안한 둥지가 있었네.
東走無復憶鱗魚 : 동쪽으로 가며 다시는 농어를 생각하지 않다.
나라 張翰이 가을바람이 일자 고향 菰菜蓴菜국과 농어[鱸魚]회가 생각난다며 벼슬을 버리고 어지러운 세상을 피하여 동쪽 로 갔다[晉書張翰傳]는 고사를 인용한 것. 곧 세상을 숨어 살려는 사람이 없어졌음을 뜻함. 특히 松江의 농어회가 유명하다.
南飛 : 남쪽으로 새가 날다. 魏 曹操短歌行에서 까막까치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나무를 세 번 돌지만, 어느 가지에 의지해야 하나? [烏鵲南飛, 繞樹三匝, 何枝可依?]’란 표현을 인용하였다. 남쪽으로 나는 모든 새가 편히 깃들 곳이란 사람들이 몸을의지할 임금 또는 왕조를 가리킴.

青春復隨冠冕入,紫禁正耐煙花繞。
한봄 기운도 다시 임금의 冠 따라 궁중으로 들어와, 궁성은 아침 안개와 꽃으로 둘려지게 되었네.
冠冕 : 천자의 관. 玄宗을 뒤이은 肅宗을 가리킴.
紫禁 : 천자의 궁성. 하늘의 星座紫微宮에서 나온 말로 은 보통사람들의 출입을 금함에서 붙여졌음.
正耐 : 마침 ~할 만하다. 마침 ~하게 되다.
煙花繞 : 안개의 꽃으로 둘려지다. 안개와 꽃으로 감싸지다.

鶴禁通霄鳳輦備,雞鳴問寢龍樓曉。
태자의 수레 밤새도록 세워져 있고 임금의 수레도 갖추어져 있다가, 닭이 울면 上皇 寢所에 문안드리려 새벽에 龍樓門을 나서네.
鶴駕通宵 : 鶴駕는 황태자의 수레.
周 靈王의 태자 白鶴을 타고 신선이 되어 갔다[劉向例仙傳]는 고사에서 태자의 수레를 鶴駕라 부르게 됨. 通宵: 밤새도록.
鳳輦 : 천자의 수레. 鳳凰 장식이 있어 그렇게 부른다.
問寢 : 寢所에 문안드리다. 上皇이 된 현종의 寢殿에 가서 문안드리다.
龍樓 : 漢 太子宮의 문 이름[文選王元長 曲水詩序 注]

攀龍附鳳勢莫當,天下盡化為侯王。
龍에 매달리고 鳳에 붙어 기세를 당할 이 없으니, 천하 사람들 모두 侯王이 된 듯하네.
攀龍附鳳 : 용에 매달리고 에 붙다. 龍鳳은 천자에 비유한 말. 英主 밑에 벼슬하여 功業을 이룸.
爲侯王 : 후왕이 되다. 제후나 왕에 봉해짐. 안녹산의 난이 끝난 뒤 많은 封爵이 내려졌다.

汝等豈知蒙帝力,時來不得誇身強。
그대들 어찌 임금의 은혜 입음을 의식하겠는가? 때가 왔다고 해서 자신의 강함을 뽐내면 안 되네.
蒙帝力 : 황제의 힘을 입다. 임금 때 백성들이 태평을 노래했다는 擊壤歌끝머리에 황제의 힘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있는가? [帝力於我何有哉]’고 노래한 데서[帝王世記] 인용한 표현.
誇身强 : 자신의 강함을 뽐내다. 介之推하물며 天功을 탐하여 자기 힘이라 해서 되겠는가? [況貪天功, 以爲己力]’고 말한 데서[史記晉世家] 따온 표현임.

關中既留蕭丞相,幕下復用張子房。
關中에는 이미 蕭丞相이 머물고 있고, 軍幕 아래엔 또 張子房 起用하고 있네.
關中 : 函谷關 안쪽 지방. 장안을 중심으로 한 지방,
蕭丞相 : 漢 高祖의 승상 蕭何처럼 군비 보급에 공이 큰 杜鴻漸[杜詩詳注],
張子房 : 한 고조의 智將이었던 張良(子房)같은 張鎬. 至德 2(757) 房琯의 뒤를 이어 장호가 재상이 되었다.

張公一生江海客,身長九尺鬚眉蒼。
張公은 평생 江海의 나그네였고 키는 9척에 수염과 눈썹 검푸른 모습이네.
張公 : 장호를 가리킴.
江海客 : 長江東海 지방을 돌아다니며 자유로이 살던 사람.
鬚眉蒼 : 수염과 눈썹이 검푸르다. 風采가 좋음을 뜻함.

徵起適遇風雲會,扶顛始知籌策良。
불러 起用하자 마침 風雲이 만난 듯하여, 넘어지는 나라 부축해 일으키니 비로소 계책 훌륭함 알았네.
徵起 : 불러 기용하다.
風雲會 : 호랑이가 바람을 용이 구름을 만나듯이, 훌륭한 임금과 뛰어난 신하가 만남. 易經乾卦 文言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雲從龍, 風從虎]’고 한 데서 나온 표현.
扶顚 : 나라가 전복됨을 부축해 일으키다.
籌策(주책) : 계책.

青袍白馬更何有,後漢今周喜再昌。
青袍白馬가 다시 무슨 문제이겠는가? 後漢과 주나라의 중흥을 보니 기쁘기만 하네.
靑袍白馬 : 푸른 겉옷에 흰 말을 탄 자들. 안녹산의 을 가리킴. 나라 武帝 侯景이 반란을 일으키며 푸른 천으로 겉옷[]을 만들어 입게 하고 자신은 흰 말을 탔다[南史侯景傳]. 이후로 반란군의 복장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後漢今周 : 나라를 중흥시킨 光武帝나라를 중흥시킨 宣王처럼 숙종이 당나라를 중흥시킴을 뜻함.
喜再昌 : 나라를 다시 창성케 함이 기쁘다. 나라의 중흥이 기쁘다.

寸地尺天皆入貢,奇祥異瑞爭來送。
천지의 조그만 곳에서도 모두 朝貢을 하고, 기이한 祥瑞들을 다투어 보내오네.
寸地尺天 : 천지의 조그만 부분. 조그만 나라들.
入貢 : 공물을 들여오다. 朝貢을 바치다.
奇祥異瑞 : 기이한 상서. 특별히 세상의 상서로움을 나타내는 물건.

不知何國致白環,復道諸山得銀甕。
어느 나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흰 옥고리를 보내왔고, 또 산에서는 銀甕이 나왔다 하네.
致白環 : 흰 옥고리를 바치다. 임금 때 西王母가 내조하여 白環을 바쳤다 한다[竹書紀年·帝王世紀]. 祥瑞의 하나임.
銀甕(은옹) : 은독. 흔히 술독으로 쓰였고 상서로운 것이라 알려졌다[瑞應圖].

隱士休歌紫芝曲,詞人解撰河清頌。
은사들은 자지곡을 노래하지 않게 되었고, 문인들은 河淸頌을 지을 줄 알게 되었네.
隱士休歌紫芝曲 : 은사들은 자지곡을 노래하지 않게 되었다.
곧 세상을 버리고 숨어 사는 사람이 없게 되었음을 뜻함. 자지곡은 秦山에 숨어살던 四皓가 불렀다는 노래.
河淸頌 : 태평성세를 찬양하는 노래. 黃河는 천년에 한번 맑아지는데 그때엔 聖君이 나와 태평을 이룬다 하였다[拾遺記]. 南朝 宋나라 鮑照河淸頌을 지었다[宋書臨川王義慶傳].

田家望望惜雨乾,布穀處處催春種。
농가에서는 농사 시작하기 바라며 빗물 마름을 애석히 여기는데, 뻐꾹새는 곳곳에서 春種을 재촉하네.
望望 : 농사짓기를 바라고 있는 모양.
惜雨乾 : 빗물 마르는 것을 애석히 여기다. 乾元 2759봄엔 가뭄이 들었다 한다[本書注].
布穀 : 뻐꾹새. 한자로는 곡식 씨를 뿌려라라는 뜻을 나타낸다. 중국에선 예부터 뻐꾹새가 봄농사를 재촉하는 뜻에서 운다고 여겼다.

淇上健兒歸莫懶,城南思婦愁多夢。
淇水의 건장한 병사들은 고향에 돌아감을 게을리 말게나, 장안성 남쪽 남편을 그리는 부인들 시름 많은 꿈 꾸고 있다네.
淇上健兒 : 洪水의 건장한 병사들, 기수는 하남성 淇鎭 동쪽에서 시작, 湯陰縣을 거쳐 淇縣에서 衛河로 들어가는 강물 이름. 鄴城도 이 근처로 안녹산의 殘黨이 최후까지 남아 있던 지방이다.
城南思婦 : 장안성 남쪽의 남편을 그리워하고 있는 부인들.

安得壯士挽天河,淨洗甲兵長不用。
어찌하면 장사를 구하여 은하수를 끌어다가, 갑옷과 무기를 깨끗이 씻고 영원히 쓰지 않게 할까?
挽天河 : 은하수를 끌어오다.

 

 

 

 해설


이 시는 祖國이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고 肅宗과 郭子儀를 비롯한 뛰어난 신하들의 힘으로 중흥함을 기뻐함이 주제이다.
끝머리에서 ‘어찌하면 갑옷과 무기를 깨끗이 씻어 버리고 영원히 쓰지 않도록 할까?’라고 노래한 것은 몇 內戰을 통해서 겪은 백성들의 희생과 고통이 나무나 컸기 때문이다.
중국 학자 중에는 이 시가 玄宗을 밀어놓고 아들인 숙종이 왕위에 올랐던 불효를 풍자한 것이라 보기도 하나 지나친 천착인 듯하다. 오히려 자기 개인보다도 온 나라와 온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시인의 큰 마음씀을 높이 사야 할 터이다.
형식에 있어서 네 번 韻을 바꾸며 1은 12句이고, 구들은 律을 겸한 독특한 체제여서, 내용뿐만 아니라 구성면에서도 독특한 경지를 이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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