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8行類-5兵車行(병거행)

耽古樓主 2024. 2. 24. 08:08

古文眞寶(고문진보)

병거행(兵車行)-두보(杜甫)

▶ 兵車行 戰車의 노래.
실제로는 임금이 국토를 넓히려는 욕심 때문에 전쟁에 끌려나가 일생을 망치는 무수한 젊은이와 塗炭에 빠진 백성들의 삶을 노래한 것이다.
唐 玄宗이 吐蕃을 정벌하여 백성들이 行役에 고통을 당하고 있음을 보다 못해 지은 시라 한다.
杜少陵集》 2에 실려 있다.

 


車轔轔馬蕭蕭, 行人弓箭各在腰.
수레는 덜컹덜컹 말은 히힝히힝, 출정하는 사람들은 활과 화살 제각기 허리에 차고 있네.
轔轔(린린) : 수레바퀴 소리 [시경秦風 車鱗].
蕭蕭 : 말이 우는 소리 [시경小雅 車攻].
行人 : 출정하는 사람들. 전쟁터로 끌려가는 사람들.

爺孃妻子走相送, 塵埃不見咸陽橋.
아비 어미 처자가 뛰어오면서 전송하는데, 흙먼지 때문에 咸陽橋도 보이지 않네.
爺孃(야양) : 부모를 속되게 부르는 말로 우리말 '아비 어미' 정도다.
咸陽橋 : 長安 서쪽 渭水에 놓인 다리 이름, 西渭橋라고도 불렀음大明一統志.

牽衣頓足攔道哭, 哭聲直上干雲霄.
옷자락 잡아끌고 발 구르며 길을 막고 哭하니, 곡성이 곧장 구름 뜬 하늘에 닿도록 올라가네.
頓足 : 발을 구르다.
攔道哭 : 길을 가로막고 곡하다.
干雲霄(간운소) : 구름 뜬 하늘까지 올라가서 닿다.

道旁過者問行人, 行人但云點行頻.
길 가던 사람이 출정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출정하는 사람은 다만 군대로 뽑혀가는 일이 잦다고만 말하네.
點行頻 : 장정들 명부를 點照하여 끌어가는 일이 잦다. 장정들을 전쟁터로 잡아가는 일이 잦아졌다.

或從十五北防河, 便至四十西營田.
어떤 이는 열다섯 살부터 북으로 황하를 방비하러 가, 그대로 마흔 살 되도록 서쪽의 屯田兵으로 있다네.
北防河 : 開元 15(727) 토번이 변경을 침입했는데, 黃河 상류의 河右(: 甘肅省지방)도 침략하였다. 이때 북쪽 하우를 방비했다.’라는 뜻. 제방을 막고 황하물이 넘쳐 터짐을 막는 것이 방하라고도 하나集註옳지 않은 듯하다.
西營田 : 서쪽의 屯田兵이 되다. 둔전병은 평시엔 그곳의 농사를 짓고 있다가 일이 생기면 守備兵이 되는 제도였다.

去時里正與裹頭, 歸來頭白還戍邊.
떠날 적에 里長이 冠禮 미리 올리고 머리 동여 주었었는데, 돌아올 때는 머리 희어졌는데도 또 변방으로 수자리살러 가야 한다네.
里正 : 里長, 村長.
裹頭 : 출정하는 사람의 나이 열다섯인데도 미리 冠禮를 행하여 머리를 묶고 천으로 동여매 주는 것. 관례는 남자 스무 살 때 올리던 성인이 되는 의식.
還戍邊 : 또 변경으로 수자리 살러 가다.

邊庭流血成海水, 武皇開邊意未已.
변경 지방엔 흘린 피가 바닷물이 되었는데도, 漢 武帝의 변경 개척의 뜻 그만두지 않네.
邊庭 : 변경 지방. 匈奴에게 ·南庭이 있어서[後漢書班固傳] 변정이란 말을 썼다.
武皇開邊 : 漢 武帝가 변경을 개척하다. 玄宗을 한 무제에 견준 것임.

君不聞
漢家山東二百州, 千村萬落生荊杞.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한나라 때 山東 2백 州의 수천수만의 마을 모두 荊杞로 덮혔음을?
山東二百州 : 戰國시대 六國을 뜻하며, 모두 太行山 函谷關 동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211가 있었다 한다. 이밖에 太行山 동쪽[지금의 산동성] 또는 華山의 동쪽 지방을 산동이라고 불렀다.
荊杞 : 덩굴이 뻗는 잡초의 일종.

縱有健婦把鋤犁, 禾生隴畝無東西.
비록 건장한 부녀가 있어 호미나 쟁기 잡는다고 해도, 벼가 밭둔덕 이랑에 마구 나서 동서의 분간도 없게 되네.
鋤犁(서리) : 호미와 쟁기. 농기구를 가리킴.
隴畝 : 밭둔덕과 밭이랑.
無東西 : 동서가 없다. 농사를 잘못 지어 곡식이 아무렇게나 자람.

況復秦兵耐苦戰, 被驅不異犬與雞.
더욱이 秦 땅의 병사들은 괴로운 전쟁 잘 견딘다고 하니, 부려짐이 개와 닭이에 다르지 않을 터일세.
秦兵 : [陝西省]의 군대.

長者雖有問, 役夫敢申恨.
윗분이 비록 물어본다 해도, 졸자야 감히 恨歎을 풀겠는가?
長者 : 윗사람. 지위가 높은 군인.
關西 : 函谷關 서쪽 지방. 섬서·감숙지방

且如今年冬, 未休關西卒.
더구나 올 겨울 같은 때는, 關西의 병졸 징집도 끊이지 않고 있다네.

縣官急索租, 租稅從何出.
고을 관원은 다급히 稅를 거두려 하나, 조세가 어디에서 나오겠는가?
急索租 : 다급히 조세를 받으려 하다.

信知生男惡, 反是生女好.
진실로 아들 낳는 건 나쁘고, 도리어 딸 낳음이 좋다고 알게 되네.

生女猶得嫁比鄰, 生男埋沒隨百草.
딸을 낳으면 그래도 이웃에 시집보낼 수 있으나, 아들 낳으면 들에 묻혀 잡초를 따라 썩게 된다네.
隨百草 : 잡초들과 함께 썩어감.

君不見青海頭, 古來白骨無人收.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靑海근처엔 예부터 白骨 거두는 사람이 없음을?
靑海 : 靑海省에 있는 호수 이름. 몽고어로는 코코노루라 부름, 이때 吐蕃이 이 고장을 침범하매 哥舒翰이 큰 공을 세웠던 고장.

新鬼煩冤舊鬼哭, 天陰雨濕聲啾啾.
새 귀신의 번민과 怨恨이여 묵은 귀신의 통곡이여, 날 흐리고 비 젖는 때엔 귀신 소리 가 흐느낀다네.
煩寃 : 번민으로 괴로워하다. 많은 시름이 사무치는 것. 啾啾 : 흐느껴 우는 소리.

 

 

 

 해설


이 시는 〈石壕吏〉 등과 함께 杜甫가 전쟁에 시달리는 백성의 처참한 모습을 고발한 유명한 사회시의 하나이다.
두보는 이처럼 백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을 代辨하였기 때문에 후세까지도 詩聖으로 받들어졌다. 두보에게 이처럼 뜨거운 인간애가 없었다면 문장만 가지고 聖이란 칭호까지 얻지는 못했을 터이다.
이 시는 대체로 7언이 중심이지만 5언도 여덟 구나 들어있고, 6언이 두 구, 10언조차 한 구 들어있어서 형식상의 변화가 다양한 시이다. 이것이 가요체의 묘미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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