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7歌類-23江南遇天寶樂叟歌(강남우천보낙수가)

耽古樓主 2024. 2. 22.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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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文眞寶(고문진보)

강남에서 천보 연간의 악공을 만난 노래(江南遇天寶樂叟歌)-백거이(白居易)

▶ 江南遇天寶樂叟歌 강남 땅에서 천보 연간(742~755)의 악공이었던 영감을 만났던 노래.
이 시도 뒤의 長恨歌나 마찬가지로 安祿山의 난이 일어나기 직전 唐 玄宗의 영화를 노래하며榮枯盛衰의 무상함을 되새겨보게 한다.

 

白頭病叟泣且言, 祿山未亂入梨園, 能彈琵琶和法曲, 多在華淸隨至尊.
머리 희고 병든 영감이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네. 安祿山이 난을 일으키기 전에 梨園에 들어갔는데, 琵琶를 잘 타고 法曲을 익히어, 늘 華淸宮에서 천자를 모셨네.
白頭病叟 : 흰머리에 병든 영감. 현종 때 악공이었던 영감임.
祿山 : 안녹산, 營州 柳城胡人으로, 현종 때에 平盧·范陽·河東 三鎭의 절도사가 되었다. 현종의 양귀비를 만나 養子가 된 뒤로, 그녀를 못 잊는 데다가 右相이었던 楊國忠과 뜻이 어긋나 755년에 마침내 반란을 일으켰다. 스스로 雄武皇帝라 부르고 국호를 이라 하고 장안을 함락하매 현종이 으로 피난하였으나, 몇 해 뒤에 아들 安慶緖李豬兒에게 弑害되었다.
梨園 : 현종 때 伶人을 기르던 곳. 현종은 음악 애호가여서 이원에서 수백명의 남녀 악공을 양성하고 梨園弟子라 불렀다.
法曲 : 본시 道觀에서 연주되던 악곡 이름. 대에 시작되었고, 그 음악이 맑고 우아했으며 여러 가지 악기를 합주했다. 현종은 특히 법곡을 좋아하여 梨園에서 많은 전문가를 길렀다[唐書禮樂志]
華淸 : 이름. 섬서성 臨潼縣 남쪽 驪山 위에 있었다. 그곳에 온천이 있으매, 太宗 湯泉宮을 지었는데, 현종이 溫泉宮·華淸宮으로 이름을 고치고 자주 갔다.

是時天下太平久, 年年十月坐朝元, 千官起居環佩合, 萬國會同車馬奔.
이때 천하는 오랫동안 태평하여, 해마다 10월이면 朝元閣에서 잔치를 벌였는데, 관리들 앉았다 일어섰다 하면 佩玉가 서로 마주쳤고, 만국의 사절들 모이느라 수레와 말 분주했었네.
朝元 : 여산에 있는 이름. 天寶 7(748)에 현종이 조원각에 놀러 가서 이름을 降聖閣이라 고쳤다.
環佩 : 佩玉. 옛날 사람들이 허리에 차던 옥으로 만든 장식.

金鈿照耀石甕寺, 蘭麝薰煮溫湯源.
여인들의 금비녀 石甕寺에 번쩍거리고, 蘭香과 麝香이 온천의 물을 끓이네.
金鈿(금전) : 금비녀, 화려한 치장을 한 여인들을 가리킴.
石甕寺 : 화청궁 곁에 있던 절 이름. 王建에게 題石甕寺란 시가 있다.
蘭麝薰煮 : 蘭香麝香이 온천의 수증기와 함께 섞여 퍼지는 것.
溫湯 : 온천.

貴妃宛轉侍君側, 體弱不勝珠翠繁.
楊貴妃 날렵하게 임금 곁에서 시중하는데, 몸은 가냘퍼서 진주와 비취의 번다함을 이기지 못하였네.
貴妃 : 양귀비, 小字玉環. 본시 현종의 18壽王 瑁로 들어왔으나 현종이 보고 마음에 들어 太眞이란 호를 내리고 貴妃로 책봉한 뒤 寵愛를 다하였다. 안녹산의 난 때 군인들 손에 죽었다. 다음의 장한가참고.
宛轉(완전) : 날렵하게 움직이다.

冬雪飄颻錦袍暖, 春風蕩漾霓裳翻.
겨울눈이 휘날릴 적엔 비단옷 따스하게 입었고, 봄바람 살랑이면 얇은 비단옷 펄럭이게 하였네.
飄颻 : 이리저리 흩날리는 모양.
錦袍 : 비단옷. 는 두루마기 같은 긴 겉옷.
蕩漾 : 물이 출렁이는 모양. 여기서는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모양.
霓裳翻(예상번) : 얇은 비단옷을 펄럭이다. 현종이 道士의 술법으로 달나라에 가서 선녀들이 흰 비단으로 만든 霓衣를 입고 넓은 뜰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보았는데, 그 악곡 이름을 霓裳羽衣라 한다는 것이었다. 현종이 돌아와 악공을 불러 그 음조를 따라 霓裳羽衣曲을 작곡했다[樂府詩集]. 양귀비가 또 霓裳羽衣舞를 익히어 잘 추었다. 따라서 이 구절은 현종이 양귀비의 예상우의무를 즐겼던 일을 암시한다.

歡娛未足燕寇至, 弓勁馬肥胡語喧.
즐김에 충족하지 못할 적에 燕寇가 쳐들어오니, 활은 강하고 말은 살쪘고 오랑캐의 말로 세상이 시끄러웠네.
燕寇 : 땅의 도둑. 안녹산은 연 땅인 漁陽(:河北省 薊縣·平谷縣 일대)에서 반란을 일으켰으므로, 안녹산의 반군을 가리킴.
弓勁馬肥 : 활은 강하고 말은 살찌다. 안녹산 반군의 군비와 무장이 대단함.
胡語喧 : 오랑캐 말이 시끄럽다. 오랑캐 출신 안녹산의 반군이 장안 땅을 점령하여 자기 세상처럼 떠들어댐을 뜻한다.

邠土人遷避夷狄, 鼎湖龍去哭軒轅.
장안 사람들이 떠나 오랑캐를 피하니, 鼎湖에서 용이 떠나 軒轅을 울렸네.
邠土 : . 과 통하며, 장안이 있는 섬서성 栒邑縣 서쪽 땅. 나라 선조 公劉가 세운 나라 이름.
鼎湖 : 하남성 閿鄕縣(문향현) 남쪽 荊山 아래의 지명. 옛날 黃帝가 그곳에서 솥[]을 만들었는데, 그 솥이 신선이 되어 용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한다 [史記封禪書].
軒轅 : 黃帝의 이름. 헌원이란 곳의 언덕에 살아 이름과 로 삼았다고도 하고[史記索隱], 軒冕의 복식을 만들었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라고도 한다 [漢書古今人表 張晏 註].

從此漂淪到南土, 萬人死盡一身存.
이로부터 떠돌아다니다 남녘에 이르렀는데, 만인이 모두 죽었으되 한 몸은 살아남았네.
漂淪 : 표류. 물에 떠다님.

秋風江上浪無際, 暮雨舟中酒一罇.
가을바람 부는 강가엔 물결이 끝없는데, 비 내리는 저녁 배엔 술 한 통 있네.

涸魚久失風波勢, 枯草曾霑雨露恩.
涸魚가 風波의 형세 잃은 지 오래이나, 枯草는 일찍이 雨露같은 은혜를 입은 적 있다오.
涸魚(학어) : 물이 마른 웅덩이의 물고기. 뒤의 枯草와 함께 자신을 비유한 말.
: 젖다. 비나 이슬을 맞다.

我自秦來君莫問, 驪山渭水如荒村.
내가 장안 쪽에서 왔다고 그대는 묻지 마소. 驪山과 渭水 근처는 황폐한 마을ㄱㅗㅏ 같소.
: 장안이 있는 지금의 섬서성 지방.
驪山 : 섬서성 臨潼縣 동남쪽에 있는 산 이름. 그 산 아래 온천이 있으매 현종이 華淸宮을 지었고, 양귀비가 그곳에서 목욕하여 유명하다.
渭水 : 섬서성 寶雞縣咸陽·장안 옆을 흘러 高陵縣에서 涇水와 합쳐지고 다시 朝邑縣에서 洛水와 합쳐 황하로 들어간다. 장안을 출입하는 사람들이 모두 건너며 제국의 영화를 직접 볼 수 있던 곳이다.

新豊樹老籠明月, 長生殿暗鎖黃昏, 紅葉紛紛盖欹瓦, 綠苔重重封壞垣.
신풍의 나무 늙어 밝은 달 가리고 長生殿은 어둑어둑 황혼이 깃들어 있으며, 붉은 나뭇잎 어지러이 기운 기왓장 덮고 있고, 파란 이끼 겹겹이 무너진 담을 뒤덮고 있다오.
新豊 : 漢 高祖가 장안에 도읍한 뒤 자기 고향 을 생각하며 본떠서 세운 도시. 섬서성 臨潼縣 동북쪽 新豐鎭.
籠明月 : 밝은 달을 대바구니에 넣다. 달을 가리다.
長生殿 : 대 장안의 궁전 이름 [뒤의 長恨歌참조].
() : 자물쇠로 채우다. 여기서는 황혼이 자욱히 깃들어 있음.
欹瓦 : 기운 기와.
: 꽉 덮혀 있는 것

惟有中官作宮使, 每年寒食一開門.
오직 內侍가 궁성지기 되어, 매년 寒食날에 한 번씩 문을 연다오.
中官 : 환관. 내시.
寒食 : 冬至 105일 되는 날. 죽은 이를 추모하는 날이매 현종을 추모하는 뜻을 나타냄.

 

 

 

 해설


唐 현종 때의 악공이었던 영감의 말을 빌어서당 제국의 영화와 함께 지금의 장안의 황폐한 모양과 자신의 몰락을 노래하고 있다.
白居易는 이처럼 나라와 개인의 영고성쇠를 써냄으로써 위정자들의 각성을 바랐을 터이다그 스스로 친구 元稹에게 주는 편지[與元九書]에서 자신은 세상을 올바로 깨우치기 위하여 시를 쓴다고 선언하고 있고또 그러한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시들을 수십 편이나 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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