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고문진보)

7歌類-24長恨歌(장한가)

耽古樓主 2024. 2. 22. 18:29
반응형

古文眞寶(고문진보)

장한가(長恨歌)-백거이(白居易)

▶ 長恨歌 긴 한을 노래함.
唐 玄宗의 楊貴妃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시이 시에 이어 陳鴻의 長恨歌傳이 나왔고대 雜劇의 대표작의 하나로 白樸의 梧桐雨대 傳奇로 屠隆의 彩毫記대 전기의 대표작으로 洪昇의 長生殿이란 대작을 나오게 하였다白居易 시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장편시로서는 唐詩를 대표한다고도 할 것이다.
白氏長慶集》 12에 실림.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당나라 임금 여색을 중히 여기어 뛰어난 미인을 생각하였으나, 천하를 다스린 지 여러 해 되도록 구하지 못하고 있었네.
漢皇 : 나라 황제 본시 漢 武帝를 뜻하나 여기서는 당 현종을 가리킨다. 뒤의 傾國이란 故事 인용을 위하여 漢皇이란 말을 썼다.
傾國 : 나라를 기울게 할 만한 미인.
漢 武帝 李延年이 임금에게 자기 누이[李夫人]를 추천하며 북방에 미인 있으니 세상에 다시없이 빼어났네. 한번 돌아보면 성을 기울게 하고 또 돌아보면 나라를 기울게 한다네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라고 노래한 데서 나온 말 [漢書外戚傳].
御宇 : 온 천하를 다스리다.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楊씨 집안에 딸 막 장성하였는데, 깊은 규방에서 자라 남이 알지 못하였네.
楊家 : 씨 집안. 양귀비는 본시 蜀州 司戶 楊玄璜의 딸로, 어렸을 때 숙부인 楊玄珪의 집에서 자랐으며, 小名玉環이었다.

天生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하늘이 낸 고운 자질은 스스로 버리기 어려우매, 하루아침에 뽑히어 임금 곁에 있게 되었네.
一朝 : 하루아침.
양귀비는 開元 23(735) 현종의 아들 壽王(:李瑁)로 책봉되었으나, 현종이 보고 반하여 28(740)에 양귀비를 道士로 만들어 太眞이라 개명하고 太眞宮에 머물게 하다가 天寶 4(745)貴妃로 책봉하고 총애를 극진히 하였다.

回頭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顔色.
머리 돌려 한번 웃으면 갖가지 아리따움 피어나니, 여섯 궁전의 곱게 단장한 후궁들 얼굴빛을 잃었네.
百媚 : 온갖 아리따움.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양.
六宮 : 왕의 후비들이 지내는 궁전[周禮天官 鄭司農 註].
粉黛(분대) : 흰 분과 검은 눈썹 그리는 화장품. 여기서는 곱게 화장한 여자들.

春寒賜浴華淸池, 溫泉水滑洗凝脂.
봄날씨 쌀쌀한 때 華淸池에 목욕하게 하니, 온천 물은 凝脂를 매끄럽게 씻었네.
華淸池 : 驪山에 있는 온천 이름. 溫泉宮을 천보 6(747)華淸宮이라 개명하고, 溫泉池도 화청지라 불렀다.
凝脂 : 엉긴 기름. 살갗이 매끄럽고 부드러움을 형용함. 시경衛風 碩人에 보임.

侍兒扶起嬌無力, 始是新承恩澤時.
시중하는 아이 부축해 일으켜도 아리땁되 힘이 없었으니, 처음으로 천자의 은총 받든 때였네.

雲鬢花顔金步搖, 芙蓉帳暖度春宵, 春宵苦短日高起, 從此君王不早朝.
구름 같은 머리칼에 꽃 같은 얼굴과 황금의 머리장식으로, 부용이 수놓인 따뜻한 장막 안에 봄밤을 보냈는데, 봄밤 너무 짧아서 해가 어느덧 높이 뜨니, 이로부터 임금은 아침 조회 보시지 않았네.
步搖 : 머리장식의 일종. 금은으로 꽃가지 모양으로 만들고 珠玉을 매달매, 머리에 꽂고 걸으면 흔들리므로 步搖라 불렀다.

承歡侍宴無閑暇, 春從春遊夜專夜.
기뻐함을 받들어 잔치 시중에 한가한 틈 없어, 봄이면 봄을 따라 놀고, 밤이면 밤을 독차지하였네.

後宮佳麗三千人, 三千寵愛在一身.
후궁엔 아름다운 여자 3천 명인데, 3천 명의 총애를 한몸에 모았네.

金屋粧成嬌侍夜, 玉樓宴罷醉和春.
황금방에서 화장하고는 아리땁게 밤시중 들고, 옥누각의 잔치 파하면 취하여 봄처럼 화합하였네.
金屋 : 화려한 방. 漢 武帝가 젊을 적에 아름다운 여자를 구하면 금옥에 지내게 하겠다.’라고 말한 데서 나온 말[漢武故事].

姉妹弟兄皆列土, 可憐光彩生門戶, 遂令天下父母心, 不重生男重生女.
형제자매들까지도 모두 땅을 봉해 받으니, 아름다운 광채가 집안을 빛나게 하여, 마침내 세상 부모 마음이, 生男을 중히 여기지 않고 生女를 중히 여기게 하였네.
列土 : 땅을 쪼개 받다. 양귀비가 총애를 받은 뒤로 그의 언니들은 韓國夫人·虢國夫人·秦國夫人으로 봉해졌고, 伯叔兄弟楊銛官鴻臚卿, 楊錡官侍御史, 楊釗國忠이란 이름을 하사받고 右丞相 자리에 올랐다. 그래서 형제자매가 모두 땅을 봉해 받았다고 한 것이다.
可憐 : 아름답다. 可愛와 같은 뜻.

驪宮高處入靑雲, 仙樂風飄處處聞.
驪宮 높은 꼭대기는 푸른 구름 위로 솟았고, 신선의 음악 바람에 실리어 곳곳에 들렸네.
驪宮 : 驪山의 궁전. 현종은 늘 양귀비와 이곳에서 즐겼다.

緩歌慢舞凝絲竹, 盡日君王看不足.
느린 곡조의 노래와 조용한 춤에 현악기 관악기 소리 곁들이고, 종일토록 임금이 보되 만족하지 못하였네.

漁陽鼙鼓動地來, 驚破霓裳羽衣曲.
漁陽의 북소리 땅을 진동하며 들려오매, 霓裳羽衣曲을 놀라 깨어지게 하였네.
漁陽 : 지금의 하북성 薊縣·平谷縣 일대의 땅 이름. 天寶 원년(742) 河北道薊州漁陽郡이라 고쳤는데, 그때 平盧·范陽·河東 三鎭의 절도사였던 安祿山의 관할 지역이었고, 안녹산은 여기에서 반군을 일으켰다.
鼙鼓(비고) : 옛날 군대에서 쓰던 작은 북 이름.
霓裳羽衣曲 : 현종이 달나라 선녀의 樂舞을 본떠서 작곡했다는 악곡 이름, 양귀비는 霓裳羽衣舞를 잘 추었다 한다.

九重城闕烟塵生, 千乘萬騎西南行.
구중궁궐에 연기와 먼지 일어나고, 千乘萬騎로 서남쪽으로 나섰네.
九重城闕 : 여기서는 구중궁궐이 있는 장안을 가리킴.
西南行: 서남쪽으로 떠나가다. 안녹산의 반군이 쳐들어오자 현종이 楊國忠의 건의에 따라 (:四川省)으로 피란하였다.

翠華搖搖行復止, 西出都門百餘里.
翠華가 흔들리며 가다가 다시 멎었으니, 도성문 서쪽으로 나와 백여 리 되는 곳이었네.
翠華 : 임금의 儀仗의 하나로 비취새 깃털로 장식한 깃대.

六軍不發無奈何, 宛轉蛾眉馬前死.
六軍이 나아가지 않으니 어쩌는 수 없어, 아름다운 미인은 말 앞에서 죽었네.
六軍不發 : 六軍이 나가지 않다.
六軍의 군은 군부대의 단위로 12,500. 옛날 천자에게는 육군이 있었다. 이때 현종의피란길은 장군 陳玄禮가 호위하였는데, 도중에 군인들이 나라를 망친 장본인들을 먼저 처결하자고 주장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이에 현종은 부득이 양국충을 먼저 죽이고 양귀비도 自盡케 하였다고 한다.
宛轉峨眉 : 아름다운 미인. 으로도 쓰며, 蛾眉는 나방 수염 같은 눈썹으로 미인을 뜻하매, 양귀비를 가리킨다.

花鈿委地無人收, 翠翹金雀成搔頭.
꽃비녀 땅에 떨어져도 거두는 사람 없으니, 비취 장식, 금 머리꽂이, 옥 머리장식이여.
花鈿 : 꽃비녀. 은 머리장식의 일종. 비녀와 비슷한 물건.
委地 : 땅에 버려지다.
翠翹 : 비취새 긴 깃털 모양의 머리장식.
金雀 : 鳳凰 모양의 금으로 만든 머리장식.
玉搔頭 : 옥으로 만든 머리장식. 비녀처럼 생김.

君王掩面救不得, 回首血淚相和流.
임금도 얼굴 가린 채 구원하지 못하더니, 머리 돌릴 적엔 피눈물이 함께 흘렀다네.

黃埃散漫風蕭索, 雲棧縈紆登劍閣.
누런 먼지 자욱하고 바람 쓸쓸한데, 높은 사다리길 꾸불꾸불 劍閣에 올라갔네.
雲棧 : 구름 속으로 솟아오른 사다리길. 棧道. 사다리길.
縈紆(영우) : 감도는 모양. 꾸불꾸불 올라감.
劒閣 : 사천성 劒閣縣 북쪽 大小 劒山 사이에 있는 棧道. 劒門關이라고도 부름.

峨嵋山下少人行, 旌旗無光日色薄.
峨嵋山 아래엔 다니는 사람 적고, 깃발이 빛을 잃고 햇빛도 엷었네.
峨嵋山 : 사천성 峨眉縣 서남쪽에 있는 산 이름. 멀리서 보면 두 봉우리가 미인의 눈썹처럼 보인다고 한다. 로도 씀.

蜀江水碧蜀山靑, 聖主朝朝暮暮情.
蜀의 강물 푸르고 촉의 산도 파란데, 임금님은 아침이나 저녁이나 양귀비 그리는 정이었네.

行宮見月傷心色, 夜雨聞鈴斷腸聲.
임시 궁전에서 보는 달은 마음을 아프게 하는 빛이었고, 밤비 속에 듣는 말방울 소리는 창자 저미는 소리였네.
夜雨聞鈴 : 밤에 빗속에서 말방울 소리를 듣다.
현종이 사천성으로 가는 棧道를 오르며 빗속에 방울 소리를 듣고 양귀비 생각이 간절하여 雨霖鈴이란 곡을 지었다 [明皇別錄].

天旋地轉回龍馭, 到此躊躇不能去.
천지가 바뀌자 수레 돌려 돌아올 제, 이곳에 와서는 머뭇머뭇 떠나지를 못하였네.
天旋地轉 : 하늘이 돌고 땅이 구르다.
세상이 바뀌어 郭子儀·李光弼 등이 반군을 평정하고 唐朝를 회복시킴.
回龍駅 : 천자의 수레를 돌리다. 피란을 끝내고 장안으로 되돌아감을 뜻함.

馬嵬坡下泥土中, 不見玉顔空死處.
馬嵬坡坡 아래 진흙 속에, 옥 같은 얼굴 뵈지 않고 부질없이 죽은 곳만 있네.
馬嵬坡 : 장안 都門을 나서서 백여 리 되는 곳의 지명. 이곳에서 양귀비와 양국충이 죽었다.

君臣相顧盡霑衣, 東望都門信馬歸.
君臣이 서로 돌아보며 모두 옷깃만 적시며, 동으로 都門을 향해 말에 몸 맡기고 돌아왔네.
信馬 : 말에 맡기다. 말이 하는대로 몸을 맡기다.

歸來池苑皆依舊, 太液芙蓉未央柳
돌아와 보니 못과 정원 모두 예와 같으니, 太液池의 연꽃이며 未央宮의 버드나무여!
太液 : 궁중의 연못 이름. 장안 동북쪽 大明宮 含涼殿 뒤쪽에 있었고, 가운데 太液亭이 있었다.
未央 : 본시 이름. 장안현 서북쪽에 있었고, 대에도 있었다.

芙蓉如面柳如眉, 對此如何不淚垂.
연꽃은 얼굴 같고 버들잎은 눈썹 같으니, 이를 보고 어이 눈물 아니 흘리리?
西宮 : 궁성의 西內太極宮이 있었다. 肅宗上皇이 된 현종을 정치에 관여치 못하게 하려는 뜻에서 서궁에 머물게 했다 [新唐書宦者傳].

春風桃李花開夜, 秋雨梧桐葉落時.
봄바람에 桃李花 핀 밤이나, 가을비에 오동잎 지는 때여!

西宮南苑多秋草, 落葉滿階紅不掃.
서궁과 남원에는 가을풀만 무성하고, 낙엽이 섬돌에 가득히 붉어도 쓸지 않았네.
南苑 : 궁성의 南內. 興慶宮이 있었다. 현종은 상황이 된 뒤 흥경궁에 있다가 西內로 옮겼다[新唐書地理志].

梨園弟子白髮新, 椒房阿監靑娥老.
梨園의 악공들도 흰 머리 돋았고, 황후의 궁전 시녀들의 젊던 모습도 이젠 늙었네.
梨園弟子 : 梨園의 악공들. 현종은 수백명의 남녀 악공을 모아 이원에서 음악을 익히게 하였고, 그곳 악공을 이원제자라 불렀다.
椒房阿監(초방아감) : 황후가 지내는 방에서 시중하던 궁녀. 황후의 방은 山椒를 흙에 개어 벽에 발라 보온하는 한편 향내로 邪氣를 쫓으매 椒房이라 불렀고, 阿監대의 6, 7품의 女官의 칭호였다.
靑娥 : 젊은 미녀. 본시 푸른 峨眉의 뜻으로 白髮과 대가 됨.

夕殿螢飛思悄然, 孤燈挑盡未成眠.
저녁 궁전에 반딧불이 날면 그리움 더욱 처연해져서, 외로운 등불 심지 다 타도록 돋우며 잠 못 이루네.
悄然 : 시름하는 모양, 처연한 것.
挑盡 : 등불 심지가 다 탈 때까지 돋움.

遲遲更鼓初長夜, 耿耿星河欲曙天.
느릿느릿 시각 알리는 북소리는 긴 밤의 시작이고, 훤한 은하수는 하늘을 밝히네.
更鼓 : 시각을 알리는 북
耿耿 : 환한 모양, 밝은 모양.

鴛鴦瓦冷霜華重, 翡翠衾寒誰與共.
鴛鴦瓦가 싸늘하니 서릿발 짙고, 비취새 수 놓은 이불 찬데 누구와 더불어 자야 하나?
鴛鴦瓦 : 암키와와 수키와.
기와가 하나는 젖혀지고 하나는 엎어지는 암키와와 수키와가 받쳐져 이어지므로 원앙와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霜華 : 서릿발.

悠悠生死別經年, 魂魄不曾來入夢.
아득히 삶과 죽음의 이별 해를 지나도, 혼백조차도 한번 꿈에 나타나 주지 않았네.

臨邛道士鴻都客, 能以精神致魂魄.
臨邛의 도사 鴻都客이란 사람은, 정신으로 혼백을 부를 수 있다 하네.
臨邛道士 : 임공 땅의 도사, 임공은 사천성 邛崍縣.
鴻都客 : 홍도에 客居하는 사람. 홍도는 洛陽 北宮門이름. 임공의 도사가 鴻都門 앞에 와 머물고 있었다.

爲感君王展轉思, 遂敎方士殷勤覓.
上皇께서 잠 못 이루고 뒤척이는 사랑에 감동하였으매, 마침내 도사가 정성껏 찾아보게 되었네.
展轉 :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 못 이루는 것. 시경周南 關雎輾轉反側이라 한 데서 나온 말. 은 통함.
殷勤 : 정성을 다해 열심히. 慇懃으로도 씀.

排風馭氣奔如電, 升天入地求之徧.
바람을 밀치고 기운을 몰고 번개처럼 달리어, 하늘로 올라가고 땅속으로 들어가며 두루 찾았네.

上窮碧落下黃泉, 兩處茫茫皆不見.
위로는 하늘 끝, 아래로는 황천까지 다 뒤졌으나, 어느 곳에도 아득히 전혀 보이지 않았네.
碧落 : 푸른 하늘. 道家語.
黃泉 : 땅속. 저승.

忽聞海上有仙山, 山在虛無縹緲間.
문득 듣기를, 바닷속에 신선들 사는 산이 있는데, 산은 허무하고 까마득한 거리에 있다고 하네.
縹緲(표묘) : 높고 먼 모양. 까마득한 것.

樓殿玲瓏五雲起, 其中綽約多仙子.
누각과 궁전은 영롱하고 오색의 구름이 이는데, 그 속에 아리따운 선녀들 많다고 하네.
綽約: 아름다운 모양.

中有一人字太眞, 雪膚花貌參差是.
그 중에 한 사람은 字가 太眞이고, 눈 같은 살갗 꽃 같은 모습이 거의 비슷하다 하네.
參差 : 비슷한 것. 큰 차이 없음. 본시는 들쭉날쭉한 모양.

金闕西廂叩玉扃, 轉敎小玉報雙成.
금장식한 문이 달린 서쪽 행랑채의 옥문 빗장 두드리고, 하녀 小玉을 시켜 하녀 雙成에게 알리게 하였네.
西廂 : 서쪽 행랑채.
叩玉扃 : 옥문 빗장을 두드리다.
小玉 : 본시 吳王 夫差의 딸 이름. 여기서는 양귀비의 하녀.
雙成 : 본시는 西王母의 시녀[漢武內傳]. 여기서는 仙界에 있는 양귀비의 시녀.

聞道漢家天子使, 九華帳裏夢魂驚.
당나라 천자가 使臣을 보냈다는 말을 듣고, 화려한 장막 안에서 꿈꾸던 혼령이 놀라네.
九華帳 : 극히 화려한 장막. 는 많음을 뜻하며, 옛날에 기물이나 궁실을 꽃무늬로 장식한 것을 九華라 불렀다.

攬衣推枕起徘徊, 珠箔銀屛邐迤開.
옷자락을 쥐고 베개 밀치고 일어나 서성거리는데, 구슬발 은병풍이 한 겹 한 겹 열리네.
攬衣 : 옷자락을 끌어올리다. 급히 옷을 걸치고 옷자락을 손으로 잡은 채 행동함.
珠箔銀屛 : 구슬을 꿰어서 만든 발()과 은으로 장식한 병풍.
邐迤(리이) : 옆으로 연이어지는 것. 하나하나 계속 움직이는 것.

雲鬢半偏新睡覺, 花冠不整下堂來.
구름 모양의 머리카락 기울어져 잠자다 방금 깬 모습이요, 꽃 머리장식 매만지지도 않은 채 대청을 내려오네.
花冠 : 꽃장식이 붙어 있는 여자들의 머리장식.

風吹仙袂飄飄擧, 猶似霓裳羽衣舞.
바람에 불리어 仙衣 소맷자락 펄럭펄럭 날리니, 예상우의무를 추는 듯하네.
飄飄 : 바람에 날리는 모양.
霓裳羽衣舞 : 양귀비가 생전에 현종 앞에서 잘 추던 춤

玉容寂寞淚闌干, 梨花一枝春帶雨.
옥 같은 얼굴 쓸쓸히 눈물 줄줄 흘리니, 배꽃 한 가지가 봄비에 젖는 듯하네.
蘭干 : 눈물을 줄줄 흘리는 모양.

含情凝睇謝君王.
정을 머금고 응시하는 눈으로 임금님께 감사드리네.
凝睇(응체) : 응시. 한곳만을 보는 것.

一別音容兩渺茫, 昭陽殿裏恩愛絶, 蓬萊宮中日月長.
한번 성상을 이별하자 서로 까마득하게 되매, 昭陽殿의 은총은 끊어지고 蓬萊宮의 세월은 길기만 합니다.
音容 : 목소리와 얼굴. 여기서는 현종의 목소리와 얼굴임.
渺茫 : 까마득한 모양. 멀고 희미한 모양.
昭陽殿 : 본시 나라 궁전 이름. 成帝 趙飛燕의 여동생이 살던 궁전. 여기서는 대 양귀비가 살던 궁전을 가리키는 말.
蓬萊宮 : 신선이 사는 蓬萊의 궁전.

回頭下望人寰處 , 不見長安見塵霧.
머리 돌려 아래쪽 사람들 사는 고장 바라보아도, 長安은 보이지 않고 먼지와 안개만 자욱합니다.
人寰處 : 사람들이 사는 고장.

唯將舊物表深情, 鈿合金釵寄將去.
다만 옛 물건으로 깊은 정 표시하고자 하여, 자개 상자와 금비녀를 보내드립니다.
鈿合金釵(전합금차) : 자개 상자와 금비녀. 은 상자. . 과 통함.

釵留一股合一扇, 釵辟黃金合分鈿, 但敎心似金鈿堅, 天上人間會相見.
비녀는 한 가닥 남기고 상자는 한 짝 남겼으니, 비녀의 황금 쪼개지고 상자의 자개 깨어져도, 오직 마음이라도 금이나 자개처럼 굳게 가지신다면, 天上이나 人間에서 반드시 만날 터입니다.

臨別殷勤重寄詞, 詞中有誓兩心知.
작별할 때 은근히 거듭 말을 전하는데, 말 가운데 맹세 있음을 두 마음만이 안다네.

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私語時,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7월 칠석날 장생전의 밤중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속삭일 때, 하늘에선 比翼鳥 되고, 連理枝 되자 하네.
長生殿 : 나라 궁전 이름. 華淸宮에 현종이 지었음[唐會要].
比翼鳥 : 두 마리 새의 나래 한쪽이 붙어 언제나 나란히 날아다닌다는 새. [史記封禪書.]
連理枝 : 두 나무의 가지가 하나로 달라붙어 자라는 나무 [晉書元帝紀]. 는 나무의 결을 가리킴.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천지가 長久하여도 다할 때가 있으나, 이 한만은 끊임없어 다할 날 없으리라.

 

 

 

 해설


이 시는 현종과 양귀비의 아름답고도 슬픈 사랑 얘기를 노래한 것이다.
현종의 뜨거운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心琴을 울리어 글을 읽는 수많은 사람이 이 시를 외웠다.
현종과 양귀비를 주제로 한 시로는 앞에 나온 杜甫의 〈哀江頭〉가 있다. 白居易도 〈애강두〉를 염두에 두고 이 시를 지었을 터이나, 사람들에게는 이 〈장한가〉가 더욱 널리 읽혔다.
같은 시대 元稹의 〈連昌宮詞〉와 뒤의 鄭嵎의 〈津陽門詩〉 등도 현종과 양귀비의 일을 노래한 것이나 〈장한가〉의 聲價에 비하면 발끝에 머무를 정도이다.
또 散文으로 이 얘기를 쓴 것으로는 〈長恨歌傳〉이외에도 〈楊太眞外傳〉, 〈開元天寶遺事〉 등이 있다.
그러나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은 이 〈장한가〉를 통하여 사람들 가슴에 아름다움과 신비스러움을 못박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