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4. 명심보감 효행편(孝行篇)

耽古樓主 2023. 1. 17. 17:18

4. 孝行篇


효행편에서는 百行의 근본이라 하는 孝에 관한 글귀들을 모아 놓았다. 특히 공자의 어록이라 할 論語에서 발췌한 글이 반을 차지한다.
孝를 이웃의 어른에게 미루어 적용하면 悌가 되는 것이요, 그 마음을 더욱 넓혀 미루어 동료에게 적용하면 忠信이니, 孝는 백행의 근본이 아닐 수 있겠는가?
有子께서 孝悌는 仁을 행하는 근본일 것이라고 말씀하신 뜻도 이와 같으리라.

<1>

詩曰
父兮生我 母兮鞠我,
哀哀父母 生我劬勞.
欲報深恩 昊天罔極.
시경에 일렀다.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시니,
아아 애닯도다, 부모님이시여 나를 수고롭게 낳으셨도다.
그 깊은 은혜 갚고자 한다면 넓은 하늘도 끝이 없네."

: 유교 경전의 하나인 詩經을 뜻한다. 원래 라고 하면 詩經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을 붙여줌으로써 공경의 뜻을 나타낸 것이다. 의 뜻으로 만고불변의 진리가 될 만한 책이라는 의미로 흔히 이 자를 책이름 뒤에 많이 붙인다.
: 문장이 對句를 이룰 때 주로 사용되는 감탄형 어조사이다. 여기서도 아버지는~~, 어머니는~~”하는 식으로 댓구를 이룬다. ‘~’, ‘~인가등으로 새긴다.
父兮生我 母兮鞠我: “아버지는 나에게 생명의 근원인 精氣를 주시고, 어머니는 나를 양육시켜 주셨으니의 의미이다.
: 기를 국.
: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 힘쓸 구.
: 수고할 로.
昊天罔極: 부모의 넓고 큰 은혜를 하늘에 비유하여, 그 은혜의 끝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 넓을 호, 하늘 호.
: 없을 망.
罔極: 끝이 없다. 가이 없다.

<2>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病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공자가 말하였다.
"효자가 어머니를 섬김에,
기거하실 때는 공경을 다하고,
봉양할 때는 즐거움을 다하며,
병드신 때에는 근심을 다하고,
돌아가신 때에는 슬픔을 다하며,
제사지낼 때에는 엄숙함을 다한다."

: 섬길 사.
: 주로 평서문의 종결형, 또는 의문형 어조사로 쓰이지만, 여기서처럼 主部를 구분지어 주는 역할도 한다.
: 이를 치, 다할 치. 여기서는 의 뜻으로 “~을 다하다. ~을 극진히 하다의 뜻이다.
: 주격 또는 소유격 대명사로 쓰인다. 여기서는 효자를 지칭하는 소유격 대명사(his)로 쓰였다.

 

[출전]
1) 이 글은 孝經》 〈傳七章<紀孝行>에 보인다.
子曰 孝子之事親也
居則致其敬 養則致其樂 病則致其憂 喪則致其哀 祭則致其嚴 五者備矣然後 能事親
공자가 말하였다. 효자가 어버이를 섬김에 ……이 다섯 가지가 갖추어진 후에야 어버이를 잘 섬기는 것이다.”
2) 童蒙先習에도 이 글이 소개되어 있다.
※​《孝經은 유가의 주요 경전인 十三經의 하나이다. 이 책은 孝道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효경이라고 하였으며, 십삼경 중에서 처음부터 책 이름에 '' 자를 붙인 것으로는 유일한 것이다.

<3>

子曰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공자가 말하였다.
"부모가 살아 계시면 멀리 나가지 않으며, 집을 떠날 때에는 반드시 가는 곳을 곡(告)해야 한다."

A(명사)++B= AB가 있다.

 

[출전]
1) 論語》 〈里仁 第四 十九章에 보인다.
2) 小學》 〈明倫八章에도 소개되어 있다.

<4>

子曰
父命召 唯而不諾 食在口則吐之.
공자가 말하였다.
"아버지가 부르시면 즉시 대답하기를 머뭇거리지 말며
음식이 입에 있거든 이를 토해내고 대답하라."

: 부를 소.
오직 유, 대답할 유.
여기서 대답한다는 것은 “~에게 ~을 대답한다는 뜻이 아니라, 대답하는 소리, 즉 우리말의 쯤에 해당하는 말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한 대답하는 소리에 해당하는 漢字가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서 는 대답을 하고 바로 응하는 것이다.
허락할 낙. 대답할 낙.
역시 와 마찬가지로 대답하는 소리를 나타낸다. 느리면서도 마지못해 하는 대답이다. 여기서는 라고 대답만 하고 바로 응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A++B: AB에 있다.
: 토할 토.
: 앞의 문구는 가정으로 해석한다. , “~하면의 뜻이다.
吐之에서 도 역시 누누히 말했듯이 목적어·대명사로 해석될 성격의 글자가 아니다. 다만, 문장의 안정감을 주고, 어세를 고르게 하기 위해 술어 뒤에 붙인 것이다.

 

[출전]
1) 禮記》 〈玉藻 十七章에 나온다.
父命呼 唯而不諾
手執業則投之 食在口則吐之
走而不趨 :
아버지께서 부를 때에는 빨리 대답하고 지체해서는 안되며, 만일 손에 일거리를 잡고 있으면 그것을 버리고, 음식이 입에 있으면 뱉고, 달려가야지 종종 걸음으로 가서는 안된다.”
: 종종걸음치다.
禮記: 중국 고대 儒家의 경전인 五經의 하나로, 禮法의 이론과 실제를 풀이한 책이다. 中國의 삼례(예기, 주례, 의례)중 하나이며, 王朝의 제도, 喪服, 動作의 규칙, 의 해설, 예악의 이론 등을 담고 있다.
2) 小學》 〈明倫 十五章장에도 소개되어 있다.

<5>

太公曰
孝於親 子亦孝之
身旣不孝 子何孝焉
태공이 말하였다.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하면 자식이 또한 효도하나니
자신이 어버이에게 효도를 하지 않는데 자식이 어찌 효도하겠는가"

: “부모란 뜻이다.
: 무엇 하. 어찌 하.
()은 술어와 붙어서(술어+) 그 술어의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흔히 於之와 같다고 설명하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는 술어뒤에 붙는 어조사일 뿐, 指示性이 명확한 지시대명사로서의 목적어가 아니기 때문에 전치사 의 목적어가 될 수 없다. , 지시성이 명확한 와 같은 지시대명사는 於是, 於此라는 문구가 가능하며 또한 한문에서 종종 쓰이기도 하지만, 지시성이 거의 약한 於之라는 문구가 성립될 수 없으며 또한 한문에서 절대로 쓰이지도 않는 가공의 문구인 것이다.
흔히 於之와 같다고 하여 를 마치 목적어인양 설명하는 것은 를 그 指示性에만 초점을 두었을 뿐, 의 쓰임새를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류인 것이다. 따라서 있지도 않은 문구를 가지고 을 설명하는 것은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다.

<6>

孝順還生孝順子,
五逆還生忤逆子,
不信但看簷頭水.
點點滴滴不差移.
효순한 사람은 또한 효순한 아들을 낳으며
오역한 사람은 또한 오역한 아들을 낳는다.
믿지 못하겠거든 저 처마끝의 낙수를 보라.
방울 방울 떨어짐이 어긋나지 않느니라.

: 좇을 순. 順應順從한다는 뜻이다.
: 부사로 다시, 도리어, 도로의 뜻으로 자주 쓰인다. 술어 앞에 있으니 부사임을 알 수 있다.
은 타동사로 ~에 살다. ~을 낳다.
五逆은 불교 용어로 無間地獄에 떨어질 다섯가지 악행으로서 殺父, 殺母, 殺阿羅漢, 破和合僧, 出佛身血을 말한다.

立敎篇의 나라 武王姜太公의 문답에서 강태공이 不養父母,爲五逆라고 하였으니 참조바란다.
: 처마 첨.
: 여기서는 별 뜻 없이 명사 뒤에 붙어서 그 명사를 구체화하거나 또는 그 일부를 가리키기 위해서 쓰이는 접미사와 같은 것이다. 街頭, 話頭, 口頭, 念頭.
: 물방울 적.

 

[출전]
增廣賢文孝順還生孝順子 忤逆還生忤逆兒, 不信但看簷前水 點點滴在舊窩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