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24.명심보감 염의편(廉義篇)

耽古樓主 2023. 1. 24. 08:23

24.명심보감 염의편(廉義篇)

 

 

印觀賣綿於市 有暑調者以穀買之而還 有鳶攫其綿 墮印觀家.
印觀이 장에서 솜을 팔고, 署調라는 사람이 곡식으로써 솜을 사서 돌아가는데, 솔개가 그 솜을 채 가지고 인관의 집에 떨어뜨렸다.

印觀歸于署調曰
鳶墮汝綿於吾家 故還汝.
인관이 서조에게 솜을 돌려보내며 말하였다.
“솔개가 너의 솜을 내 집에 떨어뜨렸으므로 너에게 돌려보낸다.”

署調曰
鳶攫綿與汝 天也 吾何爲受?
서조는 말하였다.
“솔개가 솜을 채다가 너에게 준 것은 하늘이 한 일이다. 내가 어찌 받겠는가?”

印觀曰
然則還汝穀
인관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솜 값으로 받은〉 너의 곡식을 돌려보내겠다.”

署調曰
吾與汝者市二日 穀已屬汝矣
서조가 말하였다.
“내가 너에게 준 지가 장날이 벌써 이틀이 지났으니, 곡식은 이미 너에게 귀속되었다.”

二人相讓 幷棄於市 掌市官以聞王 竝賜爵
두 사람이 서로 사양하다가 솜과 곡식을 다 함께 장에 버리니, 시장을 맡아 다스리는 관원이 이 사실을 임금께 아뢰어 모두 벼슬을 주었다.

[출전]

三國史節要에 이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三國史節要 : 盧思愼, 徐居正 등이 왕명을 받아 성종 7(1476)에 편찬한 단군조선으로부터 삼국의 멸망까지를 다룬 편년체의 역사서이다

印觀署調 : 신라 때 사람이다.

有署調者 : 여기서 는 해석되지 않는 助字이다.

有鳶 : 여기서 어떤으로 해석해 봄직한 助字이다.

: 떨어지다. 와 비슷한 글자이므로 기억해 둘 만하다.

吾何受爲 : 어떤 통행본에 吾何爲受로 되어 있는데, 무방하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에 걸려 무엇 때문에’, ‘어찌의 의미를 나타낸다.

: 歸屬) 의미로 보는 것이 뜻을 분명하게 해준다.

: 손바닥 ’. 맡다. 주관한다.

以聞王 : 여기서 以此이므로 이것(이 소식)을 왕에게 들려주다(아뢰다)’ 의 뜻이다.

 

洪基燮少貧甚無料.
洪公 耆燮이 젊었을 때 가난하여 매우 무료하였다.

一日早 婢兒踊躍獻七兩錢曰
此在鼎中 米可數石 柴可數駄
天賜天賜.
하루는 아침에 어린 계집종이 기쁜 듯 뛰어와 돈 일곱 냥을 바치며 말하였다.
“이것이 솥 안에 있었으니, 쌀은 몇 섬을 살 수 있고, 나무는 몇 바리 살 수 있겠습니다.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公驚曰
是何金?
공이 놀라 말하였다.
“이것이 어찌된 돈인가?”

卽書失金人推去等字 付之門梶而待.
곧 돈 잃은 사람은 와서 찾아가라는 글을 써서 대문에 붙여 놓고 기다렸다.

俄而姓劉者來問書意 公悉言之.
얼마 후 유씨라는 사람이 찾아와 글 뜻을 묻자, 공은 자세히 그 내용을 말해 주었다.

劉曰
理無失金於人之鼎內 果天賜也 盍取之?
유씨가 말하였다.
“이치상 남의 솥 안에 돈을 잃는 일은 없으니, 참으로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왜 취하지 않으십니까?”

公曰
非吾物何?
공이 말하였다.
“나의 물건이 아닌데 어찌 취하겠는가?”

劉俯伏曰
小的昨夜爲竊鼎來 還憐家勢蕭條而施之.
今感公之廉价 良心自發 誓不更盜 願欲常侍 勿慮取之.
유씨가 엎드려 말하였다.
“소인이 어젯밤에 솥을 훔치러 왔다가, 도리어 가세가 너무 쓸쓸한 것을 불쌍히 여겨 이것을 놓고 돌아갔습니다.
지금 공의 청렴에 감동하고, 양심이 저절로 우러나, 도둑질을 아니할 것을 맹세하고, ​앞으로는 항상 옆에서 모시기를 원하오니 염려마시고 취하소서.”

公卽還金曰
汝之爲良則善矣 金不可取.
공이 곧장 돈을 돌려주며 말하였다.
“네가 착하게 된 것은 좋으나 이 돈은 취할 수 없다.”

終不受
하고 끝내 받지 않았다.

後公爲判書 其子在龍爲憲宗國舅 劉亦見信 身家大昌.
뒤에 공은 판서가 되었고, 그의 아들 在龍은 憲宗의 國舅가 되었으며, 유씨 또한 신임을 얻어 몸과 집안이 크게 번창하였다.

洪公耆燮 : 과 이름 사이에 존칭을 넣은 것이다. 때로는 성과 이름 사이에 관직명이나 사회적 지위를 넣기도 한다. 홍기섭은 조선 純祖 때의 사람으로, 南陽 洪氏이다.

無聊 :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원문에는 無料로 되어 있으나 뜻이 분명치 않아 통행본을 따랐다. 는 애오라지 ’.

踊躍 : 좋아서 뜀.

米可數石 : 여기서 는 가능을 나타내므로 쌀로 치면 여러 석을 살 수 있다는 의미이다.

柴可數駄 : 여기서의 도 마찬가지로 가능을 나타내므로 땔나무를 몇 바리를 살 수 있다의 의미이다. (실을 ’)는 말이나 짐승의 등에 싣는 짐의 단위인데, 俗字이다. 는 땔나무 ’.

推去 : ‘찾아가다의 의미이다.

付之門楣 : 대문에 붙여 놓다. 는 문미 ’. 문미(창문 위에 가로로 댄 나무)

盍取之 : 何不(어찌 아니하다)’이고, ‘는 지시대명사로 을 가리킨다.

俯伏 : 고개 숙이고 엎드림. 는 구부릴 ’.

小的 : 小底轉化된 것으로, 小兒나 노비가 주인에 대하여, 평민이 官府에 대해 일컫는 말로, ‘’, ‘소인정도의 낮추는 말이고, 은 조사로서 관례적으로 쓰이는 것이다.

爲窃鼎來 : 여기서 去聲으로 위하여의 의미이다. 다음의 도리어로 해석하면 좋다.

蕭條 : 분위기가 매우 쓸쓸함.

良心自發 : ‘良心맹자<告子章句 上> 8장에 언급되는 말로 인간 본연의 착한 마음이다.

汝之爲良則善矣 : 여기서 는 주격이고, ‘爲良착하게 되다로 해석하는 것이 좋고, 는 추측형, 미래형 종결사로 약한 단정을 나타낸다.

其子在龍 : 洪耆燮의 아들 在龍으로 憲宗丈人이다. 그의 景天으로 益豐府院君해졌다.

國舅 : 임금의 장인. 는 장인 ’.

見信 : 신임을 얻다. 여기서 은 동작을 받다’, ‘당하다의 의미이다.

[출전]

大東奇聞卷之四 憲宗朝 <洪耆燮因劉君子見賴>

 

高句麗平原王之女 幼時好啼 王戱曰
以汝將歸于溫達
고구려 平原王의 딸이 어렸을 때 울기를 좋아하니, 왕이 희롱하여 말하였다.
“너를 장차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리라.”

及長欲下嫁于上部高氏 女以王不可食言固辭 終爲溫達之妻.
〈딸이〉 자라자 上部 高氏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니, 딸이 임금은 食言을 해서는 안 된다 하여 굳이 사양하고 마침내 온달의 아내가 되었다.

先時溫達家貧 行乞養母 時人目爲愚溫達也
溫達은 집이 가난하여 돌아다니며 빌어다가 어머니를 봉양하니, 당시 사람들이 指目하여 바보 온달이라고 하였다.

一日溫達自山中 負楡皮而來 王女訪見曰
吾乃子之匹也.
하루는 온달이 산으로부터 느릅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돌아오니, 임금의 딸이 찾아와 보고 말하였다.
“나는 바로 그대의 아내입니다”

乃賣首飾而買田宅器物 頗富 多養馬以資溫達 終爲顯榮.
머리의 장식물을 팔아 밭과 집과 기물을 꽤 豊富하게 사들이고, 말을 많이 길러 온달을 도와 마침내 영달하게 되었다.

平原王 : 고구려 제25대 왕(在位期間: 559~590)이다.

: 울다.

: 시집가다

溫達 : 고구려 평원왕 때의 장군으로 北周 武帝의 군사를 쳐서 을 세워 大兄이라는 벼슬에 올랐다.

下嫁 : 신하에게 낮추어 시집가는 것을 말한다.

上部 : ‘上部는 고구려 王權 伸張策의 하나로 두었던 五部의 하나이다.

女以王不可食言 : 여기서 以爲의 의미 곧 (말하다, 생각하다)와 같다.

食言 :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약속한 말을 지키지 않는 것

固辭 : 굳이 사양함.

: 느릅나무 ’.

吾乃子之匹也 : 여기서 의 의미이고, 2인칭 대명사이다.

頗富: ‘자못 豊富하게 하다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듯하다. 는 자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