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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23.명심보감 효행편(孝行篇)

耽古樓主 2023. 1. 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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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심보감 효행편(孝行篇)

 

 

孫順家貧, 與其妻傭作人家以養母, 有兒每奪母食。
孫順이 집이 가난하여 그의 아내와 더불어 남의 집에 품팔이를 하여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아이가 있어 언제나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앗았다.

順謂妻曰
兒奪母食, 兒可得, 母難再求。
順이 아내에게 말하였다.
“아이가 어머니의 잡수시는 것을 빼앗으니 아이는 또 얻을 수 있거니와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다.”

乃負兒往歸醉山北郊, 欲埋堀地, 忽有甚寄石鐘, 驚怪試撞之, 舂容可愛。
마침내 아이를 업고 歸醉山 북쪽 교외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팠는데, 문득 매우 이상한 石鍾이 있거늘 놀랍고 괴이하게 여겨, 시험삼아 두드려 보니 소리가 멀리 퍼져 사랑스러웠다.

妻曰
得此寄物, 殆兒之福, 埋之不可。
아내가 말하였다.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 아이의 복일 듯하니, 땅에 묻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順以爲然, 將兒與鐘還家, 懸於樑撞之。
孫順도 그렇게 생각하여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대들보에 매달고 이것을 쳤다.

王聞鐘聲淸遠異常而覈聞其實, 曰
昔郭巨埋子, 天賜金釜,今孫順埋兒, 地出石種, 前後符同。
임금이 종소리가 맑고 멀리 퍼져 이상함을 듣고 그 사실을 자세히 물어서 알고 말하였다.
“옛적에 郭巨가 아들을 묻었을 때 하늘이 금으로 만든 솥을 주시더니, 이제 손순이 아들을 묻자 땅에서 石鍾이 나왔으니 앞과 뒤가 서로 꼭 맞는다.”

賜家一區, 歲給米五十石。
집 한 채를 주고 해마다 쌀 50石을 주었다.

孫順 : 慶州孫氏始祖, 신라 42대 흥덕왕 때 신라 三器의 하나인 石鍾을 얻은 효자이다.

兒奪母食 : 여기서 은 밥()으로 볼 수 있겠으나 먹을 것’()으로 보는 것이 온건하다.

舂容 : 의성어로 소리가 조용히(은은하게) 멀리 퍼지는 것을 가리킨다. 은 찧을 ’. 절구질하다.

殆兒之福 : 아마 아이의 복이다. 여기서 는 관형격이다. 는 거의 ’. ‘아마, 마땅히의 뜻.

埋之不可 : 땅에 묻는 것은 옳지 않다. 여기서 는 주격이다.

以爲然 : 그렇게 여기다. A以爲BAB와 같다.

聞鍾聲淸遠異常 : ‘종소리가 청아하게 아득히 들리는 것이 이상해서정도로 해석해 봄직하다.

覈聞 : 사실을 자세히 묻다. 은 핵실할 ’. 핵실(覈實: 사실을 조사하여 밝히다).

郭巨 : 後漢 때의 孝子, 늙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몹시 가난하게 살 적에 어머니가 늘 밥을 덜어 그의 아들에게 주는지라, 자식 때문에 어머니가 배를 굶게 됨을 슬퍼하였다. 그리하여 아들을 죽이기로 아내와 마음먹고 구덩이를 팠는데, 난데없이 금솥이 나왔다 한다.

符同 : 符節’, ‘信標’,‘맞다의 의미이고, 符同兵符 發兵符(군대를 동원하는 標識)가 쪼갠 부분이 맞는 것이다.

 

 

尙德値年荒癘疫 父母飢病濱死.
尙德은 흉년들고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니,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되었다.

尙德日夜不解衣 盡誠安慰 無以爲養 則刲髀肉食之 母發癰 吮之卽癒.
상덕이 낮이나 밤이나 옷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慰安하되, 봉양할 것이 없으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게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王嘉之 賜賚甚厚 命旌其門 立石紀事.
임금이 〈이 소식을 듣고〉 가상하게 여겨 물건을 하사하기를 매우 후하게 하고, 명하여 그 마을에 旌閭門을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이 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尙德 : 신라 때 사람으로 효성이 지극하였다 한다.

値年荒 : 흉년이 들다. 는 당할() . 年事로 농사를 가리킨다. 흉년들 황이다.(凶荒, 荒歲)

癘疫 : 전염병이다. 대체로 한 해 흉년 들면 그 이듬해에 전염병이 퍼지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연상하면 이해를 도울 듯하다. 는 창병 은 전염병 ’.

濱死 : 거의 죽게 되다. 은 물가 으로 거의의 뜻.

無以爲養 : ‘는 수단격이므로 무엇으로써의 의미로, ‘無以‘~하지 못하다’, ‘~ 할 수 없다또는 ‘~할 방법이 없다로 번역하면 좋다.

: 찌를 ’. 찌르다. 베어 가르다.

髀肉 : 넓적다리 살. 는 넓적다리 ’.

髀肉之嘆 : 넓적다리에 살이 붙음을 歎息한다라는 뜻으로,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을 한탄한다는 뜻.

食之 : ‘~에게 먹게 하다의 의미이므로 로 읽어야 한다.

: 악창 ’. 종기

吮之卽癒 :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입으로)’. 는 병나을 ’.

嘉之 : 가상하게 여기다. 여기서 는 지시대명사(그것을)로 목적어이다.

賜賚甚厚 : 물건을 하사하기를 매우 후하게 하였다. 는 줄 뢰.

命旌其門 立石紀事 : 여기서 旌閭하다의 의미인 술어로, 정려는 忠臣孝子烈女 등을 표창하기 위하여 그들이 살던 고을 집 앞에 旌門)곧 붉은 문[紅門]을 세우는 것이다.

 

都氏家貧至孝.
都氏는 집이 가난하였으나 효성이 지극하였다.

賣炭買肉, 無闕母饌。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반찬을 빠짐없이 공양하였다.

一日於市, 晩而忙歸, 鳶忽攫肉,都悲號至家, 鳶旣投肉於庭。
하루는 시장에서 늦어 바삐 돌아오는데, 솔개가 갑자기 고기를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부짖으며 집에 돌아와 보니, 솔개가 이미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다.

一日母病索非時之紅柿, 都彷徨柿林, 不覺日昏, 有虎屢遮前路, 以示乘意.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철이 아닌 홍시를 찾거늘, 都氏가 감나무 숲을 방황하여 날이 저문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있어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고 타라는 뜻을 표시하였다.

都乘至百餘里山村, 訪人家投宿, 俄而主人, 饋祭飯而有紅柿.
도씨가 호랑이를 타고 백 여리나 되는 산동네에 이르러 인가(人家)를 찾아 투숙하였는데, 얼마 후 집주인이 제사밥을 차려 내오는데 홍시가 있었다.

都喜問柿之來歷, 且述己意.
都氏는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신의 뜻을 말하였다.

答曰
亡父嗜柿故, 每秋擇柿二百個, 藏諸窟中而至此五月則完者不過七八,
今得五十個完者故, 心異之.
是天感君孝,
대답하여 말하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으므로, 해마다 가을에 감을 200개를 골라 굴 안에 감추어 두되, 이 5월에 이르면 완전한 것이 7, 8개에 지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50개의 완전한 것을 얻었으므로, 마음속에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입니다.”

遺以二十顆.
하고는 20개를 내주었다.

都謝出門外, 虎尙俟伏.
도씨가 사례하고 문밖에 나오니, 호랑이가 아직도 엎드려 기다리고 있었다.

乘至家, 曉鷄喔喔。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닭이 울었다.

後母以天命終, 都有血淚。
뒤에 어머니가 天命으로 돌아가시자, 都氏는 피눈물을 흘렸다.

都氏 : 조선시대 哲宗 때 사람이라 한다.

無闕母饌 : ‘어머니의 반찬을 빠뜨림 없이 갖추는 것또는 어머니의 반찬을 빼놓지 않는 것’(맨 밥만 공양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은 빠뜨리다의 뜻.

: 솔개.

: 움킬 ’. 움키다. 가로채다.

悲號 : 슬피 울부짖음.

有虎 : 는 여기서 해석을 하지 않든가 어떤으로 해석할 만하다.

: 여러 ’. 여러. 자주

: 가릴 ’. 가리다. 막다.

俄而 : 잠시’, ‘갑자기’, ‘기울다이고 인데, 俄而조금 후에의 의미이다.

: 보낼 ’. (음식을)권하다.

藏諸窟中 : 일반적으로 모두 제로 쓰고 있는데, 句中에 어조사로 쓰여 之於’(음은 저, 지어의 合音)의 의미를, 구의 끝에 쓰여 之乎의 의미를 갖는다. : 어조사. ~. ~에서.

此五月 : 음력으로 1,2,3이 봄이고, 4,5,6이 여름이므로, ‘此五月五月한 여름이다.

: 덩이 ’. 數詞로서 덩이’, ‘를 뜻한다.

: ‘謝禮하다(謝恩하다)’, ‘謝罪하다’, ‘謝絶하다의 의미가 있는데, 여기서는 謝禮하다의 의미를 갖는다.

: ‘오히려’, ‘숭상하다의 의미인데, ‘여전히’, ‘아직도의 의미로 해석하면 좋을 때가 많다.

: 기다릴 ’. 기다리다. 대기하다.

: 닭이 울 ’. 喔喔은 닭 우는 소리의 의성어이다.

血淚 : 너무 울어서 눈물이 말라 피가 나오는 것, 피눈물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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