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22. 명심보감 팔반가 8수(八反歌八首)

耽古樓主 2023. 1. 24. 08:18

22. 명심보감 팔반가 8수(八反歌八首)

 

이 팔반가는 여덟 편의 5言詩로 세태를 풍자하여 노래하고, 노래에 덧붙여서 바르게 살기를 권하는 글이다.

‘桂宮錄’에 수록되어 있는 것을 후인이 첨록하였다고 한다.

 

<1首>

幼兒或心覺歡喜
父母嗔怒我 我心反不甘
어린 아이가 혹 나를 꾸짖으면 나는 마음에 기쁨을 깨닫고, 
부모가 나를 꾸짖고 성내면 나의 마음에 도리어 달가워하지 않는다.


一喜懽一不甘
待兒待父心何懸

하나는 기쁘고 또 하나는 달갑지 아니하니, 
아이를 대하고 어버이를 대하는 마음이 어찌 이렇게도 懸隔한가?

勸君今日逢親怒
也應將親作兒看
그대에게 권고하노니, 이제 어버이의 노여워함을 만나거든, 
또한 마땅히 어버이를 어린 아이로 바꾸어 보라.

: 꾸짖을 리.

: 성낼 진.

覺懽喜 : 환희를 느끼는 것 곧 대견해 하는 것이다. 은 기뻐할 ’.

何懸 : ‘何懸의 사이에 를 보충하여 어찌 그리 현격한가로 해석해 봄직하다. 은 달 현(매달다, 현격하다).

: 현대 중국어와 마찬가지로 의 의미이다.

: 응할 응. 응하다. 응당~하여야 한다.

: ‘’(~로써, ~)의 의미이다.

[해설]

일반적으로 어린 자식이 자신을 꾸짖으면 마음에 많이 컸다고 대견해 하면서도, 반대로 부모가 자신을 꾸짖으면 오히려 섭섭하게 생각하는 세태를 꾸짖고 있다.

 

<2首>

兒曹出千言 君聽常不厭
父母一開口 便道多閑管
아이들은 여러 말을 하되 그대는 들으면서 늘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한번만 말을 하여도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非閑管親掛牽
皓首白頭多諳諫
쓸데없는 참견이 아니라 친히 마음에 걸리고 끌려서이니,
흰 머리가 되도록 긴 세월에 아는 것이 많다.

勸君敬奉老人言
莫敎乳口爭長短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은 사람의 말을 공경하여 받들고,
젖내 나는 입으로 길고 짧음을 다투도록 하지 마라.

: 무리 조. 무리(복수) 또는 관청을 의미하는데 여기서는 前者의 복수접미사로 쓰였다.

便 : 문득, . 이전의 글을 조건절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 ‘말하다의 의미이다.

閑管 : 한가로운 간섭 또는 쓸데없는 참견을 가리킨다.

掛牽 : (마음에)걸리고 끌리다. 는 걸 괘. (마음이)끌리다. 는 이끌 견으로 거리끼다는 뜻.

: 흴 호. 희다. 백발 노인.

多諳練 : 아는 것이 많다. 은 외울 암. 은 익힐 련.

: 금지사이다. ~하지 마라.

: 사역동사로 ‘~로 하여금 ~하게 하다의 의미로 쓰인다.

[해설]

부모님은, 어린 자식들이 온갖 말을 다 해도 싫어하지 않고, 어버이는 입만 벙긋하면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부모의 잔소리 같은 말은 본능적으로 자식을 사랑하여 자기의 오랜 경험 등으로 판단할 때 참을 수 없이 마음에 걸리고 끌려서 그러한 것이다. 따라서 장성한 후 자식을 기르면 알겠지만, 아직 미숙한 年輪으로 부모님의 長短을 함부로 비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3首>

幼兒尿糞穢 君心無厭忌
老親涕唾零 反有憎嫌意.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의 더러움은 그대 마음에 싫어하거나 꺼림이 없고,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은 도리어 미워하고 싫어하는 뜻이 있다.

六尺軀來何處
父精母血成汝體.

여섯 자의 몸이 어디서 왔는고.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그대의 몸이 이루어졌다.

勸君敬待老來人
壯時爲爾筋骨蔽.

그대에게 권하노니, 늙어가는 사람을 공경하여 대접하라. 
젊었을 때 그대를 위하여 살과 뼈가 닳으셨도다.

尿 : 오줌 뇨.

: 똥 분.

: 더러울 예. 더럽다.

: 눈물 체. 눈물. 울다. 단순히 눈물이기보다는 涕泗눈물과 콧물로 보충하여 봄직하다.

() : 침 타.

: 떨어질 령. 떨어지다. (0).

憎嫌 : 미워하고 싫어함.

: ’. . 신체.

: 조사로서 구체적인 뜻은 없지만, 속에 음절을 채워주거나 語氣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敬待 : 삼가 공경하여 대접함. 은 공경 경. 는 대접하다의 뜻.

: 去聲으로, ‘위하여또는 때문에의 의미이다.

: 해질 폐. 해지다. 닳다.

[해설]

어린 자식의 오줌과 똥은 우리 마음에 싫어하지 않음에 비해, 우리를 낳아 길러주신 어버이의 콧물이나 침은 오히려 꺼리는 세태를 이 글은 꾸짖고 있다. 근원적으로 우리 몸이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로 이루어졌음을 생각할 때 공경하여 대접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4首>

看君晨入市 買餠又買餻
少聞供父母 多說供兒曹.
그대가 새벽에 시장에 들어가 밀가루 떡을 사고 또 흰떡을 사는 것을 보니,
부모에게 드린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준다고 대부분 말한다.

親未啖兒先飽
子心不比親心好.
어버이는 아직 맛보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이 먼저 배부르니,
자식의 마음은 부모가 자식을 좋아하는 마음에 비할 수 없다.

勸君多出買餠錢
供養白頭光陰少.

그대에게 권하노니, 떡 살 돈을 많이 내어, 
흰머리의 어버이를 공양하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餠餻 : 밀가루 떡과 가루떡

: 否定의 완곡한 표현이다.

: ‘많다또는 대부분으로 해석한다.

兒曹 : 아이들.

: 씹을 담. 씹다. 먹이다.

: 배부를 포. 배부르다.

供養 : 어른에게 음식을 드림.

光陰 : 흘러가는 시간, 세월.

 

 

<5首>

市間賣藥肆 惟有肥兒丸
未有壯親者 何故兩般看?
시중의 약 파는 가게에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환약만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으니, 무슨 까닭에 두 가지를 보는가?

兒亦病親亦病
醫兒不比醫親症

아이도 병들고 어버이도 병들었을 때,
아이의 병을 고치는 것이 어버이의 병을 고치는 것에 비할 수 없다.

割股還是親的肉
勸君亟保雙親命
다리를 베더라도 도로 어버이의 살이니, 
그대에게 권하노라. 빨리 어버이의 목숨을 보호하라.

市間 : 여기서 사이의 의미이나 또는 ‘~의 의미로 장소를 나타낸다. 예컨대 此間이 곳에를 뜻하는 것과 흡사하다.

: 가게 사. 저자 사.

兩般 : 두 가지 양태인데, ‘오직 아이를 살찌게 하는 환약만 있고, 어버이를 튼튼하게 하는 약은 없는 것아이의 병과 어버이의 병을 두 가지로 따로 보는 것을 상정할 수 있다.

: 넓적다리 고.

: 관형격으로 와 통한다.

: 빠를 극. 빠르다의 의미이나 자주 기의 의미도 유의할 만하다.

 

 

<6首>

富貴養親易 親常有未安
貧賤養兒難 兒不受饑寒
부귀하면 어버이를 봉양하기가 쉽되 어버이는 항상 미안하고,
가난하고 천하면 아이를 기르기가 어렵되, 아이는 배고픔과 추위를 받지 않는다.

一條心兩條路
爲兒終不如爲父

한 가지 마음에 두 가지 길이니, 
아이를 위함이 끝내 어버이를 위함과 같지 못하다.

勸君兩親如養兒
凡事莫推家不富.

그대에게 권하노니, 어버이 섬기기를 아이를 기르듯이 하고, 
모든 일을 집이 넉넉하지 못하다고 미루지 말라.

饑寒 :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 가지 조. 兩條路 두 가지 길.

: 밀 추. 밀다. 미루다.

 

 

<7首>

養親只有二人 常與兄弟爭
養兒雖十人 君皆獨自任
어버이를 봉양함엔 다만 두 분인데 늘 형제들과 (모시는 것을) 다투고,
자식을 기름엔 비록 열 명이더라도 그대가 모두 혼자 스스로 맡는다.

兒飽暖親常問
父母饑寒不在心
자식이 배부르고 따뜻한가는 친히 늘 묻되, 
부모의 배고프고 추운 것은 마음에 두지 않는다.

勸君養親須竭力
當初衣食被君侵.

그대에게 권하노니, 부모를 봉양함에 반드시 힘을 다하라.
당초에 입을 것과 먹을 것을 그대에게 빼앗겼다.

: 다만 지. 다만. 단지

: 모름지기 수. 반드시 ~ 하여야 한다.

竭力 : 있는 힘을 다함. 은 다할 ’.

被君侵 : 그대에게 빼앗겼다. ‘A에게 B하는 바 되다의 구조로, ‘爲君所侵으로 변형할 만하다. 은 침노할 침.

 

 

<8首>

親有十分慈 君不念其恩
兒有一分孝 君就揚其名
어버이는 십분 사랑하나, 그대는 그 은혜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자식이 조금이라도 효도하면, 그대는 즉시 자식 이름을 알리려 한다.

待親暗待子明 誰識高堂養子心
어버이를 대접함엔 어둡고 자식을 대함엔 밝으니, 누가 어버이의 자식 기르는 마음을 알까?

勸君漫信兒曹孝
兒曹樣子在君身.
그대에게 권하노니, 아이들의 효도를 믿지 말라. 
아이들의 본보기가 그대 자신에게 있다.

十分 : 一分1(10%)이고, 十分은 전부(100%)이다.

: ‘나아가다’, ‘의 의미를 갖는데,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이다.

: 날릴 ’. 알리다. 밝히다.

高堂 : 상대방의 집에 대한 敬稱 또는 부모를 가리키는 용어인데, 여기서는 後者의 의미이다.

: 渺漫으로 아득하게 여기다’, ‘아주 작게 여기다또는 대강 지나치다의 의미이다.

兒曹樣子 : 아이들의 본보기. 兒曹親子로 되어있는 도 있다.

樣子 : 얼굴의 모습. 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