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명심보감 부행편(婦行篇)
여기 실린 婦行篇 전반부의 글귀들은 구시대적인 내용으로서 옛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엿보는 데 불과하다 할지라도, 후반부의 내용은 현대의 여자들 역시 새겨둘 말이 아닌가 한다.
주로 婦德(부인다운 덕성스러움), 婦容(부인의 용모), 婦言(부인의 언사), 婦工(부인의 솜씨)이 어떠해야 하는지 말해 준다.
<1>
益智書云
女有四德之譽
一曰婦德 二曰婦容
三曰婦言 四曰婦工也.
《익지서》에 말하였다.
여자에게는 네 가지 덕의 칭찬거리가 있으니,
첫째 婦德이요, 둘째 婦容이요,
셋째 婦言이요, 넷째 婦工이다.
▶譽: 기릴 예. 여기서는 명사로 쓰임.
▶ 四德之譽 : 여기서 譽는 毁譽(비방과 칭찬)의 譽와 같아서 ‘칭찬거리’ 정도로 보면 좋을 듯하다.
▶曰 : 여기서 ‘曰’은 모두 굳이 해석할 필요는 없다. ‘소위’, ‘이른바’ 정도의 의미를 갖거나, 조사처럼 쓰여 나열을 나타낸다.
<2>
婦德者不必才名絶異,
婦容者不必顔色美麗,
婦言者不必辯口利詞,
婦工者不必技巧過人也.
婦德이란 반드시 재주와 이름이 뛰어날 필요는 없고,
婦容이란 반드시 얼굴이 아름답고 고울 필요는 없고,
婦言이란 반드시 口辯이 좋고 말 잘할 필요는 없고,
婦工이란 반드시 손재주가 남보다 뛰어날 필요는 없다.
▶不必~: ~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부분부정
▶絶異: 매우 뛰어나다는 뜻의 한 단어이다. 絶은 뛰어나다는 뜻.
▶美麗 : 아름답고 고움.
▶辯口 : 입담 좋게 말을 잘하는 재주. 辯은 말씀 ‘변’.
▶技巧過人 : ‘주어+술어+보어’의 관계로 되어 있어서, 보어인 ‘人’ 앞에 處辭 ‘於’를 보충하여 해석해 봄직하다.
▶過人: 남을 지나다. 남보다 뛰어나다.
▶者: 것 자. 者는 앞에 다른 말과 붙어서 의미의 한 단락을 이룬다.
▶利: 날카로울 리.
<3>
其婦德者 淸貞廉節 守分整齊 行止有恥 動靜有法 此爲婦德也.
그 婦德이라는 것은 정조와 절개를 깨끗하게 하며, 분수를 지키고 몸가짐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하며, 行動擧止에 염치가 있으며, 動靜에 법도가 있는 것이니 , 이것이 婦德이 된다.
婦容者 洗浣塵垢 衣服鮮潔 沐浴及時 一身無穢 此爲婦容也.
婦容이라는 것은 몸의 먼지나 때를 씻어내며, 의복을 깨끗하고 정결하게 하고, 목욕을 제 때에 하여 일신에 더러움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婦容이 된다.
婦言者 擇師而說 不談非語 時然後言 不厭於人 此爲婦言也.
婦言이라는 것은 師表가 될 만한 것을 가려 말하되, 그릇된 말은 이야기하지 않으며, 때가 된 연후에 말을 하여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婦言이 된다.
婦工者 專勤紡績 勿好暈酒 供具甘旨 以奉賓客 此爲婦工也.
婦工이라는 것은 길쌈을 오로지 부지런히 하며, 술 빚어 내기를 좋아 하지 않고, 좋은 맛을 갖추어서 손님을 받드는 것이니, 이것이 婦工이 된다.
▶淸貞廉節: 貞節을(정조와 절개를) 淸廉히 한다는 뜻이다.
▶整齊: 정리하여 가지런히하다.
▶行止: 움직이고 멈추는 것, 行動擧止, 즉 일상에서의 행동을 말한다.
▶動靜: 비슷한 뜻이다. 일상의 起居( "섯다 앉았다"의 뜻으로 역시 일상의 행동)를 뜻한다.
▶擇: 가릴 택.
▶洗: 씻을 세.
▶浣: 빨 완.
▶垢: 때 구. 예]純眞無垢(순진무구).
▶潔: 깨끗할 결. 예]淸潔(청결).
▶沐: 머리감을 목.
▶浴: 목욕할 욕.
▶穢: 더러울 예.
▶紡: 길쌈 방.
▶績: 길쌈 적.
▶暈: 해달무리 운. 暈酒는 술을 마신다는 의미.
暈: 面頰所泛生的輪狀紅色。(볼에 생기는 바퀴모양의 붉은 색) 如:「酒暈」。
▶供: ①바칠 공. ②갖출 공. 여기서는 ②의 뜻이다.
▶具: 갖출 구.
<4>
此四德者 是婦人之大德 而不可缺之者也.
이 네 가지 덕은 아녀자의 큰 덕이니 缺해서는 안 될 것들이다.
爲之甚易 務之在正 依此而行 是爲婦節.
이를 행하기는 매우 쉬우며, 이를 힘쓰는 것은 올바름에 달려 있으니, 이것에 의거하여 행하는 것이 바로 婦節(아녀자의 범절)이 된다.
▶缺之, 爲之, 務之에서 之는 모두 語助詞이다.
▶缺: 결할 결. 예]缺席(결석), 缺損(결손), 欠缺(흠결).
▶不可缺之者에서 之는 어조사이고, 관형격 조사인 "~의"의 뜻이 아니다. 즉, 不可缺之가 하나의 語句이며, 不可缺에서 끊는 것이 아니다. "必須不可缺한 것"이란 뜻이다.
▶務: ~에 힘쓰다.
▶依: 의지하다.
<5>
太公曰,
婦人之禮 語必細.
태공이 말하였다.
“부인의 예절로서, 말은 반드시 자세하여야 하느니라.”
▶細: 語必細는 말을 자상하고 부드럽게 한다는 뜻으로 자주 쓰이는 관용적인 표현이다.
<6>
賢婦令夫貴 佞婦令夫賤.
어진 부인은 남편을 귀하게 만들고, 말재주나 피는 부인은 남편을 천하게 만든다.
▶令+A+술어: A로 하여금 ~하게 하다. 使와 쓰임새가 비슷하다.
▶佞: 말재주 녕(영), 아첨할 녕(영).
[참고]
《增廣賢文》에는 “賢婦令夫貴 惡婦令夫敗”
<7>
家有賢妻 夫不遭橫禍.
집에 어진 아내가 있으면 남편이 橫禍를 만나지 않느니라.
▶A(명사)+有+B: A에 B가 있다.
▶遭: 만날 조. 예]遭遇(조우).
▶橫: 가로 횡. 빗길 횡. 橫禍(횡화)는 뜻밖에 만난 화. 예]橫財(뜻밖에 얻은 재물), 橫死(뜻밖의 죽음).
<8>
賢婦和六親 佞婦破六親.
어진 부인은 육친을 화목하게 하고, 말재주나 피는 부인은 육친을 깨뜨리느니라.
▶六親: 父母兄弟妻子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온갖 친척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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