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

19.명심보감 교우편(交友篇)

耽古樓主 2023. 1. 22. 17:51

19.명심보감 교우편(交友篇)

 


"군자는 글을 통해서 벗을 모으고, 벗을 통해서 仁을 이루는데 도움을 받는다"(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 -曾子

<1>

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君子必愼其所與處者焉.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芝草와 蘭草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냄새를 맡지 못하나, 곧 그 향기와 同化되고,
선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생선 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나, 또한 그 냄새와 同化된다.
丹砂를 지니면 붉어지고 옻을 지니면 검어진다.
그러므로 君子는 반드시 그가 함께 있는 사람을 삼가야 한다.

: 줄 여. 더불을 여. "~"의 뜻도 있다.
: ~에 살다. ~에 있다. ~에 거하다.
: 芝草 .
: .
: 부사로 "바로, 곧바로, 당장에"의 뜻으로 접속사인 과는 다른 글자이다.
: 화할 화. 변화하다. 동화하다. 등등의 뜻.
: 절인 생선 포.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말린 생선은 라 한다.
: 放肆할 사. 가게 사. 저자 사.
: 붉을 단. 여기서는 붉은 돌, 丹砂(수은으로 이루어진 황화 광물)를 의미한다.
丹之所藏者 : 여기서 는 목적격이다. 따라서 단사를로 해석해야 한다.
: 것 자.
: 옻 칠.
是以: "이로써, 이런 까닭에"의 뜻으로 관용적인 문구이다.
은 술어와 붙어서(술어+) 그 대상을(목적어를) 내포하기도 하고, 또는 단순히 처소격의 의미를 갖는 종결형 어조사로 쓰인다.
윗글은 벗과 그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글이라 하겠다. 芝蘭之交는 벗 사이의 고상한 사귐을 일컫는 말이다.

 

<2>

家語云
與好學人同行 如霧露中行 雖不濕衣 時時有潤,
與無識人同行 如厠中坐 雖不汚衣 時時聞臭.
《孔子家語》에 일렀다.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을 적시지는 않더라도 때때로 윤택함이 있고,
무식한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옷을 더럽히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 냄새를 맡게 된다.

孔子家語: 공자의 언행을 담고 있지만, 僞作이란 것이 정설이다.
+술어: ~하기를 좋아하다. 물론, 명사를 한정하기도 한다.
: 안개 무.
: 젖을 습. ]濕氣.
: 젖을 윤. 윤택할 윤. ]潤氣.
: 뒷간 측.

 

<3>

子曰
晏平仲善與人交, 久而敬之.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평중은 사람과 사귀기를 잘하였으니, 오래되어도 그 벗을 공경하였다.

이 글은 論語 公冶長篇에 실려 있다.
+술어: ~하다. ~하기를 잘하다. 이 글에서는 에 걸린다.
: 어조사이다.
晏嬰( ? ~ 기원전 500)은 중국 춘추시대 의 명재상이다. 자는 , 시호는 . 晏弱(晏桓子)의 아들로, 제나라 ) 夷維 사람이다. 靈公, 莊公, 景公 3대를 섬긴 재상으로서 절약·검소하고 군주에게 기탄없이 간언한 것으로 유명하였다. 晏平仲 혹은 晏子라는 존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안영은 경공의 신임을 얻어 재상의 지위에 오르고, 전씨 일족인 명장 司馬穰苴를 추천하였다. 제경공은 놀이를 좋아하는 극히 평범한 군주로, 안영은 이 군주에게 수많은 간언을 올리며 제나라의 국사를 지탱하였다. 그 간언 내용이 안자춘추전편에 걸쳐 실려 있다. 안영은 내정, 외교 수완이 뛰어나 제나라는 춘추오패의 필두 제환공 시대 다음가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였고, 공자도 제나라에 임관하고자 하였으나, 안영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4>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
알고 지내는 사람은 천하에 가득하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

▶5언이므로 2.3 2.3으로 끊어 해석한다.
滿~ : ~에 가득하다.
: 이 글에서 知心에 걸린다. , 幾人能知心의 뜻이나, 대구를 맞추기 위해 을 뒤로 돌린 것이다.
: 몇 기. ]幾百萬圓. 幾何.
[참고]

增廣賢文에는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 相逢好似初相識 到老無怨恨心로 실려 있다.

 

<5>

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
술이나 음식을 함께 할 때 형제는 많으나,
어려움을 구해줄 친구는 하나도 없다.

▶7언이므로 4.3 4.3으로 끊는다.
"~~,~~": 대구문을 파악하면 문장의 뜻을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 ‘’, ‘’, ‘와 같이, 갯수, 명수를 나타내는 數詞이다.
急難: 危难(위급하고 어려움)의 뜻으로도 쓰이나, 여기서는 解救危难(위난을 풀어서 구제함)의 뜻이 옳다.
[참고]
增廣賢文有酒有肉多兄弟 急難何曾見一人

 

<6>

不結子花休要種,
無義之朋不可交.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으려 하지 말고,
의리 없는 벗은 사귀어서는 안되느니라.

4.3 4.3으로 끊는다.
: "열매," 또는 ""의 뜻이다.
: 금지사로 , , 등과 쓰임새가 비슷하다.
"+술어": ~하기를 요하다.
: 명사로는 씨 종, 술어로는 심을 종. 씨뿌릴 종.
不可+술어: ~하는 것은 불가하다. ~할 수 없다. ~해서는 안된다.

 

<7>

君子之交淡如水,
小人之交甘若醴.
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술 같으니라.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7언의 대구문은 4.3 4.3으로 끊는 것이 일반적이다.
: 맑을 담. 싱거울 담. ]淡淡하다. 淡泊하다.
: 단술 례.
[참고]
1) 莊子》 〈山木
君子之交淡若水 小人之交甘若醴
君子淡以親 小人甘以絶
2) 禮記》 〈表記君子之接如水 小人之接如醴 君子淡以成 小人甘以壞
3) 增廣賢文君子之交淡以成 小人之交甘以壞

 


<8>

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느니라.

5언의 대구문은 2.3 2.3으로 끊는 것이 일반적이다.
는 멀 요. ]遙遠.
: 날 일. 해 일 낮 일.
: 오랠 구. ]長久, 永久.
[참고]
事林廣記》 〈前集九 下 結交警語路遙知馬力 事久見人心
增廣賢文같음. “路遙知馬力 事久見人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