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四時)-도연명(陶淵明)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峯.
봄물은 못마다 가득 찼고, 여름 구름에 기이한 봉우리도 많을시고.
▶ 澤(택) : 못. 사택(四澤)은 사방의 못. 모든 못.
▶ 奇峯(기봉) : 기이한 봉우리. 여름의 層積雲이 이룬 기괴한 산봉우리 형상을 말한다.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
가을달은 밝은 빛을 발하고, 겨울 산마루엔 외로운 소나무 빼어났어라.
▶ 揚(양) : 나타내다. 발(發)의 뜻.
▶ 輝(휘) : 빛나다. 명휘(明輝)는 밝은 빛.
▶ 嶺(령) : 고개. 산마루턱
▶ 秀(수) : 빼어나다. 特出하다.
해설
이 시는 사철 풍경의 특징을 단적으로 잡아 계절의 아름다운 변환을 읊은 것이다.
도연명(陶淵明, 372~427)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원시인(田園詩人)인 만큼 사철의 자연을 잘 읊고 있다. 한 구절로 표현되었지만 따뜻한 봄철의 기분이나 강렬한 햇빛과 더위 속의 여름 또는 淸新한 가을 및 눈 덮힌 겨울 풍경들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이 시를 어떤 이는 같은 晉代 산수화의 開山이라 일컫는 顧愷之의 작이라 한다. 송(宋)의 탕한(湯漢)은 이것은 '고개지의 神情詩이다. 유문(類文)에 전편이 있으나 顧詩는 수미(首尾)가 같지 않고 유독 이것만이 특출하다'라고 주(注)했고, 유사립(劉斯立)은 '마땅히 이것으로써 전편을 채워 이루어야 한다. 篇中에 오직 이것만이 특출하니 가만히 있어도 알 수 있다. 혹 비록 顧氏의 작이라 하더라도 도연명이 네 구를 摘出했으니 가히 잘 가렸다 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송(宋) 허의(許顗)는 《언주시화(彦周詩話)》에서 ‘이것은 곧 고개지의 시인데 《陶淵明集》에 잘못 들어간 것이다.'라고 단정하였다(이상 淸 陶澍 注 《陶靖節全集》 권4에 인용되었음.)
또 명(明) 張自烈 評 《箋注陶淵明集》 권3에서는 '기격(氣格)이 연명과 비슷하지 않으니 빼어버려야 한다.'라고 말하였다. 어떻든 이 시는 도연명의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자가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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