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第九章
宰予晝寢。
子曰:
「朽木不可雕也,糞土之牆不可杇也,
於予與何誅。」
宰予가 낮잠을 자자,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거름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할 수가 없다.
내 宰予에 대하여 꾸짖을 것이 있겠는가?”
晝寢,謂當晝而寐。
晝寢은 낮을 당하여 잠자는 것을 말한다.
朽,腐也。雕,刻畫也。杇,鏝也。
朽는 썩은 것이요, 雕는 조각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이요, 杇는 흙손질이다.
言其志氣昏惰,教無所施也。
그 뜻과 기운이 게으르고 흐려서 가르침에 베풀 것이 없음을 말씀하였다.
▶志氣昏惰:志는 惰하고 氣는 昏함을 말한다.
與,語辭。誅,責也。言不足責,乃所以深責之。
與는 어조사이다. 誅는 꾸짖음이니, 꾸짖을 것이 없다고 말씀한 것은 바로 그를 깊이 꾸짖으신 것이다.
子曰:
「始吾於人也,聽其言而信其行;今吾於人也,聽其言而觀其行。於予與改是。」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예전에 남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 나는 남에 대하여 그의 말을 듣고 다시 그의 행실을 살펴보게 되었다.
나는 宰予에게서 이 버릇을 고치게 되었노라.”
宰予能言而行不逮,故孔子自言於予之事而改此失,亦以重警之也。
宰予는 말은 잘하였으나 행실이 말에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孔子께서 宰予의 일로 인하여 나의 이러한 잘못을 고쳤다고 말씀하셔서, 거듭 깨우치셨다.
胡氏曰:
「 『子曰』疑衍文,不然,則非一日之言也。」
胡氏가 말하였다.
“ 『子曰』은 衍文인 듯하다. 그렇지 않다면 같은 날의 말씀이 아닐 터이다.”
范氏曰:
「君子之於學,惟日孜孜,斃而後已,惟恐其不及也。
宰予晝寢,自棄孰甚焉,故夫子責之。」
范氏가 말하였다.
“君子가 學問에 대하여 날로 부지런히 힘써 죽은 뒤에야 그만두면서 행여 미치지 못할까 염려한다.
宰予는 낮잠을 잤으니, 자포자기함에 무엇이 이보다 심하겠는가? 그러므로 夫子께서 그를 책망하셨다.”
胡氏曰:
「宰予不能以志帥氣,居然而倦。
是宴安之氣勝,儆戒之志惰也。
古之聖賢未嘗不以懈惰荒寧為懼,勤勵不息自強,此孔子所以深責宰予也。
聽言觀行,聖人不待是而後能,亦非緣此而盡疑學者。
特因此立教,以警群弟子,使謹於言而敏於行耳。」
胡氏가 말하였다.
“宰予가 의지로 기운을 통솔하지 못하고, 居然히 나태하였다.
이것은 안락하려는 기운이 우세하고, 경계하는 뜻이 태만해진 것이다.
옛 聖賢은 게으름과 편안히 지내는 것을 두렵게 여기고, 부지런히 힘쓰며 쉬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 힘쓰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이것이 바로 孔子께서 宰予를 깊이 꾸짖으신 이유이다.
‘말을 듣고 다시 행실을 살펴보게 되었다.’라는 것은, 聖人이 이렇게 하고서야 사람을 알아봄이 아니며, 또한 이로 말미암아 배우는 자들을 모두 의심하신 것도 아니다.
다만 이것을 인하여 교훈을 세워 弟子들을 깨우쳐서 말을 삼가고 행실을 힘쓰게 하고자 하셨을 뿐이다.”
▶敏:力行而不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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