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適 |
適會 때마침 “適맞을적”은 실사로서 “가다” “시집가다” “적합하다” 등의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논하지 않는다. 허사로서는 부사로 쓰여 “때마침”이라는 뜻으로 쓰였고, 오늘날에도 “適逢其會”[때마침 좋은 기회를 만나다.]라는 성어에 그 뜻이 남아 있다. |
(1) 適은 두 가지 일이 시간상으로 꼭 맞음을 나타낸다. 때로는 適會라는 두 글자로 쓰기도 한다. “때마침” “공교롭게”
¶ 夫身中大創十餘, 適有萬金良藥, 故得無死. 《史記 魏其武安侯列傳》
○ 관부 자신도 몸에 십여 군데의 큰 상처를 입었는데, 때마침 만금의 가치가 나가는 좋은 약이 있었으므로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此時魯仲連適游趙. 《史記 魯仲連列傳》
○ 노중련이 조나라로 유세하러 온 것은 마침 이때였다.
¶ 僕懷欲陳之而未有路, 適會召問, 卽以此指推言陵之功. 《司馬遷: 報任安書》
○ 제가 이러한 생각을 이야기하려고 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부르시고 하문하시어, 이러한 취지에서 이릉의 공로를 말씀드렸습니다.
¶ 秦將聞之, 為却軍五十里. 適會公子無忌, 奪晉鄙軍以救趙, 擊秦, 秦軍引而去. 《史記 魯仲連列傳》
○ 진나라 장군이 이 소문을 듣고, 군대를 50리 밖으로 철수했다. 때마침 위나라 공자 무기가, 진비 장군의 병권을 빼앗아 조나라를 구하기 위해 진나라를 공격했다. 이에 진나라 군사가 물러났다.
(2) 適은 여전히 “때마침”이란 뜻을 가지지만, 시간적으로 맞아 떨어진다기 보다는 논리적 추론상 이어지는 필연적 추세를 나타낸다. “꼭맞다” “딱맞다”
¶ 貴富而不知道, 適足以爲患. 《呂氏春秋 本生篇》
○ 부귀하지만 도리를 알지 못하면, 딱 우환이 되기에 충분하다.
¶ 夫楚之强, 適足以致天下之兵耳. 《史記 黥布列傳》
○ 초나라의 항우가 강해져서 패권을 쥐게 된다면, 그것은 딱 그를 타격하기 위한 군사를 불러모으는 격이 될 뿐이다.
¶ 昔蕭何鎭守關中, 足食成軍, 亦適當爾. 《三國志 魏志 鍾繇傳》
○ 옛날에 소하(蕭何)는 관중을 지키고 군량미를 풍족히 하여 군대를 보충했는데, 그대의 행적은 딱 그것에 필적할 만하오.
(3) 適은 시간부사로서 “지금 막” “곧 바로”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 秦侏儒善於荊王, 而陰有善荊王左右. 而內重於惠文君. 荊適有謀, 侏儒常先聞之. 《韓非子 內儲說下六微》
▶侏儒:난쟁이. 주유
○ 진나라의 한 난쟁이가 초왕과 가까운 사이였고, 또 초왕의 근신과도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자기 나라에서는 혜문군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초나라에 어떤 계획이 있으면 그는 언제나 곧바로 그 사실을 알고는 혜문군에게 밀고했습니다.
¶ 陛下之臣 雖有悍如馮敬者, 適啓其口, 匕首已陷其匈矣. 《漢書 賈誼傳》
○ 폐하의 신하 중에, 풍경처럼 용감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입을 열려다가는 곧바로, 그의 가슴에 비수가 꽂히게 될 것입니다.
(4) 適은 “啻뿐 시”자와 통하며, “겨우” “단지”의 뜻으로 쓰인다. 주로 부정문에서 “岂適” “不適” 등과 같이 쓰이다.
¶ 飮食之人, 無有失也, 則口腹 豈適爲尺寸之膚哉. 《孟子 告子上》
○ 먹고 마시는 사람이 잃음이 있지 않다면 입과 배가 어찌 다만 척촌의 살이 될 뿐이리오.
¶ 疑臣者不適三人. 《戰國策 秦策二》
○ 저를 의심하게 하는 자가 다만 세 사람에 그치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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