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한문의 허사(虛詞) 終 본문
한문의 허사(虛詞) 終 |
终已 끝내 終은 始終[처음과 끝]이라고 할 때의 “끝”을 의미한다. 이 “끝”이라는 뜻으로부터 “죽는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이기도 하며, “끝마치다[完완]” “없어지다[盡진]”의 뜻도 가지고 있다. 부사로서 “끝내” “결국”을 의미한다. 한편 旣자와 같은 용법으로 “終A 且B” 형식으로 쓰여서 “旣A 且B[A할 뿐만 아니라 B하기도 한다]”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다만 終자가 旣자를 의미하는 용법은 《詩經》에 많이 보이며, 기타의 고서에서는 극히 드물게 보인다. |
(1) 終은 “온전한”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인다.
終朝采綠, 不盈一匊. 《詩經 小雅 采綠》
-온 아침 동안 왕골을 잘라도, 한 줌도 차지 않네.
竭四肢之力, 以任君之事, 終身不倦. 《墨子 尙賢中篇》
-온 힘을 다하여 임금의 일을 맡으면서도, 평생 싫증을 느껴 게을러지는 일이 없었다.
(2) “終”은 부사로서
① 결과가 어떠어떠하다,
② 종말은 모두 이러하다,
③ “완전히” · “모두” · “전부”의 뜻을 표시한다.
① 동작이나 행위가 마침내 발생하는 것을 나타낸다. 終已라는 復音詞로 쓰이기도 한다. “마침내” “결국”
終滅羊舌氏之宗者, 必是子也. 《國語 晉語八》
-결국 양설씨 일족을 말아먹을 놈은 필시 네놈일 것이야.
恐卒然不可諱, 是僕終已不得舒憤滿以曉左右. 《司馬遷: 報任安書》
-혹시라도 갑자기 당신께서 차마 말 못할 일을 당하시고, 저는 끝내 저의 분(憤)함을 당신께 말할 수도 없게 된다면, [당신의 혼백은 영원히 가고 저의 한(恨)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仲父治外, 夫人治內, 寡人知終不爲諸侯笑矣. 《呂氏春秋 精諭篇》
-중부께서 궁밖의 일을 관리하시고, 부인께서 궁안의 일을 관리하시면, 마침내 제후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으리라고 과인은 생각합니다.
姑盟而退, 修德息師而來, 終必獲鄭, 何必今日? 《左傳 襄公9年》
-우선맹약을 맺고 잠시 물러나 있다가, 덕을 쌓고 군사를 휴식시킨 다음 다시 온다면, 마침내 정나라를 얻을 수 있을 것인데, 어찌하여 반드시 지금 하고자 하십니까?
② 동작, 행위, 상태 등이 장기간 혹은 항상 존재함을 나타낸다. “시종” “영원히”
齊公子元不順懿公之爲政也, 終不曰“公”, 曰 “夫己氏.” 《左傳 文公14年》
-제나라의 공자 원은 의공이 하는 정치가 순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끝내 공이라 부르지 않고, “그 사람”이라고 불렀다.
葉公諸梁之弟后臧從其母於吳, 不待而歸, 葉公終不正視. 《左傳 定公5年》
-초나라의 섭공, 제량의 동생 후장이 그의 어머니와 같이 오나라에서 포로로 있다가, 어머니를 기다리지 않고 홀로 도망쳐 나오니, 섭공은 종신토록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夜, 軍中驚, 內相攻擊擾亂, 至於太尉帳下, 太尉終臥不起. 《史記 周勃世家》
-어느날 밤, 군사들이 무서워하여 영내에서 서로 공격하는 혼란한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것이 태위의 군영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태위는 시종 누워서 일어나지 않았다.
夫子曰: “由! 爾責於人, 終無已夫!” 《禮記 檀弓上》
-공자께서 말씀했다: “유! 너는 남을 탓하는구나! 시종 멈춤이 없구나!”
③ 終은 “모두” “전부” “완전히”의 뜻으로 쓰인다.
又請爲左右終言之. 《白居易: 與元九書》
-또한 당신께 모두 말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子將不終爲君, 故母亦不終爲夫人也. 《公羊傳 隱公2年》
-자식이 노나라 군주로서의 지위를 완수하지 않고자 하므로, 그의 모친도 국모로서의 지위를 모두 그만두었다.
(3) 終은 前置詞(介詞)로 쓰여 동작이나 행위가 발생한 시간을 나타낸다. “줄곧” · “…까지”
☞終日, 終朝, 終身, 등의 단어에 쓰이고 있는 終자의 용도와 뜻도 같은 맥락이다.
終申子之身, 國治兵强, 無侵韓者. 《史記 申韓列傳》
-신불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줄곧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병사가 강해져서 한(韓)나라를 침범하는 자가 없었다.
此兩昆弟深自悔, 皆自髮肉襢謝, 愿以田相移, 終死不敢複爭.《漢書 韓延壽傳》
-이 두 형제는 스스로 뉘우쳐, 모두 자기의 머리를 깎고, 옷을 벗고 사죄하며 밭을 양보하는 것에 대해 동의했으므로, 죽을 때까지 감히 다시는 다투지 않았다.
往來上谷以東, 終高祖世. 《漢書 凶奴傳》
-상곡군 동쪽 지방의 흉노들은 고조 치세 시 줄곳 출몰했다.
(4) 후인들은 우연히 終 대신 縱을 사용했는데, 이후부터 終이 縱자가 가지는 “양보”의 의미를 가지게 되어 양보 접속사로 쓰이게 되었다. “설사 …할지라도”
膺門若感深恩去,終殺微軀未足酬。 《方干: 贈信州高員外》
-이응은 등용문 인재들을 대접한다. 충직하고 굳센 것은 모두가 공경해야 한다. 설사 내 몸이 죽는다 할지라도 애석할 것이 없다. 오히려 깊은 은혜에 보답하지 못함을 애석해한다.
(5) 終은 旣자로 쓰인다.
☞ 終은 旣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데 《詩經》에서 “終A 且B”와 “旣A 且B”는 “A하면서도 B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終溫且惠, 淑愼其身. 《詩經 邶風 燕燕》
-온화하면서도 은혜로우시구나, 착하게 그 몸 삼가시네.
終窶且貧, 莫知我艱. 《詩經 邶風 北門》
-누추하고 가난한데, 내 어려움을 아는 이 없어라.
終遠兄弟, 謂他人父. 《詩經 王風 葛藟》
-마침내 형제들을 멀리하고, 남을 아버지라고 불러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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