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終

耽古樓主 2022. 12. 28. 04:55
한문의 허사(虛詞) 終
终已 끝내

終은 始終[처음과 끝]이라고 할 때의 “끝”을 의미한다.
이 “끝”이라는 뜻으로부터 “죽는다”라는 뜻의 동사로 쓰이기도 하며, “끝마치다[完완]” “없어지다[盡진]”의 뜻도 가지고 있다.
부사로서 “끝내” “결국”을 의미한다.
한편 旣자와 같은 용법으로 “終A 且B” 형식으로 쓰여서 “旣A 且B[A할 뿐만 아니라 B하기도 한다]”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다만 終자가 旣자를 의미하는 용법은 《詩經》에 많이 보이며, 기타의 고서에서는 극히 드물게 보인다.

 

(1) 은 온전한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인다.

¶ 終朝采綠, 不盈一匊. 《詩經 小雅 采綠》

○ 온 아침 동안 왕골을 잘라도, 한 줌도 차지 않네.

 

¶ 竭四肢之力, 以任君之事, 終身不倦. 《墨子 尙賢中篇》

○ 온 힘을 다하여 임금의 일을 맡으면서도, 평생 싫증을 느껴 게을러지는 일이 없었다.

 

(2) “은 부사로서
① 결과가 어떠어떠하다,
② 종말은 모두 이러하다,
③ 완전히” “모두” “전부의 뜻을 표시한다.

① 동작이나 행위가 마침내 발생하는 것을 나타낸다. 終已라는 復音詞로 쓰이기도 한다. “마침내” “결국”

¶ 終滅羊舌氏之宗者, 必是子也. 《國語 晉語八》

○ 결국 양설씨 일족을 말아먹을 놈은 필시 네놈일 것이야.

 

¶ 恐卒然不可諱, 是僕終已不得舒憤滿以曉左右. 《司馬遷: 報任安書》

○ 혹시라도 갑자기 당신께서 차마 말 못할 일을 당하시고, 저는 끝내 저의 분(憤)함을 당신께 말할 수도 없게 된다면, [당신의 혼백은 영원히 가고 저의 한(恨)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 仲父治外, 夫人治內, 寡人知終不爲諸侯笑矣. 《呂氏春秋 精諭篇》

○ 중부께서 궁밖의 일을 관리하시고, 부인께서 궁안의 일을 관리하시면, 마침내 제후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으리라고 과인은 생각합니다.

 

¶ 姑盟而退, 修德息師而來, 終必獲鄭, 何必今日? 《左傳 襄公9年》

○ 우선맹약을 맺고 잠시 물러나 있다가, 덕을 쌓고 군사를 휴식시킨 다음 다시 온다면, 마침내 정나라를 얻을 수 있을 것인데, 어찌하여 반드시 지금 하고자 하십니까?

 

② 동작, 행위, 상태 등이 장기간 혹은 항상 존재함을 나타낸다. “시종” “영원히”

¶ 齊公子元不順懿公之爲政也, 終不曰“公”, 曰 “夫己氏.” 《左傳 文公14年》

○ 제나라의 공자 원은 의공이 하는 정치가 순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끝내 공이라 부르지 않고, “그 사람”이라고 불렀다.

 

¶ 葉公諸梁之弟后臧從其母於吳, 不待而歸, 葉公終不正視. 《左傳 定公5年》

○ 초나라의 섭공, 제량의 동생 후장이 그의 어머니와 같이 오나라에서 포로로 있다가, 어머니를 기다리지 않고 홀로 도망쳐 나오니, 섭공은 종신토록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 夜, 軍中驚, 內相攻擊擾亂, 至於太尉帳下, 太尉終臥不起. 《史記 周勃世家》

○ 어느날 밤, 군사들이 무서워하여 영내에서 서로 공격하는 혼란한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것이 태위의 군영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태위는 시종 누워서 일어나지 않았다.

 

¶ 夫子曰: “由! 爾責於人, 終無已夫!” 《禮記 檀弓上》

○ 공자께서 말씀했다: “유! 너는 남을 탓하는구나! 시종 멈춤이 없구나!”

 

 終은 “모두” “전부” “완전히”의 뜻으로 쓰인다.

¶ 又請爲左右終言之. 《白居易: 與元九書》

○ 또한 당신께 모두 말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 子將不終爲君, 故母亦不終爲夫人也. 《公羊傳 隱公2年》

○ 자식이 노나라 군주로서의 지위를 완수하지 않고자 하므로, 그의 모친도 국모로서의 지위를 모두 그만두었다.

 

(3) 은 前置詞(介詞)로 쓰여 동작이나 행위가 발생한 시간을 나타낸다. “줄곧” “까지

終日, 終朝, 終身, 등의 단어에 쓰이고 있는 자의 용도와 뜻도 같은 맥락이다.

 

¶ 終申子之身, 國治兵强, 無侵韓者. 《史記 申韓列傳》

○ 신불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줄곧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병사가 강해져서 한(韓)나라를 침범하는 자가 없었다.

 

¶ 此兩昆弟深自悔, 皆自髮肉襢謝, 愿以田相移, 終死不敢複爭.《漢書 韓延壽傳》

○ 이 두 형제는 스스로 뉘우쳐, 모두 자기의 머리를 깎고, 옷을 벗고 사죄하며 밭을 양보하는 것에 대해 동의했으므로, 죽을 때까지 감히 다시는 다투지 않았다.

 

¶ 往來上谷以東, 終高祖世. 《漢書 凶奴傳》

○ 상곡군 동쪽 지방의 흉노들은 고조 치세 시 줄곳 출몰했다.

 

(4) 후인들은 우연히 終 대신 을 사용했는데이후부터 이 자가 가지는 양보의 의미를 가지게 되어 양보 접속사로 쓰이게 되었다. “설사 할지라도

¶ 膺門若感深恩去,終殺微軀未足酬。 《方干: 贈信州高員外》

○ 이응은 등용문 인재들을 대접한다. 충직하고 굳센 것은 모두가 공경해야 한다. 설사 내 몸이 죽는다 할지라도 애석할 것이 없다. 오히려 깊은 은혜에 보답하지 못함을 애석해한다.

 

(5) 은 자로 쓰인다.

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데 詩經에서 A B”A B”“A하면서도 B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 終溫且惠, 淑愼其身. 《詩經 邶風 燕燕》

○ 온화하면서도 은혜로우시구나, 착하게 그 몸 삼가시네.

 

¶ 終窶且貧, 莫知我艱. 《詩經 邶風 北門》

○ 누추하고 가난한데, 내 어려움을 아는 이 없어라.

 

¶ 終遠兄弟, 謂他人父. 《詩經 王風 葛藟》

○ 마침내 형제들을 멀리하고, 남을 아버지라고 불러야하네.

 

'한문의 허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문의 허사(虛詞) 坐  (0) 2022.12.28
한문의 허사(虛詞) 縱  (0) 2022.12.28
한문의 허사(虛詞) 卒(하인)  (0) 2022.12.28
한문의 허사(虛詞) 卒  (0) 2022.12.28
한문의 허사(虛詞) 足  (1) 2022.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