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庶 |
庶乎 바라건대 庶幾 아마도 庶는 형용사로서 “여럿” “많다”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이 庶는 백성을 지칭하는 庶民을 뜻하기도 하며 大衆을 뜻하는 衆庶의 庶이기도 하다. 허사로 쓰일 때는 본뜻과 무관한 假借字이다. 부사로서 “바램(희망)”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바라건대”라는 뜻으로 庶幾 또는 庶乎라는 두 글자로 쓰이기도 한다. 庶는 또한 서술어로도 쓰이는데 사실은 庶幾의 幾자가 생략된 것이다. 庶, 庶幾는 때로는 현대 중국어로 옮기기가 곤란한 경우도 있다. 이때는 단지 借助語氣詞 정도의 표현이라고 보아야 한다. |
(1) 庶는 관형어로서 “여럿”이란 뜻으로 쓰인다.
☞庶民 일반 국민
庶物 모든 물건
庶事 여러 사건 등은 자주 보이는 용례이다.
¶ 是以天下之庶國, 方以水火毒藥兵刃以相賊害也. 《墨子 天志下篇》
○ 그리하여 천하의 여러 나라가 물과 불과 독약과 무기로써 서로를 해치게 되는 것이다.
¶ 且道者萬物之所由也, 庶物失之者死. 《莊子 漁父篇》
○ 또한 도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것이며, 모든 물건은 이것을 잃으면 존재할 수가 없게 된다.
(2) 庶는 부사로서 희망 및 가능을 나타낸다.
때로는 庶幾, 庶乎로도 쓴다. “바라건대” “아마도”
¶ 聽用我謀, 庶無大悔. 《詩經 大雅 抑》
○ 나의 계략을 좇는다면, 아마도 큰 후회는 없으리라.
¶ 君姑修政, 而親兄弟之國, 庶免於難. 《左傳 桓公6年》
○ 임금님께서는 잠시 동안 좋은 정치에 힘쓰고, 형제의 나라와 친히 지내신다면, 아마도 재난은 면할 것입니다.
¶ 人其人, 火其書, 廬其居, 明先王之道, 以道之; 鰥寡孤獨廢疾者, 有養也. 其亦庶乎其可也. 《韓愈: 原道》
○ 스님이나 도사를 환속시켜서 일상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그들의 불서나 도술서를 불태워 없애버리며, 그들의 산사나 도원을 가정집으로 만들고, 선왕의 도를 밝혀, 그들을 인도하면; 홀아비나 과부와 고아나 늙어서 자식이 없는 자와 불구가 되어 고칠 수 없는 사람들을, 보살펴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래야만 아마도 옳음에 가깝게 된 것이라고 하겠다.
¶ 王之好樂甚, 則齊國其庶幾乎! 《孟子 梁惠王下》
○ 왕께서 음악을 좋아하시는 것이 대단하시면, 제나라는 아마도 잘 되어 나갈 것입니다.
☞상기 《孟子》의 예문에서는 庶幾 아래 구절이 생략되어 있다. 의미상으로 보아 역문에서 몇 자 보충한 것이다.
¶ 伯雖頑冥不靈, 感其至誠, 庶幾復悟. 《方孝孺: 禮讓論》
○ 비록 지백이 완고하고 영민하지 못한 사람이었을지라도, 그 지성에 감동되어, 아마도 깨닫게 될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문장에서의 庶나 庶幾는 그런대로 역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아래에 든 예문에서는 이를 대역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어기사를 써서 그 어의를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 王庶幾改之! 予日望之! 《孟子 公孫醜下》
○ 왕께서 행여나 생각을 고치실 것을, 나는 매일같이 기대하고 있다.
¶ 懼而奔鄭, 引領南望曰: “庶幾赦余!”
○ 오거는 정나라로 도망가서, 목을 길게 빼고 남쪽만 바라보면서 말하기를: “용서해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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