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相

耽古樓主 2022. 12. 22. 17:46
한문의 허사(虛詞) 相
相與 서로
交相 함께
相與共 함께
相與俱 모두
相將 함께

相은 허사로 쓰일 때는 제1성 즉 相xiāng 이 되어 주로 “서로, 함께”라는 뜻으로 쓰인다.
한편 실사로 쓰일 때에는 중국어로는 제4성 즉 相xiàng이 되어 명사로서 宰相、相国[대신, 재상] 등의 용례로 쓰이고,
동사로서는 “吉人天相”[착한 사람은 하늘이 돕는다], “相禮”[옛날, 회합 같은 데서 의식을 행할 때 주인을 도와 예식을 보좌하다]에서와 같이 “보좌하다, 돕다”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여기에서는 허사적 용법에 대해서만 살펴보고자 한다.



(1) 은 부사로서 서로” “함께라는 뜻으로 쓰인다.

 

숙어로서
相識[구면, 아는 사이]
相同[서로 같다]
相等[대등하다]
相輔相成[서로 보완하고 도와서 일을 완성하다]은 모두 이와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이다.
또한 서로” “함께라는 뜻으로서의
相與[모두]
交相[함께]
更相[잇달아]과 같은 二字組合的 단어로서도 쓰인다.

更相자 목에서 살펴본 바 있다.


¶ 式相好矣, 無相猶矣. 《詩經 小雅 斯干》
○ 서로 화목하구나,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는 말이 없구나.

 

¶ 酒酣以往, 高漸離擊筑, 荊軻和而歌於市中, 相樂也. 《史記 刺客列傳》
○ 술이 취하면, ‘고점리’가 축을 타고, ‘형가’는 이에 맞춰 노래를 불러,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겼다.

 

¶ 群狗相與居, 皆靜無爭; 投以炙鷄, 則相與爭矣. 《呂氏春秋 爲欲篇》
○ 여러 마리의 개가 모두 다투는 일이 없이 조용하게 함께 살고 있었는데, 구운 닭고기를 던져주자 서로 다툼이 일어났다.

 

¶ 布衣相與交, 無富厚以相利, 無威勢以相懼也, 故求不欺之士.《韓非子 五蠹篇》
○ 평민들이 서로 사귀는 데는, 재물로써 서로 이롭게 하거나, 위세로써 서로 두렵게 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직한 선비를 구하게 된다.

 

¶ 不令兄弟, 交相爲瘉. 《詩經 小雅 角弓》
○ 사이가 나쁜 형제들은, 서로 헐뜯고 싸우게 마련이다.

 

¶ 王假有家, 交相愛也. 《易經 家人 象辭》
○ 왕이 가정을 두시기를 지극 정성으로 한다는 것은 서로 사귀어 사랑함을 뜻한다.

 

¶ 吾見上下交相賊, 以成此名也. 《歐陽修: 縱囚論》
○ 내가 보건데 윗사람[당태종]과 아랫사람[죄수] 사이에 서로 심중을 헤아렸기에, 이런 명성이 이룩되었던 것이다.

(2) 자 밑에 타동사가 있고목적어가 없으면은 대명사 역할을 겸한다. “” “” “” “그들” “그것” 등으로 해석한다.

 

이 경우 대명사로서 본인” “상대방” “3를 뜻하는데, 이 중 무엇으로 해석해야 할지 혼동될 것 같지만, 위 아래 문맥을 짚어보면 잘못 해석될 여지는 거의 없다.

¶ 始吾與公爲刎頸交, 今王與耳旦暮且死, 而公擁兵數萬, 不肯相救. 《漢書 張耳陳餘列傳》
○ 처음에 나 장이는 그대 진여와는 문경지교의 사이였습니다. 지금 조나라 왕과 나는 조석을 기약치 못할 죽음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대는 몇 만의 군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를 도와주려고 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何處來 《賀知章: 回鄕偶書》
○ 아이가 나를 보고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웃으면서 묻기를 “손님은 어디에서 오셨습니까?”라고 하는구나.

은 전치사인 자 앞에 놓여 相爲 나를 위해” “나를 대신하여라는 의미로 쓰인다.


¶ 與君共事以來, 立朝廷, 君之相爲匡弼, 君之相爲擧人, 君之相爲建計, 君子相爲密謀, 亦已多矣. 《三國志 魏志 荀稶傳 注引曹操與稶書》
○ 그대와 함께 일한 이래, 조정에 들어가, 그대는 나를 보좌했으며, 나를 위해 인재를 추천해 주었고, 나를 위해 계획을 건의했으며, 나를 위해 비밀 계획을 추진했던 일이 또한 많았다.

다음 예문에서는 자가 對稱 他稱을 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曩者辱賜書, 敎臣愼子接物, 推賢進士爲務. 意氣懃懃懇懇, 若望僕不相師用 而流俗人之言, 僕非敢如此也. 《司馬遷: 報任安書》
○ 저번에 외람되이 서신을 보내셔서, 교우 관계를 신중히 하고, 현명한 사람을 추천하는데 힘쓰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말씀이 간곡하셔서, 제가 귀하의 말씀을 따르지 않을 것 같아 원망하시는 듯했는데, 세상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제가 감히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 又念十金法重, 不忍相暴章, 故密以書相曉, 欲君自圖進退. 《漢書 薛宣傳》
○ 그리고 십금씩이나 뇌물을 받는 것은 중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생각이 나서, 그대에게 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은밀하게 그대에게 서신으로 알리는 바이니, 그대 자신이 진퇴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子敬! 孤持鞍下馬相迎, 足以顯卿未? 《三國志 吳志 魯肅傳》
○ 노숙님! 소생이 그대가 말에서 내리시는 것을 부축해 영접하겠습니다. 그대는 혁혁한 현경이 아니십니까?

¶ 先公勳業如是, 君作《東征賦》, 云何相忽略? 《世說新語 文學篇》
○ 나의 아버지 도간의 공로가 이와 같은데, 그대는 《동정부》을 지으면서 어찌 그를 소홀히 하였는가?

다음 예문에서는 자가 삼인칭 대명사인 그 사람” “그것을 가리키고 있다.


¶ 長卿故倦游, 雖貧, 其人材足依也, 且又令客, 獨奈何相辱如此? 《史記 司馬相如列傳》
○ ‘사마상여’는 오래도록 떠돌아다녀서 가난하기는 하지만, 그 사람됨과 재능만은 의지하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그는 현령의 빈객입니다. 어찌하여 이처럼 그를 욕되게 하십니까?

¶ 紅豆生南國, 春來發幾枝?

愿君多采擷, 此物最相思. 《王維: 相思》
○ 홍두나무 남쪽 지방에서 자라, 봄이 오니 몇 가지나 피었을까?

원하노니, 그대여 많이 따두소서, 이것이 가장 그리운 그 님이라오.

(3) 은 때로는 없어도 되는 글자이다.


혹자는 문장 중에 이런 무의미한 자를 끼워넣는 습관을 고대인들의 말 더듬이 병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혹자는 본래부터 있었던 용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떻든 한 두 차례 보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예문을 들어보기로 한다.


¶ 半江而仰謂漁者曰: “子之姓爲誰? 還得報子之厚德.” 漁者曰: “縱荊邦之賊者, 我也; 報荊邦之仇者, 子也. 兩俱不仁, 何相問姓名爲?” 《越絶書 荊平王》
○ 오자서가 강을 반쯤 건너자 머리를 들어 어부에게 말했다: “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오? 이후에 내가 그대의 은덕에 보답하고자 하오.” 어부가 말했다: “나는 초나라를 도망쳐나온 불순분자요, 그대는 초나라에 복수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不仁者인데 이름은 물어서 무엇 합니까?”

상기 예문에서 相問姓名問我姓名”[나의 이름을 묻다]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음에 든 예문에 쓰이고 있는 자도 역시 진정으로 필요 없는 글자이다.


¶ 慈答曰: “初受郡遣, 但來視章通與未耳. 吾用意太過, 乃相敗章.”《三國志 吳志 太史慈傳》
○ 태사자가 답했다: “당초 군수의 파견을 받은 것은, 단지 공문[章]이 바쳐졌는지 아닌지만 와서 보는 것뿐이었소. 나는 뜻이 너무 지나쳐 급기야 공문[章]을 훼손시키게 되었던 것이오.”


¶ 範子陵及承子戩爲山東賊所得, 範直詣賊請二子. 賊以陵還範. 範謝曰: “諸君相還兒. 厚矣. 夫人情雖愛其子, 然吾憐戩之小, 請以陵易之.” 賊義其言, 悉以還範. 《三國志 魏志 張範傳》
○ 장범의 아들 장릉과 그의 동생 장승의 아들 장전이 산동의 도적에게 포로가 되었다. 장범은 즉각 산동 도적의 산채에 들어가서 두 아이들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도적은 장릉을 장범에게 돌려주었다. 이에 대하여 장범은 감사하며 말하기를: “그대들이 내 아들을 풀어주신 것은 매우 관대하십니다. 사람 마음은 자기 아들을 사랑하기 마련이지만, 다만 나이 어린 장전이 불쌍하니, 장릉을 장전과 바꿔주십시오.” 산동 도적은 그가 의리 있음을 인정하고 두 아이들을 모두 장범에게 돌려 주었다.

(4) 은 또한 함께” “모두의 뜻으로 쓰인다같은 뜻으로 다음절어인 相與相與共相與俱 등이 쓰인다.

¶ 其妻歸, 告其妾, 曰: “良人者, 所仰望而終身也, 今若此.” 與其妾 訕其良人, 而相泣於中庭. 《孟子 離婁下》
○ 그의 아내가 집으로 돌아와서 첩에게 말하기를, “남편이란 자는, 우러러보면서 일생을 살 사람인데, 이제 이런 꼴이 되었다.” 하고, 그 첩과 더불어 자기들의 남편을 비난하면서 안뜰에서 함께 울었다.

 

¶ 魯孟孫、叔孫、季孫相戮力劫昭公. 《韓非子 內儲說下篇》
○ 노나라의 맹손、숙손、계손 삼가는 모두 협력하여 소공을 협박했다.

 

¶ 諸侯相與約, 先入關破秦者王其地. 《漢書 蕭何傳》
○ 제후들은 모두 먼저 함곡관에 들어가 진나라를 격파하는 자가 곧 그 땅의 왕이 되기로 약속했다.

 

¶ 相與同姓, 卿兄猶我兄. 《三國志 蜀志 趙雲傳》
○ 모두 성이 같아서, 그대의 형님은 나의 형님과 같다.

 

¶ 咸池九韶之樂, 張之洞庭之野, 鳥聞之而飛, 獸聞之而走, 魚聞之而下入; 人卒聞之, 相與還而觀之. 魚處水而生, 人處水而死. 故必相與異. 《莊子 至樂篇》
○ 함지나 구소의 음악을, 동정의 들판에서 연주한다면, 새들은 그 소리를 듣고 날아가 버리고, 짐승들은 그 소리를 듣고 달아나 버리고, 물고기들은 그 소리를 듣고 물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버릴 것이다. 사람들만이 그것을 들으면, 흥이 나서 모두 모여들어 둘러싸고 구경을 한다.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지만, 사람은 물속에 들어가면 죽어 버린다. 그러므로 서로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른 것이다.

 

¶ 乃相與共立羽爲假上將軍. 《史記 項羽本紀》
○ 이리하여 모두 항우를 임시 상장군으로 세웠다.

 

¶ 正月, 諸侯及將相相與共請尊漢王爲皇帝. 《史記 高祖本紀》
○ 정월에, 제후와 장상은 모두 한왕을 황제로 옹립할 것을 요청했다.

 

¶ 今吳、越之國相與俱殘. 《呂氏春秋 順民篇》
○ 현재 오나라와 월나라는 모두 쇠잔해 있다.

 

¶ 夫至人者, 相與交食乎地而交樂乎天. 《莊子 庚桑楚篇》
○ 경지에 이른 사람이란, 사람들과 더불어 땅 위에 함께 어울려 살고, 자연을 함께 즐기는 사람입니다.

 

¶ 相將折楊柳, 爭取最長條.《令狐楚: 春遊曲》
○ 함께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가장 긴 가지를 뽐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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