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尙 |
尙猶 여전히 尙猷 오히려 尙은 부사로 쓰이며, 일반적으로 구어로서의 “還다시환”[아직도, 여전히, 더욱이]자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 두 글자 사이에는 語氣에서 차이가 있다. 尙은 또한 기타의 용법도 있다. 尙은 동사로서도 쓰이지만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
(1) 尙은 부사로서 여전히 원래의 상태를 유지하며 변화가 없음을 나타낸다. 尙猶 2글자로 연용되기도 한다. “여전히” “아직도”
¶ 視吾舌尙存不? 《史記 張儀列傳》
○ 내 혀를 보시오. 아직 있습니까? 없습니까?
¶ 及夫至門, 丞相尙臥. 《史記 魏其武安列傳》
○ 이윽고 관부가 승상의 집에 당도했을 때는, 승상은 아직도 자리에 누워있었다.
¶ 一薰一蕕, 十年尙猶有臭. 《左傳 僖公10年》
○ 하나의 향기 나는 풀과 하나의 더러운 냄새가 나는 풀을 같이 놓아두면, 10년이 가도 여전히 더러운 냄새만 남게 된다.
☞이상에 든 예문에서의 “尙”은 어떤 일이 계속되고 있거나 잔존하고 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 白圭之玷,尚可磨也; 斯言之玷,不可爲也. 《詩經 大雅 抑》
○ 백규에 있는 티는 아직도 갈아 없앨 수 있지만, 말 속에 있는 티는 그리할 수 없다.
¶ 相彼投兎, 尙或先之; 行有死人, 尙或墐之. 君子秉心, 維其忍之. 心之憂矣, 涕旣隕之.
○ 저 그물에 빠진 토끼도, 오히려 먼저 구해주기도 하고; 길가에 죽은 사람이 있어도, 오히려 묻어주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 임의 마음 쓰심은, 어찌 이렇게도 모지신가? 내 마음의 근심이여, 눈물만 흘러 떨어지는구나.
¶ 雖則云然, 尙猷詢茲黃髮.
○ 비록 그렇다고는 하나, 아직도 어르신들께 여쭈어 상의한다.
☞위에 든 세 가지 예문에서는 두 가지 사안을 비교하고, 하나는 “尙”자를 써서 다른 사안과는 상반됨을 나타낸다.
¶ 民不樂生, 尙不避死, 安能避罪? 《漢書 董仲舒傳》
○ 백성들이 사는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더군다나 죽음 또한 피하려 하지 않는다면, 어찌 죄를 범하는 것을 회피하겠는가?
¶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老子 23章》
○ 하늘과 땅도 오히려 이런 일을 오래 할수 없는데, 하물며 사람이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 夫萬乘之王, 千乘之侯, 百室之君尙猶患貧, 而況匹夫編戶之民乎? 《史記 貨殖列傳》
○ 대저 만승의 왕, 천승의 제후, 백실을 가진 경대부도 오히려 가난을 걱정했는데, 하물며 보통 백성들이야 어떠하겠는가?
¶ 彼則直爲義耳, 而尙猶不拘於物, 又況無爲者矣. 《淮南子 精神訓》
○ 저들은 오로지 의로움만을 행하는 데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사물에 구애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하물며 무위를 행하는 자에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상기예문은 進逼復句로서 상분구에서 尙, 尙猶를쓰고, 하분구에서는 진핍분구 또는 의문분구를쓴다.
다시 말하면, 더욱 심한 일을 제시하여 이 일이 이러하니 저 일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음을 나타낸다.
항상 뒷문장에 점층을 나타내는 접속사인 況, 何乃 등이나, 반문을 나타내는 부사인 安 등과 함께 쓰이며 “하물며”로 해석한다.
(2) 尙은 명령 혹은 희망을 나타내는 부사로 쓰인다. 현대 중국어에서는 이와 같은 용법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바라건대”
¶ 爾尙輔予一人! 《書經 湯誓》
○ 바라건대 여러분은 나 한 사람을 도우시오.
¶ 烏呼哀哉, 尙饗! 《韓愈: 祭十二郞文》
○ 아, 슬프구나!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3) 尙은 특히 점을 치면서 청하는 희망 사항을 나타낸다.
¶ 初, 靈王卜, 曰: 余尙得天下! 《左傳 昭公3年》
○ 당초에, 영왕이 거북 점을 치면서 말했다: “내가 천하를 얻게 하여주시기를 바랍니다!”
¶ 寡君聞君將治兵於敝邑, 卜之以守龜, 曰: “余亟使人犒師, 請行以觀王怒之疾徐, 而爲之備, 尙克知之!” 《左傳 昭公5年》
○ 저희 임금님은 초왕께서 우리 나라로 오셔서 군사 행동을 취하신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거북 껍데기를 지져 점을 치게 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빨리 사람을 시켜 초나라 군사들을 위로하고, 초나라 군사의 정황을 살피게 하여, 초왕께서 노하심의 정도를 알아본 다음, 초군에 대한 대비를 할 것이니, 그 사정을 알게끔 해주기를 빕니다!”
☞상기 예문에서와 같이 거북점을 칠 때 염원을 나타내는 말씀중에 “尙”자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尙”은 “…을 바란다” “…을 빈다”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원뜻에 완전히 합치하는 역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찾아낸 역어는 이 이외에는 아직 없다.
¶ 椒擧奔鄭, 將遂奔晉. 蔡聲子將如晉, 遇之于鄭. 饗之, 以璧侑, 曰: “子尙良食, 二先子其皆相子, 尙能事晉君, 以爲諸侯主!” 《國語 楚語上》
○ ‘초거’도 할 수 없이 정나라로 도망했다가, 장차 진나라로 갈 참이었다. 채나라의 성자가 마침 진나라로 가는 길에, 정나라를 경유하게 되었는데, 이 때 ‘초거’를 만나 구슬을 선물로 주면서 그를 모시고 식사 대접을 했다. “그대는 많이 드시기를 바랍니다. 그대와 나의 선대는 둘 모두 그대를 도울 것이오. 오히려 진나라의 임금을 섬기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능히 그로 하여금 제후의 맹주가 되게 할 수도 있을 것이오.”
(4) 尙은 “숭상하여”라고 하는 뜻의 부사어로 쓰인다.
¶ 以友天下之善士, 爲未足, 又尙論古之人. 頌其詩, 讀其書, 不知其人, 可乎? 是以論其世也, 是尙友也. 《孟子 萬章下》
○ 천하의 선한 선비를 벗으로 사귀는 것이, 만족하게 여겨지지 않으면, 또 옛 사람을 숭상하여 논한다. 그 사람이 지은 시를 송독하고, 그 사람이 쓴 책을 읽고서도, 그 작자의 사람됨을 모른대서야 되겠느냐? 그래서 그 작자가 처했던 세대를 논하게 되는 것으로, 그것은 곧 그를 숭상하여 벗으로 사귀는 것이다.
(5) 尙은 간혹 가설 접속사로 쓰인다. 尙은 儻若의 儻자와 고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통용된다. 그러나 극히 드물게 보인다. “만약”
¶ 尙欲祖述堯、舜、禹、湯之道, 將不可以不尙賢. 《墨子 尙賢篇》
○ 만약 요、순、우、탕의 도를 받들어, 따르고자 한다면, 아마도 현자를 숭상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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