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否 |
否는 기본적으로 不자와 통한다. 不은 ‘일이 그러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否는 ‘일이 그러하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
(1) 否은 동작、행위、성질、상황 등에 대한 부정을 나타낸다.
☞항상 긍정을 나타내는 부분과 댓구를 이룬다. 긍정을 나타내는 뜻이 이미 앞 분구에 나와 있으므로, 否자 이하의 술어 부분은 항상 생략된다. “…이 아니다” “…하지 않다”
¶ 凡此飮酒, 或醉或否. 《詩經 小雅 賓之初筵》
○ 같은 술을 마셔도, 어떤 사람은 취하고 어떤 사람은 취하지 않네.
¶ 知可否, 知也. 《莊子 胠篋篇》
○ 일이 제대로 될 지 않될 지를 미리 아는 것이 지혜이다.
¶ 二三子用我今日, 否亦今日. 《左傳 成公18年》
○ 그대들이 나를 임금으로 세우는 것도 오늘부터 시작이요, 그렇게 하지 않는 것도 또한 오늘부터 시작인 것이다.
(2) 후세인들은 否자를 의문문의 끝에 써서 가부 문형을 만들었다. “…인지 아닌지”
¶ 憑誰問: 廉頗老矣,尚能飯否? 《辛棄疾: 永遇樂詞》
○ 누구에게 기대어 물어볼 것인가?: 염파는 늙었으나, 오히려 건강하게 식사를 할 수 있지 않은가?
¶ 挽住風前柳, 問鸱夷當日扁舟近曾來否? 《盧祖皐: 賀新凉詞》
○ 바람 앞에 잠깐 멈춘 버드나무 가지에게 묻노라: 범려를 태울 나룻배가 왔던가 아직 안 왔던가?
(3) 否은 단독으로 응대 부사로 쓰여 묻는 말에 대한 대답을 나타낸다. “…이 아니다”
¶ 萬章問曰: “人有言, ‘至於禹而德衰, 不傳於賢而傳於子.’ 有諸?” 孟子曰: “否, 不然也.” 《孟子 萬章上》
○ 만장이 묻기를, “어느 사람의 말이, ‘禹에 이르러서는 德이 쇠잔하여, 어진 이에게 임금의 자리를 전해 주지 않고 아들에게 전해 주었다.’ 했는데, 사실입니까.” 하고 물었다. 맹자가 말했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 曰: “自織之與?” 曰: “否, 以粟易之.” 《孟子 藤文公上》
○ 맹자가 말하기를: “자기 손으로 짜는가?” 대답해 말하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곡식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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