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可

耽古樓主 2022. 12. 18. 10:58

 

한문의 허사(虛詞) 可
可以 ~할 수 있다
可得 ~할 수 있다
可能 가능하다

“可”자는 가능함을 표시하는 부사이다.
예전에는 이것을 조동사라고 불렀는데 이는 영어의 문법 용어를 생각 없이 끌어다 쓴 것에 불과하다.
가령 영어의 조동사는 시제 변화와 격 변화를 모두 다 감당하는 데 대하여, 부사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 영문법의 구조이다.
이에 비하여 중국어의 어법은 다르다. 즉 고한어(한문)를 포함한 중국어에는 어떤 품사도 시제 변화나 격 변화가 없기 때문에 조동사와 부사를 구태여 구분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可以” “應當” 따위의 품사는 모두 부사로 보는 것이 옳다.


(1)  可,  可以,  可得은 모두 부사로서 가능함을 표시한다.  “할 수 있다


¶ 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 《孟子 梁惠王上》
○ 농사철을 어기지만 않는다면, 곡식은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다 먹어버릴 수 없을 정도로 넉넉할 것이다.

¶ 五畝之宅 樹之以桑 五十者可以衣帛矣 《孟子 梁惠王上》
○ 다섯 이랑의 택지에 뽕나무를 심으면,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비단옷을 입을 수 있다.

¶ 王之所大欲, 可得聞與? 《孟子 梁惠王上》
○ 왕께서 크게 원하시는 바를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2) 可, 可以는 또한  당연히 해야 한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 及平長, 可娶妻 富人莫肯與者.《史記 陳平世家》
○ ‘진평’이 성장하여, 당연히 장가가야 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잣집에서는 아무도 그에게 딸을 주고자 하지 않았다.

¶ 但可敕會取艾, 不足自往. 《三國志 魏志 鍾會傳》
○ 다만 마땅히 ‘중회’에게 명하여 ‘등애’를 공격하도록 할 일이지, 자신이 직접 갈만한 가치가 없었다.

¶ 可以仕則仕, 可以止則止, 可以久則久, 可以速則速. 《孟子 公孫醜上》
○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며, 오래 지체하여 일할 만하면 오랫동안 지체하여 일하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난다.

(3) 可, 可能은 강한 반문의 어기를 나타낸다. “어찌 … 일 리가 있겠는가?” 다만 이것은 중고시대 이후의 용법이다.


¶ 李太白謁賀知章. 知章曰: “公非世之人, 可不是太白星精耶?” 《摭言》
○ ‘이태백’이 태자의 빈객인 ‘하지장(賀知章)’을 배알했다. ‘지장’이 말했다: “공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어찌 태백성이 속세에 내려온 신선이 아니겠습니까?”

¶ 靑雲失脚謫零陵, 十載溪邊意未平. 溪不與人家國事, 可能一例受“愚”名?《劉克莊: 愚溪詩》
○ 구름 위로부터 추락하여 영릉까지 떨어졌네, 바보 같은 시냇가 살이 십년이 서러워라. 시냇물은 세상만사와 무관한데, 어찌 그렇게 ‘바보 시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宜有至言來助我, 可能空寄好詩篇? 《王安石: 酬鄭閎》
○ 마땅히 좋은 말로 나를 도와주면 되는데, 어찌 헛되이 좋은 시 한 편만 보내주는가?

(4) 는 대략적인 수를 나타낸다선진시대에는 이 용법이 없었고진한시대에 나타나 당송시대까지 이어졌다.


¶ 章小女, 年可十二. 《漢書 王章傳》
○ ‘장’소녀는 나이가 열둘 가량이었다.

¶ 洛陽女兒對門居, 纔可容顔十五餘.《王維: 洛陽女兒行》
○ 낙양 아가씨 건너편 집에 사네. 어여쁜 얼굴은 대략 열 다섯 남짓.

(5) 는 선진시대에 때로는 자로 쓰였다. “무엇” “누구” “어찌


¶ 牂羊墳首, 三星在罶. 人可以食? 鮮可以飽? 《詩經 小雅 苕之華》
○암양은 야위어 머리만 커다랗고, 통발속에 물고기는 없고, 세 개의 별만 비치고있네.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살아야 하나? 이와 같으니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사람이 어찌 드물지 않겠는가?

¶ 我曲楚直, 其衆莫不生氣, 可謂老? 《國語 晉語4》
○우리는 올바르지 않고, 초나라가 올바른 것이 되며, 초나라군대는 분노하지 않음이 없으니, 누가 초나라군대가 지쳐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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