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虛詞(허사) 蓋 |
蓋가 허사로 쓰일 때는 본뜻과 무관하다. 부사나 접속사로 쓰인다. |
(1) 蓋는 부사로 쓰여 傳疑를 나타내거나 추측을 나타낸다. 문장의 맨 앞에 쓰이며, 이때 문장의 전체 내용이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대충” “대략” “대체로”
¶ 蓋上世嘗有不葬其親者, 其親死則擧而委之於壑. 《孟子 藤文公上》
○ 옛날에는 일찍이 어버이가 죽어도 장사 지내지 않는 시대가 있었는데, 그때는 그 부모가 죽으면 대체로 그대로 들어다가 골짜기에 버렸다고 한다.
¶ 蓋天下萬物之萌生, 靡不有死. 《史記 文帝紀》
○ 대저 생명이 있는 천하 만물은 죽지 않는 것이 없다.
¶ 蓋墨翟, 宋大夫; 善守御, 爲節用. 《史記 孟荀列傳》
○ 묵적은 아마도 송나라 대부로서, 적군을 방어하는 전문가였으며, 절약할 것을 주장했다.
蓋가 문장의 중간에 쓰이면,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蓋자 이하의 내용으로 한정된다.
¶ 太史公曰: “余登箕山, 其上蓋有許由塚云.” 《史記 伯夷列傳》
○ 내가 기산에 올랐는데, 그 위에 許由의 무덤이 있다고 했다.
¶ 西伯蓋即位五十年. 其囚羑里, 蓋益易之八卦爲六十四卦. 《史記 周本紀》
○ 문왕은 대략 50년간 왕위에 있었다. 그가 羑里에 갇혀 있을 때 아마도 《역경》의 8괘를 더하여 64괘를 만들었다고 한다.
첫 번째 예문의 내가 箕山에 올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許由의 무덤이 있는지는 확실한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예문에서는 西伯이 羑里에 갇혔던 일은 사실이지만, 그의 제위가 딱50년이었는지와 그가 8괘에 더하여 64괘를 만들었다는 일은 확인할 수가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蓋”가 판단문 중에 쓰이면, 系動詞를 겸한다.
¶ 列禦寇蓋有道之士也. 《莊子 讓王》
○ 列禦寇는 도술인일 것입니다.
¶ 愈始聞而惑之, 又從而思之, 蓋賢者也. 蓋所謂獨善其身者也.《韓愈: 圬者王承福傳》
○ 내가 처음 듣고서 의심했으나, 자세히 생각해 본 즉, 그 사람이 현명한 사람일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이야말로 옛사람들이 이르는 이른바 獨善其身하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2) 蓋는 접속사로서 단문을 연결하며 원인이나 이유를 나타낸다. 동시에 그것이 확실치 않음을 암시한다. “왜냐하면” “… 때문에”
¶ 孔子罕稱命, 蓋難言之也. 《史記 外戚世家》
○ 공자께서는 운명에 대해서 조금밖에 언급하지 않으셨는데, 아마 운명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屈平之作《離騷》, 蓋自怨生也. 《史記 屈原列傳》
○ 굴원이 《이소》를 지은 것은,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3) 蓋는 때로는 “盍”자의 假借字로 쓰이는데 이 글자는 “何不”[어찌 그러하지 아니한가]의 합음자이다. 이 가차자는 서한 시대 이후로는 쓰이지 않았다.
¶ 謂山 “蓋卑? 爲岡爲陵?” 《詩經 小雅 正月》
○ 산봉우리 낮아서, 산이 구릉에 지나지 않는다 한다.
¶ “子蓋言子之志於公乎?”
世子曰: “不可,君安驪姬, 是我傷公之心也
曰: “然則蓋行乎?” 《禮記 檀弓上》
○ [晉헌공이 장차 그의 세자 신생을 죽이려 하자, 공자 중이가 신생에게 말했다.] “그대는 어찌 그대의 뜻을 헌공에게 말하지 않습니까?”
세자가 말했다: “그것은 안 된다. 임금께서는 려희를 믿고 편안히 여기고 계신데, 내가 그렇게 하면 임금의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 된다.”
중이(진문공)가 말했다: “그러면 어찌 나라 밖으로 나가버리지 않습니까?”
¶ 夫子之道至大也, 故天下莫能容. 夫子蓋少貶焉? 《蘇軾: 上梅直講書》
○ [공자의 탄식에 안회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너무 커서, 천하가 선생님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조금 낮추지 않으십니까?”
☞고서 중에서 “蓋”자가 “何不(아무리 ~ 한다 해도)”의 뜻으로 쓰인 예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뜻으로 쓰여진 고서는 거의 모두 중요한 典籍에 해당하는데, 선인들은 그 뜻을 오해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詩經 正月》에 보이는
“謂天蓋高 不敢不局, 謂地蓋厚 不敢不蹐.
하늘이 아무리 높다 해도, 감히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없고
땅이 아무리 두텁다 해도, 감히 조심스럽게 걷지 않을 수 없구나.”와 같은 구절에서 “蓋”자가 “何不”의 뜻으로 쓰였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오해가 있었다.
또한 《墨子 非命上》에서도 “蓋”자가 “何不”의 뜻으로 쓰인 예가 있는데, 청나라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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