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虛詞(허사) 蓋

耽古樓主 2022. 12. 19. 13:02
한문의 虛詞(허사)

가 허사로 쓰일 때는 본뜻과 무관하다.
부사나 접속사로 쓰인다.

 

(1) 는 부사로 쓰여 傳疑를 나타내거나 추측을 나타낸다. 문장의 맨 앞에 쓰이며, 이때 문장의 전체 내용이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대충” “대략” “대체로


蓋上世嘗有不葬其親者, 其親死則擧而委之於壑. 孟子 藤文公上
옛날에는 일찍이 어버이가 죽어도 장사 지내지 않는 시대가 있었는데, 그때는 그 부모가 죽으면 대체로 그대로 들어다가 골짜기에 버렸다고 한다.

蓋天下萬物之萌生, 靡不有死. 史記 文帝紀
대저 생명이 있는 천하 만물은 죽지 않는 것이 없다.

蓋墨翟, 宋大夫; 善守御, 爲節用. 史記 孟荀列傳
묵적은 아마도 송나라 대부로서, 적군을 방어하는 전문가였으며, 절약할 것을 주장했다.

가 문장의 중간에 쓰이면,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자 이하의 내용으로 한정된다.

太史公曰: “余登箕山, 其上蓋有許由塚云.” 史記 伯夷列傳
내가 기산에 올랐는데, 그 위에 許由의 무덤이 있다고 했다.

西伯蓋即位五十年. 其囚羑里, 蓋益易之八卦爲六十四卦. 史記 周本紀
문왕은 대략 50년간 왕위에 있었다. 그가 羑里에 갇혀 있을 때 아마도 역경8괘를 더하여 64괘를 만들었다고 한다.

첫 번째 예문의 내가 箕山에 올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許由의 무덤이 있는지는 확실한 것이 아니다.

두 번째 예문에서는 西伯이 羑里에 갇혔던 일은 사실이지만, 그의 제위가 딱50년이었는지와 그가 8괘에 더하여 64괘를 만들었다는 일은 확인할 수가 없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편 “蓋”가 판단문 중에 쓰이면, 系動詞를 겸한다.

列禦寇蓋有道之士也. 莊子 讓王
列禦寇는 도술인일 것입니다.

愈始聞而惑之, 又從而思之, 蓋賢者也. 蓋所謂獨善其身者也.韓愈: 圬者王承福傳
내가 처음 듣고서 의심했으나, 자세히 생각해 본 즉, 그 사람이 현명한 사람일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이야말로 옛사람들이 이르는 이른바 獨善其身하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2) 는 접속사로서 단문을 연결하며 원인이나 이유를 나타낸다. 동시에 그것이 확실치 않음을 암시한다. “왜냐하면” “ 때문에


孔子罕稱命, 蓋難言之也. 史記 外戚世家
공자께서는 운명에 대해서 조금밖에 언급하지 않으셨는데, 아마 운명을 이야기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屈平之作離騷, 蓋自怨生也. 史記 屈原列傳
굴원이 이소를 지은 것은,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3) 는 때로는 자의 假借字로 쓰이는데 이 글자는 何不”[어찌 그러하지 아니한가]의 합음자이다. 이 가차자는 서한 시대 이후로는 쓰이지 않았다.


謂山 蓋卑? 爲岡爲陵?” 詩經 小雅 正月
산봉우리 낮아서, 산이 구릉에 지나지 않는다 한다.

¶ “子蓋言子之志於公乎?”

世子曰: “不可君安驪姬, 是我傷公之心也

: “然則蓋行乎?” 禮記 檀弓上
[헌공이 장차 그의 세자 신생을 죽이려 하자, 공자 중이가 신생에게 말했다.] “그대는 어찌 그대의 뜻을 헌공에게 말하지 않습니까?”

세자가 말했다: “그것은 안 된다. 임금께서는 려희를 믿고 편안히 여기고 계신데, 내가 그렇게 하면 임금의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 된다.”

중이(진문공)가 말했다: “그러면 어찌 나라 밖으로 나가버리지 않습니까?”

夫子之道至大也, 故天下莫能容. 夫子蓋少貶焉? 蘇軾: 上梅直講書
[공자의 탄식에 안회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너무 커서, 천하가 선생님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조금 낮추지 않으십니까?”

고서 중에서 자가 何不(아무리 ~ 한다 해도)”의 뜻으로 쓰인 예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뜻으로 쓰여진 고서는 거의 모두 중요한 典籍에 해당하는데, 선인들은 그 뜻을 오해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詩經 正月에 보이는
謂天蓋高 不敢不局, 謂地蓋厚 不敢不蹐.
하늘이 아무리 높다 해도, 감히 몸을 굽히지 않을 수 없고
땅이 아무리 두텁다 해도, 감히 조심스럽게 걷지 않을 수 없구나.”와 같은 구절에서 자가 何不의 뜻으로 쓰였다는 점을 명확하게 해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오해가 있었다.
또한 墨子 非命上에서도 자가 何不의 뜻으로 쓰인 예가 있는데, 청나라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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