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

한문의 허사(虛詞) 何

耽古樓主 2022. 12. 30.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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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의 허사(虛詞)
何如 어떠한가
何若 어떻게
何其 어찌하여
如何 어떻게
如之何 어떻게
奈何 어찌
無何 머지않아
何等 어떠한
何物 무엇
何當 언제
何遽 어찌
何渠 어떻게
何有 무엇이 있겠는가

는 고대 중국어 문헌 중에 가장 많이 보이는 의문사 중 하나로서, 이 글자 자체로서도 여러 가지 용법이 있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하여 복합사를 만들거나 多音節詞로 쓰이는 예가 많다.
그렇지만 비교적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글자는 아니다.

 

(1) 는 의문 대명사로 쓰이는데, 일반적으로 사물이나 지역을 대신하며 사람을 대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람을 대신하는 경우에는 何人을 쓴다.

불명이면 자를 쓰고 때로는 을 쓴다.

선택성 의문 인칭 대명사로서는 을 많이 쓴다.

여기에서는 다만 의 예문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가 목적어로 쓰이는 경우, 일반적으로 타동사와 稱外動詞 앞에 도치된다. 해석할 때는 역시 후치한다.

 

(A) 가 사물을 대신하는 경우: “무엇

孟嘗君曰: “客何好?” : “客無好也.” : “客何能?” : “客無能也.” 戰國策 齊策4

맹상군이 말했다: “손님의 취미는 무엇이오?” 대답했다: “특별한 취미가 없습니다.” 맹상군이 다시 물었다: “그는 특기가 무엇이오?” 답했다: “ 특기가 없습니다.”

 

童子何知, 躬逢盛餞? 王勃: 藤王閣序

어린 제가 무엇을 알아서, 이 훌륭한 잔치를 만났겠습니까?

 

(B) 가 지방을 대신하는 경우: “어디

軫不之楚, 何歸乎? 史記 張儀陳軫傳

陳軫이 초나라가 아니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자가 술어로 쓰이는 경우에는 원인” “도리를 묻는다.

所以然者何? 水土異也. 晏子春秋 內篇雜下

그러한 까닭은 무엇이겠습니까?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는 일반적으로 목적어와 술어가 되지만 간혹 주어가 되기도 한다. 다만 용례가 많지 않다.

 

公笑曰: “子近市, 識貴賤乎?” 對曰: “旣利之, 敢不識乎?” 公曰: “何貴? 何賤?” 左傳 昭公3

 

경공은 웃으면서 말하기를, “그대가 시장 가까이 사니, 물건값이 비싸고 싼 것을 알겠는가?”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이미 이로운 줄을 아니, 물건값인들 모르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경공은 다시 묻기를: “어느 것이 비싸고 어느 것이 싼가?”하고 물었다.

 

景王問於萇弘曰: “今玆諸侯, 何實吉? 何實凶?” 左傳 昭公11

주나라 경왕이 주나라 대부 장홍에게 묻기를: “금년에는 제후들 중에 누가 길하고, 누가 흉할 것인가?”

 

상기 문장에서 何實吉는 제후, 즉 사람을 대신하고 있는데, 이러한 용례는 대단히 드문 예이다.

 

(2) 는 명사 앞에서 관형어로 쓰인다.

予謂童子: “此何聲也? 汝出視之.” 歐陽修: 秋聲賦

내가 동자에게 묻기를: “이게 무슨 소리냐? 네 좀 나가 보아라.”

 

상기 예문에서 쓰인 는 진정한 의문을 나타내는 용례로서, 흔히 보이는 예이기 때문에 예문을 많이 들지 않겠다. 이에 대하여 하기 예문에서 쓰인 자의 용법은 의문의 뜻은 있지만, 답을 기대하지도 않았고, 답할 수도 없는 의문 용법이다.

 

又不知相遇是何年, 相見在何地. 白居易: 與元九書

우리 두 사람이 무슨 해에 무슨 땅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구나.

 

明月几时有? 把酒问青天. 不知天上宫阙, 今夕是何年? 蘇軾: 水調歌頭

밝은 달은 어느 때나 떠오를지? 술잔을 잡고 하늘에 물어본다. 달 속에 있는 궁궐은, 오늘밤은 어느 해인지 모르겠구나?

 

不知何一男子, 自謂秦始皇. 論衡: 實知篇

어떻게 생긴 남자인지 알 수가 없다. 자칭 진시황이라 하니.

 

臣夜人定後, 爲何人所賊傷, 中臣要害.後漢書 來歙傳

나는 야심한 밤에,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칼을 맞아, 급소에 상처를 입었다.

 

이상 예문에서 는 의문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모른다거나 혹은 모르는 것을 가장하고 있다.

 

(3) 는 상황어로서 문의해본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개탄적 부정의 뜻으로도 쓰인다.

, 丈夫也; , 丈夫也, 吾何畏彼哉! 孟子 藤文公上

그도 대장부이고나도 대장부인데내 어찌 그를 두려워하겠는가

 

子在, 回何敢死! 論語 先秦

선생님께서 살아 계시는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

 

이상 예문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이렇게 쓰이는 는 의문의 어기보다는 개탄하면서 부정하는 의미가 더 많다. “吾何畏彼哉!”의 문장에서 쓰이고 있는 자가 바로 이러한 어기를 잘 전달해 주고 있다.

 

夫子何哂由也? 論語 先秦

선생님께서는 어찌하여 를 비웃으셨습니까?

 

甘羅曰: “君侯何不快之甚也?” 史記 甘茂列傳

감라가 말했다: “군후께서는 어찌하여 그토록 불쾌해하십니까?”

 

이상 예문에서는 진정한 의문을 나타내면서, 원인을 묻고 있다.

 

(4) 何如는 쌍음사로서 관형어나 상황어로 쓰여 일상적으로 술어가 된다.

우선 술어로 쓰인 예문을 들어보고,

단독으로 쓰이는 잠시 멈춤의 용례와

역시 단독으로 쓰여 술어가 되는 예문을 살펴보기로 한다.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論語 學而

가난하면서도 아첨하지 아니하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아니하면, 어떠합니까?

 

及里克將殺奚齊, 先告荀息曰: “三怨將作, 晉輔之, 子將何如?” 左傳 僖公9

이극이 해제를 죽이려고 했다. 그래서 먼저 순식에게 고하기를: “세 공자의 무리가 모반을 꾀하고 진()() 두 나라가 그를 도우려 하니, 그대는 장차 어떻게 할 것인가?”

 

謂獻子曰: “何如?” 左傳 成公6

그러자 경공은 헌자에게 말하기를: “[그들의 논의는] 어떠한가?”

 

何如의 관형어[한정어]적 예문을 들어보자. 두 번째 예문의 何如時何時와 같다.

 

¶ “陛下以絳侯周勃何如人也?” 上曰: “長者也.” 又復問: “東陽侯張相如何如人也?” 上復曰: “長者.” 史記 張釋之列傳

폐하께서는 강후 주발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상이 말했다: “근실하고 정직하다.” 다시 물었다: “ 동양후 장상여는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황상이 다시 말했다: “근실하고 정직하다.”

 

扁鵲曰: “其死何如時?” : “鷄鳴.” 史記 扁鵲列傳

편작이 말했다: “그는 어떤 때 죽었습니까?” 대답했다: “닭이 울 때였습니다.”

 

且人謂鬼神何如狀哉? 論衡: 解除

게다가 남들은 어떤 모습이었다고 여기고 있습니까?

 

何如의 상황어[부사어]적 예문을 들어보자.

 

鳳兮鳳兮何如德之衰也! 莊子 人間世篇[論語 微子

봉황이여, 봉황이여, 쇠잔해진 덕을 어찌하겠는가!

 

敢問: “何如斯可謂之君子矣?” 荀子 哀公篇

감히 묻습니다: “어떠한 사람을[이 사람을 어떻게] 군자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

 

何如魏晉六朝시대에 비교의 의미로 쓰였다. 육조 시대 이전과 이후에는 이러한 비교 용법이 급격히 감소했다.

 

因問明帝: “長安何如日遠?” 世說新語 夙惠

그래서 명제에게 물었다: “장안과 태양 중 어느 쪽이 더 멉니까?”

 

王孝伯問王大: “阮藉何如司馬相如?” 世說新語 任誕

왕효백이 왕대에게 물었다: “완적과 사마상여는 어떠합니까?”

 

(5) 何若의 용법은 대체로 何如와 같다. 먼저 술어적 용법으로 쓰인 예문을 들어보기로 한다.

子墨子謂公尙過曰: “子觀越王之志何若?” 墨子 魯問篇

묵자가 공상과에게 말했다: “그대의 생각에 월왕의 의향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今使魯四境之內, 大都攻其小都, 大家伐其小家, 殺其人民, 取其牛馬狗豕布帛米粟貨財, 則何若? 墨子 魯問篇

지금 노나라 땅 경계 안에서, 큰 도시가 작은 도시를 공격하고, 큰 집안이 작은 집안을 공격하여, 그 인민들을 죽이고, 그들의 소돼지무명비단조 및 재물들을 빼앗아 간다면 곧 어떻겠습니까?

 

何若의 관형어[한정어]적 예문을 들어보자.

 

此爲何若人也? 墨子 公輸篇

이것은 어떠한 사람이라 하겠습니까?

 

何若의 상황어[부사어]적 예문을 들어보자.

 

于是問廣武君曰: “僕欲北攻燕, 東伐齊, 何若有功?” 史記 淮陰侯列傳

그래서 한신은 광무군에게 물었다: “나는 북으로 연나라를 공격하고, 제나라를 정벌하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겠오?”

 

(6) 何其 와 같다.

여기서 는 단어를 구성함에 있어서 뜻이 있는 가장 작은 어법 단위인 형태소[語素]에 불과한 것으로 에 붙어서 한 단어를 만드는데 조력할 뿐이다. 何其는 주로 부사어로 쓰인다.

 

何其久也? 必有以也. 詩經 邶風 旄丘

어찌하여 그리도 오래 걸리는가?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雖有君命, 何其速也! 左傳 僖公24

비록 임금의 명령이라고는 하나, 어찌 그리 빨랐는가!

 

(7) 如何, 如之何, 奈何는 복합동사를 만들어 어떠어떠하게 대처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것은 실체사에 속하는 것으로 이 책이 논하고자 하는 바가 아니다. 이 책은 다만 이 중에서 허사적으로 쓰인 부분만을 설명한다.

 

伐柯如何? 匪斧不克. 取妻如何? 匪媒不得. 詩經 豳風 伐柯

도끼자루를 베려면 어떻게 하나? 도끼 아니면 벨 수가 없네. 아내 맞으려면 어떻게 하나? 매파가 아니면 얻을 수 없네.

 

仍舊貫 如之何? 論語 先進

옛것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어떻겠는가?

 

君子于役, 如之何勿思? 詩經 王風 君子于役

임이 부역 가셨으니, 어찌 그립지 않으랴?

 

(8) 奈何, 奈之何는 복합동사로서 여기에서는 논하지 않는다. 허사로 쓰일 때는 如何와 같다.

堯問于舜曰: “我欲致天下, 爲之奈何?” 荀子 堯問篇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말했다: “내가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 老子 74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어떻게 죽음으로 그들을 위협할 수 있겠는가?

 

晉公子賢, 又同姓, 窮來過我, 柰何不禮. 史記 晉世家

진나라 공자는 현명한데다 동성으로 곤궁하여 우리 조나라를 지나게 되었는데, 어찌하여 예를 갖추지 않습니까?

 

(9) 無何는 시간적으로 잠간 동안을 의미한다. “無幾何時”[오래지 않다]의 단축형이다. 상황어로 쓰인다.

居無何, 則致資累巨萬. 史記 趙世家

얼마 지나지 않아, 재물이 쌓여 수만금에 이르렀다.

 

居無何, 而朔婦免身, 生男. 史記 趙世家

얼마 지나지 않아, 조삭의 부인은 분만했는데, 아들을 낳았다.

 

(10) 何等 무엇을 뜻하며, 관형어[한정어] 또는 상황어가 된다. 때로는 강한 반문의 어기를 나타낸다. “무슨

布于白門樓上謂軍士曰: “卿曹無相困! 我自首當明公.” 陳宮曰: “逆賊曹操, 何等明公!” 三國志 魏志 呂布傳 注引 獻帝春秋

여포가 백문루에 올라가 군사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나를 몰아세우지 말라, 나는 명공에게 자수할 것이다.” 진궁이 말했다: “반역 죄인 조조가 무슨 명공이냐!”

 

傳又言紂懸肉以爲林, 令男女倮而相逐其間, 是爲醉樂淫戱無節度也. 夫肉內于口, 口之所食, 宜潔不辱. 今言男女倮相逐其間, 何等潔者! 王充: 論衡 語增篇

전설에 의하면 은나라의 마지막 왕 주()는 술을 채운 연못에 고기를 걸어둔 숲[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어서 나체의 남녀들로 하여금 서로 뒤쫓게 하는 등 무절제한 음탕한 생활을 즐겼다고 한다. 고기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입은 먹는 곳이다. 마땅히 깨끗하고 더럽지 않아야 한다. 지금 벌거벗은 남녀가 육림 사이를 서로 뒤쫓아 다니니 어찌 깨끗하겠는가!

 

何等이 대명사로 쓰이는 경우에는 무엇을 뜻한다.

 

不知公對杜襲道何等也? 三國志 魏志 杜襲傳

너희가 두습에게 무엇을 말했는지 모르겠는가?

 

令有酒色因遙問: “傖父欲食䴵不? 姓何等? 可共語. 褚举手答曰: “河南褚季野.” 世說新語 雅量

현령은 얼굴에 주색을 띄면서 멀리 있는 창부[비천한 사람]에게 묻기를: “창부는 음식을 먹고자 한 것이 아닌가? 성은 무엇인가 말해 보거라.” 저가 바로 손을 들고 대답했다: “저는 하남의 저계야라고 합니다.

 

所謂尸解者, 何等也? 論衡: 道虛篇

이른바 尸解’[(도교에서) 몸은 남겨두고 혼백만 빠져나가 신선이 되는 도술]라고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11) 何物은 사람을 묻는 데 사용되어 어떤 사람을 뜻하며, 또한 무엇을 뜻하기도 한다.

沈令起彷徨, 問牛屋下是何物人. 世說新語 雅量

[그때 조수(潮水)가 밀려오자,] 심현령이 방에서 나와서 배회하다가, 이렇게 물었다: “저 마구간에 있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盧志於衆坐問陸士衡: “陸遜陸抗是君何物?” 世說新語 方正

노지가 사람들 틈에 앉아서 육사형에게 묻기를 육손육항 이들은 어떤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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