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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의 허사(虛詞) 盍 |
闔胡 어찌~않느냐 “盍어찌아니할 합”자와 “闔온 합”은 통용자이다. 고대에는 盍자를 더 많이 썼다. 한편 蓋자[대개, 아마도]는 앞에서 이미 살펴본 바 있다. 盍은 본래 의문사인 何자와 부정사인 不자가 합쳐진 何不[어찌 …하지 않느냐?]의 합음사였다. 이 何不이 오랜 시일을 거치는 동안 일음절어인 盍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盍은 때로는 何자로도 쓰인다. |
(1) 盍은 원인에 대하여 묻는다. 일반적으로 부정사인 不과 함께 쓰인다. “어찌하여 … 하지 않는가?”
¶ 盍不出從乎, 君將有行. 《管子 戒篇》
○ 어찌 아직도 모시지 않느냐? 군주께서 순행을 하려 하신다.
¶ 盍不起爲寡人壽乎? 《管子 小稱篇》
○ 어찌 아직도 일어나 나를 위해 축배를 들지 않느냐?
☞때로는 闔胡로 연용되는데 용례는 극히 적다. 뜻은 같다.
¶ 儒墨相與辯, 其父助翟. 十年, 而緩自殺. 其父夢之曰: “使而子爲墨者, 予也. 闔胡嘗視其良, 旣爲秋柏之實矣. 《莊子 列御寇篇》
○ [정(鄭)나라 사람 완(緩)이 공부를 하여 3년만에 유자(儒者)가 되었다. 완은 자기 동생을 묵자(墨者)로 키웠다.] 그런데 유묵(儒墨)이 서로 논쟁하게 되자, 그들의 아버지는 동생 적(翟)의 편을 들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뒤에 완(緩)이 자살을 하고 말았다. 완은 아버지의 꿈에 나타나서 말하기를 “당신의 아들을 묵자가 되도록 한 것은 저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무덤에 한 번 와보지도 않으십니까? 내 몸은 이미 변화하여 무덤 위 측백나무의 열매가 되어 있습니다!”
(2) 盍은 何不의 합음사로서 “어찌 …하지 않는가?”라는 뜻으로 쓰인다.
¶ 顔淵季路侍. 子曰: “盍各言爾志?” 《論語 公冶長》
○ 안연과 계로가 공자를 모시고 있었다. 공자께서 “어찌 각기 너희들의 뜻을 말하지 않는가?” 하셨다.
¶ 其母曰: “盍亦求之, 以死, 誰懟?” 《左傳 僖公24年》
○ 그의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어찌하여 상을 요구하지 않느냐? 이대로 죽는다면,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 夫子闔行乎? 無落吾事! 《莊子 天地篇》
○ 당신은 어찌하여 물러나지 않으십니까? 내 일이나 방해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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