耽古樓主의 한문과 고전 공부
태평한화골계전92-偶然 본문
偶然
癸酉進士 有姓名同為金礪者 館中加號別之 一曰黃蜂 一曰靑蠅.
癸酉年의 진사시험에 합격한 사람 가운데 金礪라는 같은 성명을 가진 사람이 있으매, 성균관에서는 별명을 붙여 그들을 구별하니, 하나는 黃蜂이라 하고 하나는 靑蠅이라고 했다.
▶ 金礪: 이 이야기에 의하면 진사로서 성균관 유생이 되었던 두 사람의 이름이나, 더이상은 알 수 없다.
▶ 黃蜂: 참벌을 말한다. 꿀벌이다.
▶ 靑蠅: 금파리를 말한다. 검정파릿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청록색과 황록색의 광채가 나고, 오물과 음식물에 날아와 전염병을 옮긴다. 흔히는 '쉬파리'라고 한다.
黃蜂中第拜監察 蒼蠅改名曰磏 中第拜刑曹佐郎 尋以病死.
황봉은 과거에 급제해 감찰의 벼슬을 받았고, 蒼蠅은 이름을 고쳐 "磏"이라고 했는데, 과거에 급제해 刑曹佐郞이 되었으나, 얼마 있지 않아서 병으로 죽었다.
▶ 蒼蠅: '靑蠅'을 말한 것이다. '蒼'과'靑'은 훈(訓)이 같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古文眞寶≫에 실린 歐陽修의 賦에 유명한 <憎蒼蠅賦>가 있다.
越四五日 礪會同年于第設酌有崔同年者 戲礪曰
蒼蠅到冥府 閻王怒使者曰
此磏也 遣汝拿者 乃黃蜂礪也
然磏已到 不可生還 當復拿礪來
於是使者持冥劄 跡君有日 君宜慎之
4~5일이 지나서 礪가 同年을 모아 집에서 술자리를 마련했는데, 최씨(崔氏) 성의 同年이 우스갯소리로 여에게 말하였다.
"창승이 저승에 이르렀더니 염라대왕이 노해 사자(使者)에게 말하기를 ‘이것은 염이고, 너를 보내어 잡아 오라고 한 것은 황봉인 礪이다.
그러나 염이 이미 왔으니 살려서 돌려보낼 수는 없으니, 마땅히 다시 여를 잡아 오너라.’라고 했다.
이에 사자가 저승의 차자를 가지고 그대 뒤를 밟은 지 이미 며칠이 되었으니, 그대는 마땅히 삼가야 할 것이다."
▶ 劄: 箚子. 원래는 간단한 서식(書式)으로 하는 상소문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문서'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礪微笑 俄而礪引滿健倒 忽覺心痛煩懑尋卒.
礪는 미소를 지었는데, 조금 있다가 술잔 가득히 술을 따라 마시고 넘어져서, 문득 가슴을 아파하고 답답해하더니 이내 죽었다.
▶ 引滿: 활시위를 잔뜩 당기다. 술잔 가득히 술을 따라 마시다.
▶ 健倒: =翻倒(전복되다)
▶ 懑(만): 번민하다. 답답해하다
▶ 尋(심): 얼마 있지 아니하여
崔慚 白干徑去.
최는 부끄러움에 새하얗게 질려 바로 가 버렸다.
世傳 新羅時有僧金生 筆法妙天下 黃龍寺奴亦有名金生者.
세상에 전하기를, 신라 때 승려 金生의 필법이 천하에 묘하다고 하였는데, 黃龍寺의 종 가운데 또한 이름이 金生인 사람이 있었다.
▶ 金生(711~791): 신라 시대의 名筆이다. 성덕왕 때의 중으로 나이 80이 되어도 붓을 놓지 않았으며 특히 隷書와 草書에 능했다고 한다.
▶ 黃龍寺: 경상북도 경주에 있던 유명한 절의 이름이다. 신라 왕궁을 지을 때 황룡이 나왔으므로 가장 좋은 곳이라 하여 절을 지었다고 한다. 선덕여왕 때에는 9층 塔이 세워졌고, 또 百高座會도 으레 이곳에서 열려서 신라 護國信仰의 중심이 되었던 곳이다. 신라의 화가인 率居가 이 절의 벽에 유명한 老松圖를 그렸다고 해서 더욱 잘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그 터만 남아 있다.
冥府使者拿寺奴去 閻王日
當還此奴 拿僧來
저승사자가 절의 종을 붙들어 갔더니, 염라대왕이 말하였다.
“마땅히 이 종은 돌려보내고 스님을 잡아 오너라.”
僧死奴生還 欲托精神魂魄於本身則已壞爛矣 僧死纔一日 血軀完全 乃托其中.
스님이 죽고 종이 살아 돌아와서 정신과 혼백을 본래 자기의 몸에 의탁하려 했으나, 이미 시체가 문드러졌고, 스님은 죽은 지 겨우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서 피와 몸뚱이가 완전했으므로 그 속에 의탁했다.
自是形骸轉動者僧身 而意氣言語則寺奴也.
이로부터 몸과 뼈가 움직이는 것은 스님의 몸이나, 의기나 언어는 곧 절의 종이었다.
此言不經 不足信 金礪之事目前所見 何其怪也 事或偶然耳.
이 말이 정도에 어긋나서 믿을 만하지 못하나, 金礪의 일은 눈앞에서 본 바이니, 어찌 그것을 괴이하게 생각하겠는가? 일이 어쩌다 우연일 뿐이다.
▶ 經: 정상적이다. 통상적이다.
'漢詩와 漢文 > 太平閑話滑稽傳'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평한화골계전94- 假虎折臂 (0) | 2025.01.05 |
---|---|
태평한화골계전93- 迷疾 (0) | 2025.01.05 |
태평한화골계전91-願作住持 (0) | 2025.01.05 |
태평한화골계전90-勸睡之物爾 (0) | 2025.01.04 |
태평한화골계전89-非僧則尼 (0) | 2025.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