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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한화골계전74-喫粥之病 본문

漢詩와 漢文/太平閑話滑稽傳

태평한화골계전74-喫粥之病

耽古樓主 2025. 1. 1. 09:06

太平閑話滑稽傳

 

 

喫粥之病

 

稷山有一村翁 懶甚 不事産業 茅屋三間不苫盖者數年.

稷山에 시골 늙은이가 있었는데, 게으름이 심하고 생업을 돌보지 않아서, 여러 해 동안 세 칸짜리 초가집 지붕을 이지 못했다.

(): 풀로 만든 덮개나 깔개. 거적. 苫盖: 지붕을 이다

稷山: 직산현(稷山縣), 충청도에 있었던 현의 이름이다.

 

一日 大雨屋漏如懸戴瓦盆而坐 其妻自外來見 呵責曰

翁不晝茅宵索 得有今日 翁之過 大矣.

하루는 큰비로 지붕에서 비가 새어 들이부음이 기와 그릇을 인 듯한데도, 그냥 앉아 있으매, 아내가 밖에서 들어오다가 보고는 책망하였다.

“영감께서 낮에 이엉을 엮고 밤에 새끼를 꼬지 않아서 오늘 이런 일을 당하게 되었으니, 영감의 허물이 큽니다”

초가지붕은 짚으로 엮은 이엉을 깔고 그것을 새끼줄로 단단히 눌러 묶어놓기 때문에, 지붕을 이기 위해서는 이엉과 새끼가 동시에 필요하다.

 

翁笑曰

稷山擧一邑 居瓦家者 卞李兩令公宅而已

今老物得居瓦家下 汝何見怒如是

늙은이가 웃으면서 말하였다.

"직산 고을을 통틀어 기와집에 사는 것은 변씨(氏)와 이씨(李氏) 두 영감의 댁밖에 없다.

이제 이 늙은 것이 기와집에 살 수 있었더라면, 그대에게 어찌 이런 노여움을 당하였으리오?"

 

其妻從容曉諭曰

雨若霽翁當誅茅苫盖 以免淫霖之苦.

그 아내가 조용히 깨우치고 달래어 말하였다.

“비가 개고 나거든 영감께서는 마땅히 띠를 베어 이엉을 해 덮어서 음습한 장맛비의 고통을 면하게 하셔야 할 것입니다”

 

翁曰

늙은이가 말하였다.

“그리 하리다”

 

雨旣晴翁語妻曰

今日猝得心腹痛 不可往于茅也

伏枕而臥.

비가 개고 나자 늙은이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오늘은 갑자기 심장과 배가 아파서 띠밭에 가지 못하겠다”

라고 하고는 베개를 베고 드러누웠다.

 

妻曰

翁今患病 宜進粥.

아내가 말하였다.

“영감께서 이제 병환이 나셨으니 마땅히 죽을 올리겠소”

 

翁大怒瞋目語妻曰

此病乃喫粥之病乎 索飯愈急

늙은이가 크게 성을 내어 눈을 부릅뜨고는 아내에게 말하기를,

“ 이 병이 죽을 먹을 병인가?”

하고는 더욱 급하게 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