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양보를 나타내는 雖, 縱

耽古樓主 2024. 7. 20. 10:24

昔者, 天子有爭臣七人, 雖無道不失其天下.

諸侯有爭臣五人, 雖無道不失其國. -효경 간쟁

-한 나라가 좀 잘못 굴러가더라도 잘못된 판단을 지적하는 신하가 남아 있는 한 망하는 지경까지 가지는 않더라는 통찰. 

공자의 말입니다. 

제자인 증자(증삼)가 자식이 부모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효도냐고 공자에게 묻자 꾸짖듯이 내놓았던 답변이었지요. 이 구절 다음에도 비슷한 맥락의 대답이 이어집니다.

대부에게 간쟁하는 신하 3인이 있으면 비록 막가더라도 가문을 잃지 않았다. 선비에게 간쟁하는 친구가 있으면 명성을 잃지 않고, 부모에게 간쟁하는 자식이 있으면 옳지 못함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雖와 縱은 양보를 나타내는 접속사입니다.

어구와 어구, 절과 절을 연결하면서 앞 구절의 사실이나 가정을 인정하고 뒤 구절의 내용을 강조합니다.

雖는 '비록 ~ㄹ지라도', '비록 ~지마는'으로 해석하고, 縱은 ‘설(사) ~더라도’ 정도로 풀이합니다.

 

보통 이미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에 '비록'을 쓰고, 사실이 아닌 것을 인정해서 가정의 의미가 더해질 땐 '설령'을 써서 의미 구분을 해 주지요.

 

그렇지만 雖는 縱처럼 쓰일 수 있고 그 역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비록/설령 雖', ‘설령/비록 縱’의 식으로 각각의 1차 뜻으로 기억해 두는 게 좋습니다.

 

雖는 접속사 기능이 없이 부사어 구실만 할 때 唯, 只와 통용되기도 합니다.

이때는 '오직' 또는 '단지'로 해석합니다.

 

서술어로 쓰이면 '놓다', '놓아주다', '멋대로 하다' 등의 뜻을 지니고, '세로'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七縱七擒 일곱 번 놓아주고 일곱 번 잡음.

 

縱橫無盡 가로 세로로 다함이 없음. (→ 자유자재로 거침없이 행동함.)

 

연습

 

▶ 海水雖多, 火必不滅矣. -한비자 설림 상

바닷물이 비록 많더라도 불을 틀림없이 끄지 못할 것이다.

-불이 나면 양이 적더라도 가까운 곳의 물로 꺼야 한다.

 

▶ 縱吾不往, 子寧不來. -시경 정풍 자금

설령 내가 가지 못한들 그대 어찌 오지 않나요?

-으로 양보의 의미를 나타낸 사례이다.

 

▶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소식 전적벽부

작은 조각배 하나 떠가는 대로 놓아두어 아득하니 넓은 바다를 건너간다.

-: 놓아두다, 멋대로 하다

-所如: 가는 바,

-茫然: 이 형용사 뒤에서 접미사로 쓰여 '~하는 모양'의 의미를 나타냈다.

-이 동사로 쓰인 예이다.

 

 

後集92-赤壁賦(적벽부)-蘇軾(소식)

赤壁賦(적벽부)-蘇軾(소식) 壬戌之秋七月旣望, 蘇子與客泛舟, 遊於赤壁之下. 壬戌년 가을 칠월 열엿새 나는 객과 더불어 배를 띄우고 赤壁 아래에서 놀았다. ▶ 壬戌(임술) : 송나라 神宗 元豊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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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雖至愚, 責人則明. 雖有聰明, 恕己則昏. -송명신언행록 범순인

비록 지극히 어리석어도 남을 꾸짖을 때는 명석하고, 비록 총명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용서할 때는 어둡다.

 

▶ 余雖好脩姱以鞿覊兮,謇朝誶而夕替. -굴원 이소

나는 단지 아름다움을 좋아해 재갈과 굴레가 씌워져, 아! 아침에 잘못을 고치시라 간하고 저녁에 쫓겨났다.

-脩姱: 수양을 통해 갖추게 되는 아름다운 모습. 옳게 수양하는 것으로 풀기도 한다.

-: 말 더듬거릴 건. 문장의 처음에서 감탄의 어기를 나타내는 조사. 발어사라고도 한다.

-: 꾸짖을/간할 수.

-가 부사어로 쓰여 '단지'의 뜻을 나타낸 사례이다. 여기서 의 뜻으로 쓰였다.

 

 

後集1-離騷經(이소경)

離騷經(이소경)-屈原(굴원) 離騷 초나라의 懷王과 충돌하여 물러나야 했던 실망과 憂國의 정을 노래한 것이다. 자서전식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家系의 고귀함과 재능의 우수함을 말하고,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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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冠雖穿弊必戴于頭, 履雖五采必踐之于地. - 한비자 외저설좌하 비중

관은 비록 뚫리고 해졌더라도 반드시 머리에 쓰고 신은 비록 알록달록 화려해도 반드시 땅을 밟는다.

-한비자가 신분에는 차별이 있음을 비유한 구절이다.

 

▶我縱言之將何補, 皇穹竊恐不照余之忠誠. -이백 원별리

내가 설령 말해 본들 무슨 도움이 되랴. 하늘이 아마도 내 충성을 비추지 못할 텐데.

-: 부사어로 쓰여 화자의 겸손을 나타내면 풀이하지 않기도 한다.

-: 부사어로 쓰여 추측(아마, 아마도)의 의미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