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문 공부/한번은 한문공부

가정의 표지 使, 苟

耽古樓主 2024. 7. 20. 09:46

但使主人能醉客, 不知何處是他鄉. -이백 객중행

주인이 길손을 취하게만 해 주면, 모르리라 어디가 타향인지를.

-전문:

蘭陵美酒鬱金香 

玉碗盛來琥珀光 

但使主人能醉客 

不知何處是他鄕 

울금향 섞어 빚은 난릉의 맛 좋은 술

옥돌그릇에 담아내니 호박빛깔이로세

주인이 나로 하여 취하게 할 수 있다면

어느 곳이 타향인지 알 수 없게 되련만

 

 

使는 다시 다루겠지만 남으로 하여금 동작을 하게 하는, 사동의 의미를 갖는 동사입니다. '使AB' 구조라면 'A로 하여금 B하게 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키는 행위가 현재 벌어지는 행위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행위는 가정이 됩니다. '~하게 한다'가 '~하게~한다면'으로 의미가 달라지지요.

 

但使主人能醉客이라고 읊는 화자도 지금 술잔을 앞에 놓고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술 향내를 맡으며 주인이 나를 취하게만 해 주면 타향인지 고향인지 잊을 수 있을 텐데……… 하고 독백을 하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사동의 의미가 아니라 가정의 의미로 해석합니다. '만일(만약, 가령)~한다면, ~한다면' 등으로 풀이하지요.

 

'但, 若使, 設使’는 使의 유의어로 쓰입니다. 使 앞에 놓인 부사어의 뜻을 밝혀 해석하기도 하지만 2음절이 하나의 단어처럼 쓰이므로 가정의 의미만 전달해도 됩니다.

 

苟도 使와 비슷하게 가정의 의미로 쓰이는 부사입니다.

苟가 현재 벌어지는 상황을 수식하지 않는다면 가정을 나타내지요. 이때 '진실로(만약, 가령)~한다면', '진실로 ~라면' 정도로 해석합니다.

 

부사어로 쓰일 때 苟와 비슷한 뜻을 갖는 誠, 信도 苟와 마찬가지로 가정의 의미입니다.

 

苟志於仁矣, 無惡也. -논어 이인

진실로 仁에 뜻을 둔다면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

 

 

論語集註 里仁 第四(논어집주 이인 제사) 第四章

▣ 第四章 子曰: 「苟志於仁矣,無惡也。」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仁에 뜻을 두면 惡行이 없다.” 苟,誠也。 苟는 진실로이다. 志者,心之所之也。 志란 마음이 가는 것이다. 其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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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苟富貴, 無相忘. -사기 진섭세가

 

 

世家48-陳涉世家(진섭세가)

이篇은 30世家 중 18번째 편으로 陳涉과 吳廣의 전기이다. 기원전209년, 변방에 수자리를 가던 陳勝과 吳廣이 蘄縣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戰國時代 秦에 병합되었던 6국의 귀족들도 잇달아 봉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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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使驕且吝, 其餘不足觀也已. -논어 태백

만약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 동사 앞에 쓰여서 '~할 수 없다', '~할 만한 가치가 없다'의 뜻을 나타낸다.

 

 

論語集註 泰伯 第八(논어집주 태백 제팔) 第十一章

第十一章 子曰: 「如有周公之才之美,使驕且吝,其餘不足觀也已。」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周公과 같은 아름다운 才藝를 가지고 있더라도 가사 교만하고 인색하다면, 그 나머지는 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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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設使國家無有孤, 不知當幾人稱帝, 幾人稱王. -통감절요 효헌황제 하

만일 국가에 내가 있지 않았다면 몇 사람이나 황제라 일컫고 몇 사람이나 왕이라 일컬었을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 부사어로 쓰이면 '마땅히 ~하려 한다', '장차 ~하려 한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210년에 曹操가 황제가 되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 스스로를 변호하면서 했던 말이다. 이때는 208년 적벽대전이 조조의 패배로 끝나 중국이 북쪽의 조조, 남쪽의 손권, 유비로 천하삼분의 정세가 형성된 시기이다. 유비가 촉 지방에 근거지를 마련한 때는 214년이었다.

-設使가 가정의 의미로 쓰인 사례이다.

 

▶若使天下相愛, 愛人若愛其身, 猶有不孝者乎. -묵자 겸애

만약 천하를 서로 사랑하게 하여 자신의 몸을 사랑하듯 남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래도 여전히 불효자가 있겠는가?

-: 부사어로 쓰여 '오히려', '여전히'의 뜻을 나타낸다.

-若使가 가정의 의미로 쓰인 사례. 若使은 문장 앞에서 가정(~한다면)을 나타내고, 若愛은 동사 앞에서 비교(~같이, ~듯이)를 나타냈다.

 

▶人苟生之爲見, 若者必死, 苟利之爲見, 若者必害 -순자 예론

사람이 구차하게 살길만을 찾으면 반드시 죽고, 구차하게 이익만을 보려 하면 반드시 손해를 본다.

-: 부사어로 쓰여 '구차하게'란 뜻을 나타낸다.

-爲見: 보려 하다, 찾다.

-若者: 그런 사람

-'구차하다'는 뜻으로 쓰인 예. 가정의 의미는 若者이 대명사(대사)로서 앞 구절의 生之爲見利之爲見을 재지시하면서 강조된다.

 

▶其未得之也, 患得之, 旣得之, 患失之.

苟患失之, 無所不至矣.-논어 양화

그는 아직 얻지 못해서는 얻으려 걱정하고 이미 얻고 나서는 잃을까 걱정한다.

진실로 잃을까 걱정한다면 하지 못하는 짓이 없어진다.

-는 인용되지 않은 앞 구절에 나온 비루한 사람을 지칭한다.

 

 

論語集註 陽貨 第十七(논어집주 양화 제십칠) 第十五章

▣ 第十五章 子曰: 「鄙夫可與事君也與哉? 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비루한 사람과 함께 임금을 섬길 수 있겠는가? 鄙夫,庸惡陋劣之稱。 鄙夫는 재능이 범상하고(庸) 마음이 모질고(惡)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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