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記/本紀

본기7. 項羽本紀2(항우본기2)

耽古樓主 2023. 1. 28. 07:54

漢之元年四月,諸侯罷戲下,各就國。
漢 원년(기원전206) 4제후들이 휘하 군사를 철수하여 각자의 封國으로 떠났다.

項王出之國,使人徙義帝,曰:
「古之帝者地方千里,必居上游。」
項王은 함곡관을 나와 자신의 봉국으로 가서 사람을 보내 義帝를 옮기게 하면서 말하였다.
옛날 제왕들은 땅이 사방 천 리이었고 반드시 강의 상류에 기거했습니다.”

乃使使徙義帝長沙郴縣。
이에 사신을 보내 義帝를 長沙의 郴縣으로 옮겼다.

趣義帝行,其群臣稍稍背叛之,乃陰令衡山、臨江王擊殺之江中。
의제의 행차를 재촉하니의제의 신하들이 점차 의제를 배반하였고이에 은밀히 형산왕과 임강왕에게 장강에서 의제를 죽이도록 명령하였다.

▶漢之元年 : 기원전206년. 유방은 항우에게 분봉받아 漢王이 되었으며, 당시 천하가 통일되지 않아 각 제후국에 자신들의 기원이 있었다. 司馬遷은 漢나라의 신하였으므로 한나라의 기원을 사용한 것이다.
▶戲下 : 대장군의 깃발 아래. 戲는 麾와 통한다. 일설에는 戲下를 戲水라고도 한다.
▶就國 : 자신의 봉국으로 떠나다.
▶出 : 함곡관을 나오다.
▶徙義帝 : 초회왕 웅심은 팽성으로 천도했었다.
▶地方千里 : 땅이 사방 천 리이다. 여기서는 땅이 넓지 않았음을 말한다.
▶上游 : 강의 상류.
▶趣(촉) : 재촉하다. 재촉하다(促)의 뜻일 때는 촉으로 읽어라.
▶稍稍 : 점점. 차츰차츰.

韓王成無軍功,項王不使之國,與俱至彭城,廢以為侯,已又殺之。
韓王 成은 軍功이 없었으므로항왕이 그를 자기 나라로 가지 못하게 하고함께 彭城으로 갔으며왕을 폐하여 로 삼았다가 곧 죽였다.

臧荼之國,因逐韓廣之遼東,廣弗聽,荼擊殺廣無終,并王其地
臧荼는 자기 나라()로 가서 韓廣을 요동으로 내쫓으려 했으나한광이 말을 듣지 않자 장도는 한광을 無終에서 쳐 죽이고그 땅을 자기 나라에 병합하여 다스렸다.

: 머지않아. .

 

 

한문의 허사(虛詞) 已

한문의 허사(虛詞) 已 已而 뒤이어 已大 너무 已矣 ~이로다 已夫 ~이도다 已는 동사로 쓰이는 경우 전후의 문맥에 따라 그 해석이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枚乘의《七發》의 “霍然病已”[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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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廣 : 한광은 遼東王으로 봉국이 옮겨졌고, 장도가 한광을 대신해 연나라의 왕이 되었다.
기원전206년, 장도가 연나라로 돌아와 한광을 요동으로 몰아내려 하자, 한광은 이에 저항하였고 근거지였던 무종에서 장도에게 공격받아 죽었다.
▶并王其地 : 원문에 누락되어 있다.

田榮聞項羽徙齊王市膠東, 而立齊將田都為齊王,乃大怒, 不肯遣齊王之膠東,因以齊反,迎擊田都。
田榮은 항우가 齊王 田市을 膠東으로 옮기고齊將 田都를 齊王으로 세웠다는 소식을 듣고 대노하여제왕 전불을 교동으로 보내려 하지 않고제나라를 점거한 뒤 반란을 일으켜 田都를 맞이하여 싸웠다.

田都走楚。
전도는 초나라로 달아났다.

齊王市畏項王,乃亡之膠東就國。
제왕 전불은 항왕을 두려워하고 교동으로 도망하여 봉국으로 갔다.

田榮怒,追擊殺之即墨。
전영이 화가 나서 전불을 추격하여 即墨에서 죽였다.

榮因自立為齊王,而西殺擊濟北王田安, 并王三齊。
전영은 스스로 齊王에 오르고 서쪽으로 濟北王 田安을 쳐서 죽이고三齊의 땅을 병합하여 통치하였다.

榮與彭越將軍印,令反梁地。
전영은 彭越에게 장군의 印綬를 주고 梁 땅에서 반란을 일으키게 하였다.

▶三齊 : 齊·濟北·膠東을 말한다. 전국시대 제나라를 항우가 삼분하여 제후왕들을 분봉하였다.
▶彭越 : 項羽의 군사가 되었으나 항우가 자신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반란을 일으켜 유방에게 귀순하고 한나라를 도와 초나라를 공격하여 여러 차례 초나라의 식량 보급로를 끊었다. <史記列傳 권90. 魏豹彭越列傳>

陳餘陰使張同、夏說說齊王田榮曰:
「項羽為天下宰,不平。
今盡王故王於醜地,而王其群臣諸將善地.
逐其故主趙王,乃北居代,餘以為不可。
聞大王起兵,且不聽不義, 願大王資餘兵,請以擊常山, 以復趙王,請以國為捍蔽。」
陳餘는 은밀히 張同 · 夏說을 보내 제왕 전영을 설득하였다.
항우가 천하를 주재하는 것은 공평치 않습니다.
지금 예전의 왕에게는 모두 나쁜 땅을 다스리게 하고, 자기 신하들과 장수들에게는 좋은 땅을 다스리게 하였습니다.
또 예전의 군주인 趙王을 내쫓아 북방의 에 거주하게 했으니, 저 진여는 옳지 않다고 여깁니다.
듣건대 대왕께서 군대를 일으키셨고 또 불의를 따르지 않는다고 하시니, 원컨대 대왕께서 저 진여에게 병사를 지원해주시어 常山을 공격하게 하여, 조왕을 복귀시켜서 제나라의 방패로 삼으십시오.”

▶為天下宰 : 천하를 주재하다. 제후들을 분봉한 것을 말한다.
▶醜地 : 나쁜 지방.
▶資 : 돕다.
▶捍蔽 : 적의 공격을 방어함. 보호벽.

齊王許之,因遣兵之趙。
제왕은 허락하고 군사를 조나라로 보냈다.

陳餘悉發三縣兵,與齊并力擊常山,大破之。
진여는 3의 군사를 모두 징발하여 제나라와 힘을 합쳐 상산을 공격하여 대파하였다.

張耳走歸漢。
張耳는 달아나서 나라에 귀순하였다.

陳餘迎故趙王歇於代,反之趙。
진여가 이전의 조왕인 을 대 에서 맞이하여 조나라로 돌아오게 하였다.

趙王因立陳餘為代王。
조왕은 진여를 代王으로 임명하였다.

▶反 : 返과 같다. 돌아오다.
▶陳餘 : 진여가 항우에게 불만을 품고 齊王 田榮과 함께 장이를 공격하자 장이는 劉邦에게 투항했고, 진여는 趙王 헐을 도와 조나라 왕으로 세웠으나, 전한의 장수 한신의 공격을 받아 죽었다. <사기 권89. 張耳陳餘列傳>

是時,漢還定三秦。
이때 은 군사를 돌려 三秦을 평정하였다.

項羽聞漢王皆已并關中,且東,齊、趙叛之:
大怒。
항우는 漢王이 관중을 모두 병탄한 뒤 동진하려 하고 제나라와 조나라가 배반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노하였다.

乃以故吳令鄭昌為韓王,以距漢。
이에 전에 吳縣令 鄭昌 왕으로 삼아 나라를 막게 하였다.

令蕭公角等擊彭越。彭越敗蕭公角等。
蕭公 角등에게는 彭越을 치게 하였다. 팽월이 소공 각 등을 물리쳤다.

漢使張良徇韓,乃遺項王書曰:
「漢王失職,欲得關中,如約即止,不敢東。」
나라는 장량에게 나라를 순시하게 하고, 항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漢王은 직책을 잃었고, 關中을 얻으면 약속대로 공격을 멈추고 감히 동쪽으로 더 나가지 않으려 하오.”

▶定三秦 : 기원전206년, 劉邦이 한신의 계책을 써서 몰래 陳倉으로 가서 함양의 章邯, 색왕 司馬欣, 척왕 董翳를 항복시켰다.
▶蕭公角 : 漢王원년 가을, 齊王 田榮이 항왕에게 반기를 들자, 한왕이 팽월에게 장군의 인수를 주고 濟陰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초나라를 공격하게 하였다.
초나라는 蕭公 角에게 병사를 이끌고 팽월을 공격하라고 명령했으나, 팽월은 초나라의 군대를 대파하였다. <사기 권90. 魏豹彭越列傳>
▶失職 : 封地와 關中王의 직위를 받지 못했음을 말한다.

又以齊、梁反書遺項王曰:
「齊欲與趙并滅楚。」
또 제나라와 양나라의 반란을 알리는 편지를 항왕에게 보냈다.
제나라가 조나라와 함께 초나라를 멸망시키려 합니다.”

楚以此故無西意,而北擊齊。
초나라는 이 때문에 서쪽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북쪽 제나라를 쳤다.

徵兵九江王布。
항왕이 九江王 黥布의 군대를 징발하였다.

布稱疾不往,使將將數千人行。
경포는 병을 핑계로 가지 않고 장수에게 수천을 이끌고 가게 하였다.

項王由此怨布也。
항왕은 이 때문에 경포를 원망하게 되었다.

▶齊,梁 : 梁은 趙의 오류이다.
▶黥布 : 본명이 英布이며, 前漢 六安 六縣사람으로 법을 어겨 黥刑을 당해 黥布로 불렸다.
항우를 따라 入關한 뒤 九江王에 봉해졌으며, 항우의 명령에 따라 衡山王 吳芮와 함께 楚懷王義帝를 죽였다.
楚漢전쟁 중에 한나라가 설득하자 한나라로 귀순하였다. <사기 권91. 黥布列傳>

漢之二年冬,項羽遂北至城陽, 田榮亦將兵會戰。
 2년 겨울, 항우가 북진해 城陽에 이르자, 田榮 역시 군대를 이끌고 나가 맞싸웠다.

田榮不勝,走至平原,平原民殺之。
전영이 이기지 못하고 平原으로 달아나자 평원의 백성들이 그를 죽였다.

遂北燒夷齊城郭室屋,皆阬田榮降卒, 系虜其老弱婦女。
항우가 이에 북진해 제나라의 성곽과 집들을 불사르고, 항복한 전영의 병사들을 생매장하고, 노약자와 부녀들은 묶어 포로로 삼았다.

徇齊至北海,多所殘滅。
제나라를 거쳐 북해에 이르니 대부분이 부서지고 없어졌다.

齊人相聚而叛之。
제나라 사람들은 다시 사람을 모아 반란을 일으켰다.

於是田榮弟田橫收齊亡卒得數萬人,反城陽。
이에 전영의 동생 田橫이 제나라의 殘兵 수만을 거두어 城陽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項王因留,連戰未能下。
항왕이 이곳에 머무르며 잇따라 싸웠으나 성양을 함락하지 못하였다.

▶田榮 : 田儋의 사촌 형제로 전담이 패망한 제나라를 회복하고 왕이 된 후 전영을 재상으로 삼았다.
전담이 진나라 장한에게 죽자, 동아로 달아나 항량과 항우의 도움으로 제나라로 돌아왔으나, 항우의 분봉에서 소외되자 불만을 품고, 같이 불만을 품은 조나라의 陳餘와 손을 잡고 항우에게 반기를 들었다.
제나라 왕으로 임명된 전도를 공격해 초나라로 쫓아냈다.
항우가 대군을 이끌고 제나라를 정벌하자 기원전205년 제나라 왕 전영의 군대는 패하여 平原으로 달아났고 평원 사람들이 전영을 살해하였다.<사기 권94. 田儋列傳>
▶燒夷 : 태워버리다.
▶系虜 : 포로로 하다.
▶田橫 : 秦나라 말기 田儋,田榮과 함께 秦나라에 반기를 들고 齊나라를 다시 일으켰다.
형제 셋이 돌아가면서 제나라 왕이 되었으나, 초한전쟁으로 인하여 전담과 전영이 죽고, 전횡은 漢의 劉邦이 천하를 평정하자 賓客 5백여 명과 섬에 숨어 살다가, 유방의 부름을 받고 洛陽으로 가던 중 수치스러움에 자결하였다.<사기 권94. 田儋列傳>

春,漢王部五諸侯兵,凡五十六萬人,東伐楚。
이해 봄, 漢王이 다섯 제후의 군사 총 56만을 거느리고 동쪽으로 초나라를 토벌하러 나섰다.

項王聞之,即令諸將擊齊, 而自以精兵三萬人南從魯出胡陵。
항왕이 이 소식을 듣고 곧 장수들에게 나라를 공격하게 하고, 자신은 정예병 3만을 이끌고 남진하여 魯縣을 지나 胡陵으로 나왔다.

四月,漢皆已入彭城,收其貨寶美人, 日置酒高會。
4, 한나라 군대는 팽성에 진입하여 보화와 미녀들을 거두어들이고, 날마다 성대한 주연을 베풀었다.

▶部 : 거느리다. 일설에는 강제로 데려갔다고 한다.
▶五諸侯 : 다섯 제후는 常山王 張耳, 河南王 申陽, 韓王 鄭昌, 魏王 魏豹, 殷王 司馬卬이라 하며 異說이 있다.
▶置酒高會 : 성대히 베푸는 연회.

項王乃西從蕭,晨擊漢軍而東,至彭城, 日中,大破漢軍。
항왕은 서쪽 蕭縣에서 새벽에 漢軍을 공격하고 동진하여 팽성에 이르러, 정오 무렵 한군을 대파하였다.

漢軍皆走,相隨入穀、泗水,殺漢卒十餘萬人。
한군은 모두 달아나다가 뒤따라 穀水 泗水에 빠졌는데, 죽인 한나라 병사가 10여만에 달하였다.

漢卒皆南走山,楚又追擊至靈壁東睢水上。
漢兵은 남쪽 산으로 달아났고, 초나라 군사도 추격하여 靈壁 동쪽 睢水까지 이르렀다.

漢軍卻,為楚所擠,多殺, 漢卒十餘萬人皆入睢水,睢水為之不流。
한군이 퇴각하다가 초나라 군사에 밀려 많은 병사가 죽었는데, 한나라의 병사 10여만이 모두 수수에 빠져, 睢水가 흐르지 못할 지경이었다.

▶相随 : 뒤따르다.
▶穀,泗水 : 穀水와 泗水 두 강은 모두 沛郡의 彭城에 있다.
▶睢水 : 陳留縣의 서쪽 蒗蕩渠에서 나와서 동쪽으로 沛郡의 相縣을 지난다.

圍漢王三匝。
당시 한왕은 여러 겹으로 포위되어 있었다.

於是大風從西北而起,折木發屋, 揚沙石,窈冥晝晦,逢迎楚軍。
이때 큰바람이 서북쪽을 따라 일어나더니 나무를 부러뜨리고 집을 날렸으며, 모래와 돌이 날아 낮인데도 밤처럼 깜깜해지더니 초군 쪽으로 불어 닥쳤다.

楚軍大亂,壞散,而漢王乃得與數十騎遁去, 欲過沛,收家室而西;
초군이 큰 혼란에 빠져 이리저리 흩어지자 한왕은 이 틈에 기병 수십 기를 이끌고 달아날 수 있었고, 패현에 들러 가족을 수습해 서쪽으로 가려고 하였다.

楚亦使人追之沛,取漢王家:
초군도 사람을 보내 패현까지 추격하여 한왕의 가족을 잡으려 하였다.

家皆亡,不與漢王相見。
가족들이 모두 도망하는 바람에 한왕과는 서로 만날 수 없었다.

漢王道逢得孝惠、魯元,乃載行。
한왕이 도중에 孝惠 魯元을 만나 이들을 수레에 싣고 갔다.

▶三匝 : 여러 겹으로 둘러싸다.
▶窈冥 : 컴컴하다.
▶晝晦 : 낮에도 밤과 같다.
▶逢迎 : (바람과 돌을) 맞다.
▶壞散 : 붕괴하다.
▶遁去 : 달아나다.
▶孝惠 : 유방의 아들인 劉盈. 漢惠帝에 즉위하게 된다.
▶魯元 : 유방의 딸. 魯元公主.

 

楚騎追漢王,漢王急,推墮孝惠、魯元車下, 滕公常下收載之。
초나라의 기병이 한왕을 추격해오자, 한왕은 급한 나머지 효혜와 노원을 밀어 수레 밖으로 떨어뜨렸는데, 滕公이 그때마다 내려서 그들을 수레에 태웠다.

如是者三。
이런 일이 세 번 반복되었다.

曰:
「雖急不可以驅,柰何棄之?」
등공이 한왕에게 말하였다.
비록 다급하지만 더 이상 빨리 몰 수 없는데 어찌 자식들을 버리십니까?”

於是遂得脫。
이때 위험에서 벗어났다.

求太公、呂后不相遇。
한왕이 太公 呂后를 찾았으나 만날 수 없었다.

審食其從太公、呂后閒行,求漢王,反遇楚軍。
審食其가 태공과 여후와 함께 샛길을 따라 한왕을 찾다가 오히려 초군을 만났다.

楚軍遂與歸,報項王,項王常置軍中。
초군은 이들을 데리고 돌아와 항왕에게 보고하니, 항왕이 이들을 늘 군영에 두었다.

▶驅 : 말을 몰다.
▶滕公 : 夏侯嬰. 沛縣사람으로 西漢시기의 개국공신이다.
원래는 패현 관청의 마구간지기인데, 패현의 사상정을 지나다니면서 정장이었던 유방과 친분을 맺었다.
진나라와 전투를 할 때 兵車를 질풍처럼 몰아치며 용감히 싸워 滕公의 작위를 받았다.
滕令이 되어서 유방의 수레를 몰았기 때문에 滕公이라 호칭한 것이다.
▶審食其 : 辟陽侯. 劉邦과 동향인으로, 漢나라의 개국공신이 되어 辟陽侯에 봉해졌다.
▶太公, 呂后 : 유방의 아버지와 유방의 부인.
▶常置軍中 : 항상 군영에 두다. 즉 인질로 하였다는 뜻.

是時呂后兄周呂侯為漢將兵居下邑, 漢王閒往從之,稍稍收其士卒。
이때 여후의 오빠 周呂侯는 한나라를 위해 군사를 이끌고 下邑縣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한왕이 샛길로 가서 그에게 의탁한 뒤, 조금씩 한나라 병사들을 거두었다.

至滎陽,諸敗軍皆會,蕭何亦發關中老弱未傅悉詣滎陽,復大振。
한왕이 滎陽에 이르자 패잔병들이 모두 모였고, 蕭何 역시 병적에 없는 관중의 노약자들을 징발하여 형양에 이르니, 軍勢를 다시 크게 떨치게 되었다.

楚起於彭城,常乘勝逐北, 與漢戰滎陽南京、索閒,漢敗楚, 楚以故不能過滎陽而西。
초나라가 팽성에서 일어나 늘 승세를 몰아 패주하는 漢軍을 추격하였으며, 형양 남쪽 京邑 索邑사이에서 한군과 전투하였는데,  를 물리치자 초군은 형양을 지나 서쪽으로 진군할 수 없었다.

▶周呂侯 : 이름은 澤이고 周呂는 책봉된 읍의 이름이다.
▶蕭何 : 고조 劉邦의 재상으로 한신,장량과 함께 한의 三傑로 꼽힌다.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의 싸움에서 관중에 머물러 있으면서, 고조를 위하여 양식과 군병의 보급을 확보했으므로, 고조가 즉위할 때 논공행상에서 으뜸가는 공신이 되었다.
▶未傅 : 병적에 등기가 안 된 사람은 아직 徭役 즉 군대에 동원되는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소하는 군대에 동원되는 23세~56세 이외의 23세 미만과5 6세 이상의 인원에 대해서도 모두 동원하여 유방이 있는 滎陽으로 보낸 것이다.
▶逐北 : 패주하는 적을 추격하다.

項王之救彭城,追漢王至滎陽, 田橫亦得收齊,立田榮子廣為齊王。
팽성을 구원한 항왕이 한왕을 추격하여 형양에 이르니, 田橫도 제나라를 수습하고 전영의 아들 田廣을 제나라 왕으로 옹립하였다.

漢王之敗彭城,諸侯皆復與楚而背漢。
한왕이 팽성에서 패하자 제후들이 모두 다시 한나라를 배반하고 초나라에 귀순하였다.

漢軍滎陽,筑甬道屬之河,以取敖倉粟。
형양에 주둔한 한나라는 황하로 이어지는 甬道를 쌓아 敖倉의 양식을 가져왔다.

漢之三年,項王數侵奪漢甬道, 漢王食乏,恐,請和,割滎陽以西為漢。
한왕3(기원전204), 항왕이 여러 차례 한나라의 용도를 침공하여 식량을 빼앗으니, 한왕은 식량 부족을 염려하여, 강화하되 형양의 서쪽을 떼어 한나라에 귀속토록 요청하였다.

▶與楚 : 초나라에 귀순하다.
▶屬 : 이어지다.
▶築甬道 : 甬道를 쌓다. 운송하는 군량을 적이 빼앗는 것을 두려워하여 길의 양쪽 가에 담장을 쌓아서 군량 보급로를 통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項王欲聽之。
항왕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였다.

歷陽侯范增曰:
「漢易與耳,今釋弗取,後必悔之。」
歷陽侯 范增이 말하였다.
한나라는 상대하기 쉽지만, 지금 취하지 않고 놓아주면, 나중에 틀림없이 후회할 것입니다.”

項王乃與范增急圍滎陽。
항왕은 이에 범증과 함께 서둘러 형양을 포위하였다.

漢王患之,乃用陳平計閒項王。
한왕은 이를 걱정하여 곧 진평의 계책을 이용하여 항왕을 離間하기로 하였다.

項王使者來,為太牢具,舉欲進之。
항왕의 使者가 오자 극진하고 풍성한 음식을 준비시켜 내놓으려고 하였다.

見使者,詳驚愕曰:
「吾以為亞父使者,乃反項王使者。」
사신을 만나자 짐짓 크게 놀란 척하며 말하였다.
나는 아보(범증)의 사신이 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항왕의 사신이었구나.”

更持去,以惡食食項王使者。
그리고는 상을 물리고 형편없는 음식으로 항왕의 사신을 대접하였다.

▶易與 : 다루기 쉽다.
▶釋 : 놓아주다.
▶閒 : 離間. 항왕과 범증의 관계를 이간시키려 하다.
▶太牢 : 太牢의 음식. 牛‧羊‧豕의 三牲을 모두 사용한 요리. 또는牛‧羊‧豕 중에서 쇠고기를 사용한 요리를 지칭하기도 한다.
▶具 : 음식.
▶詳 : 佯과 통용되어 가장하다.
▶惡食 : 거칠고 맛없는 음식.
▶食項王使者 : 항왕의 사신에게 먹을 것을 주다. 食는 먹이다.

使者歸報項王,項王乃疑范增與漢有私, 稍奪之權。
사신이 돌아와서 항왕에게 보고하니, 항왕은 이에 범증과 한왕이 사사로이 내통하고 있다고 의심하여, 조금씩 범증의 권력을 빼앗았다.

范增大怒,曰:
「天下事大定矣,君王自為之。
願賜骸骨歸卒伍。」
범증이 대노하여 말하였다.
천하의 일이 대략 정해졌으니 군왕이 스스로 알아서 하십시오.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 백성으로 늙어 죽고자 합니다.”

項王許之。
항왕이 이를 허락하였다.

行未至彭城,疽發背而死。
범증은 길을 떠나 팽성에 이르기도 전에 등에 악성 종기가 나서 죽었다.

▶賜骸骨 : 관리가 연로함을 이유로 퇴직을 요청하는 것으로 자신의 해골이 고향에 돌아가 장사 지낼 수 있게 해달라는 말이다. '乞骸骨'이라고도 한다.
▶歸卒伍 : 고향으로 돌아가 일반백성이 되다.
▶疽 : 등창.악성 종기.

 

漢將紀信說漢王曰:
「事已急矣,請為王誑楚為王,王可以閒出。」
한나라의 장수 紀信은 한왕을 설득하였다.
형세가 이미 위급해졌으니, 청컨대 왕을 대신해 왕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초군을 속이려 하오니, 왕께서는 그 틈을 타서 탈출하시기 바랍니다.”

於是漢王夜出女子滎陽東門被甲二千人, 楚兵四面擊之。
이에 한왕은 밤중에 여자 2천 명에게 갑옷을 입히고 형양성의 동문으로 내보내니, 초군이 사방에서 공격해왔다.

紀信乘黃屋車,傅左纛,曰:
「城中食盡,漢王降。」
기신이 左纛을 매단 한왕의 黃屋車를 타고서 말하였다.
성안에 식량이 다 떨어져서 한왕이 항복한다.”

楚軍皆呼萬歲。
초군이 모두 만세를 외쳤다.

漢王亦與數十騎從城西門出,走成皋。
한왕도 수십의 기병을 이끌고 성의 서쪽 문으로 빠져나와 成皐로 달아났다.

項王見紀信,問:
「漢王安在?」
항왕이 기신을 보고 물었다.
한왕은 어디에 있느냐?”

曰:
「漢王已出矣。」
기신이 대답하였다.
한왕은 이미 탈출하셨소.”

項王燒殺紀信。
항왕은 기신을 불에 태워 죽였다.

▶為王誑楚為王 : 왕을 대신해 왕으로 변장해 초나라 군사를 속이다.
앞의 為王은 왕을 대신하다. 뒤의 為王은 왕으로 변장하다. 誑(광)은 속이다.
▶黃屋車 : 천자가 타는 수레. 천자의 수레는 누런 비단으로 덮개와 속을 만든다.
▶傅 : 부착하다. 꽂다.
▶독(纛) : 들소의 꼬리로 만든 깃발로 황제의 수레의 가로 댄 나무 왼쪽 위에 이것을 매단다.

漢王使御史大夫周苛、樅公、魏豹守滎陽。
한왕은 御史大夫 周苛,樅公,魏豹에게 형양을 지키게 하였다.

周苛、樅公謀曰:
「反國之王,難與守城。」
주가와 종공이 의논하여 말하였다.
나라를 배반한 왕과는 함께 성을 지키기 어렵다.”

乃共殺魏豹。
함께 魏豹를 죽였다.

楚下滎陽城,生得周苛。
초나라가 형양성을 함락하고 주가를 사로잡았다.

項王謂周苛曰:
「為我將,我以公為上將軍,封三萬戶。」
항왕이 주가에게 일러 말하였다.
나의 장수가 되면 내가 그대를 상장군으로 삼고 3만 호를 봉하겠다.”

周苛罵曰:
「若不趣降漢,漢今虜若,若非漢敵也。」
주가가 욕하며 말하였다.
네가 빨리 한나라에 항복하지 않으면, 한나라가 너를 포로로 잡을 터이고, 너는 한나라의 적수가 못 된다.”

項王怒,烹周苛,幷殺樅公。
항왕이 노하여 주가를 삶아 죽이고 종공도 함께 죽였다.

▶魏豹 : 기원전205년 유방에 의해 대원수로 임명되어 60만 대군을 이끌고 항우와 彭城대전을 치렀으나 漢나라가 항우에게 크게 패하고 위표 역시 중상을 입었다.
그 후에 본국 魏나라로 돌아가 유방을 배신하고 유방이 보낸 사신 酈食其의 설득도 받아들이지 않다가, 韓信이 이끄는 군대에게 패하여 滎陽으로 끌려갔다. 형양에서 유방의 명령으로 楚나라 군대를 방어하고 있었는데, 같이 있던 漢나라 장수들이 그가 자주 배신하여 믿을 수 없다고 여겼고, 周苛가 그를 죽였다.<사기 권90. 魏豹彭越列傳>
▶周苛 : 전한 泗水 沛縣사람. 劉邦을 따라 內史가 되고, 御史大夫로 옮겼다.
초한전쟁 때 魏豹,樅公과 함께 滎陽을 지켰다.
초나라가 형양을 포위하자 위표가 일찍이 한나라에 배반했다면서 위표를 살해하였다. 나중에 項羽가 형양을 함락하자 포로로 잡혔다.
항우가 항복을 권하면서 上將軍으로 임명하겠다고 제안했으나 항복하지 않아 烹死되었다.
▶生得 : 사로잡다.생포하다.
▶若 : 너.당신.
▶趣(촉) : 빨리.

漢王之出滎陽,南走宛、葉,得九江王布, 行收兵,復入保成皋。
한왕이 滎陽을 빠져나와 남쪽으로 향해 宛縣 葉縣으로 달아나 구강왕 경포를 만나 행군하며 병사들을 모아 다시 成皋로 들어가 지켰다.

漢之四年,項王進兵圍成皋。
한왕 4(기원전203), 항왕이 진격해 성고를 포위하였다.

漢王逃,獨與滕公出成皋北門, 渡河走修武,從張耳、韓信軍。
한왕은 달아나 홀로 滕公을 데리고 성고의 북문을 빠져나와, 황하를 건너 修武로 달아나서, 장이와 한신의 군대에 몸을 의탁하였다.

諸將稍稍得出成皋,從漢王。
장수들도 점차 성고를 탈출하여 한왕을 따랐다.

楚遂拔成皋,欲西。
초나라는 마침내 성고를 함락하고 서진하려 하였다.

漢使兵距之鞏,令其不得西。
한왕은 병사를 보내 에서 대치하여 초군이 서진하지 못하게 하였다.

 

是時,彭越渡河擊楚東阿,殺楚將軍薛公。
이때 彭越이 황하를 건너서 東阿에서 초군을 공격하여 초의 장군 薛公을 죽였다.

項王乃自東擊彭越。
이에 항왕이 동진하여 직접 彭越을 공격하였다.

漢王得淮陰侯兵,欲渡河南。
한왕은 淮陰侯의 군사를 얻어 황하를 건너 남하하려 하였다.

鄭忠說漢王,乃止壁河內。
鄭忠이 한왕을 설득하여, 남진을 멈추고 河內에 보루를 쌓았다.

使劉賈將兵佐彭越,燒楚積聚。
劉賈에게 병사를 이끌고 팽월을 도와 초나라의 군수품에 불을 지르게 하였다.

項王東擊破之,走彭越。
항왕이 동진하여 이들을 공격하여 격파하고 팽월을 패주시켰다.

漢王則引兵渡河,復取成皋,軍廣武, 就敖倉食。
한왕은 병사를 이끌고 황하를 건너서 다시 成皋를 빼앗은 다음 廣武에 주둔하며 敖倉의 식량을 먹었다.

項王已定東海來,西,與漢俱臨廣武而軍, 相守數月。
항왕이 東海를 평정한 뒤 서진하여 한나라 군대에 맞서 광무에 주둔하고, 서로 수개월 동안 대치하였다.

▶彭越 : 項羽의 군사가 되었으나 항우가 자신의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유방에게 귀순하고 초나라를 공격하여 여러 차례 초나라의 식량 보급로를 끊었다.<史記列傳 권90.魏豹彭越列傳>
▶劉賈 : 유방의 종형으로 荊王을 지냈다.
▶壁 : 진영. 보루.
▶積聚 : 군량과 마초의 군수품.
▶走彭越 : 팽월을 패주시키다.
▶相守 : 각자의 군영을 지키다.

當此時,彭越數反梁地,絕楚糧食,項王患之。
당시 팽월이  땅에서 여러 차례 반란을 일으켜 초나라의 군량을 끊으니 항왕이 이를 근심하였다.

為高俎,置太公其上,告漢王曰:
「今不急下,吾烹太公。」
이에 높은 도마를 만들어서 한왕의 아버지를 그 위에 올려놓고 한왕에게 알렸다.
지금 빨리 항복하지 않으면 내가 태공을 삶아 죽이겠다.”

漢王曰:
「吾與項羽俱北面受命懷王,曰
『約為兄弟』,
吾翁即若翁,必欲烹而翁,則幸分我一桮羹。」
한왕이 말하였다.
나와 그대 항우는 함께 북면하여 회왕의 명을 받들 때 말하기를,
형제가 되기로 약속한다라고 했으니
나의 아버지가 곧 너의 아버지이니, 꼭 네 아버지를 삶아 죽이려거든 부디 나한테도 국 한 그릇을 나눠 주기 바란다.”

項王怒,欲殺之。
항왕이 노하여 태공을 죽이려 하였다.

項伯曰:
「天下事未可知,且為天下者不顧家, 雖殺之無益,只益禍耳。」
항백이 말하였다.
천하의 일이라는 것을 알 수가 없고, 또 천하를 도모하는 자는 자신의 집안을 돌보지 않으니, 비록 죽이더라도 이익이 없고 오히려 화만 더 커질 뿐입니다.”

項王從之。
항왕이 그의 말을 따랐다.

▶急下 : 빨리 항복하다.
▶北面 : 초 회왕의 신하를 칭하였음을 말한다.
▶翁 : 부친.
必欲烹而翁: 너의이다.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而

한문의 허사(虛詞) 而 而已 ~일 따름이다 而後 ~한 연후에 而는 2인칭 대명사로서 爾자 및 汝자와 통한다. 또한 접속사로서 그 용법이 매우 다양하며, 그 뜻 또한 매우 신축적이다. (1) 而는 주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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楚漢久相持未決,丁壯苦軍旅, 老弱罷轉漕。
초와 한이 오랫동안 서로 대치하며 승부를 못 내자, 장정들은 군대생활이 괴로웠고, 노약자들은 물자 운반에 지쳤다.

項王謂漢王曰:
「天下匈匈數歲者,徒以吾兩人耳.
願與漢王挑戰決雌雄,毋徒苦天下之民父子為也。」
항왕이 한왕에게 일렀다.
천하가 여러 해 동안 匈匈한 것은 단지 우리 두 사람 때문이다.
그대에게 도전하여 雌雄을 결하여 천하의 백성들의 아버지와 자식들을 공연히 고생시키지 말기를 원한다.”

漢王笑謝曰:
「吾寧鬬智,不能鬬力。」
한왕이 웃으며 사양하였다.
나는 지혜로 싸울지언정 힘으로 다툴 수는 없다.”

項王令壯士出挑戰。
항왕이 장사들에게 나가 싸움을 걸게 하였다.

漢有善騎射者樓煩,楚挑戰三合, 樓煩輒射殺之。
한나라에 말을 타면서 활쏘기에 뛰어난 樓煩병사가 있어서, 초군이 여러 차례 도전해오자 누번이 번번이 활을 쏘아 죽였다.

▶軍旅 : 군대.
▶轉漕 : 양곡을 운송함. 육로로 운반하는 것을 轉이라 하고, 水路로 운송하는 것을 漕라고 한다.
▶匈匈 : 어지러워지다. 혼란스럽다.
▶徒 : 다만. 공연히.
毋徒苦天下之民父子為也:
: (피동의 뜻으로 와 함께 쓰여) 당하다. 에 의하여 하게 되다.

 

 

한문의 허사(虛詞) 爲

한문의 허사(虛詞) 爲 之爲 구조조사 爲乎 의문어기 爲也 금지어기 爲哉 의문어기 필자는 이 글자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만 한문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爲행할 위”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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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樓煩 : 북방의 부족명으로 누번 출신의 병사. 말을 달리면서 활쏘기에 능하였다.
▶輒 : 번번이. 항상. 그때마다

項王大怒,乃自被甲持戟挑戰。
항왕이 대노하여 직접 갑옷을 입고 창을 쥐고 도전하였다.

樓煩欲射之,項王瞋目叱之, 樓煩目不敢視,手不敢發,遂走還入壁, 不敢復出。
누번은 활을 쏘려는데, 항왕이 눈을 부릅뜨고 꾸짖으니, 누번은 눈으로 감히 쳐다보지 못하고 손으로 감히 활을 쏘지도 못하고, 진지로 도망쳐 와서 감히 다시 나오지 못하였다.

漢王使人閒問之,乃項王也。
한왕이 사람을 보내 몰래 물어보니 바로 항왕이었다.

漢王大驚。
한왕은 크게 놀랐다.

於是項王乃即漢王相與臨廣武閒而語。
이에 항왕이 한왕에게 다가가 광무산 골짜기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漢王數之,項王怒,欲一戰。
한왕이 항왕의 죄상을 나열하자 항왕이 노하여 일전을 벌이고자 하였다.

漢王不聽,項王伏弩射中漢王。
한왕이 응하지 않자 항왕은 매복한 궁수에게 쇠뇌를 쏘게 하여 한왕을 명중시켰다.

漢王傷,走入成皋。
한왕은 부상을 입고 성고로 들어갔다.

▶瞋目叱之 : 눈을 부릅뜨고 꾸짖다.
▶即 : 접근하다. 가까이 가다.
▶廣武閒 : 광무산의 골짜기. 閒은 골짜기(澗).
▶漢王數之 : 한왕 유방이 항우의 죄상을 열거하다.
항우가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을 漢中에 왕 노릇 시킨 것이 첫 번째 죄이고,
懷王의 명을 사칭하여 宋義를 죽인 것이 두 번째 죄이고,
趙나라를 구원한 다음 회왕에게 보고하지 않고 제멋대로 제후들을 협박하여 관중에 들어가게 한 것이 세 번째 죄이고,
秦나라 궁실을 불태우고 시황의 무덤을 파내어 그 재물을 사사로이 소유한 것이 네 번째 죄이고,
진나라의 항복한 왕 子嬰을 죽인 것이 다섯 번째 죄이고,
진나라 자제 20만 명을 新安에 묻어 죽인 것이 여섯 번째 죄이고,
제후들은 좋은 땅에 왕 노릇 시키고 옛 군주를 딴 지역으로 옮겨 축출한 것이 일곱 번째 죄이고,
義帝를 축출하고 스스로 彭城에 도읍하여, 韓나라와 梁나라의 땅을 빼앗은 것이 여덟 번째 죄이고,
사람을 시켜 義帝를 江南에서 몰래 시해하게 한 것이 아홉 번째 죄이고,
정사를 함이 공평하지 못하고, 맹약을 주관함에 신의가 없어, 천하에 용납되지 못하여 대역무도함이 열 번째 죄라고 하였다. <資治通鑑綱目>
▶伏弩 : 매복한 궁수.

 

項王聞淮陰侯已舉河北,破齊、趙, 且欲擊楚,乃使龍且往擊之。
항왕은 淮陰侯 韓信 河北을 점령하고 제나라와 조나라를 격파하고, 또 초나라를 공격하려 한다고 듣고,  龍且에게 회음후를 공격하게 하였다.

淮陰侯與戰,騎將灌嬰擊之,大破楚軍,殺龍且。
회음후가 맞서 싸움에, 騎將 灌嬰이 공격하여 초군을 대파하고 용저를 죽였다.

韓信因自立為齊王。
한신은 이에 스스로 齊王에 즉위하였다.

項王聞龍且軍破,則恐,使盱臺人武涉往說淮陰侯。
항왕은 용저의 군대가 패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두려운 나머지 盱臺사람 武涉에게 회음후를 설득하게 하였다.

淮陰侯弗聽。
회음후는 듣지 않았다.

▶淮陰侯 : 韓信. 前漢의 장군이자 제후이다.
회음현 출신으로 유방의 부하로 있을 때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해, 유방의 패권을 결정지었다.
漢初三傑중 하나로 꼽히며, 蕭何가 國士無雙이라고 일컬은 명장이다.
기원전 206년 유방이 項羽에게 漢王으로 봉해지자 漢中으로 함께 갔다.그 곳에서 한신은 한왕에게 항우와 천하를 놓고 다툴 것을 건의하였다. <사기 권92淮陰侯列傳>
▶龍且 : 楚나라 項羽의 막하 장수.
▶灌嬰 : 전한 睡陽사람으로 젊었을 때는 비단을 파는 일로 생업을 삼았다.
秦나라 말기 劉邦의 시종관으로 전공을 세워 執珪의 작위에 오르고 昌文侯로 불렸다.

장군으로 齊나라를 평정하고, 항우를 무찔러 고조6년(기원전201) 潁陰侯에 봉해졌다. <사기 권95. 樊酈滕灌列傳>
▶武涉 : 진나라 말기의 策士. 東海郡 盱台출신으로 항우를 섬겼으며, 초한전쟁 시 항우의 명령을 받고 괴철보다 앞서서 天下三分之計를 주장하였으며, 한신이 독립하도록 유혹하여 以夷制夷로 유방과 한신을 모두 제거하려고 시도하였다. <사기 권92 淮陰侯列傳>

是時,彭越復反,下梁地,絕楚糧。
이때 팽월이 다시 반란을 일으켜 양 땅을 함락시키고 초나라의 군량을 차단하였다.

項王乃謂海春侯大司馬曹咎等曰:
「謹守成皋,則漢欲挑戰,慎勿與戰, 毋令得東而已。
我十五日必誅彭越,定梁地, 復從將軍。」
항왕은 海春侯 大司馬 曹咎 등에게 일렀다.
성고를 잘 지키되 한나라가 도전하려 해도 부디 맞서 싸우지 말고, 동쪽으로 오지 못하게만 하라.
내가 15일이면 틀림없이 팽월을 죽이고 양 땅을 평정할 것이니, 돌아와 장군과 합류하겠다.”

乃東,行擊陳留、外黃。
그리고는 동쪽으로 진군해 陳留 外黃을 공격하였다.

▶曹咎 : 秦나라 때 獄掾을 지냈는데, 사마흔과 함께 항량을 숨겨준 일로 항우의 신임을 받아 海春侯에 봉해지고 대사마에 임명되었다.
▶成臯 : 河南省에 있는 지명으로 지형이 험고하여 전략적으로 요충지였다.
▶慎 : 부디. 절대로.

外黃不下。
외황이 항복하지 않았다.

數日,已降,項王怒,悉令男子年十五已上詣城東,欲阬之。
며칠이 지난 뒤에야 항복하자 항왕은 화가 나서, 나이 15세 이상의 남자들을 모두 성의 동쪽으로 오게 해서 생매장하려 하였다.

外黃令舍人兒年十三,往說項王曰:
「彭越彊劫外黃,外黃恐,故且降,待大王。
大王至,又皆阬之,百姓豈有歸心?
從此以東,梁地十餘城皆恐,莫肯下矣。」
외황 현령 門客의 열세 살 난 아들이 항왕에게 와서 설득하였다.
팽월이 외황을 겁박하니 외항 사람들이 두려웠기 때문에, 우선 항복하고 대왕을 기다렸습니다.
대왕이 오셔서도 모두를 생매장하려 하니, 백성이 어찌 귀의할 마음을 가지겠습니까?
여기부터 동쪽으로 양의 땅 10 이 모두 두려워하고 항복하려 하지 않을 터입니다.”

項王然其言,乃赦外黃當阬者。
항왕은 그 말이 옳다고 여기고, 생매장하려 했던 외황의 사람들을 놓아주었다.

東至睢陽,聞之皆爭下項王。
동쪽으로 수양에 이르기까지 이 소문을 듣고 모두 앞다투어 항왕에게 항복하였다.

▶舍人 : 門客.
▶故且 : 우선.

漢果數挑楚軍戰,楚軍不出。
은 과연 여러 차례 초군에게 싸움을 걸어왔으나 초군은 나가지 않았다.

使人辱之,五六日,大司馬怒,渡兵汜水。
사람을 시켜 욕을 해대며 대엿새 지내자, 대사마 조구가 화가 나서 병사를 이끌고 汜水를 건넜다.

士卒半渡,漢擊之,大破楚軍,盡得楚國貨賂。
장병이 반쯤 건넜을 때 漢軍이 공격하여 초군을 대파하고, 초나라의 재물들을 모두 차지하였다.

大司馬咎、長史翳、塞王欣皆自剄汜水上。
대사마 조구, 長史 , 塞王 사마흔이 모두 사수에서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貨賂 : 재물.

大司馬咎者,故蘄獄掾,長史欣亦故櫟陽獄吏.
대사마 조구는 예전에 에서 옥연을 지냈고, 長史 사마흔도 예전에 역양의 옥리였다.

兩人嘗有德於項梁,是以項王信任之。
두 사람은 일찍이 항량에게 은혜를 베푼 적이 있어 항왕이 이들을 신임했던 것이다.

當是時,項王在睢陽,聞海春侯軍敗, 則引兵還。
당시 항왕은 수양에 있었는데 해춘후 조구의 군대가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 병사들을 이끌고 돌아왔다.

漢軍方圍鐘離眛於滎陽東,項王至, 漢軍畏楚,盡走險阻。
한군은 막 형양 동쪽에서 鍾離眛를 포위하고 있었는데, 항왕이 이르자 한군은 초나라 군사를 두려워하고 모두 험준한 곳으로 달아났다.

▶鐘離眛 : 楚나라 項羽의 장수로 지략과 병법에 뛰어나 유방의 진영을 괴롭혔다
▶險阻 : 산이 높고 길이 험함. 험난한 길.

是時,漢兵盛食多,項王兵罷食絕。
이때 한군은 식량이 풍족한 반면, 항왕은 병사가 지치고 식량이 떨어져 있었다.

漢遣陸賈說項王,請太公,項王弗聽。
한나라가 陸賈를 보내 항왕에게 태공을 풀어달라고 설득했으나 항왕은 듣지 않았다.

漢王復使侯公往說項王,項王乃與漢約, 中分天下,割鴻溝以西者為漢, 鴻溝而東者為楚。
한왕이 다시 侯公을 보내어 항왕을 설득하기를, 항왕은 한나라와 약조하여 천하를 정확하게 둘로 나누고, 鴻溝서쪽은 한나라의 땅으로, 홍구 동쪽은 초나라의 땅으로 하자고 하였다.

項王許之,即歸漢王父母妻子。
항왕이 이를 받아들이고 곧 한왕의 부모와 처자를 돌려보냈다.

軍皆呼萬歲。
군사들이 모두 만세를 불렀다.

▶鴻溝 : 河南省 開封府의 지명.
項羽와 劉邦이 이 홍구를 경계로 하여, 서쪽은 漢으로, 동쪽은 楚로 하기로 약속하였다.
<참고> [昌黎先生集] 過鴻溝 [乾坤一擲] -韓愈

漢王乃封侯公為平國君。
한왕은 이에 후공을 平國君에 봉하였다.

匿弗肯復見。
후공이 몸을 숨기자 한왕은 다시는 만나려 하지 않았다.

曰:
「此天下辯士,所居傾國,故號為平國君。」
그리고 말하였다.
그는 천하의 변사로서, 그가 있는 곳이면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 것이므로, 평국군이라 이름 지었다.”

項王已約,乃引兵解而東歸。
항왕은 맹약을 마친 뒤 곧 군대를 철수하고 동쪽으로 돌아갔다.

▶平國君 : 후공의 공로를 포상하여 傾國의 반대인 平國이라는 글자를 따서 후공에게 平國君이라는 칭호를 주었다.
▶匿弗肯復見 : 후공이 몸을 감추자 한왕이 다시 만나려 하지 않다.

 

漢欲西歸,張良、陳平說曰:
「漢有天下太半,而諸侯皆附之。
楚兵罷食盡,此天亡楚之時也, 不如因其機而遂取之。
今釋弗擊,此所謂
『養虎自遺患』也。」
한나라도 서쪽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張良 陳平이 권하였다.
한나라가 천하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제후도 모두 따르게 되었습니다.
초나라는 군사가 지쳐 있고 식량도 다하였으니, 이는 하늘이 초나라를 멸망시키려는 때로, 이 기회를 틈타 취하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 놓아주고 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소위 호랑이를 길러 스스로 근심을 남기는 것입니다.”

漢王聽之。
한왕이 그들의 건의를 좇았다.

▶張良 : 자는 子房. 시호 文成公.
그의 선대가 韓나라의 정승이었으므로, 韓나라가 망하자 韓나라의 원수를 갚고자 하였다.
陳勝 · 吳廣의 난이 일어났을 때 유방의 진영에 속하였으며, 項羽와 유방이 만난 '홍문의 會'에서 유방이 위기를 벗어나게 하였다.
▶陳平 : 처음에는 項羽를 섬겼으나, 이후 劉邦의 진영으로 옮겨가 漢나라 통일에 공을 세웠다.
그는 계략에 뛰어나 항우의 책사였던 범증이 쫓겨나게 모략을 꾸몄고, 항우 휘하의 대장군으로 실력자로 평가받았던 종리매가 신임을 잃게 하였다.
▶太半 : 대부분.
▶附 : 귀순하다. ~을 따르다.
▶養虎自遺患 : 養虎遺患. 호랑이를 길러 근심을 남긴다는 말로, 남의 사정을 봐주었다가 후에 화를 입게 된다는 뜻.

漢五年,漢王乃追項王至陽夏南,止軍, 與淮陰侯韓信、建成侯彭越期會而擊楚軍。
한왕 5(기원전202), 한왕이 항왕을 陽夏 남쪽까지 추격하여 진군을 멈추고, 淮陰侯 韓信 · 建成侯彭越과 회합하여 초군를 치기로 하였다.

至固陵,而信、越之兵不會。
固陵에 이르도록 한신과 팽월의 군대가 회합에 오지 않았다.

楚擊漢軍,大破之。
초나라가 한군을 공격하여 대파하였다.

漢王復入壁,深塹而自守。
한왕은 다시 성벽으로 들어가 참호를 깊게 파고 자신을 지켰다.

謂張子房曰:
「諸侯不從約,為之柰何?」
한왕이 張子房( 장량)에게 물었다.
제후들이 약속을 따르지 않으니 어쩌면 좋겠소?”

對曰:
장량이 대답하였다.

「楚兵且破,信、越未有分地,其不至固宜。
초군을 장차 격파할 상황인데, 한신과 팽월에게 아직도 땅을 분할하여 주지 않으셨으니, 그들의 오지 않는 것은 진실로 당연합니다.

君王能與共分天下,今可立致也。
군왕께서 그들과 천하를 함께 나눈다면 당장 오게 할 수 있습니다.

即不能,事未可知也。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일이 어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君王能自陳以東傅海,盡與韓信;
睢陽以北至穀城,以與彭越:
使各自為戰,則楚易敗也。」
군왕께서 현 동쪽에서 바닷가에 이르는 땅을 모두 한신에게 주고, 睢陽 이북에서 穀城까지는 팽월에게 주어, 각자 자신들을 위해 싸우게 하면, 초나라는 쉽게 敗退할 터입니다.”

▶深塹 : 참호를 깊이 파다.
▶宜 : 당연하다.
▶信,越未有分地 : 韓信과 팽월이 비록 명목상으로는 왕이지만, 아직 경계를 나누어 封地를 주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固宜 : 이치상 당연하다.
▶共分天下 : 천하의 땅을 공유하여 나누어서 봉해 주다.
▶致 : 오게 하다.
: 만약.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卽

한문의 허사(虛詞) 卽 即은 크게 나누어 네 가지 용법이 있다. 형용사, 부사, 전치사 그리고 접속사적 용법이 그것이다. 형용사적 용법은 현대 중국어에서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即자의 주요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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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傅 : 접근하다.

漢王曰:
「善。」
한왕이 말하였다.
좋소.”

於是乃發使者告韓信、彭越曰:
「并力擊楚。楚破,自陳以東傅海與齊王, 睢陽以北至穀城與彭相國。」
이에 사신을 보내 한신과 팽월에게 전하였다.
힘을 합쳐 초나라를 쳐라. 초나라를 격파하면 진현 동쪽에서 바닷가에 이르는 땅을 제왕에게 주고, 수양 이북에서 곡성까지는 팽월에게 줄 터이다.”

使者至,韓信、彭越皆報曰:
「請今進兵。」
사신이 도착하자 한신과 팽월이 모두 보고하였다.
지금 진군하기를 청합니다.”

韓信乃從齊往,劉賈軍從壽春并行, 屠城父,至垓下。
한신은 즉시 제나라에서 떠났으며, 유고의 군대는 壽春에서 함께 진격하여 城父를 도륙하고 垓下에 이르렀다.

大司馬周殷叛楚,以舒屠六, 舉九江兵,隨劉賈、彭越皆會垓下,詣項王。
대사마 周殷이 초나라를 배신하여 舒縣의 군사로 六縣을 도륙하고, 九江의 병졸을 동원해 유고와 팽월을 따라 모두 해하에서 합류하여 항왕을 향해 진격하였다.

▶周殷 : 劉賈가 壽春을 포위하여 초나라의 大司馬인 周殷을 유인하자, 주은이 초나라를 배반하고 九江의 군대를 다 동원해서 黥布를 맞이하여, 모두 회합하게 되었다.

 

項王軍壁垓下,兵少食盡,漢軍及諸侯兵圍之數重。
항왕의 군대는 垓下에 성벽을 구축했지만, 병사는 적고 식량은 다하여 漢軍 諸侯軍이 겹겹으로 포위하였다.

夜聞漢軍四面皆楚歌,項王乃大驚曰:
「漢皆已得楚乎?
是何楚人之多也!」
밤이 되어 漢軍이 사방에서 모두 초나라의 노래를 부르자 항왕이 크게 놀라 말하였다.
漢軍이 이미 초나라를 모두 차지하였는가?
어찌하여 초나라 사람들이 이토록 많단 말인가!”

項王則夜起,飲帳中。
항왕은 밤중에 일어나서 군막에서 술을 마셨다.

有美人名虞,常幸從;駿馬名騅,常騎之。
항왕에게는 라는 이름의 미인이 있는데, 늘 데리고 다녔으며, 라는 준마는 늘 타고 다녔다.

▶垓下 : 한나라 유방과 초나라 항우가 결전을 벌인 곳으로 지금의 安徽省 靈壁縣 부근의 지명이다.
▶四面皆楚歌 : 四面楚歌.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외롭고 곤란한 지경에 빠진 형편을 이르는 말. 초나라 항우가 사면을 둘러싼 漢軍 쪽에서 들려오는 초나라의 노랫소리를 듣고 초나라 군사가 이미 항복한 줄 알고 놀랐다는 데서 유래한다.
楚歌는 초나라 사람의 노래를 부른 것이다. 吳나라의 노래, 越나라의 노래를 읊는다는 말과 같다. 九江의 군대가 漢나라로 귀속되었기 때문에 초나라 노랫소리가 많았던 것이다.
▶虞美人 : 초나라 때 인물로 항우의 첩이다. 우미인의 정확한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다.
<한서>에는“우씨 성을 가진 미인(有美人姓虞氏)”, <사기>에는 ‘우’란 이름의 미인(有美人名虞)이라고 서술되어 있을 뿐이다. 美人이라는 말도 모습을 묘사하는 말일 수 있지만, 후궁에 대한 칭호일 가능성도 있다.
▶騅 : 烏騅馬. 검푸른 털에 흰 털이 섞인 말.

 

於是項王乃悲歌慨,自為詩曰:
「力拔山兮氣蓋世, 時不利兮騅不逝。
騅不逝兮可柰何, 虞兮虞兮柰若何!」
이에 항왕이 慷慨하여 구슬피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 시를 지어 노래하였다.
힘은 산을 뽑을 만하고, 기개는 세상을 덮을만한데,
시운이 불리하니 오추마가 나아가지 않는구나.
오추마가 나아가지 않으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우희야, 우희야! 그대를 어찌하란 말인가!”

歌數闋,美人和之。
항우가 여러 차례 노래를 부르니 우미인도 이에 화답하였다.

項王泣數行下,左右皆泣,莫能仰視。
항왕이 몇 줄기 눈물을 흘리자, 측근 모두가 울면서 우러러보지 못하였다.

▶慨 : 개탄하다.
▶兮 : 고대 詩歌에 많이 쓰이던 助詞로 현대의 ‘啊’ 또는 ‘呀’에 해당하며, 문장의 중간에서 語氣를 잠시 멈출 때 사용하여 어세를 도와주는 어기 조사이다.
▶逝 : 가다. 달리다.
▶奈若何 : 너를 어찌하랴.
▶闋 : 끝나다. 악곡을 세는 단위.
▶美人和之 : 項羽의 垓下歌와 虞姬歌

於是項王乃上馬騎,麾下壯士騎從者八百餘人, 直夜潰圍南出,馳走。
이에 항왕이 말에 올라타자 휘하 壯士 800여 명도 말을 타고 따라서, 그날 밤으로 포위망을 뚫고 남쪽으로 달려갔다.

平明,漢軍乃覺之,令騎將灌嬰以五千騎追之。
날이 밝은 뒤 漢軍이 이를 알고, 騎將 灌嬰에게 5천의 기병으로 추격하게 하였다.

項王渡淮,騎能屬者百餘人耳。
항왕이 회수를 건널 때 따르는 기병은 100여 명뿐이었다.

項王至陰陵,迷失道,問一田父, 田父紿曰「左」。
항왕이 陰陵에 이르러 길을 잃고, 어느 농부에게 길을 물었더니, 농부가 속이면서 말하기를 왼쪽으로 가라.’라고 하였다.

左,乃陷大澤中。
항우 일행이 왼쪽으로 가다가 큰 늪에 빠졌다.

以故漢追及之。
이 때문에 한군의 추격이 다다랐다.

項王乃復引兵而東,至東城,乃有二十八騎。
항왕은 병사를 다시 이끌고 동쪽으로 가서 東城에 이르자, 겨우 기병 28명이 남아 있었다.

漢騎追者數千人。
한나라의 추격 기병은 수천 명이었다.

▶直夜 : 그날 밤. 直(치)는 值와 같다. 당하다.
▶潰圍 : 포위망을 뚫다.
▶屬 : 잇다. 따르다.
▶田父 : (늙은) 농부.
▶紿 : 속이다.

項王自度不得脫。
항왕은 스스로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謂其騎曰:
「吾起兵至今八歲矣,身七十餘戰, 所當者破,所擊者服,未嘗敗北,遂霸有天下。
然今卒困於此,此天之亡我,非戰之罪也。
今日固決死,願為諸君快戰,必三勝之, 為諸君潰圍,斬將,刈旗,令諸君知天亡我, 非戰之罪也。」
이에 기병들에게 일렀다.
내가 군사를 일으켜 지금까지 8년이 되었으며, 몸소 70여 차례의 전투를 벌여서 맞서면 깨뜨리고 공격하면 굴복시켜 일찍이 패배하지 않아서, 마침내 천하의 패권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지금 갑자기 이곳에서 곤궁한 처지에 몰렸으니, 이는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 것이지 싸움을 잘못한 탓이 아니다.
오늘 정말 죽기로 결심하였으니, 제군들을 위해 통쾌하게 싸워 반드시 세 번 승리를 거둘 것이며, 제군들을 위해 포위망을 뚫고 적장을 죽이고 깃발을 쓰러뜨려서, 제군들로 하여금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 것이지, 전투를 잘못한 탓이 아님을 알게 하겠다.”

▶度 : 헤아리다.생각하다.
▶卒 : 끝내.
▶快戰 : 통쾌하게 싸우다.
▶刈 : 자르다. 제거하다.

乃分其騎以為四隊,四向。
이어 기병을 넷으로 나누어 사방을 향하게 하였다.

漢軍圍之數重。
漢軍이 여러 겹으로 포위하였다.

項王謂其騎曰:
「吾為公取彼一將。」
항왕은 그의 기병에게 일렀다.
내가 그대들을 위해 저 장수를 베겠다.”

令四面騎馳下,期山東為三處。
4방향의 기병에게 말을 달려 내려가라고 명령하고, 산의 동쪽 세 곳에서 모이기로 약속하였다.

於是項王大呼馳下,漢軍皆披靡,遂斬漢一將。
이에 항왕에 크게 소리치며 달려 내려가니, 漢軍은 모두 흩어져 달아났고, 마침내 한나라 장수 하나를 베었다.

是時,赤泉侯為騎將,追項王, 項王瞋目而叱之,赤泉侯人馬俱驚, 辟易數里與其騎會為三處。
이때 赤泉侯 騎兵 將帥로서 항왕을 추격했는데, 항왕이 눈을 부릅뜨고 꾸짖자, 적천후의 人馬가 모두 놀라 몇 리 밖으로 후퇴하였고, 항왕은 기병들과 세 곳에서 모였다.

漢軍不知項王所在,乃分軍為三,復圍之。
漢軍이 항왕의 소재를 모르게 되자, 군대를 세 갈래 나누어 다시 포위하였다.

項王乃馳,復斬漢一都尉,殺數十百人, 復聚其騎,亡其兩騎耳。
항왕이 달려가서 다시 한나라의 都尉 하나를 베고 수십여 명을 죽인 다음, 다시 기병들과 합류하니 기병 둘을 잃었을 뿐이었다.

乃謂其騎曰:
「何如?」
이에 기병들에게 물었다.
어떠한가?”

騎皆伏曰:
「如大王言。」
기병들이 모두 엎드리며 말하였다.
대왕의 말씀대로입니다.”

▶披靡 : 바람에 초목이 쓰러지다. 패하여 흩어져 달아나다.
▶辟易 : 후퇴하다. 물러나 피하다.
會為三處: =(~에서) 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爲

한문의 허사(虛詞) 爲 之爲 구조조사 爲乎 의문어기 爲也 금지어기 爲哉 의문어기 필자는 이 글자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만 한문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爲행할 위”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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於是項王乃欲東渡烏江。
이에 항왕은 동쪽으로 烏江을 건너려 하였다.

烏江亭長檥船待,謂項王曰:
「江東雖小,地方千里,眾數十萬人,亦足王也。
願大王急渡。
今獨臣有船,漢軍至,無以渡。」
오강의 亭長이 배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항왕에게 말하였다.
江東이 비록 작지만 땅이 사방 천 리요, 백성도 수십만이나 되니, 또한 충분히 왕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서둘러 건너십시오.
지금 이 홀로 배를 가지고 있으니, 漢軍이 와도 건널 수 없습니다.”

▶烏江 : 長江의 지류 중 하나로 지금의 安徽省 和縣에 있는 강이다. 초나라와 한나라가 싸울 때 項羽가 패하여 자살한 곳이다.
▶亭長 : 鄕村의 장.
▶江東 : 長江하류 지역.
▶檥 : 배를 대다. 정박하다.

 

項王笑曰:
「天之亡我,我何渡為!
且籍與江東子弟八千人渡江而西, 今無一人還,縱江東父兄憐而王我, 我何面目見之?
縱彼不言,籍獨不愧於心乎?」
항왕이 웃으며 말하였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는데 내가 어찌 건너겠는가!
또한 이 항적이 江東 子弟 8천 명과 함께 강을 건너 서쪽으로 왔는데, 지금 한 사람도 돌아오지 못하니, 설령 강동의 부형들이 나를 가련하게 여겨 왕으로 삼더라도,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보겠는가?
설령 저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 항적의 마음에 어찌 부끄럽지 않겠는가?”

我何渡為 : 내가 어찌 건너겠는가! 語氣詞로 명령, 감탄, 금지의 어기를 나타낸다.

 

 

한문의 허사(虛詞) 爲

한문의 허사(虛詞) 爲 之爲 구조조사 爲乎 의문어기 爲也 금지어기 爲哉 의문어기 필자는 이 글자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야만 한문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래 “爲행할 위”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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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縱 : 설령.
▶獨 : 어찌.

乃謂亭長曰:
「吾知公長者。
吾騎此馬五歲,所當無敵,嘗一日行千里, 不忍殺之,以賜公。」
그리고는 정장에게 말하였다.
나는 그대가 덕망이 있는 사람임을 알고 있다.
내가 이 말을 5년 동안 탔는데, 마주쳐서 당할 적이 없고 하루에 천 리를 달리니, 차마 죽일 수 없어 그대에게 주겠다.”

乃令騎皆下馬步行,持短兵接戰。
기병들에게 모두 말에서 내려 걸으며, 짧은 무기를 들고 싸우게 하였다.

獨籍所殺漢軍數百人。
항적 혼자서 죽인 漢軍이 수백 명이었다.

項王身亦被十餘創。
항왕도 역시 몸에 십여 군데 負傷하였다.

顧見漢騎司馬呂馬童,曰:
「若非吾故人乎?」
항왕이  騎司馬 呂馬童을 보며 말하였다.
너는 내 옛 친구가 아니더냐?”

馬童面之,指王翳曰:
「此項王也。」
여마동이 바라보더니 왕예에게 가르키며 말하였다.
이 사람이 항왕이다.”

項王乃曰:
「吾聞漢購我頭千金,邑萬戶,吾為若德。」
항왕이 이에 말하였다.
내가 듣자니 한나라가 내 머리에 千金 萬戶 을 걸었다 하니, 내가 너를 위해 은덕을 베풀겠다.”

乃自刎而死。
이에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長者 : 나이가 많고 덕(德)이 있는 사람.
▶所當無敵 : 所向無敵. 가는 곳마다 당할 자가 없다.
▶故人 : 옛 친구.
▶面之 : 항왕과 얼굴을 맞대다. 呂馬童이 항왕을 추격하고 있었으므로, 항왕이 뒤돌아보자 얼굴을 마주 보게 되었음을 말한다.
▶王翳 : 下邳에서 난을 일으켜 郞中騎로 유방을 따랐으며 한신의 군대에 속하였다. 한왕 5년(기원전202년), 한신의 군대를 이끌고 초나라를 공격한 관영에게 속하여, 해하 전투에서 패배한 항우를 뒤쫓는 군대에 있었다.
▶購 : 현상금을 걸고 찾다.
▶德 : 恩德.

 

王翳取其頭,餘騎相蹂踐爭項王, 相殺者數十人。
왕예가 항왕의 머리를 취하자, 남은 기병들이 서로 항왕의 시체를 차지하려 짓밟으며 싸우니, 서로 죽인 자가 수십 명이었다.

最其後,郎中騎楊喜,騎司馬呂馬童, 郎中呂勝、楊武各得其一體。
결국 郎中騎 楊喜, 기사마 여마동, 郎中 呂勝 楊武가 각각 몸의 한 부분을 가졌다.

五人共會其體,皆是。
다섯 사람이 모두 몸뚱이를 맞추어 보니 모두 다 있었다.

故分其地為五:
封呂馬童為中水侯,封王翳為杜衍侯, 封楊喜為赤泉侯,封楊武為吳防侯, 封呂勝為涅陽侯。
그리하여 항우의 땅을 다섯으로 나누어 여마동을 中水侯, 왕예를 杜衍侯, 양희를 赤泉侯, 양무를 吳防侯, 여승을 涅陽侯에 봉하였다.

▶蹂踐 : 짓밟다.

項王已死,楚地皆降漢,獨魯不下。
항왕이 죽자 초나라의 모든 지역이 한나라에 항복했으나, 오직 魯縣은 항복하지 않았다.

漢乃引天下兵欲屠之,為其守禮義, 為主死節,乃持項王頭視魯,魯父兄乃降。
이에 한왕은 천하의 병사를 이끌고 노현을 도륙하고자 했는데, 노현의 백성들이 예의를 지켜 주군을 위해 죽음으로 절개를 지키려 하기에, 한왕이 가져간 항왕의 머리를 노현의 백성들에게 보여주니 노현의 부형들이 이내 항복하였다.

始,楚懷王初封項籍為魯公,及其死, 魯最後下,故以魯公禮葬項王穀城。
당초 초회왕이 항적을 처음으로 魯公에 봉했으며, 항적이 죽자 노현이 마지막으로 투항한 까닭에 노공의 예로 항왕을 穀城에 장사를 지냈다.

漢王為發哀,泣之而去。
한왕은 항우의 상을 공포하고 조문하여 곡을 하고 돌아갔다.

▶死節 : 절개를 위해 목숨을 버리다. 죽기로 절개를 지키다.

 

諸項氏枝屬,漢王皆不誅。
한왕은 項氏종족을 모두 죽이지는 않았다.

乃封項伯為射陽侯。
項伯 射陽侯에 봉하였다.

桃侯、平皋侯、玄武侯皆項氏,賜姓劉。
桃侯 · 平皐侯 · 玄武侯는 모두 항씨였지만 劉氏성을 내렸다.

▶枝屬 : 宗族.

太史公曰:
태사공은 말한다.

吾聞之周生曰
「舜目蓋重瞳子」,
又聞項羽亦重瞳子。
내가 周生에게서 임금의 눈은 아마도 눈동자가 둘이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항우도 눈동자가 둘이라는 말을 들었다.

羽豈其苗裔邪?
그렇다고 어찌 항우가 순의 후예이겠는가?

何興之暴也!
항우는 어떻게 갑자기 일어났는가!

夫秦失其政,陳涉首難,豪傑蜂起, 相與并爭,不可勝數。
진나라가 정치의 도를 잃자 陳涉이 먼저 난을 일으켰고, 호걸들이 벌떼처럼 일어나서, 서로 다투었는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然羽非有尺寸,乘執起隴畝之中, 三年,遂將五諸侯滅秦,分裂天下, 而封王侯,政由羽出,號為「霸王」.
그러나 항우에게는 사소한 땅도 없었으나, 그 형세를 타고 민간에서 일어나, 3년 만에 다섯 제후를 거느리고 진나라를 멸망시킨 후 천하를 나누어, 왕과 제후를 봉하니, 정치가 항우에게서 나왔고 이름하여 霸王이라고 하였다.

位雖不終,近古以來未嘗有也。
비록 그의 왕위가 끝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근래에 없었던 일이었다.

▶周生 : 한나라의 유학자.
▶蓋 : 대개. 아마도.
▶重瞳子 : 겹 눈동자. 순임금은 눈동자가 두 개였다 한다. 중동은 때론 雙瞳또는 重華라 하기도 한다. 重瞳은 눈동자가 거듭 있다는 뜻이다.
▶苗裔 : 후대.
▶暴 : 갑자기.
▶尺寸 : 적고 사소한 것.
▶執 : 埶(세)의 오류로 본다. 埶(세)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埶(세)는 勢와 같다. 권세. 형세를 이용했음을 말한다.
▶隴畝之中 : 밭이랑 가운데. 즉 민간을 말한다.
▶五諸侯 : 전국시대 齊,趙,韓,魏,燕의 5개 제후국.
▶位 : 왕위.

及羽背關懷楚,放逐義帝而自立, 怨王侯叛己,難矣。
이후 항우는 관중을 포기하고 초나라를 그리워하여 義帝를 추방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르고도, 왕과 제후들이 자신을 배신한다고 원망하였으니 잘못된 일이었다.

自矜功伐,奮其私智而不師古, 謂霸王之業,欲以力征經營天下, 五年卒亡其國,身死東城, 尚不覺寤而不自責,過矣。
항우는 자신의 공로를 자랑하고 사사로운 지혜를 뽐내어 옛사람을 본받지 않고서, 패왕의 업적이라 칭하며 무력으로 정벌하여 천하를 경영하려고 하다가, 5년 만에 끝내 나라를 망치고 몸은 동성에서 죽으며, 그래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을 나무라지 않았으니, 이것이 잘못이었다.

乃引「天亡我,非用兵之罪也」, 豈不謬哉!
도리어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였지 내가 용병을 잘못한 탓이 아니다.’라고 핑계 댔으니, 어찌 잘못된 일이 아니겠는가!”

▶背關 : 관중을 포기하다.
▶矜 : 자랑하다. 칭찬하다.
▶功伐 : 공로.
▶奮 : 명성을 드날리다.
▶師古 : 옛날 것을 본받다.
▶力征 : 무력으로 정벌하다.
: 도리어. 의외로. 는 앞뒤 상황이 상반됨을 나타낸다. “보다는 의미가 약하다. “도리어” “오히려허사 참조

 

 

한문의 허사(虛詞) 及

한문의 허사(虛詞) 及 及至 “及”자는 전치사로 쓰인다. ​현대 중국어에서 “及早(일찌감치)” “及时(제때에)”가 쓰이는데 이것은 이 용법이 현재까지 미치고 있는 흔적이다. 古漢語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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