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허사(虛詞) 而 |
而已 ~일 따름이다 而後 ~한 연후에 而는 2인칭 대명사로서 爾자 및 汝자와 통한다. 또한 접속사로서 그 용법이 매우 다양하며, 그 뜻 또한 매우 신축적이다. |
(1) 而는 주어와 술어 사이에 쓰여 어기를 강조한다.
¶ 人而無信 不知其可也. 《論語 爲政》
○ 사람이 만약 신의가 없다면, 그것이 옳은지 모른다.
¶ 假令晏子而在, 余雖爲之執鞭, 所忻慕焉. 《史記 管晏列傳》
○ 가령 안자가 오늘날 살아있다고 하면, 나는 비록 그를 위해 말 채찍을 잡아도, 그 일은 내가 기뻐하고 흠모하는 바가 될 것이다
(2) 而는 부사어와 술어 사이에 놓여, 문장의 독법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
☞而자의 이와 같은 용법은 현대 중국어에는 없기 때문에 해석하지 않는다.
¶ 子路率爾而對曰. 《論語 先進》
○ 자로가 경솔하게 대답했다.
¶ 嘑爾而與之, 行道之人弗受; 蹴爾而與之, 乞人不屑也. 《孟子 告子上》
○ ‘옛다’하고 주면, 길가는 사람도 받지 않고; 발로 차서 주면, 거지도 기꺼워하지 않는다.
▶屑: 동사 - (할 만한)가치가 있다고 여기다). [대부분 부정문의 형식으로 쓰임]
형용사 - 하찮다. 사소하다. 시시하다.
(3) 而는 上, 下, 往, 來 등 방위사와 함께 쓰여 시간、장소、범위 등을 나타낸다.
¶ 而今而後, 吾知免夫! 《論語 泰伯》
○ 이제야 나는 (이 몸을 훼상할까 하는 근심에서) 면한 것을 알겠노라!
¶ 由孔子而來, 至于今百有餘歲. 《孟子 盡心下》
○ 공자 이래 지금까지, 이미 백여년이 흘렀다.
(4) 而는 두 개의 동작 또는 서술어로 쓰인 두 개의 형용사를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경우 위 아래의 문의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으며, 때로는 번역하지 않을 수도 있다.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論語 學而》
○ 배우고 그것을 수시로 익힌다면, 기쁘지 않겠는가?
¶ 予旣烹而食之. 《孟子 萬章上》
○ 나는 이미 그것을 삶아서 먹었다.
¶ 子溫而厲, 威而不猛, 恭而安. 《論語 述而》
○ 공자께서는 온화하면서도 엄정하시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으시며, 공손하면서도 편안하셨다.
☞상기 예문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而는 두 개의 서술어를 연결함에 있어서, 어떤 경우에는 “學而時習之” “烹而食之”에서와 같이 먼저 배운 다음 익히고, 먼저 삶은 다음 먹는 것처럼 일련의 동작을 相繼的으로 연결해 주고 있지만, 다른 어떤 경우에는 “溫而厲”와 같이 相反的으로 연결해 주고 있다.
상계적 연결의 경우에는 “연후에” 등의 접속사로 해석하고, 상반적 연결의 경우에는 “…하지만, 그러나” 등으로 해석한다.
(5) 而는 두 개의 문장을 연결해 주고는 있지만, 아무런 기능도 수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而자가 있거나 없거나 간에 문장의 뜻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반드시 번역할 필요도 없다.
¶ 孔子在衛, 有送葬者, 而夫子觀之. 《禮記 檀弓上》
○ 공자가 위나라에 있을 때에, 장사를 지내는 사람이 있었다. 공자가 이를 보았다.
¶ 孔子過泰山側, 有婦人哭於墓者而哀. 夫子式而聽之, 使子路問之, 曰: “子之哭也, 壹似重有憂者.” 而曰: “然.” 《禮記 檀弓下》
○ 공자가 태산의 곁을 지나가는데, 한 부인이 무덤 앞에서 슬피 울고 있었다. 공자가 수레 위에서 예를 표한 다음, 자로를 시켜서 사유를 물었다. “부인이 곡하는 것을 보니 매우 심각한 근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고 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壹: 한결같이 전적으로
(6) 而는 이치상으로 앞뒤의 내용이 이어짐을 나타낸다. “곧” “이에”
¶ 凡天下彊國, 非秦而楚, 非楚而秦. 《戰國策 楚策》
○ 무릇 천하의 강국은, 진나라가 아니면 곧 초나라이고, 초나라가 아니면 곧 진나라이다.
¶ 厲王, 天子也; 有讎而衆, 故流于彘, 禍及子孫. 微召公虎, 而絶無後嗣.《呂氏春秋 適威篇》
○ 주나라 려왕은 천자였지만; (백성 중에) 원수가 많았으므로, 체땅에 내쳐졌고, 그 재앙이 자손에게까지 미쳤으니, 소공 호가 없었더라면, 대를 이을 자식이 끊어져 없어졌을 것이다.
☞상기 두 개의 예문에 있어서의 而는 모두 則자로 바꿔놓을 수가 있지만, 則의 용법은 같지 않다. “非秦則楚”의 則은 系詞 기능이 있는 부사로서 “곧 …이다”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다음 예문의 “則絶無後孫”의 則은 윗 문장의 뜻을 이어주는 접속사이다.
(7) 而는 전환을 나타내어 앞뒤 문장의 의미가 상반됨을 나타낸다. “그렇지만” “오히려”
¶ 其妻問所與飮食者, 則盡富貴也; 而未嘗有顯者來. 《孟子 離婁下》
○ 그 아내가 같이 마시고 먹은 사람을 물으면, 전부 다 부유하고 귀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여태까지 한 번도 유명한 사람이 찾아온 적이 없었다.
¶ 自是之後, 爲俠者極衆, 而無足數者. 《漢書 游俠傳》
○ 그때 이후 협객의 수는 많았다. 그렇지만 손꼽을만한 협객은 없다.
(8) 而는 복합문의 상분구에 쓰여, 가설 접속사로 쓰인다. “만약 …한다면”
¶ 子産而死, 誰其嗣之? 《左傳 襄公30年》
○ 자산이 만약 죽는다면, 장차 누가 그를 이어받을 것인가?
¶ 君不若使人問之, 而固賢者也, 用之未晩也. 《呂氏春秋 擧難篇》
○ 임금님께서는 사람을 시켜서 그에 관하여 물어보시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만약 정말로 현자라면, (그 때) 그를 임용하셔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9) 而는 문장의 끝에 쓰여, 어기사로 쓰인다.
☞이와 같은 어기사적 용법은 양한 시대 이후에, 고문을 모방하여 쓰인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았다. 이 용법으로 쓰인 어기사는 그 해석이 한결같지 않다.
¶ 已而已而! 今之從政者殆而! 《論語 微子》
○ 그만두게나! 그만두게나! 오늘날의 위정자들은 위태롭다네!
¶ 若敖氏之鬼, 不其餒而! 《左傳 宣公4年》
○ 우리 ‘약오’씨의 귀신은 굶주리지 않겠는가!
(10) 而已는 진술문의 끝에 쓰여 제한의 어기를 나타낸다. “…일 따름이다”
¶ 就與劉孫不平, 不過令吾不作三公而已. 《三國志 魏志 辛毗傳》
○ 설령 劉放, 孫資과 나의 사이가 순탄치 못하다 할지라도, 나를 삼공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정도일 뿐이다.
¶ 我知種樹而已, 官理非吾業也. 《柳宗元: 種樹郭槖駝傳》
○ 나는 나무 심는 것만을 알 뿐이지, 다스리는 것은 나의 본업이 아닙니다.
(11) 而後는 접속사로서, 뒷 일이 앞의 일에 이어서 발생함을 나타낸다. “…한 연후에”
¶ 紀昌者, 又學射于飛衛. 飛衛曰: “爾先學不瞬, 而後可言射矣.” 紀昌歸, 偃臥其妻之機下, 以目承牽挺. 二年之後, 雖錐末倒眦, 而不瞬也. 以告飛衛. 飛衛曰: “未也, 必學視而後可. 視小如大, 視微如著, 而後告我.” 《列子 湯問篇》
○ 기창이라고 하는 사람이 또 활쏘기를 비위에게 배웠다. 비위가 말했다: “너는 먼저 눈을 깜박이지 않는 것을 배운 뒤에, 궁술에 대하여 말할 수 있다.” 기창이 집에 돌아와서, 그 아내의 베틀 밑에 똑바로 누워서, 눈으로 아내가 발로 밟으면서 베틀을 조작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2년이 지난 뒤에는, 송곳의 끝이 눈꼬리에 넘어진다고 해도 눈을 깜박이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비위에게 고했더니, 비위가 말했다: “아직 멀었다. 다음에는 보는 방법을 배운 뒤에야 할 수가 있다. 작은 것을 보기를 큰 것처럼 보고, 미세한 것을 보기를 현저한 것처럼 보게 된 뒤에 나에게 고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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