桃應問曰:
「舜爲天子, 皐陶爲士, 瞽瞍殺人, 則如之何?」
桃應이 물었다.
“舜임금이 天子가 되고 皐陶가 士가 되었는데, 瞽瞍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桃應, 孟子弟子也.
桃應은 孟子의 弟子이다.
其意以爲舜雖愛父, 而不可以私害公; 皐陶雖執法, 而不可以刑天子之父.
도응은 속으로 ‘舜임금이 비록 아버지를 사랑하나, 사사로운 情으로 公義를 해칠 수 없고, 皐陶는 비록 法을 집행하고 있으나, 天子의 아버지를 형벌할 수는 없다.’라고 여겼다.
故設此問, 以觀聖賢用心之所極, 非以爲眞有此事也.
그러므로 이러한 질문을 하여 聖賢의 마음 씀의 지극함을 살펴보려 한 것이지, 실제로 이런 일이 있다고 한 것은 아니다.
孟子曰:
「執之而已矣.」
孟子가 말하였다.
“法을 집행할 뿐이다.”
言皐陶之心, 知有法而已, 不知有天子之父也.
皐陶의 마음은 法이 있음을 알 뿐이요, 天子의 아버지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然則舜不禁與?」
“그렇다면 순임금은 금지하지 않습니까?”
桃應問也.
桃應이 질문한 것이다.
曰:
「夫舜惡得而禁之?
夫有所受之也.」
“저 舜임금이 어떻게 금지할 수 있겠는가?
대저 전수받은 바가 있는 것이다.”
言
皐陶之法, 有所傳受, 非所敢私, 雖天子之命亦不得而廢之也.
‘皐陶의 法에 전수받은 바가 있으니, 감히 사사로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天子의 명령이라도 또한 法을 廢할 수 없다.’라는 말이다.
「然則舜如之何?」
“그렇다면 舜임금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桃應問也.
桃應이 물은 것이다.
曰:
「舜視棄天下, 猶棄敝蹝也.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終身訢然, 樂而忘天下.」
“舜임금은 천하 버리기를 헌신짝을 버리듯이 본다.
몰래 고수를 업고 도망하여 바닷가를 따라 거처하면서, 종신토록 흔쾌히 즐거워하면서 天下를 잊으셨으리라.”
蹝, 草履也.
蹝는 짚신이다.
遵, 循也.
遵은 따름이다.
言
舜之心知有父而已, 不知有天下也.
舜임금의 마음은 아버지가 있음을 알 뿐이요, 천하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孟子嘗言舜視天下猶草芥, 而惟順於父母可以解憂, 與此意互相發.
孟子가 말한 적이 있다.
‘舜임금은 天下보기를 草芥처럼 하였고, 오직 父母의 사랑을 받아야 근심을 풀 수 있었다.’ 이 뜻과 서로 發明된다.
此章言爲士者, 但知有法, 而不知天子父之爲尊; 爲子者, 但知有父, 而不知天下之爲大.
이 章은 말하였다.
“士가 된 자는 다만 法이 있음을 알고 天子의 아버지가 존귀함을 알지 못하며, 자식 된 자는 다만 아버지가 있음을 알고 天下가 큼을 알지 못한다.”
蓋其所以爲心者, 莫非天理之極, 人倫之至.
그들이 마음으로 삼은 것이 天理의 지극함과 人倫의 지극함이 아님이 없다.
學者察此而有得焉, 則不待較計論量, 而天下無難處之事矣.
배우는 자가 이것을 살펴서 그곳에서 터득함이 있다면, 計較하고 의논하고 헤아릴 필요없이 천하에 처리하기 어려운 일이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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