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와 漢文

逢入京使(봉입경사) - 岑參(잠삼)

耽古樓主 2023. 4. 17. 03:55

 

逢入京使(봉입경사) - 岑參(잠삼)

故園東望路漫漫 雙袖龍鍾淚不乾(고원동망로만만 쌍수룡종루불건)。
馬上相逢無紙筆 憑君傳語報平安.(마상상봉무지필 빙군전어보평안)。

동쪽으로 고향을 바라보니 길은 멀기만 하여, 두 소매 젖도록 흐르는 눈물 마르지 않네.

말 위에서 만난 터라 종이와 붓 없으니, 소식 전해주기를 그대에게 부탁하오, 나는 잘 있다고.

[解題]

이 시는 천보(天寶) 8년(749) 잠삼(岑參)이 안서(安西)로 부임해 가던 도중에 지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해 안서사진절도사(安西四鎭節度使) 고선지(高仙芝)가 입조(入朝)하였고, 잠삼은 고선지의 막하(幕下)로 들어가 서기(書記)를 담당했다. 번화한 수도 장안과 고향집을 떠나 먼 변새 밖에 이르기까지, 산을 오르고 사막을 건너며 온갖 고초를 다 겪었으니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생겼을 것은 자명하다.

앞의 두 구는 시인이 객지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을 묘사하였다.

제1구는 ‘東望(동망)’이라는 행동으로써 시인이 고향집에 대해 갖는 깊고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하였고, ‘路漫漫(로만만)’은 동쪽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며, 또한 공간거리상으로 집을 떠나온 것이 더욱 멀어짐을 표시하였다.

제2구의 ‘淚不乾(루불건)’은 동쪽으로 고향집을 바라보고 마음속에 격동이 일어난 결과이다. ‘雙袖龍鍾(쌍수룡종)’ 또한 눈물이 마르지 않는 형상을 묘사한 것이다. 이 두 구절에서 시인은 직접적으로 정(情)을 서술하지 않고 구체적인 행동을 묘사하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3‧4 두 구는 시제와 꼭 들어맞는다. 시인은 사자와 노정에서 만나 안부를 묻는 이외에도 변방의 상황‧험난한 여정 등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사자 역시 장안의 정치적 상황과 인편에 편지를 보내지 않을 것인지를 물었을 터이다. 이에 시인은 종이와 붓이 없는 까닭에 ‘憑君傳語報平安(빙군전어보평안)’이라고 즉석에서 대답하는 것으로 시를 끝맺었다.

시의 중점은 마지막 구에 있고 3구는 서사(敍事)이며, 앞의 1‧2구는 4구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었다.

 

[어구풀이]

▶ 入京使 : 서울로 가는 사자(使者)。

▶ 故園東望路漫漫 : ‘故園(고원)’은 여기에서 고향(故鄕), 가원(家園)을 가리킨다. 잠삼(岑參)의 가향(家鄕)은 하남(河南) 남양(南陽)에 있었고 그 자신은 서쪽 변방에 있었기 때문에, ‘東望(동망)’이라 한 것이다. ‘漫漫(만만)’은 길이 먼 모양이다.

▶ 龍鍾淚不乾 : 고향을 생각하니 흐르는 눈물이 그치지 않아 닦아도 닦아도 계속 흐른다는 의미이다.

▶ 龍鍾:1.年老體衰行動不便的樣子。2.潦倒失意。3.流淚的樣子。(눈물이 흐르는 모양)

▶ 憑君傳語 : ‘憑(빙)’은 부탁한다는 뜻이다. ‘君(군)’은 서울로 들어가는 사자(使者)를 가리킨다. ‘傳語(전어)’는 전갈을 가지고 간다는 말이다.